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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고 딱딱한 것은

죽음의 무리요

부드럽고 연약한 것은

생명의 무리이다

-노자-

 

 

대한민국 한 시민으로서 나는 참담하고 비통하다

- 테러에서 세월호, 사드 그리고 5차 핵실험까지-

 

 

60에 이제 막 들어서는 내 인생의 길을 돌아보았을 때, 내게 최초로 나는 누구인가?’ ‘사는 게 무엇인가?’‘무엇이 사는 의미인가?’를 자각시켜 준 것은 70년대 말 상고를 졸업하고 은행에 취직하여 한창 먹고 사는 문제로 직장에 몰입해 3년을 넘게 있던 이즈음이었다. 당시 어린 나이에 벅찬 고된 직장생활을 하면서 어떤 미래의 꿈이 가능한지 무척 혼란스러웠던 그 때, 돌연 각혈을 일으키는 폐결핵(‘중중등기진단)에 걸려 3개월을 강제 휴직을 맞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내 생각에는 병이란 무슨 증상이 사전에 있어 그 조짐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인데 나는 내 몸에 있어 일반적인 기침을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고, 또한 해야 할 직장업무의 부담들로 인해 한참 몰두해 있어서 신경 쓸 여력도 없었다. 특별히 사전 조짐에 있어 아프거나, 그 무슨 조심해야 하는 이상증세가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간 것인데 결과는 갑자기 잠자는 데 이불에 흥건하도록 각혈을 하게 되었다.

 

그 때 처음으로 심각하게 죽음, 난 어떻게 되는 것이지 하는 질문이 올라왔고 며칠 후 직장에서 지명한 병원에 가자마자 폐결핵진단과 함께 3개월 강제휴직의 의사권고서를 받아 그 다음날부터 쉬게 되면서 그 3개월 동안은 말 그대로 안전과는 완전 거리가 먼 추풍낙엽같은 불안감과 마음고생과 더불어 개인 체험을 통해 인생길의 전환점을 갖게 되었다.

 

내가 이 경험을 회상하는 것은 9.11참사가 15년이 되는 오늘, 그리고 요즘에 일어나고 있는 이른바 안전’(security)과 관련한 일련의 세월호 참사, 4대강개발이후 금년여름의 녹조운동장이 된 낙동강, 사드배치 그리고 9·9에 가장 강력한 5차 핵실험의 일련의 거대한 사건들이 뭔가 연결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 때 나의 문제는 바로 이것이었다. 나는 내 몸의 아픈증상에 대해 주목하지도 않았고, 내 관심은 온통 생존하기와 내 개인적인 미래의 혼란에 대한 걱정으로 인해 무언가 심각하고도 중요한 일이 내 안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도, 미세한 조짐의 경고에 -기침- 대해 관심을 갖지도 않았었다. 또한 내가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것을 염려하며 가족에게 말하지도 -중요한 이야깃거리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어서- 않았기에 요즘 단지 직장일이 고되다는 핑계로 돌봄을 받을 기회도 갖지 못했던 것이다. 한 마디로 아픈 것을 느끼지도 못하고 또한 나의 증상을 가족이나 직장동료에게 표현하거나 알리지도 않아 질병이 커지게 된 것이다.

 

이 경험을 통해 요즘 내 신체를 이루는 큰 몸인 세상이 나에게 주는 아픔의 신호에 대해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표현하고자 한다.

