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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질문의 힘: “뭐가 잘못된 것이니?”vs. “뭘 원하는 거니?”

 

다음은 대학원 평화수업시간에 교사들로부터 나온 화가 나는 사례 이야기중의 일부이다.


사례
1: 잘못한 학생(서클렌즈끼기, 쫄바지 등 규칙위반학생)을 지도하는 중에 학생이 교사에게 말했다. “왜 저만 갖고 그러세요, 다른 아이들도 그런 행동을 하는데요~” 교사가 물었다, “그게 누군데?” 학생이 대답했다, “선생님이 잡아 보세요.”

사례 2: 수업중에 졸고 있는 학생을 지도하는 중에 졸린데 어떻게요?”라고 대들었다. 여선생님께 말대꾸를 한다. 선생님 한 마디 말하거나 묻는 데 그 학생은 두마디 더 대꾸한다. 교사지시 불이행 및 태도불량문제로 학생선도위원회에 회부해서 사회봉사지도를 받게 했다.

사례 3: 복학생에게 형으로서 모범을 보여라하고 수업중에 훈계하니 선생님께 대든다. 지도중에 교사가 너 그 태도가 뭐니?”하니 선생님도 나이 쳐먹었으면서~”하고 대든다.

사례 4: 학생이 주변에서 들으라고 교사인 주변에서 내 별명을 부르고 이름을 부르고 했을 때, ‘너 뭐라고 했어?’라고 물으면 아무 얘기 안 했는데요’ ‘선생님 얘기 아니어요, 우리끼리 얘기예요등 핑계대고 회피를 한다.

 

자극상황이나 갈등상황을 해결하고자 함에 있어서 일어난 일이 불만족스럽게 느껴질 때 이에 대한 접근에 있어서 인간은 두 가지 태도를 갖는다. 그 두 가지 태도는 두 가지 질문으로 표현될 수 있다. 그런데 질문은 단순히 사건의 내용에 대한 이해를 위한 것만이 아니라 그 질문자체가 상대방의 대응의 태도, 서로 말하는 내용, 그리고 억양과 에너지의 정도를 규정하는 프레임(frame)을 정한다는 점에서 주의를 요한다. 즉 질문을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질문하는가가 결과를 예측하게 하는 자기충족예언의 법칙을 갖고 있기에 이미 질문속에 당사자들의 의식의 방향성, 쌍방간의 상호반응에 있어서 관계의 질, 그리고 결과에 대한 예측을 이미 결정하게 된다.

 

우리가 범하기 쉬운 오류로서 질문: “뭐가 잘못된 거니?”

위의 네 가지 아주 간단하고 흔한 갈등 사례들은 다른 교사 및 학생간에 그리고 상황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질문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응답들이다. 그것은 , 뭐가 문제인지 알고 있니?”라는 것이다. 이 질문의 변형으로서 누가 문제아인지 말해줄래?(사례 1)” “너 태도가 그게 뭐니 (너는 뭐가 문젠지 네가 알고 있니)”(사례 2, 3), 그리고 너 뭐라고 했어?(너 지금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거 알고 있니?)”등이 표출된다.

이 질문을 하는 사람은 그 의도가 아마도 문제의 본성을 제대로 인지하면 그 잘못에 대한 고침, 수정 혹은 사과를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고 그렇게 질문하고 있다. 그런데 대답은 180도 다른 응답을 직면한다. 회피, 대꾸 등의 부적절한 반응과 태도를 상대가 보이는 것이다. 이런 경우 대게는 그 조치가 다시금 교정해주기, 심문하기, 뭐가 잘못인지 설명해주기, 화내며 강제하기, 고통주기 등으로 교사/어른은 학생/아이에게 대응을 하게 된다.

그 결과는 명확하다. 쌍방간에 긴장과 분리의 강화가 일어나서 관계가 급속히 깨지고, 서로에 대한 적대적 감정이 일어나 상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고착되며, 그 상황을 급히 마무리 fix'하기 위한 응급 조치 (체면을 구기려 하지 않는 절망적인 몸짓과 태도의 발생)와 함께, 교사/어른은 하루 종일 혹은 며칠 동안 기분이 나쁜 분위기속에 살게 된다. 물론 상대방인 학생/아이의 기분도 좋을 리 없다.

