한국어
글 수 5

갈등 완화: ‘우선순위 설정의미의 호출에 따른 역동적이며 충만한 삶을 살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안 되는 일또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일때문에 끊임없이 좌절하고 자신을 숨 쉴 틈 없이 몰아붙이고 또 그런 현실에 분노하고 체념하고 목숨을 잃는가. 이런 식으로 일을 하면 분명 자신이 가진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해 미흡한 성과를 거둔다. 그러면 다시 전체적으로 기분이 나빠진다. 아무리 생산적인 압박이라도 쉴 틈없이 지속된다면 견뎌낼 사람은 아무도 없다. ‘순간의 의미를 지향하는 것도 그것으로 끝이다. 왜 그럴까?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한 가지 비유를 들어보자.

 

여러 개의 전구가 박혀 있는 전광판이 있다고 상상해보자. 이 전구들은 우리의 가치와 관련된 기준을 나타낸다. 그런 기준들은 보통 여러 개다(그리고 그러기를 바란다). 이 가치체계 안에는 가족, , 취미와 친구들과의 만남, 건강을 비롯해 우리의 흥미를 끄는 일과 그밖에 여러 기준이 있다. 우리는 이 모든 가치를 관리하고 돌보아야 하며 그러려면 책임도 따른다. 우리 존재의 전광판에 그러한 전구들이 충분하다면 최상이다. 반대로 하품이 날 만큼 지루하고 공허하다면, 프랑크의 표현을 빌려서 존재의 진공상태에 빠진다면 우리는 위험에 극도로 취약한 상태다. 그러니 전광판에 전등이 많으면 가치 기준이 많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제 순간의 의미가 작동되면 전광판에 있는 하나의전등에 불이 켜진다. ‘지금은 불이 켜진 가치가 작동하느 차례다. 어제도 내일도 아닌 바로 지금이 순간에 해야 하는 일이다. 그래서 이 가치의 임무, 의미 있다고 호출한 이 임무를 우리가 다 해내면 곧 해결되기를 기다리는 가치의 전등에 불이 들어온다.

 

우리의 삶 속에는 언제나 의미의 전등이 켜져 있는 셈이다. 하지만 번갈아 다른 전등에 불이 들어온다. 존재의 전광판 위에 여기저기 번갈아 켜지는 의미의 불빛은 바로 지금우리가 무엇을 무엇을 하도록 호출을 받았는지 가리켜주는 표시등 같다.

 

구체적인 예를 하나 들어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처지를 가정해보자. 낮 동안에 시간제 근무로 직장에 다니는 이 엄마는 나머지 시간에 살림을 해야 하고 병든 할머니를 돌보아야 하며 수시로 드나들며 돈을 뜯어가는 남동생에게 시달린다. 게다가 아이의 접견권을 둘러싼 협의에 동의하지 않는 전남편과 싸워야 한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이 엄마는 어떻게 이 모든 일을 조화롭게 처리할지 생각하느라 늘 머리가 핑핑 돌 지경이다. 이때 순간의 의미에 정신을 집중하면 도움이 된다. 이 의미는 그때그때 달라진다. 오전에는 의미가 이렇게 속삭인다.

 

* 지금은 근무 시간이야 그러니 열심히 일해. 할머니는 기다릴테고 집 청소는 지금 하지 않아도 돼. 아이는 학교에 맡겼으니 안심할 수 있고, 남동생은 제 앞가림을 하고 있고, 아이 아빠는 당분간은 별일 없어. 네가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일이 있다는 사실을 기뻐하고 그 일을 네 재량껏 해봐.

 

오후에는 순간의 의미가 새로운 메시지를 보내온다.

 

* 지금은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야. 아이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을 잘 활용해. 아이와 웃고 놀아주고 숙제를 돌봐주고 함께 실컷 이야기하고 아이를 꼭 껴안아줘. 직장에서 있었던 일은 모두 잊어버려. 할머니는 좀 더 기다리셛 돼. 남동생은 아직은 별문제 없고 아이 아빠도 지금은 없어. 지금 네 앞엔 오직 아이뿐이야. 건강하고 똑똑한 아이가 있으니 얼마나 큰 축복이야?

 

저녁이 되면 순간의 의미는 다른 어조로 속삭인다.

 

* 이제 할머니를 돌볼 시간이야. 네가 할머니를 돌볼 수 있어 다행이야. 네가 어렸을 때 할머니에게서 받은 것을 이제 돌려드릴 수 있잖아. 지금 아이는 혼자서 제 일을 잘할 수 있고 청소를 조금 도와줄 수도 있어. 남동생이 전화하면 자동응답기가 답하게 내버려둬.

 

끝으로 시간이 흘러 밤이 되면 순간의 의미는 좋은 충고를 해준다.

 

* 이제 전남편에게 오랫동안 미뤄뒀던 편지를 어서 써. 네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다음 방문 날짜를 통보해. 친절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말하고 그가 까칠하게 나오지 않을까 걱정하지는 마. 그가 어떻게 대답하는지는 너의 성격이 아니라 그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니까. 그런 다음에 너도 마땅히 휴식을 취해야 해. 아이에게 잘 자라고 인사하고, 너는 재미있는 책을 뒤적거리다가 잠이 드는 거야.

 

이 상상을 더 발전시켜볼 수 있다. 전광판에서 막 불이 켜져 반짝이는 전등을 보는 사람에게는 지금 꺼져 있는전등도 보인다. 이 전등은 지금처리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다. 당장은 무시하고 걱정할 필요도 없다. 의미를 지향한다는 것은 현재를 산다는 뜻이다. 탄력적이면서도 쓸데없이 힘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엘리자베스 루카스, 화해의 심리학16-19.

엮인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 서클 인식론의 터전: 존중하기 평화세상 2017-02-25 999
4 갈등 상황에서 대화의 두 동기 평화세상 2016-12-09 1033
» 갈등 완화: ‘우선순위 설정’과 ‘의미의 호출’에 따른 역동적이며 충만한 삶을 살기 관리자 2014-01-29 2301
2 평화훈련 워크숍: 나, 너, 우리의 스토리, 그 변형과 갱신을 통한 중심세우기 메인즈 2012-05-18 2140
1 평화적인 모임과 회의 진행 방법 익히기 메인즈 2012-05-12 2917
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