 

나는 정말로 요즘 참담하고 비통하다.’ 알 수 없는 수렁의 우울증과 거대한 가위눌림으로 헉헉거리는 데 때로는 분노와 때로는 아픔이 뼈를 쑤시듯 가끔씩 몸을 돌아다닌다. 그런데 내 개인적인 일에 있어서 뭔가 일이 안되거나 부부나 가족에 문제가 있거나 내가 하고 있는 활동영역에서 무슨 어려운 일이 발생했거나 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나는 요즘 잘나가고 있는 것 같다. ‘개인으로 나를 보면 폐결핵당시처럼 정말 바쁘게 살고 있고, 열심을 다하고 있으며 약간의 미래에 대한 혼란과 모호함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개인이 아닌 시민으로서 나를 느낄 때는 참담하고 비통하여 심장이 가위눌려 숨을 쉴 수가 없다. 이해가 안가는 일들의 연속이어서 내가 정상적인지 병들어 있는지 도저히 판단이 가질 않는다. 그리고 이렇게 내가 참담하고 비통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에 대한 위기와 불안이 있기 때문이다. 생각이 모아진 것은 다음의 이해들이 바로 그런 지금의 지독한 참담함과 비통함을 가져왔다는 것인데 어떻게 근본적으로 치료가 될지 속쓰린 가슴과 쑤시는 내장이 견디기 힘들기만 하다. 이제 내가 왜 이런 느낌이 드는지 정리해 본 것은 다음과 같다.

 

그러니까 내가 필라델피아 템플대학에서 학위논문을 마지막으로 내는 날인 2001911, 각각 자동차로 두 시간 거리인 북쪽 뉴욕 맨하턴에서, 서쪽 그리고 남쪽 워싱통국방부건물에 비행기 자폭 시도가 있었다. 이른바 ‘9·11사건라는 대참사가 일어났고, 당시 나는 마지막학기에 미친우봉사회(AFSC)실행위원이었던 이행우 선생님의 도움으로 퀘이커의 펜들힐센터(Pendle Hill Center) 머물면서 마지막 논문을 정리하고 있었던 인연으로 평화운동에 발을 들어놓는 결정적인 계기가 이 9·11비극과 펜들힐의 퀘이커평화운동의 반응을 목격하면서 나오게 되었다.

 

내가 성찰하는 것은 9·11사건의 해석과 그 영향에 대한 것이다.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이란 이름으로 미국의 제국주의적인 국제긴장개입이 노골화되어 공포의 국제정치학이 대두되었다. 국방성과 전략안보담당자들이 주인공이 되어 언론의 마이크를 잡고 시민들의 안내자가 되었고 보복과 응징의 강성논리가 쓰나미처럼 힙쓸게 되었다. 지금도 이상한 일이지만 수많은 음모론속에 당시에 관여된 비행기 3대나 비행사들에 대한 잔해가 공개되지 않고 있고 감쪽같이 증거들이 없이 사라져 마치 귀신에 홀린 상태에서 미국인 모두가 홀려 있는 상태에 있었다.

 

세상 사람들이 잘 아는 데로 나중에 영국의 이라크 진상위원회의 결론대로 잘못된 정보와 중동의 석유기득권에 의한 조작된 기획에 따라 사담후세인 제거작전이 2003이라크자유작전(Operation Iraqi Freedom)’이름하에 이루어졌고 수많은 민간인 피해와 더불어 임무완수(Mission accomplished)’라는 성공적인 자축을 하고 그 이면에서는 최첨단 신무기의 성능 실험이 이루어졌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 지금 우리가 보는 극단적인 무장세력인 IS로 인해 영국, 프랑스 등에서 자살폭탄공격이 유럽의 중심을 흔들고 있다. 내가 보기에는 임무완수는커녕 이제는 전 유럽으로 그리고 지구적으로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그리고 그동안 미국이 관리하던 곳으로부터 철수나 방관으로 인해 시리아와 아프리카로부터 그리고 IS의 위협으로부터 탈출하려는 수많은 난민들로 인해 유럽은 국경선 방어선을 치느라 곤혹을 치루고 있고, 미국의 가장 우호적이었던 우방인 영국은 그 불안으로 인해 브랙시트라는 충격을 유럽에 던져주었다.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강력한 보복과 응징의 국제정치의 초강대국인 미국이 강력한 군사력 개입을 하며 관리하였던 몇 몇 국가들은 미제국프로젝트(American Empire Project)의 톰엘겔하트(Tom Engelhardt)의장의 분석에 따르면 모두가 하나같이 실패국가(Failed state)'로 전락하였다. 이들 나라들은 바로 앞서 말한 이라크, 시리아이외에도 아프가니스탄, 예멘, 소말리아 등이 있다. 한 때 찬란한 문화와 자치의 역량을 가졌던 나라들이 미국의 군사력 개입으로 임무완수는커녕 민주주의 인프라가 완전히 파괴되어 내전으로 군사개입당시보다 수배의 더 큰 인명과 물질적 희생을 감내하고 있지만, 어느 나라도 그리고 UN도 어찌 해볼 수 없는 상태로 전락되어 버려 지금도 진행중인비참함이 국가적 재앙의 수준의 상태에 있는 것이다.

