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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을 열어 최대한 펼치기

 

소박한 장미는

천천히 꽃을 피워내면서

매순간 자신을 최대한 연다.

자신을 꽃피우는 단계마다

최대한 자신을 펼친다.

 

- 마크 네포

    

 

 

어제는 폭염으로 몇 주를 보내다가 갑자기 찾아온 청명한 하늘과 정갈한 숲들로 인해 수도원에서 워크숍을 오전에 마치고 혼자 남아 마음껏 산천을 바라보다 독서하다 오수를 즐겼다.

 

12일로 짧게 한 워크숍에서 가장 만족스럽게 물흐르듯 진행된 워크숍이었다. 대개는 워크숍이 2일째 몰입이 되는 데 이번에는 참가자들이 기대하며 온 것도 아닌 낯선 서클형 워크숍이었는 데도 순식간에 몰입이 되어 스스로 작동하며 감정적 자기 표현과 이야기의 엵어짐이 스스로 펼쳐져 나갔다. 한 지역의 이주민을 돌보는 다문화센터와 지역아동센터 대표급 실무자들로 연합해 모인 이번 워크숍에서 마지막 평가 시간에 감사와 더불어 정규적인 이런 형태의 모임을 갖기를 원한다는 이야기와 더불어 웃음이 함께 터진 것은 한 참여자가 자신도 이런 서클 진행 워크숍을 배우고 싶다고 하면서 진행자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강사비를 받는이런 형태의 진행 비결을 알고 싶다는 대목에서였다.

 

나의 응답도 준비과정과 쉬는 시간에 세션을 준비하느라 뭔가는 하지만 서클진행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맞는 말이라고 하였다. 일단 세션이 시작되면 나는 최대한 이야기에 몰두하고 말하는 자에게 주목하며 전체의 에너지 흐름에 집중하면서 자신을 열어 기다린다. 그리고 어떤 에너지를 가진 스토리가 나오게 되면 그것을 타고 경청과 열린 질문으로 다가가는 것뿐이다. 그렇게 해서 워크숍을 진행하면 스트레스나 지침도 생기지 않고, 에너지 소모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 어떤 진정성이 전체를 감싸고 이야기속에서 출현하는 빛과 어둠의 파장이 전체 참여자를 끌어들이면서 스스로 의미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보게 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내가 하는 일은 기여에 대한 감사와 출현한 의미에 대한 간단한 언급이다.

 

서클 진행의 핵심은 공간을 점유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허용하는 것에 관한 예술적 감각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참여자에 의존하여 스토리가 펼치도록 경청의 공간을 마련함으로 뭔가 은총어린 흐름이 스스로 작동되어지도록 돕는 것이다. 사전에 준비는 있지만 실제로 서클이 시작될 때는 환대, 경청, 열린 질문, 상호 탐구, 전체성의 출현 그리고 이에 의존해서 미래를 열기가 펼쳐진다. 저절로 펼쳐지는 것을 볼 때 그 워크숍이 잘 될 것이라는 예감을 진행자는 갖게 된다. 그렇게 되어가는 것을 볼 때 진행자가 하는 일은 개인의 솔로와 전체의 화음이 교차하며 들리게 그 교감의 공간을 열고, 유지하고, 마무리 하는 것뿐이다.

 

서클은 목표를 향해 직접적으로 다가가거나 끌고 가려고 하지 않는다. 먼저 각 존재들이 연결되어지고 마음이 모이고 열려지면 거기서 출현하는 공명의 힘에 의해 전체성이 드러나면서 뭔가 이미 질적인 전환이 이루어져 목표지점에 이미 도착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그것은 목표 지점을 향해 움직여 나가기라는 표현보다는 차라리 양자도약 즉 어느 순간에 그 무언가를 통하지 않고도다른 궤도에 있는 자신들을 보는 것과 같다.

 

이것을 삶에 적용해 보면 뜻밖에도 미처 생각해 보지 못한 새로운 차원들이 보이게 된다. 계획을 세워 힘들게 나가는 삶의 방식이 어째서 스트레스를 가져오는지를 알게 된다. 계획의 GPS로 삼는 정당성/타당성원칙이 자기 인생과 관계를 어떻게 어렵고 힘들게 만드는 지를 홀연 듯 이해하게 된다. 그것들이 저항을 불러내는 이유는 자기 계획에 의한 삶의 공간을 점유하게 하여 뭔가 일어나는 공간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현대물리학자 데이비드 봄에서 충격을 받은 것은 실재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 의식의 중요성이었다. 그는 실재는 홀로무브먼트(전체성의 흐름)이며 부분은 언제나 전체성의 한 고정된 에너지의 패턴으로 보았다. ‘소용돌이와 역류는 전체 강물의 한 패턴이다.’ 따라서 문제행동과 갈등 혹은 심리적 도전 그 무엇도 - 소용돌이와 역류의 내면적 현상이나 관계적 현상 - 전체 강물의 일부라는 것을 이해하고 전체 강물의 입장에서는 저절로 그 의미가 이해가 된다. 그래서 수용되고 변화하게 된다. 그것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흐름의 일부이고 변화의 전체 과정의 한 붙박이 이미지이다.

