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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를 위한 소명회복과 내적충전의 마음비추기피정 모델

 

-- 목차 --

- 가르침과 배움은 개인과 집단의 생존과 삶의 질에 결정적인 문제이다

- ‘마음 비추기의 역사와 그 특징

- 마음 비추기에서 배움의 지주와 교육적 원리들

- 겨울피정에 대한 나의 배움의 경험 나누기

 

 

가르침과 배움은 개인과 집단의 생존과 삶의 질에 결정적인 문제이다

 

퀘이커 교육사상가로서 파커 파머(Parker Palmer)가 서구 수많은 교사들로부터 주목을 받게 된 것은 그의 유명한 저서들, “가르치는 용기,” “가르침과 영성온전함에 이르는 길을 포함하여 최근에 나온 참혹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원저: 민주주의의 심장을 치유하기)”에서 이야기하는 일관된 가르침과 배움에 대한 통찰과 그 실천의 예지에 근거한다.

 

파머가 주장하는 교육자들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위기의 현실은 바로 단절의 고통’(동료로부터, 학생들로부터 그리고 자신의 마음으로부터의 단절)이다. 이것은 바로 우리가 지금까지 교사직무 연수에서 주로 초점을 둔 무엇을” “어떻게라는 주제를 넘어 교사 자신의 누구라는 놓친 주제에 대해 우리가 관심을 갖기를 요청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교직이란 본질상 우리의 지식을 전달하는 데만 아니라 실상은 우리의 자아를 가르치는 것에서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좋은 교육은 학습의 조건들만이 아니라 가르치는 행위와 의도의 내적인 원천을 이해함없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파머는 주장한다: “훌륭한 가르침은 하나의 테크닉으로 격하되지 않는다. 훌륭한 가르침은 교사의 정체성과 성실성에서 나온다.”

이 찢겨지고 분열되는 세상 속에서 희망은 가르침과 배움의 내적 원천을 검토하고 정화시켜서 마음과 지성에서 독소를 제거함으로써 일어난다. 가르침이 진리에 대한 순종이 실천되는 공간을 창조하는 일이 되고, 진실을 듣고 말하며 책임지는 관계들이 풍요로운 진리의 공동체를 통해 우리들을 다시금 온전성으로 불러주고 갈라지고 찢겨진 공동체를 다시 하나로 묶는 데서 우리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배움의 내적인 원천에 근거할 때 우리는 현재 겪고 있는 공포의 문화, 곧 제도적 권위에 대한 승복, 타자에 대한 두려움과 폐쇄성, 자기 소외의 분열된 삶과 의미상실의 통속성을 넘어 타자안의 진실과 삶의 장엄함에 연결되려는 가슴의 동경을 촉진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 나와 타자 그리고 세상의 온전함을 위한 선택의 힘과 생명을 가져오는 힘과 연결되는 데 있어서 자신의 내적인 정체성과 성실성은 그 중요한 핵을 이룬다. 여기서 자아와 공동체의 정체성의 의미를 파머는 상호의존 및 상호관계성에서 찾으며, 성실성은 생명을 이루는 온전한 관계로 본다.

 

안과 밖이 서로 통전되고 연결되는 뫼비우스 고리의 비유처럼 분열되지 않은 통합된 자아는 타자를 향한 외적 연결 관계를 만들어 낸다. 내면의 힘이 사물과 사건의 영역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며 나갈 수 있다는 파커의 신념은 그가 퀘이커 사상가로서 갖는 두 가지 신념, 우리 내면에 신성한 빛’(하나님의 그것 혹은 내면의 스승)이 있다는 것과 자신의 삶으로 진리를 표현하라는 퀘이커 신앙에서 교육에 대한 통찰을 얻은 결과이기도 하다.

 

 

마음 비추기의 역사와 그 특징

 

국내의 마음 비추기피정은 1994년 미시간 주에서 실시한 교사들의 마음의 중심을 회복하도록 하기 위한 실험 프로그램으로서 파머의 가르치는 용기(CTT; Courage to Teach)’ 피정의 자매 프로그램이다. 1997용기와 재생 센터(Center for Courage & Renewal)’로 이름이 바뀌고, 전미 지역으로 확대되어 현재 미국내 25주와 캐나다 등지에서 실행되어 오고 있다. 한국은 2000년대 중반에 대안학교 교사들 및 삼선장학문화재단을 중심으로 미국 CTT와의 연계성을 갖고 한국에서 그 적용을 위한 일련의 워크숍이 열렸었다. 그리고 현재는 마음의 씨앗이란 이름의 센터로 등록하여 마음비추기피정을 열고 있다. 금년(2012)8월에는 그 숫자가 확대된 진행자들이 미국 현지 CTT와 파커 파머로부터 마음비추기진행자 과정에 대한 연수를 직접 받는 일정을 갖고 그후 국내에서 이를 전파하는 데 있어 좀더 적극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다음과 같이 소개되고 있다:

 

* 교사 자신의 내면 풍경을 탐구함으로 가슴, 마음, 영성을 새롭게 합니다.