 

사드배치가 순순히 한국의 위기상황에 대한 미국의 자비로운 마음에서 오는 도움이라고 믿는 사람은 적어도 시민사회영역에서는 거의 없다. 20087월 금강산에서 남한여행자의 살해사건이후 남북관계는 완전히 단절된 상태에서 북한체제붕괴론(이것은 언제나 수십년 나온 보수진영의 단골메뉴였고, 진실보다는 기대에 따른 착오였다)과 명분싸움이 외교적으로 뭔가 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완전히 차단된 무능력 고립상태로 정부가 있으면서 미국의 힘과 북한을 움직이는 중국의 선처를 바라는 방식으로 지난 10년 가까이 지내온 것은 평범한 시민들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미국에서 북한관련 군사외교정책에 많은 강연을 하는 일본인 북한전문가 김명철 말대로 북한은 온상이 아닌 황야의 굶주림에서 체질을 다져온 특수한 국가라는 인식과 6.25전쟁을 통해 미국과의 전쟁에서도 견디어낸 북한임을 인식하지 못한 채 북한 사회주의체제의 견고한 특수성을 대부분의 남한정부 관료들과 해외 국제외교 전략가들은 항상 간과해왔다. 이들은 단지 이질적이고 적대적인 체제의 타자(Other)로서 북한이 그동안 일관되게 주장한 북한체제인정평화조약체결에 대해 지속된 무시와 더불어, 막연한 북한붕괴론의 종말론적 기대 그리고 먼저 무장해제를 해야 대화한다는 명분론으로 일관함으로써 그동안 북미간에 쌓아온 중요한 국제협정들을 무효화시킴으로써 힘에는 힘으로라는 빌미를 북한에 제공하게 되었다. 그 결과는 금년도에 들어와 2월에 장거리 미사일인 광명성 4호의 실험(북한은 성공으로 보도)과 수중발사탄도미사일 (SLBM) 발사성공 및 북한의 9.9 건국절에 5차 핵실험(미국지질조사소와 유럽지진센터의 보고로는 진도 5.3)이라는 초유의 위기 사태를 불러들였다.

 

미국이 개입한 군사작전의 나라들이 대부분 실패 국가로 거의 사실상 국가로서의 기능을 거의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남한은 우방국가인 미국의 군사력이 한국에 들어오면 안전을 보장해 줄 것이라는 신화와 같은 믿음을 퍼트리고 있다. 국제질서는 9.11비극이후로 테러와의 전쟁의 패러다임이 지닌 강력한 군사력의 응징 방식으로는 그 효험이 없어졌고 오히려 개입된 국가들의 민주적 시스템과 리더십 붕괴로 인한 내전과 장기적인 혼란을 가져왔으며 IS이라는 변형된 재보복의 악순환이 만성적으로 퍼지고 있다는 사실외에도, 중국의 시진핑의 대놓고 사드반대가 주는 앞으로의 험난한 외교·경제·문화적 충격과 위기의 현실에 대한 불안과 북한의 강력한 재도전이 가져올 파장은 이제 박근혜 정부의 관료들이나 정치인들의 손에선 대응불가능의 사건이 되어 버리고 있다.

