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글 수 214

                                                         징조의 출현

 

등산을 하는 여정을 하다보면 수많은 갈래들이 나타나 길을 머뭇거리게 만든다. 여기서는 어느 길일지 찾기 위해 뭔가 신호(sign)가 될 수 있는 것을 주목하게 된다. ‘주목함은 그냥 바라봄과는 다르다. 등산가의 영혼의 의지와 내적인 경향성이 몰입해 있는 상태가 주목하기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방향감각에 대한 간절함이 있다.

 

인생의 여정을 가는 경우에 내가 가는 길이 모호하고 혼란스러우며 때로는 길을 잃거나 막혔다고 생각이 될 때, 추락의 경험이나 상실의 고통에 머물러 있을 때, 혹은 영혼의 어두운 밤을 지나고 있을 때, 우리는 뭔가에 대한 간절함으로 징조를 구한다. 여기에는 영혼의 메마름과 갈증이 고조된 상태에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럴 때 현시/출현이나 돌파(breakthrough;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순간이 있게 된다.

 

그 현시/출현은 모세의 떨기나무불꽃처럼 물리적 공간에서, 혹은 엘리야의 세미한 음성의 들음처럼 내면에 울림으로 혹은 야곱의 하늘사닥다리나 예레미야의 환상(솥가마의 뜨거운 기름)처럼 혹은 오늘의 본문처럼 뭔가 공간의 변형으로 하늘이 열림을 통해 일어난다. 그 현시/출현은 부드럽고 미세한 것부터 두렵고 떨림까지 다양하지만 그 현시/출현의 결과로 그의 인생은 바뀌게 된다. 능동적 자아로 일어나서 가는자로 바뀌는 것이다. 뭔가 명료함을 얻으며 -‘두루 비쳐짐의 경험을 통해- 마음이 열려 나아감의 용기가 일어난다.

 

그리고 그것이 뭔지 모르지만 그 행동이 적절한 것임을 스스로 알게 된다. 왜냐하면 자신을 넘어선 그 무언가에 의해 -천사의 고지- '안내되고 있음(being led by)'을 경험한다. 우주가 자신을 지원하고 있고 전체성이 자신을 안내하고 있다는 사실로 인해 일어나는 현상은 통합하기이다. 영혼의 구유 -아기와 말먹이통, 소중한 것과 추한 것의 역설적인 일치 -가 신성함이 품어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비천함과 거룩함이 서로를 끌어당기며 온전함(wholeness)'이라는 공간 감각이 영혼에 주어지게 된다. 우리는 이것을 영혼의 안전한 공간에 대한 목격자의 경험으로 변형된다고 말할 수 있다. 그 목격자는 현상[구유통]이 존재[신성함의 아기]을 품고 있다/낳는다는 것을 본다

              

그러한 징조의 목격자로서의 확인은 삶의 이야기를 달라지게 한다: ‘사람들은 그 이야기로 신기해하며...,’ 그리고 자신이 듣고 보고 한 실재의 경험이 이제는 천사라는 거룩한 실재와의 연결성안에서 보거나 듣게 되고 찬양하는 영혼의 기쁨이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하늘나라는 성령을 통해 누리는 평화, 정의 그리고 기쁨입니다’(14:17)이고, 이곳으로 자기 생이 돌아가게 된다. 구유(말먹이통)에서 먹히움생존의 논리를 넘어 새 생명으로서 거룩한 영혼의 탄생이 고지된다. 사명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제는 관계의 사랑스러움, 하늘의 영광, 땅에 평화의 공간이 펼쳐진다. 항상은 아닐지라도 이제는 그 가능성에 대한 품음이 있다.이것이 우리로 하여금 힘을 내게 한다.

 

오늘의 본문: 2:8-20

 

* 오늘의 본문을 다시 읽는다. 마음을 열고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수용하면서 성서가 내 삶을 읽도록 허락한다.

 

1.본문의 글중 나에게 생생하게 다가오는 단어, 문장, 정서적 감각, 이미지에 집중한다. 나의 영혼을 흔드는 말걸어옴을 숙고한다. 말씀이 불꽃처럼 혹은 샘물처럼 촉촉이 오는 것을 주목한다. 나에게 무엇을 말 걸어 오는 것인가?

 

2. 자신의 삶에서 징조의 출현에 대한 경험은 어떤 것들이 있었는가? 그것이 일어나기 까지 자신의 이전 상태-삶의 조건, 내적 상태, 관계, 방향 의식 등-는 어떠한 상태였는가? 그 징조의 출현으로 무엇이 자기 생에 변화되었는가?