* 교사 자신의 능력과 강점을 스스로 발견하고 존중함과 동시에, 자신의 한계를 인식함으로 자신의 정체성과 중심에 다시 연결되도록 돕습니다.

* 경청과 깊은 연결감의 환경을 조성하고 개인과 직업의 다름을 존중합니다.

* 교사들이 현장에서 학생, 동료들, 커뮤니티 멤버들과 함께 안전한 공간과 신뢰하는 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돕습니다.

* 교사의 내면의 삶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과 공교육의 회복 사이의 연결성을 추구합니다.

일반적인 고정관념으로 피정이란 말에 의해 우리는 수많은 종교단체들이 하는 수도자를 위한 피정을 연상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음비추기피정은 일상에서 도피나 물러남보다는 자신이 하는 일과 관련한 자기 정체성과 소명을 확인하는 -의 좀더 깊은 수준에서 연결을 추구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 내면의 원천을 확인하여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용기를 갖고 다가설 수 있도록 돕게 된다. 이를 위해 피정은 다음과 같은 지적, 정서적 그리고 영적인 안전한 공간을 조성하도록 노력한다.

 

속도를 늦추고 지금 살아가고 있음에 대한 존재의 의미를 성찰하고 과다한 일상의 업무와 요구로부터 쉼을 자신에게 선물한다.

침묵, 홀로있음 그리고 더불어 있기를 통해 자신의 내면과 동료 그리고 자연과 온전히 함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자신의 정체성과 중심이라는 영혼의 문제와 사회적 일과 관계라는 역할에 대한 진정한 욕구를 탐구한다.

삶의 실존적 의미, 목적, 소명, 봉사와 관련된 분별과 통찰을 통해 내면의 지혜와 용기의 회복을 돕는다.

 

마음 비추기피정은 인생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계절의 비유를 통해 1년에 4회 열리며 가능한 자연 속에서 피정분위기가 있는 선택된 장소에서 20명이 안 되는 작은 그룹이 침묵, 존재론적 시의 묵상과 나눔, 홀로 있음과 전체와 함께 혹은 두세 명씩 짝을 지어 나누는 성찰의 연결된 섹션이 23일 여정을 통해 진행된다. 또한 특별히 명료화 모임이란 특별한 순서를 통해 초점인물의 내면의 갈등하는 상황을 온전히 경청하여 그 인물이 자기 안에서 지혜를 끌어올리도록 분별을 지원하는 모임을 가지며, 이는 각 계절별 피정의 배움의 꽃이라 불려지기도 한다(이 워크숍에 참여하는 이가 지적으로 아는 것보다 온전하고 생생한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과정과 내용에 대한 더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한다).

필자가 마음비추기에 참여하면서 얻은 경험에 기초해 보면 마음-비추기의 두 단어의 의미가 주는 중요성이 다가와진다. 우리의 파편화된 지성이 아닌 존재의 능력과 열정 그리고 관계성의 핵심인 마음을 통해 내면의 스승인 영혼의 정체성을 깨닫는 공간을 허락하는 것이 그 첫 번째이다. 그리고 논증이 아니라 침묵과 성찰의 비추기방식을 통해 각자의 내면의 깊이를 드러낸다. 드러낸다함은 순수한 집중을 통한 알아차림과 더불어 또한 기대하지 않은 것의 출현하기라는 선물을 동시에 일컫는 말이다. 이렇게 개개인의 내면의 깊이의 비추임을 상호 연결을 통해 공동의 지혜로 조명함으로써 삶의 온전성(wholeness)을 회복하는 공간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마음 비추기에서 배움의 지주와 교육적 원리들

 

파머에게 있어서 가르침과 배움은 진리의 관계성에 대한 통찰에서 시작한다. 사물의 실재, 사건의 실재 그리고 진리, 그리고 자아와 우리의 삶의 핵심은 관계성 곧 공동체적 본성이라는 일관된 끈을 통해 관통되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모든 물리적 유기체(존재론)는 경쟁이 아닌 공동체로서 다른 존재들을 향해 나아가는 관계의 무리이다. 그리고 우리가 사물과 사건의 실재를 인식하는 방법(인식론)도 관계적이며 공동체적이다. 나와 타자와의 관점의 통전성을 통해, 부분적 진리를 넘어서는 전체적 진리, 사물과 사건의 보이지 않는 실재에 대한 통전적 인식을 얻게 된다. 또한 우리가 가르치고 배우는 방식(교육학)도 교사와 학생간, 학생과 학생간 그리고 주제와 학습자간의 상호관계성과 공동체성에 기초한다. 더 나아가 교육이 세계속에서 우리의 삶을 형성하고 왜곡하는 방식(윤리학)에 있어서도 상호성이 존재한다. 이렇게 자아, 타자 그리고 세상에 대한 진리는 관계성과 공동체성을 통해 이해되고 인식도 공동체적 본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기 때문에 가르침은 이런 공동체성을 기초로 진리가 실천되는 공간을 만드는 일로 이해된다.