이제는 4대강 개발이 거의 국가적 재난의 상황일 뿐만 아니라 그 안의 뭇생명들에 대한 집단적 학살이라는 생태적 홀로코스트를 몰고 온 그 후유증을 우리가 직면하고 있으며, 배 한 척에 불과한 세월호사건에서 보여준 국가 전 시스템의 무능력이라는 두 사례를 참조해 볼 때, 사드 배치와 북핵실험의 파장에서 앞으로 펼쳐질 파장을 예측해보면 국가가 할 방향이 명확하게 보인다. 그것은 군사주의가 언제나 9.11사건이후로 항상 일관되게 한 번도 새롭지 않고 변함없이 쓰고 있는 비난, 응징과 보복, 그리고 국가는 이를 위해 뭔가를 하고 있다는 수많은 국가안보 이름하에 열리는 신문기사성 대책회의 시리즈그리고 거기에 나타나는 국방장관, 친정부 군사전략가와 전문가들의 현상분석과 향후전망의 가십기사들이 그것일 것이다.

 

내가 폐결핵에서 얻은 경험을 통해 나의 큰 몸인 세상이 겪는 아픔과 고통에 대한 무관심에 대해 나는 뭔가 내 심장에서 각혈로 나오는 현상을 지금 목격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이다. 그리고 군사와 정치영역에 문외한인 내가 내 폐결핵의 각혈증상처럼 앞으로 다음과 같은 일들이 반복되면 우리는 모두 이미 심각한 질병의 수준에 들어가 있음을 지인들에게 알리고 싶다. , 세상이라는 몸이 갑작스럽게 각혈과 같은 예측하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조건들은 다음과 같고 이것은 나의 몸이 주는 예감이다.

 

첫째, 국가관료들이 재난이 될 만한 사건에 대해 느끼는감수성이 없다. 열심히 뭔가는 하고 몰두한다고 하는 데, 과 관련된 정책사업의 실천은 남발하는 데 일반 백성이 우려하는 의 증상과 관련하여서는 함께 느끼지못하고 있다. 그들의 일의 원동력은 명분, 영향력, 진영논리, 권력이다. 그리고 이것들은 언제나 포장이 되어 말해진다. ‘이라크 자유 작전처럼 드러난 명분은 그럴싸하지만 실제로 얻고자 하는 실익은 따로 있다.

 

둘째, 그리고 재난이 될 만한 사건에 대해 대응하는 것이 편안하게 하는 방식이 아니라 두려움과 희생을 치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언제나 정당성과 원칙이 앞서며 소통하는 대화보다는 주장과 선전이 강해진다. , 마음이 편치 않아도 명분과 논리가 중요해서 그대로 강행한다. 그럴 때 핵심은 반대자의 주장을 못참는다는 것이다. 그들을 친북이든 좌경이든 부정적 이미지로 색칠하여 그 반대자의 의미를 경청하지 않고 밀어붙인다.

 

셋째, 사건 대응에 있어서 실질적으로는 감당은 못하면서도 뭔가 한다는 듯이 선전은 요란하다. 이들이 하는 말은 즉각적인 대응의 긴급 회의소집과 이어서 나온 성명서의 선전(propaganda)가 언론에 유포된다. 그리고 그 내용은 항상 똑같다. ‘심각한 우려와 상대방에 대한 비난이 담긴 공식적인 표명,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말과 상대방에 대한 몇 배의 응징 대한 결의나 국제적인 공조로서 추가 제제기사가 나오고 때로는 전방부대 시찰이나 자신의 중요한 군사대응 무기의 보유에 대한 실험 사진 등으로 국민을 안심시키려 한다. 선전이 요란하다는 것의 핵심은 대응조처에 대한 기획은 있지만 간디가 말한 건설적인 미래 기획에 대한 것은 없다는 말이다. 즉 상호파괴적인 전략은 있지만 상호 건설적인 전략에 대해서는 무지하다.