 

3. 성서의 다음 구절들을 따라가며 묵상하라: ‘밤을 새워가며...’ ‘양떼들을 지키고 있었다’ ‘두루 비치면서 빛이 나타났다’ ‘곧 달려가 보았더니’ ‘과연 아기는 구유에 누워 있었다’ ‘신기하게 생각하였다’ ‘마음 속 깊이 새겨 간직하였다’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이 천사들에게 들은 바와 같았다’ ‘영광을 찬양하며 돌아갔다.’

 

4. 당신은 현재 아직 어떤 영혼/생의 징조에 대해 기다리고 있는가? 이 징조가 나타나기 위해 당신은 다음 3조건이 당신에게 무엇인지 숙고하라: 당신의 삶의 들판, 영혼의 어둠(지새우는 밤) 그리고 당신이 지키고 있는(돌보고 있는) 그 무엇.

 

-----------------------------------------------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설교

- ‘존재는 하느님의 가장 독특한 현존이다’-

 

만물은 하느님 안에서 순수하고 고귀합니다. ...만물은 스스로를 낳습니다. 저마다 자신의 본성을 낳습니다. 피조물은 자신이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자신의 존재를 끔찍이 사랑합니다. 설령 어떤 사람이 지옥의 고통을 영혼에게 가할지라도, 영혼은 여전히 존재하려고 할 것입니다. 이처럼 피조물은 하느님으로부터 직접 받은 자신의 존재를 끔찍이 사랑합니다.”


하느님의 존재가 나의 생명입니다. 나의 생명이 하느님의 존재라면, 하느님의 존재는 나의 존재일 것이고, 하느님의 방법은 나의 방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입니다. ...지혜서에서 우리는 이런 구절을 읽습니다. ‘의로운 자들은 영원히 살 것이다. 그들이 받을 상은 하느님 안에 있다.’”


반면에 하늘의 길은 영원합니다. 그것은 시간에 대하여 아는 것이 없습니다. 이것은 영혼이 순수한 형식의 존재 안에 붙박여 있어야 함을 가리킵니다. 우리를 거스르는 또 다른 것이 있는데, 그것은 자체적으로 대립되는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립이란 무엇입니까? 사랑과 슬픔, 흰색과 검은 색...이러한 것들이 서로 대립 관계에 있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존재 안에서 대립은 영원하지 않습니다....영혼은 일치된 생명에 의해 정화됨으로 맑아집니다.”