그리고 더 문제인 것은 이와 유사한 자극 상황이나 다른 갈등상황이 벌어지면 교사/어른은 앞에서 일어난 사례를 통해 배운 것이 없어서 계속해서 고장난 축음기 돌아가듯 똑같은 일을 반복하며 더 나아가는 일이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종류의 사례들이 발생하게 되면 두려움과 움츠러듬이 발생하게 된다.

여기서 핵심은 질문자가 자극 상황이 일어날 때 그것을 일어나서는 안 되는 문제(a problem)'으로 인식하고 그 문제 속으로 깊이 들어가서 그 문제의 원인을 이해하려고 애쓰려 할 때 그 결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혹은 전혀 반대의 것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발생한 상황이 문제가 되고 그것을 누가 옳고 그른지로 판명하는 과정속에 이야기가 전개된다면 결국 이기고 지는 결투장이 형성되어 결국 상대방도 위협과 수치심을 느껴지려고 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서로의 정당성 그리고 옳음이 진검승부로 전개되면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어쩔 수 없는 상황, 혹은 예측 못한 피하고 싶은 상황으로 비약되게 된다.


대안적인 질문
: “너는 무엇을 원하는 거니?”

그렇다면 어떻게 위의 사례들을 만나야 하는 것일까? 대안은 일어난 상황에 대해 무엇이 문제인지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에 대해 무엇을 하고 싶었고(혹은 하고 싶은지) 무엇을 진실로 원하는 지를 물어보는 것이다. 이것은 이미 일어난 과거의 일에 들어가게 하지 않고 지금 현재와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자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바램에 대해 선택과 책임을 강화시킨다. 이를 각 사례에 적용하여 대안적인 시나리오를 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사례 1: 상대방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우선 확인해 주고 정체성을 위협하지 않는다. “너 그렇게 렌즈를 낀 것을 보니까/쫄바지를 입은 것을 보니 좀 독특하게 보이는 구나, 네 자신을 좀더 표현하고 싶었던 거니? 괜찮아보이는데 흠~” “그런데 내가 좀 염려가 되는 구나, 너도 알다시피 학교에서는 규칙이 그런 것을 허용하지 않기로 해서 그래. 누구나 평등하게 주목받으며, 특별한 예외를 두지 않는 것은 질서를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이어서 그렇지. 수업이후에 끼거나 입는 것은 어떠니? 그러면 내가 안심이 될 것 같애.”

사례 2: “많이 피곤해 보이는 구나, 어제는 네가 생생하더니만... 지금 쉬고 싶고 자신을 돌보았으면 하니?” “ 몸이나 마음이 좀 무거운 거니? 난 네 건강이 염려가 돼, 이 수업진도를 알지 못할까봐 걱정도 되고... 무엇을 지금 하고 싶은 거니? (아니면, 내 말이 어떻게 느껴지니?)”

사례 3: “철이야, 네가 이유야 어쨌든 다시 공부를 하게 돼서 널 보는 내 느낌이 다행스러워. 좀 다른 나이어린 애들과 불편한 점도 있을 텐데 그래도 참고 지내는 것을 보니까 기대도 돼. 그런데, 내가 좀 부탁이 있는 데 네 00한 행동(평가없는 관찰)이 맘에 좀 걸려. 나는 수업시간에 좀 집중이 필요하고 수업이 누구에게나 안전한 배움의 공간을 주었으면 해서 그래. 너는 이 내 말에 대해 뭘 말하고 싶니? 내가 뭘 알아주었으면 하니?”

사례 4: “민수야, 친구들과 함께 웃고 있는 걸 보니까 뭔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고있는 것 같아 뭔지 나도 궁금해져. 그런데 그 이야기 중에 내 별명도 들리는 것 같아 내가 한 뭐가 너네들에게 뭔가 자극이 된 것같은 데, 내게 대해 뭘 알고 싶은 게 있니? 뭐가 궁금한 게 있으면 얘기해 줄래. 내 이름과 별명이 들리니까 신경쓰여서 그래.”

