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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 편지 1

조회 수 2048 추천 수 0 2009.05.07 11:58:50

<<비폭력 편지>>

                                                                                                      박성용 비폭력 평화물결 대표

 

그동안 안녕하신지요?

 

1.

기온이 변덕스러워 봄꽃들이 시차도 없이 한꺼번에 피고 지나가더니 이제 5월 초인데도

나머지 늦은 적은 봄꽃들을 구경합니다.  

그 변덕스러움이야 지금의 사회전반에 걸친 사나운 보수적인 이념공세에 비한다면 아무것도 아니겠지요. 용산참사후 100여일이 지나도록 장례를 못 치르는 이 비극적 상황에서 그리고 촛불집회 1주년이 되는 요즘 그동안 정부 프로젝트로 활동하던 평화단체들은 촛불관련 단체명단을 통해 위험단체라는 살생부에 의해 사무실축소바람과 기업후원이 끊기면서 생존에 대한 깊은 고민들이 사방에서 들리고 있습니다.

이미 신공안정국에 들어섰다는 소리들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사태와 PSI 참여 그리고 북과의 얼어붙은 단절, 경인운하 등의 토건문화의 강제집행 등 약간의 예를 보더라도 사회적 분위기는 매우 얼어붙고 답답한 궁지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구적 그리고 국내적인 위기상황들의 도출과 축적에 대해 바람직한 대화의 연결점들이 끊어져 가고 있다는 것이고, 소통의 부재속에서 위기에 대한 긴장도가 점점 높아져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회적 위로가 기껏 김연아나 야구단에 의한 정도라면 참으로 서글픈 현실이라는 점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엘리트나 혹은 피해자나 쉽사리 ‘너 때문이야’라는 희생양을 찾게 되고, 자동반응으로 나오는 분노, 비난, 물리적 강제의 수단들이 동원되면서 우리는 웃음과 비폭력의 힘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민주화 10년 동안 쌓아올린 것이 이렇게 아무런 힘없이 사방에서 허물어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누구 탓보다 이제 다시 처음부터 그리고 기초에서 시작해야 할 때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서 사람을 세우고 염원과 담론만이 아니라 계속적인 의식적인 성찰과 재훈련을 통한 체질화와 비폭력 세력의 형성이 앞으로 필요한 때라 생각하고 여기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있습니다.

2.

지난 2월 총회이후 저희 단체가 많은 일들을 한꺼번에 진행하느라고 제대로 소식을 못 드렸습니다. 아래에 간단한 소식들을 전합니다.

첫 번째로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MD반대와 군축에 대한 국제 컨퍼런스를 10여개 나라의 30명의 참여자들과 국내 참여자들 20여명이 모여 진행하였습니다. 비폭력평화물결은 준비단체로 참석하였고, 첫날 저녁 환영과 친교모임의 순서를 맡았습니다. 특히 기억나는 것은 미국에서 우주무기를 통한 세계지배의 시나리오와 체코에서 시민들이 정부의 MD계획을 반대하여 새 정권을 창출시킨 점입니다.

참고 웹사이트: 국제웹사이트: http://www.space4peace.org/

                     한국 조직 위원회 http://space4peace.tistory.com/

                     개인 블로그: http://blog.peoplepower21.org/Peace/30792

두 번째로, 일본의 강제합병의 100년이 되는 내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한일간의 관계의 모색과 동북아에서의 평화공동체를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을 새롭게 모색하는 ‘한일100년네트워크’가 출범되었습니다. 역사적 진실에 근거한 일본정부의 사죄와 반성과 조처를 위한 촉구만이 아니라 한일간 교류사업과 지역의 풀뿌리 평화운동을 중심으로 하는 한일간의 시민사회의 역할과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노력을 같이 하자는 취지입니다. 여기에 발기인으로 대표가 준비과정속에 참여하였고, 창립선언서 초안을 작성하였습니다.

참고 사이트: http://cafe.daum.net/ko-ja100net

셋째로, 독일 진행자 우테카스퍼스와 루스 뤽이 다시 한국을 와서 ‘폭력에 대응하는 새로운 평화훈련(AVP)'의 심화과정I과 심화과정II이 열렸습니다. 바람과 물연구소에서 열린 두 워크숍 중 첫 번째 심화과정I은 지난 번 입문과정을 한 사람으로서 주로 교사들이 중심이었고, 심화II는 이미 심화과정을 마친 분들이 다른 형태의 심화과정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참여자들은 대단히 만족스러운 평가를 해 주었고, ’변혁적 힘‘에 대한 좀더 확실한 경험과 새로운 삶의 실재에 대한 가능성, 깊은 배려와 친밀성으로 오는 신뢰에 대해 감동과 확신을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금년 11월경에 진행자(facilitator) 워크숍을 하게 되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AVP 국내 진행자 15명이 탄생되게 됩니다. 그러면 내년부터는 AVP를 적용하는 진행실습 워크숍을 거쳐서 현장에 들어갈 준비가 갖추어질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 AVP 가치에 근거한 삶을 모색하기 위해 ‘AVP 한국활동가 모임’을 구체화하고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MS제도를 통한 시스템 안정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하게 됩니다. 다행히도 아름다운 재단이 이 진행자 양성 사업에 3년간 재정지원을 하게 되어 경비의 문제에 있어서 큰 부담을 덜게 되었습니다.

