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글 수 79

서클 프로세스를 통한 가정에서 회복적 대화 모임

                                                                                                                                 박성용

 

여는 취지

 

두 딸중 하나가 대학을 다니고 둘째는 대안학교 나와서 특별한 목적이 없이 인턴제 약간 그리고 영어학원을 좀 다녔다가 쉬고 있는 중이고 나와 아내는 각각의 직장의 과제로 무척 바쁜 일정이었다. 우리 가족은 여자들이 많아서 좀 끈끈한 관계가 있지만 그렇다고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황은 조성되지 못했다.

최근에 다들 나이가 들면서 바빠지기 시작하면서 저녁에도 모이기 힘들고 각자 자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들이 나타나면서 아빠로서 나는 앞으로 우리가 서로 같이 있는 게 2~3년 정도 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렸을 때는 공유한 경험들이 좀 있지만 최근에는 서로를 보고 진정으로 내면의 이야기를 한 적이 뭔가 사건이 있을 때 이외엔 없다는 생각에 서로 격려하고 대화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모임 제안을 하였다. 한 가족 공동체로서 구성원 각자에게 일어나는 일에 서로 들어주고 인식하며 힘이 되는 시간을 갖기를 제안하고 이에 대해 모두가 동의하여 모이게 되었다.

 

가정에서 서클 프로세스 대화 모임

 

서클 프로세스는 인디안들이나 부족민들이 캠프화이어에서 공동체의 문제를 서로 나누고 공동체로서의 힘과 에너지를 서로 주고받는 형태를 현대화하여 접목시킨 것이다. 가정에서 이를 진행하기 위해 촛불, , 4명이 모두 넉넉하게 앉을 수 있는 푹신한 긴 양탄자, 그리고 말하는 사람을 위한 상징물(나는 이를 위해 내면의 깊이에서 말하는 상징으로 소라껍질을 준비하였다)을 설치하였다.

약속된 시간에 모여서(우리는 일요일에 서로 청취를 좋아하는 나는 가수다끝나고 8시부터 40~50분간 모임 시간을 갖기로 한다. 왜냐하면 가족이 때때로 개그 콘서트 청취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잠시 정리 시간을 갖는다,

첫 모임에서는 모임 취지와 의미를 설명하고 이에 대한 동의와 이해를 각자로부터 받는다. 그리고 진행하는 방식을 말한다. 첫째, 서클로 돌아가며 말한다. 둘째 남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자기 내면의 중심에 있는 것을 들어내어 말한다. 셋째, 남에게 건네는 것이 아니라 가운데 촛불에게 자기의 내면에 있는 것을 말한다. 즉 중심에 말하는 것이다. 넷째 소라를 가진 사람만 말하고 나머지 사람은 온전히 듣기만 하고 토를 달지 않는다. 이에 대한 동의를 하고서 서클이 진행되었다.

당분간은 40분 내외에서 그리고 2주에 한 번씩 하는 것으로 동의가 되어서 간단한 공간열기 의식(침묵 등으로) 초대를 하고서 2번에 걸친 열린 질문을 던지고 이에 따라 돌아가기를 하였다. 각 사람은 5분을 말하는 데 쓸 수 있고 첫 번째 질문은 지금 어떤 느낌이고 내게 최근에 일어난 일 한 가지는?”이었다. 서클 유지자(circle keeper)는 아빠가 되고 아빠는 먼저 말하면서 이를 모델로 보여준다. 한 번은 왼편으로 다른 열린 질문으로는 오른쪽으로 돌아갈 것임을 예고하였다. 같이 생각하고 더 시간이 필요한지 확인한 후 돌아가기를 하였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해 아빠는 이 모임에 대한 쑥쓰러움과 긴장, 그리고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각종 워크숍 주문과 기획과 진행들에 대한 평화활동이야기를 나눴고, 엄마는 이 시간에 대한 기대와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학급 담임으로서 아이들과의 관계 등에 힘듬과 기대를 나누었다. 첫째 딸은 대학에서 자신에게 일어나는 힘듬과 도전들을 나누었고 둘째는 선택의 모호함과 준비에 대해 나누었다.

두 번째 질문은 내가 최근에 축하하는 것과 애도하는 것(혹은 기대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빠는 최근에 완성한 평화수업 원형 교실 매뉴얼과 번역교정한 또래중재 워크북에 대한 축하와 전셋집이 넘어갈 예정이어서 이에 대한 심적인 무거움과 전세인으로서 집 경매에 대한 대응의 힘듬을 애도함으로 말하였다. 큰 딸은 토풀을 어제 잘 보아서 많이 준비도 안했는 데 만족할 만큼 잘 보았기에 오히려 책임감이 든다는 말과 최근에 서울시의 거리공연팀으로 자기 팀이 선정이 되었는 데 팀원간에 소통이 안되어 공연준비와 공연 때가 걱정이라는 말을 하였다. 둘째는 마음으로만 믿고 있었지만 몇 년만에 마음먹고 교회를 선택해서 처음 오늘 갔었다는 것을 축하하고 아내는 먼저 두 딸에 대한 자신의 염려를 이야기 하고 최근에 자신이 기획하고 있는 합창단에 대한 열정이 다시 불붙은 것에 대해 축하를 하였다.