 

위의 대안적 대응의 사례는 한 번의 이야기가 그렇게 길게 가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대응에 대한 일반적인 대안적 대응의 흐름을 말한 것이다. 실제 상황에 있어서는 더 짧은 게 효과가 있고 길게 말할 경우에는 그 순간과 그 공간이 그렇게 하기에 적절한지 판단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뭔가 일어나서는 안되는 뭔가를 네가 했다는 것에 대한 캐묻는 질문, 하지 말라는 어투의 질문이 아니라, 뭘 상대가 지금 느끼고 그래서 뭘 원하는 지에 대한 질문인 것이다.

일어난 상황에 대해 잘못한 것을 확인해주는 질문이 아니라 뭘 원하기에 그렇게 표현(, 행동, 태도로)하는 지 호기심으로 (‘잘못에 대해서는 괄호로 치고) 혹은 더 나아가 공감으로 상대가 진실로 원하는 것에 마음이 닿는 방식으로 질문하는 것이 핵심이다. 즉 잘못을 교정하는 해결의 질문이 우선적인 것이 아니라 연결을 위한 질문을 먼저 해서 서로의 마음이 서로에게 닿는 기회를 가질 때 변화나 해결이 저절로 출현하게 되는 것이다.

첫 번째 질문과 두 번째 질문의 차이는 다시 말하지만 전자는 일어난 잘못을 들추어 내어 상대방을 압박하여 고치려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그래서 나쁜 아이라는 고정관념을 중심으로 그리고 이미 일어난 과거의 행위에 대해 잘잘못을 따짐으로 미래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 그러나 두 번째 질문은 나쁜 아이가 아니라 자극 상황을 열쇠로 그런 표현을 한 상대방의 내면의 진실로 살아있는 에너지와 의도를 귀기울여 듣는 방식으로 그리고 지금과 미래의 원하는 방향에로의 나아가는 가능성을 현실화하는 방식으로 질문을 하는 것이다.

두 번째 질문은 행위로 인한 나와 너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딱지가 없다. 일어나고 있는 행위에 대한 진심을 알고자 하는 과정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 차이가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왜냐하면 질문은 이미 그 프레임속에서 무슨 내용, 어디로의 방향 그리고 서로를 어떻게 대할 지에 대한 태도를 규정하고 있고 그 프레임속에서 서로 이야기하고 응답하는 구조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이미 그 질문은 잠재적인 대답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어난 잘못을 깊이 캐는 방식은 우리가 대게 범하는 오류이다. 그것이 오류인 까닭은 그렇게 질문하는 내 의도가 원인을 알면 변화나 해결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안전하지 않아 상대방이 자기 보호본능에 의해 나와 대적자의 위치에 서게 되기 때문이다.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얻게 된다. 그래서 자신이 얼마나 옳은 지 논증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면 덫에 걸리게 되고 거기서 헤어날 방법이 없다. 이미 질문이 그런 게임으로 가도록 이끌어 가기 때문이다.

자극 상황이 생기면 상대방이 납득이 되도록 설명하거나 잘못을 캐는 질문으로 다가가지 말라. 오히려 연결하며 그 표현 -언어, 태도, 행동- 뒤에 있는 진실로 원하는 것, 미래에서 보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연결하는 질문을 하라. 그러면 변화는 저절로 일어난다. 왜냐하면 이해하면 기꺼이 본성적으로 상대방에게 뭔가를 기여(giving)하려는 본래적 성품이 우리안에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공동관계성으로서 모든 존재가 갖는 정체성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자, 그런 대안적 질문이 갖는 힘이다.

뭐가 잘못된 것이니라고 물어갈수록 인간의 영혼은 움츠러들고 자존감을 잃는다. 뭘 원하는 것이니라고 물어갈수록 자기 발견과 배움이 일어나고 능력과 희망을 부여받게 된다. 그리고 삶은 달라진다. 왜냐하면 인식이 실재(reality)에 앞서기 때문이다.  (201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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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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