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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커파머 국제진행자모임(Global Gathering)으로부터 온 생각들<

    

 

파커 파머의 신뢰의 서클(Circle of Trust) 진행자들에 의한 25주년 기념겸 국제 모임이 오전으로 끝나다. 내면의 진정한 자아에 근거한 사회변화에 대한 그의 기여가 미국을 중심으로 호주, 캐나다, 과테말라 등에까지 퍼지면서 약 400명의 진행자들이 그간에 매년 차근차근 워크숍을 가지면서 기수(cohort)별로 핵심역량들이 세워지고 퍼지면서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고 있었다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내가 그의 작업에 대해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것은 인간 영혼의 내면의 진정성과 사회변화에 대한 참여의 뫼비우스 고리처럼 엮어지는 정체성-소명-행동간의 막힘없는 활동성(activism)에 대한 것이었다. 특히 처음으로 이곳에 와서 어떤 사람들이 그의 센터를 중심으로 어떤 가치를 가지고 세상과 어떤 방식으로 만나고 있는 가에 대한 현장을 보게 되면서 함께 작업하기(collaboration working together)”의 힘이 꾸준하면서도 진정성을 가지고 어떻게 활동가와 현장들을 세우는지를 본 것은 큰 위로이자 통찰을 얻는 계기가 되었다. 위로가 되는 것은 내가 현장에 15년에 있었으니까, 이들이 하는 활동이 향후 10년 후의 내가 할 수 있는 모습의 일부에 대한 목격으로 본다면, 그동안 하고 있던 막연한 방향들이 그다지 나쁘지 않았구나 하는 것이었다.

 

이번 워크숍이 나에게 준 몇 가지 통찰과 도전이 있다. 우선 첫째로, 기존의 알고 있던 중요한 것에 대한 명료한 재확인에 대한 것이다. 신뢰의 서클이 지닌 각자의 내면에 대한 환대와 존중과 예민한 심층 경청(deep listening), 정직하고 열린 질문으로 진정성에 중심 세워주기, 주춧돌을 통한 내면과 관계 실습, 침묵을 허락하기, 안전한 공간에 대한 민감성 등의 원리(principles)와 실천(practices) 그리고 하루에도 수십번 듣게 되는 우애, 소명, 사랑에 기초한 협력(collaboration), 다양성의 존중, 5가지 마음의 습관과 4 단계 사회변화의 방식, 열린 안전한 공간(서클)의 형태로 진행하는 틀(frames)의 힘이다. 단순히 내면의 영혼에 파고드는 일반 영성도 그렇다고 사회변화에 대한 전략적 과제를 위한 행동도 아니라, 실상 이러한 원리, 실천, 틀을 영혼과 행동의 중간에 교량놓기(bridging)를 통해 실제적이고, 역동적이며, 실천적인 방법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로, 이번 주제가 다양성(diversity)에 대한 것이었고, 그간의 25년간의 과거의 흐름과 역동성, 리더십의 구축과 그 변화, 새로운 소장의 취임과 그간의 소장의 이임 등의 커리큘럼과 행사들 속에서 보여주는 따사롭고 정직하며, 포함과 나누는 리더십의 힘에 의해 사람들이 어떻게 모이고, 비전을 모으고, 분별하고, 소수의 목소리를 존중하는 조심스러운 의사결정들의 과정을 통해 어떻게 핵심역량들이 형성되고 퍼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파머와 그의 동료들이 어떻게 상대방의 목소리와 활동에 공간을 주는가에 있어서 센터의 두 용어는 크게 다가왔고 깊이 생각해서 나온 언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것은 용기courage와 갱신renewal이다. 끊임없는 격려하기(encourage)는 눈에 두드러지게 보이는 분위기였다.

 

