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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더러 번쩍 들려서 저 바다에 빠져라하라<

 

사순절 5주 본문: 11

 

 

지금까지 몇 주 동안 수난사화 묵상을 통해 우리는 예수의 수난예고가 철저히 탈지배체제의 비폭력적인 주의 길을 닦고 그분의 길을 고르게’(1:3)하기 위해 가시면서 길위에서(on the way)’일어난 장애와 그 길을 열기에 대한 것들임을 살펴보았다. 그분의 수난예고는 신앙의 희생, 고난의 필요성 보다는 길을 막는 실체의 정체성과 그 견고함에 대한 노출이자, 공모를 거부하는 섬김으로의 철저한 사랑의 실천에 대한 신실성의 표현이다. 텍스트의 드러난 커리큘럼(manifest curriculum) 뒤에 우리는 사람의 일이 아닌 하느님의 일’(8:33)에 대한 통찰과 아버지의 영광’(8:38)에 대한 치열한 인식의 전복(transposition)을 보여준다.

 

자기를 부정하고,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는 말은 일반 신앙인들이 오해하듯이 단순히 자기 정체성에 대한 삭제로서 자기 굴종이나 비하, 손실, 고통, 우울, 비극의 마조히즘적인 삶의 태도의 경향성으로서 십자가 포기와 세상과의 단절이라는 뒤따름은 아니다. 그분의 주의 길을 여는 행위는 이미 길위에서일어나고 있으며 그 길을 여는 것은 우리의 시야가 미치지 않은 구름뒤 하늘이 갈라지며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자녀, 내 마음에 드는 아들/자녀이다(너희는 그의 말을 잘 들으라)’(1:11; 9:7)와 기도(9:29) 그리고 하느님의 자비의 손길(10:47)이라는 하느님과의 연결속에서 일어나는 행위들인 것이다. 즉 먼저 신과의 관계라는 숨은 커리큘럼(hidden curriculum)이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숨은 커리큘럼의 수업은 이 세상 권력/가치/체제에 대항하는 어린이와 같은 작은 자(the least, the lost, the last)에로의 인식전환에서 실제적으로 가능한 것이었다. 그것은 꼴찌가 되어 모든 사람을 섬기기어린이 하나를 받아들이기처럼 작은 자/잃은 자/마지막된 자의 환대와 수용(9:35-36) 그리고 남을 섬기고 모든 사람의 종이 되기’(10:43-45)에로의 부르심이었다. 그러므로 자기부정, 십자가지기, 예수를 따름이라는 행동입자(particles)들은 그 숨겨진 커리큘럼인 신과의 연결, 영원한 생명의 수용, 하느님나라에 들어감이라는 에너지장/통일장의 드러난 표현들인 것이다.

 

그러한 명시적/숨겨있는 커리큘럼 그래서 군중이 아닌 오직 제자들에게만 그 비밀을 드러내시고 훈련시켰다-의 목적은 우리 앞에 드러난 악령들과 권력의 거대한 산이 놓여있기 때문이다. 그 산으로 인해 우리는 가는 길에 대한 시야 막힘과 의지 상실, 좌절과 포기를 하게 된다. 그 거대한 산의 위용에 직면하여 이들 명시적이며 숨겨있는 커리큘럼을 통해 우리는 마음에 의심을 품지 않고 믿으며 이 산더러 번쩍 들려서 저 바다에 빠져라’(11:23)에 대한 외침, 마음의 결단 그리고 주저없는 행동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본문 11장은 마가복음의 하느님나라 길을 가는 데 있어서 절정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이른바 예루살렘의 입성을 통해 예수의 가는 길의 공적의식(public liturgy)이 치루어진다. 그러나 이 공적의식이 우리의 인식과는 180도 다른 관점에서 이루어진다. 전통적인 메시야주의의 개선문은 이른바 백마와 승리자 장군이 전리품과 포로들을 가지고 입성하면서 수많은 고관백작들의 나열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여기서는 비군사적인 용도이자 짐을 지는 나귀그것도 어린 나귀로- 타고, 고관백작이 아니라 소작농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입성한다. 예수의 사역에 있어서 처음에는 악령축출과 치유를 통해 그리고 이번에는 거룩한 도성인 예루살렘 입성을 통해 성전체제와 성직자계급 및 권력자를 향한 하느님 나라의 비폭력의 행동이 펼쳐진다.

