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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사람과의 비폭력 대화

                                                                                                                                                  박성용

2주 전 주일에 생긴 일이다. 5년째 출석하고 있는 교회의 주일 본 예배 설교시간에 담임 목사님이 강단에서 몇 마디 시작하고 있는 순간에 갑작스럽게 뒤의 위층에서 소란한 소리와 함께 고함소리가 들렸다. “A장로 나와, 이런 인간은 그냥 놔둬서는 안돼없었던 일이라 교회 안이 술렁거리면서 설교가 끊기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다.

 

그 짧은 시간에 B장로가 일어나 무슨 일인지 알아보기 위해 나가는 것이 보였고 교인들에 의해 그 사람은 억지로 끌려서 복도로 나아가 엘리베이터를 타는 소란함이 간간히 들렸다. 그는 끊임없이 큰 소리를 지르며 A장로를 욕하고 있었다. 교인이 200명인 중소형 교회에서 전에 전혀 없던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되어 잠시 혼란과 충격을 느끼던 나는 그 고함소리로 보건대 아무래도 계속적으로 시끄러울 수 있고 염려도 되어 자리에 일어나 나갔다. 한편으로는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예배도 돕고 사태에 대한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도 있었기 때문이다.

 

1층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그는 내가 이야기는 나눠본 경험은 없지만 안면이 있는 성도였다. 교회 밖의 거리에까지 거의 끌려나오다시피 한 그는 핏대가 올라가 있었고 건장한 체격의 한 집사님이 완력을 행사하여 그를 밖으로 나오게 하고 A장로가 말리고 있었다. 거기에 아내인 집사님이 어쩔 줄 몰라 발을 동동 굴리며 서 있었다.

 

사태가 파악이 안되어 잠시 떨어져 있던 나는 그가 지금 술에 취해 있다는 것 그리고 대충 파편적인 이야기를 통해 얼마 전에 기도하러 왔는 데 A장로가 그를 거부하며 나가라고 하면서 교회 문을 잠구었다는 ?술을 먹었기 때문에- 이야기를 그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건장한 체격의 집사와 옥신각신하고 있었는 데 왜냐하면 신체적인 통제를 당하고 있는 것이 그를 몹시 짜증나게 하는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 특히 아내가 옆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이 그를 격분시켜서 당신은 들어가!“라는 고성을 그 집사님에게 보내고 있었고 이는 더욱 집사님을 어쩔 줄 모르게 하는 상황이었다.

 

분위기는 정리가 되는커녕 그대로 지속되고 있었고 교회 밖이 바로 도로여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교회앞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참 민망한 상황이었다. 나로서는 키나 체격에서 그를 통제할 힘이 없었고, 술이 취해 있는 그에게 다가가서 개입하는 것이 안전은 둘째치고 과연 술취한 사람에게 대화가 이성적으로 될 것인지도 확신이 안 서서 머뭇거리고 만 있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완력으로 그를 붙잡아 두고 타일르는 집사님과 장로의 행동이 그를 설득할 것 같지가 않겠다는 판단이 생겨 다가가 개입하게 되었다.

 

- “화가 무척 나신 모양이어요?”

- “이게 교횝니까? 기도하러 왔는 데 A 장로가 강제로 나가라고 했다구요...×× 는 가만히 두어서는 안돼.” (그러면서 아내가 잡아끄는 것을 꽥 고성을 낸다) “당신은 가만있으라구!”

- “정말 그동안 힘이 많이 드셨군요. 그 일로 정말 화가 나셨다는 거군요.” (아내에게 여기는 내가 책임질 터니, 옆에 있으면 더욱 화를 내게 하니까 들어가 계시면 좋겠다고 들어보냈다)

- “아니, 부목사님, 이런 교회가 어디 있습니까? 기도하려는 나를 내쫓고, 날보러 당신따위는 우리 교인이 안되도 돼라고 그 A장로가 했다는 겁니다....”

(일단 내가 부목사라는 것을 그가 알고 있는 것이 파악되고 그가 뭔가 나에게 호소한다는 생각이 들자, 그 건장한 집사를 눈짓으로 떨어져서 들어가도록 부탁을 했다. 당신을 위협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기 위함이었다.)