 

진리의 본성 그리고 그것을 인식하는 방식 더나아가 이를 윤리적으로 실천하는 방식에도 일관된 하나의 연결지점으로서 공동체성이 제대로 이해될 때 마음 비추기피정의 구조적 세팅과 그 진행과정 그리고 내용이 이해가 되게 된다. 왜냐하면 마음 비추기는 이러한 이해에 기초로 진리를 공동체적으로 경험하는 공간을 안전하게 형성하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마음 비추기에 있어서 배움의 작동원리 혹은 핵심 요소는 다음의 6가지로 짧게 설명되고 있는 데 이에 대한 나의 경험을 덧붙여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자신을 성찰하게 하는 촉진적 질문이 주어진다.

이것은 대게 우리가 대답과 해결책에 의한 실행모드로 살아가고 있고, 진행자나 지도자는 뭔가 남이 갖지 않은 대답과 해결을 소유한 사람이라는 일반적 전제와 사뭇 다르다. 진행자는 해결을 제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룹에게 중요한 질문을 하는 자이며 공간을 안전하게 지키는 자이다. 질문이 내용과 방향 그리고 분위기를 만든다. 그리고 특히 명료화 모임에서 정직하고 열린 질문의 중요성은 항상 그리고 거듭하여 조심스럽게 강조된다. 그 질문이 마중물이 되어 내면의 진실, 사건의 진실을 보게 한다.

 

둘째, 배움에 있어 침묵의 힘이 긍정된다.

피정 중간 중간에 함께 고요를 나누는 침묵은 나 자신의 내면의 진실을 명료하게 탐구할 수 있고 무엇을 말할지를 정리하게 만든다. 또한 상대방의 진실이 내게서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수육되는 시간과 여지를 마련해준다. 그리고 침묵은 흐름을 늦추어서 지성에서 마음으로 여행할 수 있는 도우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침묵을 통해 각 개인은 전체와 연결된다. 그리고 침묵은 습관적 말하기를 멈추고 영혼에 있는 진실을 말할 수 있도록 환대초대가 일어난다. 그리고 이 침묵이 실존적인 열린 정직한 질문이 되어 자신의 내적 자아의 깊이속으로 들어가도록 돕는다.

 

셋째, 각 참가자들의 독특한 재능과 차이가 서로의 배움을 풍성하게 한다.

각자의 차이와 삶의 진실에 대한 다른 경험들은 서로에게 부담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그 차이와 다양성이 호기심과 배움을 증진시킨다. 이것은 각자가 지닌 진리의 조각은 서클의 중심에 모아져서 공동의 지성, 공동의 지혜로 작동된다. 어느 탁월한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이 공동의 지혜가 지도력을 갖고 서클을 이끈다.

 

넷째, 다양한 방식으로 탐구하는 역설이 있다.

계절의 메타포와 존재론적 시가 지닌 양면성과 역설은 우리의 기존의 상식과 습관화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절벽 혹은 생각의 장벽속으로 밀어 넣는다. 그렇게 함으로써 생각은 혼란에 빠지고 긴장은 농축되어 무거워지며, 다면적 진실과 혼란속에서 자신이 기대하고 생각한 것이 놓임을 받게 된다. 그렇게 될 때, 뜻밖에 출현하는 새로운 통찰의 선물을 수여받는다. 이것은 지적인 것이기 보다는 영혼의 깊이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생생하고 직접적이고 강력한 힘을 지닌다. 역설은 이해로 다가가기에는 불가능하지만 신뢰함을 통해 또다른 배움을 얻는 방식을 열어준다.

 

다섯째, 존재론적인 시와 읽기 자료 등의 3의 것이 배움을 풍성하게 한다.

지성이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방식을 통해 이해에 다가가도록 하여서 파편화된 지식에 머물러 있게 한다면, 여기서 의도하는 것은 영혼의 숨겨진 온전함(wholeness)’이 간파되는 경험을 통해 자아와 삶의 진실에 개방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참여자 자신의 내면에 대한 탐구와 다른 참가자와의 함께 나누기를 통해서만 아니라 은유와 역설을 담고 있는 존재론적 시, 상징적인 그림 그리기 등의 3의 것이 주체가 되어 나의 영혼에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배움의 요소가 된다.