넷째로, AVP와 성격이 유사하지만 집중적인 3일간의 코스가 아니라 학교나 방과후 학교등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움직이는 동그라미 평화교실’의 모델을 개발과 적용을 하고 있습니다. 박대표가 교회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2개월 전부터 일요일에 그리고 김사무국장이 인천에서 중학생을 대상으로 금요일 저녁에 적용실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 모델은 퀘이커의 HIPP(Help to Increase Peace Program)을 변형시킨 것으로 어린이부터 청년까지 적용가능한 프로그램으로 약 16간의 일정을 잡고 실험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이 모델은 정체성, 협력, 의사소통, 갈등의 전환, 팀구축 등의 내용으로 이루어지고 참여형 자기발견의 방법에 따라 진행자는 단순히 enabler의 역할을 합니다. 흔히 “emotional and relational literacy”의 교육방법론 분야에서 나온 학습방법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적용의 결과에 대한 평가를 통해 수정보완하며 금년에는 하반기에 다시 실험운영을 2차로 하여 내년에는 본격적인 현장적용을 할 예정입니다.

다섯 번째, 몇 명의 평화활동가들을 중심으로 매주 금요일 오전 3시간에 걸쳐 국제비폭력평화물결(NPI)의 제 3자 개입모델(non-partisan Third Party Intervention:NPTI)을 영어원서 커리큘럼을 강독하고 있습니다. 이 모델은 무장하지 않은 훈련받은 시민이 분쟁상황에 개입하여 평화를 구축하는 비폭력운동의 새롭고도 강력한 모델입니다.

이 모델은 2003년 NPI가 스리랑카 현장에서 활동하는 현장팀을 양성하는 워크숍을 실제 모델로 개발되었고 유명한 비폭력 평화교육활동가이자 퀘이커 활동가인 조지 레이키와 다니엘 훈터에 의해 공동저술된 6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작업입니다. 21일간의 워크숍과정이 기술되어 있고 제 3자 개입모델이 분쟁현장에 적용하는 것은 빙산의 드러난 일부분이고 나머지 안보이는 대부분은 어느 단체나 평화교육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수많은 전략, 교육도구, 팀구축의 실제적 적용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활동가들에게는 큰 자극과 영감을 주게 됩니다.

3.

작년 말부터 저희 단체가 공을 들여 새로운 캠페인을 기획하고 있는 것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희 단체 고문으로 계시고 미국친우봉사회 이사로 있던 이행우선생님께서 제안한 ‘평화와 비폭력을 위한 세계행진 (World March for Peace and Nonviolence)'을 위해 추진 단체들과 개인들을 조직하고 있습니다.

이 캠페인은 원래 간디(인도)-루터 킹(미국)-실로(아르헨티나)로 이어지는 비폭력주의운동이 특히 실로를 통해 새인도주의운동(New Humanist Movement)으로 발전되어왔고 개인변화와 사회변혁을 동시에 추구하는 이 운동이 지구적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비폭력운동의 영적·사상적 영향을 근거로 전 세계40여개 나라에 퍼져있는 ‘전쟁없는 세상(World without Wars)가 제안하여 1년간 실행 타당성의 논의를 통해 가시화된 전 지구적 평화운동입니다.

이 캠페인은 금년 10월 2일 ‘세계비폭력의날’을 시작으로 해가 제일먼저 뜨는 뉴질랜드에서 시작하여 160,000km를 3개월간 돌아 내년 1월 2일 칠레의 실로가 비폭력사상을 전파하던 성지인 안데스 산맥의 한 공원에서 끝이 나는 역사적 운동으로 평화와 비폭력을 향한 전 세계 시민의 염원을 나라별 도시별로 자발적으로 행사를 준비하여 진행해나가는 방식을 택합니다.

(참고: 국제사이트- www.theworldmarch.org)

한국에서도 지난 해 10월에 소식을 접하고 비폭력평화물결이 제안자가 되어 지난해 말부터 준비모임을 갖고 현재 20개 가까운 단체들이 이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행사를 준비하면서 우리는 전쟁반대와 군축 그리고 각종의 폭력에 대한 명명(naming)과 비폭력적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참고: 국내 사이트: cafe.dau.net/worldmarch)

특히 한국에서는 폭력적 각본에 길들어진 우리의 심성에서 평화와 비폭력에 대한 개인적 자각(awaking our hearts), 각 개인과 단체들의 선의와 의지를 함께 연결하여 강력한 영향력을 만들어내기(creating connection) 그리고 보수와 진보, 좌와 우, 남녀노소, 남과 북, 국내와 해외의 장벽을 넘어서기(crossing borders)의 원리에 따라 행사를 자원자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기획하고자 합니다.