 

나는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시민으로서 무척이나 참담하고 비통하다. 그리고 이것을 숨기려 하지 않고 표현하고자 한다. 다시 질병이 돋는 것을 참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때와 다른 것은 이 몸이 이 사회의 공포와 증오의 정치학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이해에 도달하였다. 내게 그 해결은 너무나 간단한 것 같아 보인다. 몸의 증상에 대해 돌보고 부드럽고 친절한 눈으로 소통하며 다독거리는 것이다.

 

당분간 나의 이러한 참담하고 비통하다는 심정은 지속될 것 같다. 그러나 시민으로서 이러한 감정의 긴장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한 꿈이 있다. 정치가 이렇게 망가진 것은 일상이 그만큼 망가진 것의 확대라고 생각해보면, 시민으로서 일상의 정치에서 적어도 테러에서 세월호 및 핵실험에까지 일어나는 2000년대 이후 국제 및 국내 상황에서의 일관된 응징과 보복, 증오와 두려움의 정치학을 녹여낼 수 있는 일상의 생활실험(daily life experiment)으로서 존중과 진정성, 경청과 대화에로의 실천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 정화기능을 가진 가정, 종교와 교육이 이에 대해 우선적인 관심을 갖고 실천할 때이다. 비난에서 공감으로, 주장에서 대화로, 말해주기에서 경청하기로 전환되지 않는다면 이 악순환의 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겠는가?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제정신이아님(insanity)이란 유사한 일을 계속적으로 반복하면서도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대안이 없이 기존의 패러다임안에서 단순히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라고 해서 코끼리를 생각안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같은 프레임에서 안티 담론은 언제나 -원래의 기대와는 달리- 상대방의 담론을 강화시킨다.

 

내가 평화워크숍에서 일종의 계시적인 통찰을 얻은 게 생각난다. ‘폭력의 나무라는 활동에서 브레인스토밍으로 우리가 보는 폭력의 현상들을 참여자들과 함께 써내려갔다. 학교폭력, 성폭력, 전쟁, 다국적기업... 그리고 그것에 관련된 감정들을 - 미움, 증오, 분노, 억울함....- 적고나서 다시 그것을 강화시키는 근본신념들을 - 주먹이 힘이다, 남자는 군대가야 철이든다, 매가 약이다... - 적어 내려갔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안들을 생각해냈다. 그것은 대화, 존중, 이해, 공감, 비폭력... 등이었다. 이 대안들을 지금의 폭력 현상에 가까이 가져와서 어떤 느낌이 드는가 물었더니 여기저기서 너무 나약하다’ ‘효과가 있을 것 같지 않은 데 왜냐하면 상대쪽이 더 강해서 이보다 더 강한 것이 필요한 것 같다는 말들이 나왔다. 그러면 이런 대안이 약하고 가벼워서 뭐가 평소에 뭐가 효과가 있다고 쓰고 있는가를 질문하였더니 그 대답은 폭력의 현상을 강화하는 감정들과 신념들에 참가자들 모두가 머물러 있는 것이었다.

 

참가자들은 스스로 해결책이라는 것을 내어놓았지만 그것의 힘에 대해 신뢰하지 않고 있었으며, 아이러니하게도 폭력의 현상을 도와주는 선택들을 해왔다는 자각과 충격으로 나를 포함하여 모두가 침묵과 탄식이 흘러나왔고 비폭력에 대한 훈련이 중요함을 이해하고 계속적으로 이에 대한 탐구의 필요성에 동의하게 되었던 순간이 잊히지가 않는다. 우리는 모두가 이렇게 폭력이라는 공기를 흡입하고 세포 구석구석에 그러한 것으로 체질화되어 있다는 자각 없이 누군가 권력자들만 바뀌면 세상이 바꿔질 것이란 생각은 너무나 순진한 생각이었던 것이다.

 

(2016.9.11. 9.11참사 15주년에 일련의 참사와 참사를 몰고오는 비통한 현실을 애곡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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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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