용기라 함은 상대방의 말에 대한 기회와 주목해 주기, 무슨 말이든 그것의 기여에 대한 따스한 관심, 그 사람의 내적인 여정의 감정표현에 대한 공감과 다가가 말없는 손잡음과 침묵의 포옹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었다. 재생은 통합성(integrity)와 혁신(innovation)을 통해 무엇이 중요한가에 대한 분별, 활동의 영역에 있어서 우리가 어디에 있었고 어디로 가고자 하는 가에 대한 두 틈에서 기여(contribution)의 손들을 모아 성찰하고 피드백하면서 혁신에로 나가는 구조적 과정이 메카니즘으로 작동되면서 긍정적인 에너지, 자발성, 협력, 축하 그리고 의식(ritual)들이 배합이 되어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두려움이 실재가 된 분리된 세계의 비극적 틈속에서 지금 있는 것(what-it-is)과 품고 가고자 하는 곳(what-it-could-be)사이에서 내면의 영혼의 힘으로 용기내기와 갱신의 방식으로 홀로 그리고 함께하기를 통해 운동(movement)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것을 지난 25년사의 각자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펼쳐내고 있었다. 신뢰의 서클의 기본 틀속에 각자의 재능들이 다시 기여로 모아지면서 새로운 주제들이 분화해나가고 있다. 안전한 공간에서 주춧돌의 기본 터전위에서 누군가 자신의 내면의 진정성에 의해 제안이 들어오면 그것을 자원으로 협력(collaboration-이 단어가 수시로 모임속에서 반복되어 들려졌다)과 열린 작업팀구축 그리고 그것을 통해 자원(volunteerism)과 기여의 정신으로 환대의 방식으로 현장에 다가가기가 실천적이고 실제적인 역동성을 일으켜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협력의 과정적 메카니즘이 작동되면서 신뢰의 서클은 단순히 교사의 4계절 피정만이 아니라, 이제는 학교공동체를 세우는 “Leading together”, 종교인들과 그 종교공동체를 위한 “A Geography of Grace”, “The Habits of the Heart”, 시니어들을 위한 “The Soul of Aging”, 그리고 젊은 리더들과 활동가들을 위한 “Courage to Lead for Young Leaders & Activists” 외에도 헬스케어 영역과 비즈니스 영역에도 리더십 그룹들이 형성되어 분화발전하고 있었다. 내가 이번에 개인적으로 크게 관심을 갖고 담당 진행자들과 식탁에서 혹은 개별적인 이야기를 나눈 활동 프로그램은 도서관등을 빌려서 하는 민주주의 형성에 대한 일반 시민참여형의 “Democracy Circle”과 목회자나 종교지도자들을 위한 새 모델인 “A geography of Grace”가 어떻게 현장에 적용되고 어떤 에너지를 가져오는지에 대한 정보들로써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한국에 접목할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었다.

 

세 번째는 다양성을 다루는 데 있어서 정말 눈에 그대로 실재로 보여지는 couragedeep listening의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여기서는 특권, 지배, 주변화 등에 있어서 매우 민감한 목소리가 들려지는 공간을 만들었고, 실제로 아시아인으로서 타이완 그리고 한국 참여자에 대한 주목과 목소리, 흑인, 그리고 더욱 낯설면서도 흔치 않게 본 성소수자(레스비안, 게이, 퀴어)의 자연스러운 자기 발언과 존중어린 분위기가 눈앞에서 보여지고 있었다. 이 다양성을 다루는 데 있어서 특히 통합성(integrity)”, 그리고 타자성에 가까이 있는 에지(the edges; 가장자리)”의 실제적으로 방법론에 적용하는 것은 제대로 영어를 다 알아듣지 못했음에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추상이 아니라 현실로 만들어내는 것에 대해 큰 도전이 되었다.

 

내게 정리가 되는 것은 다음과 같다. 내가 경험하는 만족스럽지 못한 지금의 현실과 변혁을 통해 도달해보고 싶은 이상적인 목표와의 비극적 간극(tragic gap), 그리고 내 진정한 자아의 목소리에 중심을 두기와 온전한 삶에 연결하는 이 균열된 간극을 어떻게 메우고 통전적으로 개인의 일상과 공공영역에서 시민역량으로 살 것인가에 대해, 원리, 과정, , 핵심역량구축, 비전세우기 등에 대해 그동안 모호하거나 확신이 없던 것들이 다시 정리가 되고 좀더 명확해지는 시간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나에게 가장 큰 관심과 희망이 보여진 것은 이들이 보여준 심층민주주의의 실험이었다. 파머의 책인 온전한 삶을 위하여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이 한 개인의 주관적인 사색이나 아이디어가 아니라 그대로 단체와 운동, 그리고 현장에서 적용되는 일관성을 통해 비전을 현실화하는 개별 영혼의 정성스러운 존중과 그것을 실현하는 실천커뮤니티의 모습이 그것이다.

 

첫째의 예는 300명이 되는 다양한 진행자들은 국적, 인종, 아카데미아 배경, 직업, 비참한 현실을 극복할 서로 충돌하는 다양한 실천전략들과 비전 앞에서, , 각각이 다른 사람들이 그야말로 쉽게 분열될 수 있는 다양성의 현실에서 어떻게 경청과 존중의 실천 커뮤니티를 만들고, 다양한 현장에서 공동의 가치실현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혁심역량으로 리더십을 세우는지를 볼 수 있었다.