 

여기서 세인들이 그리고 전통적인 유대인들(지금의 제도권 신앙인들)이 기대한 메시야 각본과 다윗 이데올로기가 전복된다. 어린나귀타기와 성전전복은 그 기대에 전적으로 180도 다른 행동이다. 성전 신앙의 정치 체제가 가난한 자들을 억압하는 현실에서 예수는 성전상인들을 쫓아내셨고그들의 의자를 둘러 없으셨다.’(11:15). 여기서 쫓아내다의 동사는 악령을 쫓아내다와 같이 사용한 단어이다. 그리고 행위없는 화려한 삶으로서 무화과나무를 저주’(베드로에게 사탄아 물러가라고 꾸짖음과 유사)한다. 무화과나무열매 철이 아님을 알고서도 한 이 행위는 결국 의도성을 지닌 상징행위라는 것을 제자들과 독자들은 이해하게 만든다. 결국은 이는 대사제들과 율법학자 그리고 원로들이 묻는 질문,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들을 합니까? 누가 권한을 주어서 이런 일들을 합니까?”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우리에게 갖다 댄다. 곧 열매없는 권위/권력에 대한 저주와 무화과나무의 말라버림에 대한 자기 삶의 이해와 결단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은 작은 자에 대한 열매의 권위에 대해 믿음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뒤따르는 자에게 물어지고 있다. 열매없는 권위의 종말을 갖지 않으려면 두 가지의 신뢰와 연민의 실천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는 기도이고 둘째는 용서이다(24-25). 이것이 우리에게 산을 들어내는 전적으로 다른힘을 가진다. 전자는 하느님과의 연결이요 두 번째는 등진 사람/작은 자와의 연결이다. 그래야 하늘 아버지가 너희의 잘못을 용서해준다. 이 용서는 소경됨과 무능력의 권력에 대한 치유이다. 그래서 믿음이 우리를 살려 눈뜨고 따라 나서게 만든다(10:52).

 

이렇게 예수의 수난 스토리는 우리의 의식에 대한 전복, 권력과 체제에 대한 전복을 불러일으킨다. 수난사화는 그러므로 우리를 치열하게 불편하도록 만든다. 한 의인의 죽음이 우리를 흔들어 깨운다. 마치 세월호사건으로 죽은 영혼들이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것처럼. 잠자고 죽어있는 영혼을 뒤흔들어 두 가지 선택 앞에 서게 만든다. 첫째는 눈뜨고 따라 나설 것인지가? 아니면 이 말씀을 듣고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예수를 없애 버리자고 모의하였다”(18)처럼 뒤흔들어 깨우는 소리를 죽이고 편하게 살고자 하는가?

 

본문에 대한 나눔 질문


1. 본문의 글중 나에게 생생하게 다가오는 단어, 문장, 정서적 감각, 이미지에 집중한다. 나의 영혼을 흔드는 말걸어옴을 숙고한다. 말씀이 불꽃처럼 혹은 샘물처럼 촉촉이 오는 것을 주목한다. 나에게 무엇을 말 걸어오는 것인가?


2. 예수께서 우리에게 말한다. “맞은 편 마을로 가 보아라”(2). 당신이 신으로부터 요청받은 가기로 초대한 맞은 편은 내적 여행과 삶에서 어디이며, 거기를 막고 있는 이란 장벽은 무엇인가?

 

3. 다음이 당신의 영혼과 삶에서 일어난다고 상상하고 음미해보라: “제자들은 새끼 나귀를 끌고 예수께 와서 자기들의 겉옷을 그 위에 얹어 놓았다.” 이것을 나는 ...을 가지고 와서 ...예수의 가는 길위에 펼쳐 놓는다로 바꾸어 당시 상황을 지금의 가슴응답으로 한다.

 

4. 다음 상황과 그대의 영혼이 연결되어 있으라. “예수께서 성전 뜰 안으로 들어가 ...쫓아내시며..을 둘러 엎으셨다.”(15). 당신의 영혼의 성전에서는 무엇을 그렇게 예수께서 하셔서 영혼의 치유나 무력감이 없애도록 허락할 수 있겠는가?

 

5. 다음의 질문을 당신 자신의 영혼과 삶에 묻는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들[선택,행동]을 합니까? 누가 권한을 주어서 이런 일들을 합니까?[당신의 의지, 생각, 행동, 선택이 발원되는 터전은 어디서부터 나오는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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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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