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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은 어디서 오는가?

 

새로움은 단순한 앎에서 아닌 실존적 경험의 것이다. 그래서 아브라함의 경우 본토(터전), 친척(관계) 그리고 아비(익숙한 전통)에로부터 거리두기와 장차보여줄 땅이라는 미지의 것에로 향함이라는 출발로 새로움을 향한 탐색이 일어난다. 바울의 경우 그것은 더욱 구체화되어 삶에서 충동이라는 육정과 옳고그름의 판단이라는 율법으로부터 일상에서 능력으로서 자유라는 인간화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신성화(영광됨)에 대한 것으로부터 새로움을 경험한다. 그 둘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본질적인 것에 대한 예리한 감각이고 이것이 새로움을 가능하게 한다고 믿은 것 같다.

요즘처럼 보수적인 기독교인외에는 신앙이 현실적인 문제나 삶의 현실에 아무런 접촉점이나 가이드를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 - 이것은 비폭력실천가들에게도 해당된다 - 과연 신앙이 자기 삶에 무엇을 가능하게 하는지 묻게 되는 이유이다. 새로움을 어디서 얻는가? 어떤 방식으로? 그리고 신앙은 이에 대해 중요한 원천(혹은 참조reference)이 아직도 되고 있는가?

 

 

 

<2015.1.4일 말씀 묵상> 12:1-4; 고후3:17-18; 5:13-14;6:14-16

 

 

1. 성서 텍스트를 천천히 읽으며 단어가 풍기는 정서적 힘과 에너지 그리고 이미지를 받아들인다. 이를 위해 천천히 읽어가며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단어나 문장을 받아들여서 말하도록 자신의 가슴에 빈 공간을 허락한다.

 

2. 당신의 삶이 하나의 여정이고, 새해가 또 하나의 출발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에서 무엇으로 가기를 진실로 원하는가? ‘고향(터전)/친척(관계)/아비(전통)’의 떠남과 장차 보여줄 땅으로 가기는 당신의 삶에는 무엇으로 다가오고 이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가?

 

3. 인간화(자유로움)과 신성화(성령에 의한 영광스러운 상태)는 역설적이지만 하나로 꿰뚫어진다(혹은 서로를 보완하거나 서로를 필요로 한다). 온전한 자아/삶을 위해 이건 얼마나 당신에게 도전하며, 지금의 당신의 삶의 여정에서 어떻게 다가오는가?

 

4. 당신에게 신앙은 대체 어떤 본질에로의 돌파라는 살아있는 경험을 가져오고 있는가? 신앙과 삶이 그런 경험을 가져오도록 무엇을 해볼 수 있는가? 무엇이 본질 -바울에게는 세상에 대해 죽음혹은 새로운 사람’-에 대한 감각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겠는가? 금년에는 어떤 선택과 가능성이 당신에게 가능한가?



신에게로 돌아가는 길

마크 네포

자각은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게 아니다.

늘 있었던 것으로 돌아가는 길고 험난한 과정이다.

- 헬렌 누크 Helen Luke-

 

 

사람은 누구나 방해받지 않는 자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기대와 후회로부터 자유로운 자리, 야망과 당혹감에서 자유로운 자리, 두려움과 걱정에서 자유로운 자리, 맨 처음 신의 손길을 느낀 축복의 근원적인 자리, 평화는 이 축복의 자리에서 흘러나온다. 심리학자들은 이 자리를 정신psyche이라 하고, 신학자들은 혼이라 한다. 융은 이 자리를 무의식의 자리라고 해고, 힌두교의 스승들은 진아Atman, 불교도들은 법Dharma, 릴케는 내성Inwardness, 수피들은 마음Qalb, 예수는 사랑의 중심 자리라고 했다.

이 내성의 자리를 아는 것이 우리가 누구인지를 깨닫는 것이다. 정체성을 밝히는 표면적인 지표들로는 이 자리를 알 수 없다. 직장이나 옷, 지위도 마찬가지다. 무한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느끼고 그 안에 머물러야 자기의 본질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이 누구인지는 평생이 걸려도 알기 힘들다.