 이제 기획되고 있는 것은 해외 행진단이 오는 10월 18일부터 20일까지 개성에서의 평화의 나무심기 행사, 국제학술회의, 임진각이나 시청광장에서의 대규모 평화예술제, 평화의 순례 등이 제안되어 있습니다. 또한 하나의 이벤트가 아니라 지금부터 그때까지 이어지는 평화와 비폭력에 대한 염원을 일상화하고 사회하는 월별 기획들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마라도에서 한일 평화활동가들의 만남, 평화와 비폭력을 위한 남북해외작가의 그림 전시전, 그래서 지구적 평화운동의 힘이 한국내에 전해지고, 한국의 특수한 상황들이 세계에 알려지는 축제와 대안의 메시지를 형성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 운동은 이미 전세계 90개 나라에서 같은 이름으로 웹사이트가 구축되어 있고 시시각각 세계행진단이 다니면서 현지에서 이루어지는 각종행사들이 기사와 동영상으로 국내에 전달될 예정입니다. 그리하여 평화와 비폭력에 대해 그동안의 침묵을 깨뜨리고 각자의 선의의 목소리를 집중하고 흐름을 만들어 내는 계기를 만들어서 시민들은 원하는 데 정부들은 말을 안드는 현재의 지구적 상황에 대한 전환을 가져올 예정입니다.

이 행사는 수많은 이들의 자발적 노력과 지혜들이 모아져야 하고 진보와 보수가 서로 소통하여 함께 이룩해야 하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요즘의 국내외적인 절망적인 상황에서 어린이로부터 노인까지 침묵하지 않고 소리를 지른다면 무언가 다른 실재를 불러내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4.

또 하나의 새로운 평화훈련 워크숍은 ‘협력적 갈등해결에 의한 평화구축’워크숍이 매주 금요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8주간 진행됩니다. 이는 개인간 단체간, 그리고 공공갈등의 문제를 상호 승/승하는 대화방식으로 풀어나가는 방법과 그 적용에 대한 실제를 배우는 연구학습 모임으로 진행됩니다. (비폭력평화물결 웹사이트 참조)

바라기는 갈등이 점차로 증가하고 그 해결방식이 매우 일방적이며 폭력적인 현 상황에 대해 대안이 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고, 이를 시작으로 심화, 고급과정이 일관되게 만들어져서 전문훈련영역으로 확산되길 기대하고 있고 이를 위해 여러 단체들과 컨소시엄을 형성하여 진행하지만 실무는 저희 단체가 맡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비폭력 평화물결은 기사연 빌딩이 전면적인 내부의 리모델링작업으로 5월말까지 어디론가 이사를 해야 함을 전합니다. 그동안 정도 많이 들은 곳인데 기사연이 앞으로 자신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리모델링을 하고 임대사업을 할 예정이어서 새로운 임시 거처를 찾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 단체는 천만원의 보증금에 월 25만원을 내고 있습니다만 다른 상업용 공간을 빌리기엔 적잖이 부담이 되고 있어서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고민은 본 단체의 고유 업무만이아니라 세계행진과 관련된 여러 사람들이 수시로 오가고 작업하며 회의할 예정이어서 금년에는 좀 넓은 사무공간이 필요한 실정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것도 뭔가 해결될 것이라는 희망은 갖고 있습니다.

사무실이 이사하게 되면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5.

금년 들어 수많은 국제 행사준비로 빠듯하게 보내왔습니다. 그래서 회원들에 대한 소식전하기가 소홀해진 점에 양해를 구합니다. 금년도엔 아무래도 캠페인과 AVP 워크숍, 그리고 각종 평화훈련 워크숍들이 기획되어 매우 바쁠 것 같습니다. 웬만해서는 지치지 않은 저도 몸에서 오는 신호를 받고 있어서 재충전을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요즘 개인적으로 별다른 지혜나 용기가 없어서 희망하는 데 전심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좀처럼 가져보지 못한 태도이지요. 단순히 희망에 주목하기에 전렴하고 있습니다. 가능한지 불가능한 것인지 판단하지 않고 오직 바람직한 것이면 그것이 성취되도록 희망하고 상상하는 데 전심을 다하려고 합니다.

이 미친 바람에 거슬려 얼마나 내가 희망할 수 있을까? 저는 여기에 저 자신을 내놓고 있습니다. 혹시 여러 친우들께서는 어떠한 삶이지요? 작은 미소를 드리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

2009.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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