 

- “그래서 무시당한 느낌에 자존심도 상하고 그러시다는 것이군요. 제가 성도님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듣고 싶고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그 방법을 생각해 보고 싶어요. 일단 저기 카페에 가서 저와 이야기를 나누시겠어요? 저는 성도님의 말씀이 매우 마음에 와 닿고 궁금하기도 해서 꼭 듣고 싶은 데 괜찮으시겠어요? ”

(10분정도 이렇게 이야기는 진행되었다. 그는 A장로가 얼마나 나쁜지 계속이야기 하고 있고 무시당했다는 생각을 피력하고 있었고, 나는 계속 그가 고통이 얼마나 컸었겠는지 자신이 존중되고 싶어했을 텐데 그렇지 못해 힘들었을 것이라는 공감을 주고 받았다. 그리고 다행히 나의 이런 태도에 그는 분노는 여전히 갖고 있었지만 카페에 같이 가는 것에 동의를 하였다. B장로님도 보내고 둘이서 마주 대하며 그와 대화를 30~40분을 하게 되었다)

 

카페에서도 억양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은 그는 불교의 어느 스님으로부터 서예를 지도받았다는 것, 그리고 A, B장로가 매우 편협하고 속이 좁은 사람들이어서 과거에 몇 가지 상처를 받은 적이 있었다는 것을 토로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일의 발단을 이런 저런 이야기 속에서 이해하게 되었다.

 

? "선생님은 신앙인이라면 좀더 남에게 열려있는 태도를 갖기를 바라고 계시고,

말보다 사랑의 실천이 눈에 보이도록 행동하시는 것을 보고 싶으시다는 거지요,

제가 제대로 이해했나요?"

(그는 이 말에 갑작스럽게 편안해지며 말을 낮추고 내게 자기 속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자신의 신세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얼마 전에 전세계약일 다가오면서 집주인이 2천만원을 올려다라고 했는 데 결국은 다른 곳으로 이사하기로 결정했다는 것 그리고 바로 2일전에 딸이 졸업을 했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12억의 재산가였지만 친구에게 몇 억의 사기를 당했다는 것이 그 골자였다.

 

? "선생님은 남편으로서 착한 아내에 대해 그리고 가정에 대해 도움이 안되어서 참 마음이 아팠었겠군요? ....... 딸이 졸업을 하는 것을 보면서 딸이 고맙고 대견하면서도 지금은 아무것도 없는 선생님이 아빠로서 뭔가 해 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매우 미안하고 안됐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금요일에 속이 상해서 술을 드시게 되었다는 것이군요."

( 내가 말한 이 이야기 대목에 이르자 그는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면서 한동안 격정에 휩싸이게 되었다. 아빠로서 딸에 대한 자신의 진정한 마음을 내가 알아준 것에 대한 고마움과 제대로 해 주지 못하는 아빠로서의 안스러운 마음의 진정성에 닿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아내가 암으로 7년 반을 보냈고 이를 위해 많은 재산을 날렸다는 것 그리고 공기좋은 정릉에로 왔다는 것을 말하였다. 아내는 매우 착해서 고맙고 이를 위해 재산이 아깝게 여기기 않고 병원비용에 날렸다지만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는 맘을 그녀가 알고 있는지 모르겠고, 오직 교회만 다니고 자신과는 소통이 안된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아내는 오직 교회밖에 몰라요. 착하긴 하지만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전혀 모르고 있어요.”

-“그러니까 선생님은 어떤 일이 있어도 아내를 사랑한다는 것이 전달되었으면, 당신이 내게 소중하다는 진심이 그대로 전달되었으면 하시는 군요. 그리고 때로는 선생님이 바깥일로 힘든 상황에 처해서 힘들 때 서로 마음을 나누고 선생님의 힘듬도 이해받기를 원하신다는 말씀이지요.”

(여기서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친구들의 경우를 말하면서 아픈 아내, 힘든 아내를 놓고 바람을 피우는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친구들이 너와 소통이 안되는 그런 아내를 버리라는 심한 조언의 말까지 들었지만 자신은 그렇지 않다는 부연의 설명을 하였다. 자신은 그런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것 그리고 이것은 집안의 유교 전통에서 나왔다는 것이며 자신은 그런 얘기들을 귀로 흘려 보냈고 돈도 아까워 하지 않고 집을 팔아 아내의 병원비를 댔다는 것이다.)