두 번째 대화 주제가 돌고나서 보니 40분쯤의 시간이 지나갔다. 이제는 체크 아웃을 하는 순서였다. “대화모임을 하고 나서 지금의 나의 느낌과 제안하고 싶은 것은?”에 따라 각자 돌아가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편안해지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각자가 자기의 삶의 과제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스스로 뭔가 열심히 하고 있는 것에 감사를 하고 약간 우려되는 것은 자기 내면을 중심으로 말하기를 원하며 아슬아슬한 것은 엄마가 두 딸에 대해 언급한 것이 좀 마음에 걸린다고 이야기 하였다. 아내와 두 딸들은 이 모임에 대해 기대가 있고 편안하고 서로 남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말하는 것처럼’(둘째딸의 말) 이야기 하니까 편하고 기분이 좋고 의미도 있다고 하였다.

체크 아웃을 하고 나서 서로 손을 잡고 촛불을 응시하며 1분간 침묵을 하였다. 그리고서 손을 흔들며 서로 인사를 하였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이 말을 서로에게 들려주며 서로 눈인사를 하고서 마치게 되었다.

 

모임을 마치고

45분의 모임을 마치고 나서 서로 간단한 평가를 하니까 이렇게 가볍게 그러나 내용이 결코 가볍지 않은 모임을 하니 시간도 적절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고 집중이 되고, 내면의 진실을 중심으로 촛불을 보고 말하니 마음도 모아진다는 긍정적인 평가들이 있었다. 에너지가 오히려 서로의 내면의 진심을 말하면서 충전되는 느낌과 격려가 서로 되는 분위기를 받게 되었다. 무엇보다 남이야기를 하지 않고 자기 이야기만을 하니까 안심이 되고 더욱 상대방에 귀를 기울이고 스스로 자신이 뭔가를 해야 하겠구나 하는 자기 책임성도 더욱 든다는 이야기를 딸로부터 들었다.

조언하지 않고 교정하지 않으면서 서로의 중심에서 듣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귀중한 지를 깨닫게 된 것이 일치된 동의의 말이었다. 그만큼 상대방이 귀중해지고, 스스로 자신의 어려운 점을 이야기 함으로써 더욱 지지가 되어주고 이해받는 느낌이 들게 되었다. 이런 방식으로 자기 내면의 빛이 스승이 되어 자신의 삶을 비추며 상대의 이야기를 통해 빛을 조명해주고, 무언의 경청이 화자에게 격려가 되고, 서로 신뢰감이 더욱 생기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분위기는 예배처럼 무겁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가족 놀이처럼 가볍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 중간에서 중심에 모아진 명료한 가벼움과 주제의 진중함이 어울려 조화가 되는 분위기였다. 엄마 아빠로서 타이틀을 벗고서 껍데기없는 인격체로서 서로 인간으로서 대화한다는 것이 또 다른 새로운 맛을 느끼게 해 주었다. (2012.5.13)

 

엮인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비참함에서 풍성함에로 향하는 의식과 실재의 통합프로세스 워크숍 [1] 평화세상 2017-05-11 1415
78 서클 지혜를 트라우마에 적용하기 평화세상 2016-09-04 1176
77 갈등이 있는 곳에서 경청이 어려운 이유 평화세상 2016-01-10 1615
76 듣기와 말하기 태도를 변화시킬 대화태도 10가지 방법 평화세상 2014-05-06 3223
75 교사를 위한 비폭력실천 클리닉: 철수어머님, 뭔가 오해를 하신 것같은데, 사실은~~한 것이어요 메인즈 2013-09-20 2643
74 비폭력의 힘: 강제하는 힘 vs. 관계하는 힘 메인즈 2013-09-06 2445
73 적대적 상황에서 경청의 기적 메인즈 2013-07-07 3276
72 비폭력 대화와 마음의 가난 및 온유함 메인즈 2013-06-18 2447
71 비폭력 대화에서 들음의 세 경지 메인즈 2013-05-05 2541
70 비폭력 대화/ 두 질문의 힘: “뭐가 잘못된 것이니?” vs.“뭘 원하는 거니?” 메인즈 2013-04-10 2943
69 두 종류(강제 vs 관계)의 힘에 대한 사례-비폭력대화 혹은 회복적 정의에 관해 상상력 갖기 메인즈 2013-04-06 2458
68 진정성있고 의미있는 대화 원리에 대한 고찰 file 관리자 2012-10-27 2750
67 영성수련으로서 비폭력대화: 관찰과 환대하기 메인즈 2012-07-18 2297
66 목회자를 위한 비폭력 대화 워크숍(2012. 6/26-28, 서울 가회동 노틀담 교육관) 메인즈 2012-05-25 2375
» 서클 프로세스를 통한 가정에서 회복적 대화 모임 메인즈 2012-05-13 2493
64 회복적 대화에 의한 자기 치유와 화해이야기 -"나는 더 이상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아요" 메인즈 2012-05-13 2396
63 술 취한 사람과의 비폭력 대화 메인즈 2012-03-05 2395
62 영성수련으로서 비폭력 대화 ③-'감정적 노예상태'로부터의 해방 메인즈 2011-10-25 2424
61 영성수련으로서 비폭력 대화(2): 상호이해와 선택을 위한 비폭력대화의 공헌 메인즈 2011-10-10 2594
60 영성훈련으로서 비폭력 대화(NVC) 메인즈 2011-09-29 3178
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