엮인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종교개혁 500주년 기독교 평화사역 세미나로의 초대 10월 24일 평화세상 2017-10-13 11826
공지 평화서클교회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신앙 세미나 예고-2017.10.24. 평화세상 2017-09-13 12110
공지 2017 평화서클교회여름피정-"마크네포와 요한기자에 따른 내면작업 워크숍" 2017.7.30(일)-8.1(화) file 평화세상 2017-07-08 13945
공지 「평화성서학세미나」에로의 초대/3월 7일(화)-10일(금) 저녁7시-9시반 (연속 4회) 평화세상 2017-02-12 17527
공지 2016년여름피정-혼란과 상처로부터 정신적·정서적 웰빙을 위한 '돌봄과 회복의 서클' 워크숍 평가와 사진 file 평화세상 2016-08-18 18587
공지 2016년여름피정-혼란과 상처로부터 정신적·정서적 웰빙을 위한 '돌봄과 회복의 서클' 워크숍 평화세상 2016-07-03 18451
공지 서클에서 공간의 마술적인 힘 평화세상 2016-03-21 18476
공지 2016 평화서클교회 여름피정 일정 공지(8/11-8/14) 평화세상 2016-02-29 18707
» 대림절4주: 징조의 출현/마이스터에크하르트 '존재는 하느님의 가장 독특한 현존이다' 평화세상 2015-12-20 19371
공지 대림절2주: 끝에서 하는 시작/마이스터에크하르트 설교 평화세상 2015-12-06 18972
공지 새로움은 어디서 오는가? 외 마크네코 "신에게로 돌아가는 길" 평화세상 2015-01-04 20622
공지 대림절 제 4주 예언과 환희 그리고 복 평화세상 2014-12-21 20225
공지 대림절묵상자료: 평화를 꿈꾸기와 잉태하기 평화세상 2014-12-14 22608
공지 대림절 두번째 묵상자료: 주목하기, 길떠남 & 경배하기 평화세상 2014-12-14 20249
공지 대림첫주일 묵상자료: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평화세상 2014-11-30 20918
공지 11/16 성서본문나눔과 성찰: "결국 드러나는 것은?" 평화세상 2014-11-30 20743
공지 움직이기와 접촉하기 -말씀나눔 자료 평화세상 2014-09-21 21302
공지 분단의 비참함과 장벽의 강고함속에서 원하는 미래로 나아가기 평화세상 2014-08-10 21758
공지 흉측함을통한 신탁 그리고 창조적 변용의 삶 평화세상 2014-07-20 22019
공지 말씀묵상자료: 정체성과 행위, 마크네포-원숭이와 강물 평화세상 2014-07-13 22338
공지 위험을 통한 본질로 들어가기 평화세상 2014-06-15 23447
공지 하나님 나라 및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서 묵상글 평화세상 2014-06-08 24344
공지 일상에서 무제약적인 갱생의 현현 평화세상 2014-06-01 24068
공지 잔치로서 일상과 그 깊이를 맛보기 평화세상 2014-05-25 24154
공지 부활에 대한 성서묵상질문 & 사랑의 눈으로 본다는 것 -마크 네포 평화세상 2014-05-11 25070
공지 의지를 여의기 무를 통해 인성의 고귀함 경험하기 & 하나님이 일하시게 하기 평화세상 2014-05-04 25212
공지 죽음-신앙-부활, 토마스머튼 글 하나 평화세상 2014-04-27 24718
공지 존재로서 하느님, 영혼, 그리고 복 -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평화세상 2014-04-03 25089
공지 두번째 평화영성일일피정-신앙의 내적탐구와 온전한 삶으로 나아가기 평화세상 2014-03-27 24815
공지 평화영성- 밤을 통한 연금술, 메리올리버 "괜찮아" 평화세상 2014-03-23 25298
214 의식변형실습을 위한 요한복음읽기 요10:1-18: 눈뜸에서 속함/일치함으로 평화세상 2018-11-04 38
213 의식변형실습을 위한 요한복음읽기 요10:1-18: 눈뜸에서 속함/일치함으로 평화세상 2018-11-04 41
212 의식변형실습을 위한 요한복음읽기 요9:13-41: 신앙의 근본문제로서 눈뜸 평화세상 2018-11-04 43
211 의식변형실습으로서 요한복음읽기 9:1-12: 인간의 운명과 하느님의 의지 평화세상 2018-10-14 155
210 의식변형실습으로서 요한복음 마음의 묵상 8:1-12: 내면의 성전을 발견하는 길 평화세상 2018-10-07 197
209 의식변형을 위한 요한복음 묵상 8:39-59: 진리는 전통이 아니라 직접성이다 평화세상 2018-09-30 205
208 의식변형실습으로서 요한복음읽기 8:21-38: 이세상에 속하지 않기 평화세상 2018-09-16 272
207 의식변형실습을 위한 요한복음읽기 요8:1-20: 판단을 넘어 증언하기 평화세상 2018-09-09 283
206 의식변형실습으로서 요한복음읽기 7:1-24: 진리의 드러남과 감추임 그리고 이를 분별하기 평화세상 2018-09-09 280
205 의식변형실습을 위한 요한복음읽기 요7:25-52: 그리스도를 안다는 것의 위험성과 장벽들 평화세상 2018-09-09 302
204 의식변형실습으로서 요한복음읽기 6:34-71 무엇이 지금 네가 나를 찾게 만드는가 평화세상 2018-08-12 389
203 의식변형실습으로서 요한복음읽기 6:16-33 흔들리는 터전에서 무제약적 근거를 세우기 평화세상 2018-07-22 500
202 의식의 변형실습으로서 요한복음읽기 6:1-21: 결핍을 넘어서 실재의 풍성함으로 들어가기 평화세상 2018-07-15 546
201 의식변형실습으로서 요한복음읽기5:19-47 진리를 증언하는 삶(let the truth speak to your life) 평화세상 2018-07-08 561
200 의식변형실습으로서 요한복음읽기 5:1-18-누음에서 일어나 걸어가기 평화세상 2018-07-01 619
199 의식변형을 위한 요한복음 묵상 4:1-42: 자신의 삶의 갈증으로 영적인 것에 들어가기 평화세상 2018-06-24 628
198 의식변형을 위한 요한복음 묵상 3:22-36: 앎을 넘기 위한 방편으로 스승과 그 증언을 의지해 나가라 평화세상 2018-06-17 673
197 의식변형실습으로서 요한복음읽기3:1-21 실존의 궁지를 넘어서: 죄인의 판결을 넘어 빛으로 나아가기 평화세상 2018-06-10 721
196 의식변형실습으로서 요한복음읽기 2:1-12: 삶의 목적은 기쁨과 풍성함으로의 초대이다 평화세상 2018-06-10 710
195 의식변형실습으로서 요한복음읽기 2:13-25: 너의 마음의 성전을 허물라 그리고 다시 세우라 평화세상 2018-06-03 785
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