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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                                          재를 여는 새로운 길

 

본문: 1321-38

 

기적의 징표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고 고별담화로 시작되는 13장에 들어서면 우리는 시간, 공간, 사람에 대한 중요한 변화의 지점에 들어감을 알 수 있다. 시간은 떠남과 시작의 교차점에 있게 된다. 예수의 이제 이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가실 때이라는 이별과 이 세상에서 사랑하시던 제자들의 준비와 시작이 그것이다(1). 공간으로 보면 외부에서는 예수를 죽일 음모’(11:53)가 시시각각 안으로 들어오고, 안에서는 제자의 배반이 일어난다(21-30). 그리고 사람에 있어서는 청자가 일반 대중을 향한 이야기에서 이제는 오직 내부의 제자들을 향해서만 이야기가 말해진다. 기적의 표징은 드러난 공적인 이야기이지만 이제부터는 내부자에게만 들려지는 이야기로 바뀐다.


박해와 배신에 대해 좀더 이해할 것이 있다. 그것은 요한공동체가 처해있는 시대적 상황과 동시에 정신적·영적인 상황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로마군에 의한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에 따른 유대 공동체와의 분리가 디아스포라(흩어진 유대인)유대인들인 그들은 새로운 도시 이주생활 속에서 요한공동체가 직면한 기존유대공동체로부터의 적대감이다. 그것이 예수를 따르는 새로운 요한 공동체에 대한 박해이야기속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또하나 드러난 요소는 요한공동체가 추구하는 새로운 거룩함의 길로써 로고스, 진리와 은총, 생명과 빛에 대한 실재의식으로의 신앙의 가능성에 대한 기존의 신앙관을 지닌 내부인의 반발이다. 계명과 규칙, 그리고 도덕적 율법의식에 -이것이 어떤 정신적 사고구조를 뜻하던 간에- 습관화된 사람들은 새롭게 제시되는 고양된 휴매니티, 성소로서의 영혼에 대한 새로운 가르침에 반발할 수 밖에 없었고 내부 이탈이 있었다는 예시가 바로 가롯유다의 배신에서 함축되어 나타난다.


율법의식에서 눈으로 기적을 보고 그것에 대한 경외함을 가지며 위로와 힘을 받고 사는 형이상학의 전제를 받아들여 사는 데까지는 가능한 내부인들이 있었다. 멀리 저기에 있는 빛을 보고 우러러 따르는 것은 가능했다. “빛을 믿고 빛의 자녀가 되어라‘(12:36)를 이들은 외부의 빛에 대한 경외로 이해하기까지는 하였다. 그렇게 하여 빛의 자녀가 되는 것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눈을 씻는 것만 아니라 발을 씻는 것을 통해 자기 온 존재가 거기에 걸려있다는 것을 이해했을 때 오는 충격을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았던 것이다. 발씻음이라는 상징행위를 통해 자기 온 존재가 씻겨짐으로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거부하면서 이들이 떨어져 나가게 되었고 비로소 이제야 예수의 말을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랑하시던 제자들의 공동체가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배반자를 상징하는 유다가 빵을 받은 뒤에 곧 밖으로 나가”(30)고 밤인 때, 니고데모와 나눈 이야기가 시작된 것처럼 그 밤에 결정적인 예수안에 있던 로고스(말씀)가 들려진다.


첫째, 박해와 배신이라는 공간, 그리고 어둔 밤의 시간에 궁극적인 것이 들려진다. 그것은 바로 사람의 아들(신의 아들에 대한 겸양이자 인간의 가능성으로서의사람의 아들이 영광을 받고 하느님도 영광을 받으시게 되었다는 선언이다. 우리의 삶이 탄생-죽음의 사이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신적 실재의 본원으로 시작해서 영광으로의 결말로 이어진다는 것에 대한 궁극적인 확증이 선포된다.


둘째는 실재의식에 도달하는 새로운 원리에 대한 것이다. 이것은 바로 십계명의 정신의 알짬이자 유대공동체가 긴 역사동안 경험한 신적실재에 대한 신앙의 핵심에 대한 180도 전환된 새로운 이해이다. 바로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이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세상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34-35). 신에 대한 경외에서 휴머니티에 근거한 수평적인 사랑, 그러나 내가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사랑하는 방식으로써 실재의식안에서의 사랑이 제시된다.


요한은 실재-존재-인식-행위-소유의 도식에 있어서 존재의식과 그 실재의식에 도달하는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써 사랑이라는 에너지의 행위를 통해 실재의식을 갖게 되고 그 실재의식(인식)이 존재와 실재에 대한 영역을 쉽게 연다는 이해를 들려주고 있다.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스승(master)이 제자(disciples)에게 이러한 실천방식이 가장 효험이 있는 <거룩한 커리큘럼>이라고 한다. 이것이 삶의 실재성을 숙달(mastery)할 수 있는 방법이다.



너희가 나를 찾아 다니는 것으로서는 내가 가는 곳에 너희는 올 수 없다’(33) 베드로의 장담이 그걸 증명한다. 그러한 봄(seeing)으로의 인식이 신의 아들이라는 경지에로 옮겨주지 못한다. ‘내가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사랑하는 방식을 통해 ’(실재의식)너희’(나의 정체성)는 연결될 수 있다. 또한 신의 실재는 직접적인 인식과 체험으로서 도달되는 것은 아니다. 오직 간접적인 방식으로 보이는 형제자매를 사랑함으로써 남들이 인정을 하고서야 - “세상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됨”(35)- 비로소 내가 누군지를 안다. 그들이 거울이 되어 나를 비추며, 나는 그러한 비추임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를 알게 된다. 이러한 수련/커리큘럼이 요한공동체가 지향하는 새로운 거룩함의 길인 것이다. (참조: “너희도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을 사람들 앞에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5:16) 이렇게 사랑은 단순히 윤리적인 코드가 아니다. 그것은 실재에 대한 인식을 여는 존재론적인 행위인 것이다. 그것이 신의 아들됨(딸됨)의 본성을 자각시킨다. 이를 통해 두려움, 어둠, 종살이의 세상을 극복하게 된다. 이 새로운 행동코드가 실재를 여는 키가 된다.

 

 

말씀을 연결하는 질문

 

1. 성서본문을 맞이하기 위한 당신의 내면의 공간을 비운다. 마음의 내용을 비우고 마음의 거울이라는 공간을 마련하여 본문을 맞이한다. 무엇이 그대의 마음의 거울에 비추어지는가? 천천히, 다가오는 메시지에는 머물러서 비춘다. 그 본문이 아니라 그대 영혼을 비춘다. 무엇이 영혼에서 일어나는가?

 

2. 그대가 빵을 받아 먹고 밖으로 나갔던밤의 경험을 떠올려보라. 어떤 공간, 어떤 실재를 안에 두고 왔는지 느끼라. 그대가 실재에서 빵으로 안에서 밖으로 나감의 경험을 통해 그대가 두고 온 것과 어떤 공간으로부터 벗어나는지 알게 된다. 그것을 음미하며 애도하고 알아차린다. 무엇이 내게 일어나고 있는가?

 

3. 그대가 회피하는 것은 실패나 수치심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다. 실제로는 사랑에 대한 직면이 두려운 것이다. 아이러니로서 나의 내면에 있는 이 사랑에 대한 두려움혹은 빛을 직면하는 두려움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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