 

봄은 또한 다른 비유로 씨앗과 나무의 이야기를 한다. 내가 이해한대로 표현하자면 씨앗이 나무로 저절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씨앗이 가능태/잠재태이고 나무가 그 잠재성이 실현된 최종목적의 현실태도 아니다 씨앗은 조리개 역할을 하여 매 순간 전체성을 수용하고 전체성과- , 바람, 공기, 햇살, 어둠, 대지, 벌과 나비 등 모두가 참여한다 - 소통하여 전체성을 끌여들여 나무로 변화된다. 매 순간순간 전체성이 그 개체성(부분)에 작동하는 것이다.

 

이 통찰을 삶에 적용하면 삶의 의미가 확신갖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열어놓기에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된다. 각 개별성(자아의 정체성)은 전체성과 항상 접촉되어 있다. 따라서 인생은 자연의 모든 만물이 하는 생태적 지혜와 조율하여, 계획 세워 나아가기보다는 순간순간 자신을 열어놓고 전체성이 자신을 통해 펼쳐지도록 자신을 허락하는 것이 가장 만족한 생을 얻게 된다, 마치 서클진행의 공간허용하기처럼.

 

마크 네포의 말처럼 각자는 불충분한 그 무엇으로서 완결을 위한 목표로 나아가는 존재가 아니다. 이미 으로서 자신은 온전하고, 그 온전함이 전체와 교감을 하면서 계속적으로 펼쳐져 나가는 것으로 자신과 인생을 이해하면 언제나 현존의 기쁨과 생생한 충만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씨앗이 나무로 가는 것이 아니다. 각 개별성 씨앗, , 나무 등은 각각의 온전한 개별성이 자신을 열어 펼치면서 그 온전한 상태에서 전체성과 작동하면서 변형되어 다른 개별성으로 출현하게 된다. 여기서 핵심은 목표가 아니라 순간순간 펼쳐지도록 자신을 최대한 여는 것이다.

 

계획은 언제나 기억과 상상력을 갖고 움직인다. 그래서 그 기억과 상상으로 인해 지금 여기서 무엇이 펼쳐지고 있는지를 알아차리거나 무언가 일어나고 있는 것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과거의 상처로 인한 아픔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마음의 공간을 점유하게 된다.

 

우리는 씨앗이고 나무라는 목표를 향하여 나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각 현존은 조리개로서 전체성을 그 순간순간 완벽하게 투영하는 홀로무브먼트임을 알고 그 전체성이 자신을 펼쳐져 나가도록 자신을 여는 것이 삶의 본질이다. 그리고 각각이 그 자체로서 이미 충분히 온전함을 깨달을 때, 홀연히 뭔가 깨닫게 된다. ‘내가 너무 심각하게 장난감을 갖고 놀면서 놀이보다 장난감에 너무 몰두했구나. 나는 놀이를 원했던 것이지 장난감에 대한 집착까지는 내가 원한 것은 아니었어.’ 모든 것이 끊임없는 놀이의 변형임을 이해할 때 다가오는 것에 자신을 열어 놓게 된다.

 

마크 네포는 우리가 이미 꽃으로서 자기 존재에 대한 자각으로 초대하면서 두 가지를 상기할 것을 요청한다. 하나는 나는 이미 꽃을 피워내고 있는 존재이라는 점이다. 그러므로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을 열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자신의 생이 꽃을 피워내는 일련의 단계로 보면서 최대한 자신을 펼치라는 것이다. 내가 권고하고 싶은 것은 그 펼침속에는 자신의 상처와 연약함, 두려움과 고통도 꽃의 일부로 보고 펼치라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장미는

어떻게

그 심장을 열어

그 모든 아름다움을

이 세상에 내주었을까?

장미는

그 존재를 비추는

빛의 격려를 느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는 모두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으리. - 하피즈 (2016.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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