 

- “선생님에게는 책임이 중요하고, 어떤 어려운 상황에도 착한 아내를 보살피는 것에 선생님만의 중요한 가치이신거군요. 어떠한 상황에도 약한 사람을 버리지 않고 경제적인 이득손실보다는 돌보고 책임지는 것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이를 지키고 싶다는 것이지요. 그것이 또한 유교의 성현의 가르침에 따르는 길이기도 하고 이에 동의한다는 말씀이신 거군요.”

 

이런 나의 공감을 주는 말에 자극이 되었는지 40대 중년 남자로서 말하기 힘든 이야기를 꺼낸다. 이사를 가야하는 형편에 그리고 아내와는 이야기가 안되어서 키우던 진돗개 한 마리를 어쩔 수 없이 최근에 해남에 있는 어머니 댁에 차에 싣고 갖다 주고 왔다는 것이다. 가면서 휴게소에 내려서 이별이라 생각하고 먹을 것을 주는 데 그 놈도 뭔가를 알아차린 것처럼 짓지도 않고 먹지도 않고 슬픈 표정이라는 것이다.

 

- “선생님은 그동안 그 진돗개가 선생님을 알아보고 그래줘서 위로가 되고 마음을 알아주고 말로는 아니지만 서로 애정도 나누고, 소통도 되었는 데 이제는 못보게 되어 생살이 떨어지는 듯한 아픔이 있다는 것이군요. 그리고 주인이 자신과 이별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은 그 개의 태도를 보고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는 것인가요?

(여기서 두 번째로 그는 눈물을 흘리고 만다. 정말로 그는 개에게 애정을 쏟았고 위로가 되었는 데 버린다는 게 죄책감이 든다는 것이다)

 

- “선생님께서 그 개를 남에게 팔지 않고 그래도 멀리 해남끝까지 바쁜 일정속에 일부러 차에 싣고 어머니에게 드린 것은 선생님에게는 이별의 아픔이지만 또한 어머니도 혼자 게시면서 그런 처지에 계시는 것을 알고 그 진돗개가 위로와 힘이 되고 서로 의지가 되면 아들로서 조금이나마 어머니께 도움이 되실 것을 기대하신 것인가요? 그래서 아들대신 그 애정을 둔 그 개가 어머니에게 조금이나마 대신 효도를 할 수 있고 그래서 자주는 못가지만 어쩌다 내려가 보면 어머니와 그 개가 서로 의지되고 살아가는 것을 보시고 싶으신 거지요?”

(죄책감으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자신의 진심이 나로부터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의 진정한 의도가 이해되는 것처럼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고 조금은 안심이 된다는 표정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이렇게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때마침 B장로가 예배를 끝내고 상황을 보러 카페에 나타났다. 나는 장로님에게 이유와 상황이야 어찌되었든 이 자리에서 교회를 대표해서 상대방이 무시당했었다는 것에 대해 사과를 하도록 요청했고, 그 성도는 일어나서 그 사과를 받고 서로 악수를 하게 되었다. 그 성도가 산을 때때로 간다는 말에 함께 산에 오를 것을 약속하고 마침 들어오는 아내의 도움을 받아 이야기가 잘 되었다는 말과 함께 집에 갈 수 있도록 하였다. 나중에 보니까 다시 오후 예배 직전에 교회 담임목사실에 그는 찾아왔고 그것은 아무래도 자신이 예배중에 소란스럽게 한 것이 담임목사에게 누를 끼친 것을 알고 사과하러 왔던 것이다.

 

나는 이일을 경험하면서 비폭력 대화가 좀 갈등이 있지만 정상적인 온전한 상태에 있을 때에 주로 작동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실습했었지만 이렇게 술 취한 상태의 사람에게도 가까이 갈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큰 경험을 하게 되었다. 특히 내가 봉변을 당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자기 방어의 그 어떤 것도 내려놓고 연결만을 통해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는 것이 오히려 큰 소득이었다. 즉 내가 무엇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행위가 아니라 내가 오히려 비폭력의 힘이 어떻게 작동되는 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그 기회를 선물로 받았다는 것에 큰 감사와 비폭력의 힘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다.

 

2012.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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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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