여섯째, 한 사람의 고민을 깊이 들어주는 명료화모임 등이다.

명료한 모임에서 조언이나 가르쳐주기 없이 오직 초점인물의 내면의 스승에 대한 전적인 신뢰를 통해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가도록 돕는 것을 보는 것은 큰 감동이다. 이것은 돕지않고 최선의 돕기를 실현한다. 그러한 돕지않고 정직하고 열린 질문과 동료들의 온전히 현존하기(be fully present)’를 통해 초점인물은 자신의 중심과 관심이슈의 핵심을 들어가는 힘과 선물을 받는다. 각 영혼이 자신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현존하기로 함께 있고 정직하고 열린 질문을 제시함으로써 각자의 중심이 연결되어 전체의 중심의 원을 만들고 이 중심의 원에서 초점인물은 안전하게 실재의 깊이가 탐구되고 또한 그 깊이에서 열리는 내적 확신의 체험을 갖게 된다.

 

마음 비추기에서는 해야 하는 강요없이, ‘초대의 분위기를 유지한다. 자발성, 기다림, 침묵의 허용 그리고 개방성을 통해 생각의 숲에 은닉해 있던 지혜라는 야생동물이 스스로 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그렇게 만나진 통찰과 확신은 생생한 에너지를 부여하기 때문에 존재로의 용기와 화해가 또한 솟아나오게 되는 것이다.

 

 

겨울피정에 대한 나의 배움의 경험 나누기

 

다음의 글은 마음 비추기겨울 피정에 있어서 내게 일어난 삶의 통찰에 대한 기록이다. 이것은 실제로 이 모델이 갖고 있는 자기 영혼과 삶에 대한 진실을 보는 힘에 대한 한 가지 구체적인 사례로 제공한다. 이것은 겨울 피정 끝에 겨울에 대한 자신의 통찰을 한 시간가량 정리하며 쓴 글을 그대로 옮겨 적는다:

 

이번 겨울 피정은 겨울 이미지가 주는 여러 것들, 혹독함, 어둠, 앗아감에 대한 나의 과거 경험을 통찰해 보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것은 상실, 고통, 기대할 수 없음, 혹독한 시련, 무화(無化)의 힘, 상실과 박탈, 차거움 등의 과거 경험에 대한 새로운 성찰의 계기를 준 것이다. 겨울은 내게 길었고 힘들었지만 그렇다고 봄을 위한 준비기로서도 아닌 겨울 자체의 힘과 위력의 충분한 맛봄, 즉 그것 자체로 끝까지 제대로 경험하기로서 겨울이었다.

 

1. 겨울의 한 구석에 따스한 것의 찾아냄 보다는 그것은 모임에서 잘 사용되던 명징함의 이해에 도달하게 했다는 것이 큰 깨달음이었다. 내 겨울의 경험의 혹독함이 시리도록 투철한 명징함의 시야를 얻게 하였다.

 

2. 겨울은 논리적인 선후 결과의 기대-해결을 위한 준비시기라기 보다는 비약, 변형, 전혀 기대하지 않은 것의 출현을 선물한다. 겨울을 통해 내가 수고하고 노력한 것들은 그 결과가 소득없는 무()로 판명이 났다. 그리고 고통속에서 뜻밖에도 비약, 기대하지 않은 것의 출현을 보게 되었다.

 

3. 겨울 지내기를 위해 강함(내면, 생활, 사회적 위치에서 강함)의 추구로서 겨울의 세력에 대한 맞대응이 아닌 흰 눈, 억새의 생생함, 얼음물 아래의 조잘거리며 흘러내리는 조용한 개울물처럼 그렇게 눈에 확 띠게 보이지 않은 작은 징조들, 작은 부드러움, 약함의 힘에 대한 신뢰를 배운다. 더욱 힘을 빼는 겸손의 지혜를 갈망하게 한다.

4. 겨울은 위대한 침묵을 가르쳐 준다. 대답없음, 모호함, 사라져버림, 형체의 해체와 분해되기 그리고 소리없음. 그러나 그런 침묵으로 인해 알아차림이 일어난다. 주목하고 의식이 된다. 작은 움직임과 작은 소리의 손짓을 간파하도록 돕는다.

 

5. 겨울 나무의 이미지들. 나목처럼 홀로 있기 그리고 더불어 있기. 서클의 힘. 상대의 존재에 참여하기. 감싸서 붙잡고 있기(holding)과 관계의 힘. 인도하기(leading)가 아닌 따라가기(following). 영역 침해없이 생생한 실재의 드러냄이 통찰을 준다. 여기서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 “함께 더불어 온전히 홀로 현존해 있기.”

 

견디어 온 것이 그 자체로 축복이었다. 그리고 알아차림, 주목하기, 품고 있기가 겨울이 내게 준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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