 

여기 워크숍에만해도 130명이 계속적으로 누군가의 목소리의 지배가 없이 아슬아슬한 그어떠한 목소리라도 모두가 적극적으로 듣고, 자기를 표현하되 설득이 아니라 무엇이 자신에게 진실인지를 쉽게 다가오도록 자신의 내면을 보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둘째의 예는 7년 이상을 소장으로 해온 테리에서 새 소장인 테레이사로 새로운 지도자로 선출되었을 때 그 과정에 대한 간단한 뒷대화를 통해 받은 선거 과정과 리더십을 세우는 방식에 대한 것이다. 150명이 신청을 했고, 가장 열정적인 후보자들 50명중에서 15명을 추리고 마지막으로 테레이사로 선출되는 과정에서 일어난 경청과 동의과정이 정말 책에서 보여준 진술들이 그대로 실재로 존재하는구나라는 깊은 인상이었다.

 

테레이사는 신뢰의 서클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진행자 경험이 없었던 최초의 외부인사이었고, 조직이자 운동으로써 이 단체가 지닌 인과관계의 복잡성과 친밀성의 다양한 그룹들이 존재했으며, 후보대상에 대한 다양한 선호도와 취향들이 있었음에도 분열이 아니라 한 사람의 새로운 리더를 세우면서 오히려 이들은 서로에 대해 깊은 신뢰와 지지의 과정을 만들어 내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수고해온 전임 소장에 대한 두 시간동안의 따사로운 감사와 그가 어떻게 일을 해왔는지에 대한 리멤버링(remembering)과 자신과 연결된 스토리들로 한시간 반의 그를 기억해주는 시간이 있었다. 새로운 리더에 대해서는 전임자들의 환대하는 소개와 기대들, 그리고 힘들 때 당신과 함께 할 것이라는 약속과 지지들, 새 소장의 포부와 자기 리더십이 동료들로부터 나온다는 겸허함, 리더십을 맡아주어서 감사하고 기대가 된다는 참여자들의 목소리 그리고 전체의 환영이 있었다. 어떻게 파머에서 이제 다른 새 지도자가 선출되고 전통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비전에 대한 공간을 마련하고 펼쳐나가는 지를 눈으로 목격을 한 것이다.

 

나중에 식탁과 복도에서 파머와 테리 그리고 다른 참여자들로부터 이게 결코 낭만적인 것만 아니었다는 것도 들었다. 내가 들은 것은 이 것이다. “콜레보레이션(collaboration)만으로는 안되는 상황에 목격이 되었을 때, 우리는 어스피레이션(aspiration; 열망)이 필요했고 거기에 의지했다.” 조직과 운동안에서 그리고 현장실천의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의견을 내고, 핵심그룹을 형성하고, 그것을 구체화하는 진행과정을 만들어내면서 피드백하는 과정을 어떻게 실제로 만들고 있는지 생생한 증언이 이 두 사례를 통해 다가온 것이다.

 

민주주의는 하나의 이념이나 추상 혹은 주장으로는 어렵다. 오히려 여기 모임에서 130명이 보여준 특정주제의 선정과 그것을 풀어나가는 사람들의 콜레보레이션, 어스피레이션속에 녹아있는 안전한 공간’ ‘과정을 만들기’ ‘지도력을 세우기그리고 타자의 목소리를 초대하고 인내하며 듣기라는 의사소통과 마음의 일치를 통한 의사결정이라는 전체 과정이 어떻게 원하고 가고자 하는 실재(reality)를 출현시키는지, 어떻게 각자가 하나의 몸(embodiment)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하나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감동과 경종이 올라왔다.

 

감동만이 아니라 참으로 복잡한 생각이 올라왔고, 나의 현장에 대한 미래 전망에 대해서도 깊이 비교해보고 지혜를 어떻게 구해야 할지 다시 도전받는 그러나 매우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고 돌아가는 워크숍이었다.

 

마지막 마무리에서 나온 화두가 그대로 나의 심장에 꽂힌다:

 

If I am not for myself

who will be for me?

When I am for myself

alone, what am I?

If not now, when?

 

1st Century Rabbi Hillel

 

내가 내 자신을 위하지 않는다면

그럼 나는 누구일 것인가?

내가 홀로 나만을 위해 있다면

그럼 나는 무엇을 하는 존재일 것인가?

지금이 아니라면, 언제이겠는가?

 

아마도 힐렐의 문장을 나에게 적용한다면 다음과 같으리라:

 

- 나의 정체성에 대해: 나는 어떤 영혼의 내면적 진실에 서 있고, 어떤 가능성에 대한 열망이 나에게 존재하는가?

 

- 나의 커뮤니티에 대해: 진정한 힘으로써 내 영혼의 섬광이 어떻게 발산될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을 어떻게 동료와 더불어 할 것인가?

 

- 나의 할 일에 대해: 두려움이 아니라 용기에 근거하여 어떻게 지금과 매순간 초대, 연결, 그리고 펼쳐내기를 통해 나의 삶이 운동(movement)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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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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