되어감becoming은 본질적으로 자신의 근원적인 자리를 끊임없이 덮어 가리는 일인 반면, 존재being는 본질적이지 않은 것을 끊임없이 깎아내는 것이다. 우리는 둘 사이의 지속적인 긴장 속에서 살아간다. 갈수록 더럽혀지거나 막에 뒤덮이다가도 다시 고갱이 속의 청정한 축복의 자리로 돌아간다. 막이 닳아 없어지면, 선사들이 말하는 깨달음의 순간에 이른다. 완전함의 순간, 득도의 순간, 안과 밖이 만나는 순전한 살아 있음의 순간, 존재가 온전해지는 순간, 완전한 합일의 순간을 만난다.

모든 치유와 교육의 목적은 오로지 하나다. 문화나 기억, 정신, 종교적 학습이나 과거의 상흔, 억지스러운 이론 등이 만들어낸 막을 거두어 내고, 시간을 초월한 축복의 자리를 복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오로지 하나뿐이다. 본래의 중심을 발견하고 회복해서 이 자리에 머무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막이 두터워지면 가슴은 죽은 듯 굳어버린다. 하지만 사랑을 통해서든 고통을 통해서든 본래의 자리를 회복하면, 지식이 아닌 지혜로 신에게 돌아가는 길을 되찾을 수 있다.

언제나 시작되는 여정

본질적인 것을 추구하다 보면

우리 자신이 본질적인 존재가 된다. 마크 네포

 

사랑과 의심, 믿음, 혼란, 평화, 지혜, 열정 같은 가장 깊은 것들은 왜 손에 잡히지 않는지 나는 언제나 의아했다. 이것들은 어디에 있을까? 과일처럼 손에 질 수도, 성스러운 책의 책장처럼 무릎 위에 올려놓고 넘겨볼 수도 없다. 그런데도 이것들은 삶을 형성한다. 모든 신성한 지혜가 전하는 신비도 언제나 말할 가치가 있는 것은 오로지 말할 수 없는 것뿐이라는 점이다.

우리의 삶은 이 지혜를 한 알 한 알 주워 모아, 이해하고 표현하고 나누려 노력하다가 드디어 스스로 지혜의 한 부분이 되어가는 일일지도 모른다. 이런 깨달음은 우리를 겸허하게 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성숙을 넘어 고요 자체가 되게 한다. 이 고요는 저항을 접고 온몸을 드러내는 돌처럼 숨 쉰다.

이 아픈 역설은 삶의 신비를 너무 많이 드러내지 않으려는 자연의 보호장치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우리는 오랜 삶의 시간들을 통해 말을 거부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소중한 몇 마디를 짜내고, 고통을 겪어내며 기쁨으로 반짝인다. 그러면서 앎이 늘어가는 만큼 말을 줄이고 세상과 하나가 된다.

그러다 생이 끝나면 아이러니컬하게도 중요한 것들을 말할 수 있게 된 순간에 말할 수 있는 힘을 잃고 만다. 그렇다고 우리가 말하려던 것들이 적어지는 것도 아니다. 소리의 끝이 언제나 침묵이라고 해서 음악이 우리의 영혼에 덜 중요한 것은 아닌 것처럼 말이다.

삶을 경험할수록 표면화할 수 있는 것들은 줄어드는 것 같다. 미니 할머니가 아흔 넷이었을 때 찾아갔던 일이 생각난다. 나는 할머니가 소녀였던 1912년 미국으로 올 때 타고 왔던 증기선 승선권을 발견했다. 이것은 할머니의 결혼 전 성이었지만 미국에서는 한 번도 쓴 적이 없었다.

나는 이 노란 표를 할머니의 손에 쥐어주었다. 그러자 할머니의 눈이 동그래지면서, 가슴 깊이 살아 있던 크고 오래된 물고기가 표면 근처로 헤엄쳐 올라와 80년 동안이나 잠잠하던 물을 휘젓는 게 느껴졌다. 침묵 속에서 평생의 경험들이 우리 사이를 스쳐지나갔다. 할머니가 몸을 부르르 떨면서 기침하더니 키득거리며 말했다.

내가 이민자라는 것도 잊고 있었어.”

여기에 슬픈 것은 하나도 없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과 하나가 돼야 한다는 사실이 부가피하고 성스러운 일처럼 느껴질 뿐이다. 처음에는 사랑을 알고 싶어하고 오래 살기를 갈망하지만, 우리는 곧 사랑 그 자체가 된다. 신을 알고 싶어 하고 충분히 오래 고통받다가 드디어 신과 하나가 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가슴이 내면으로부터 확장되면, 우리의 살갗은 얇아진다. 우리는 다시 근본적인 어떤 것이 되어, 또 다른 한 알의 지혜를 찾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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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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