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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대림첫주일 묵상: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교회력으로 대림절은 평화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는 절기이다. 또한 이는 교회력으로는 시작이 된다. 세상의 달력이 끝을 향해 나아갈 때 교회력이 시작을 알리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그리고 그 시작은 기다림으로부터 온다.

  

누가복음기자는 자신의 신앙공동체에서 샬롬의 통치의 개시자인 그리스도의 탄생의 고지에 관해 매우 놀라운 선언을 한다. 그것은 지배의 정치적 상황속에서 끝장난 자-늙은이-의 사적인 이야기를 통해 하늘의 일(하느님과 관련된 행동)과 공적인 일(지배체제의 해체와 저항에 관한 일)에 연결을 하고 있다. 꿈쩍 안하는 기존 지배체제에 균열을 일으키는 지극히 사적이고 개인적인 나비효과의 파동이 우리 삶에 어떻게 일어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것은 고위관리-데오필로-에게 보내는 부드러운 보고서 형식을 갖춘 공적인 기록(official discourse)처럼 제시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체제변혁의 숨은 기록(hidden discourse)가 숨어있는 이중 메시지를 담고 있다. 밖에 있는 이에게는 안전하게 자신을 보호하고 의도를 숨기지만, 안에 있는 이들에게는 그 숨은 의도에 이해 도전과 통찰을 받게 하는 글인 셈이다.

  

끝장 난 이의 이야기를 통해 아직 끝나지 않음을, 소망이 끊겨진 불가능한 일이 어떻게 점화될 수 있는 지를, 자신의 개인적 사건에 어떻게 하늘의 공무가 연결되어 있는 지를 살피고, 언제나 하늘의 일은 개인의 사적인 일에 기대하지 않을 때 습격해 들어오고 있음을 언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당황하여 물을 수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성서는 말한다. 그대의 사적인 일이 하늘과 맞닿아 있을 때, 그대의 간절한 품음의 내용이 하느님의 것에 연결될 때 섭리는 일어날 수 밖에 없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안 되는 것이 없다

  

현대과학에서 혼돈은 새로운 질서를 잉태한다. 무한히 작은 양자와 같은 작은 성실성이 거대한 혼돈(지배체제)속에서 요동을 치고 그것이 반복을 하게 될 때 기묘한 끌개로 작동되면서 프랙털의 무한한 자기생성의 변화가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나비의 움직임이 폭풍우로 변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에게 신비는 신이 인간의 몸을 입었다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끝장난 몸이면서 끝장내지 못한 꿈을 꿀 수 있는가이다. 그것도 한 공동체가 그런 사적인 일을 통해 하늘의 징조로 알아차리고 자신들의 인생을 거기에 걸 수 있는가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어떻게 이런 불가능한 일이 지금의 우리 삶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는가?

 

성서본문: 1: 1-37

1. 존경하는 데오필로님, 우리들 사이에서 일어난 그 일들을 글로 엮는 데 손을 댄 사람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2.그들이 쓴 것은 처음부터 직접 눈으로 보고 말씀을 전파한 사람들이 우리에게 전해 준 사실 그대로입니다.

3.저 역시 이 모든 일들을 처음부터 자세히 조사해 둔 바 있으므로 그것을 순서대로 정리하여 각하께 써서 보내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4.그러하오니 이 글을 보시고 이미 듣고 배우신 것들이 틀림없는 사실이라는 것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5.헤로데가 유다의 왕이었을 때에 아비야 조에 속하는 사제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 이름은 즈가리야였고 그의 아내는 사제 아론의 후예로서 이름은 엘리사벳이었다.

6.이 부부는 다 같이 주님의 모든 계명과 규율을 어김없이 지키며 하느님 앞에서 의롭게 살았다.

7.그런데 그들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엘리사벳은 원래 아기를 낳지 못하는 여자인데다가 이제는 내외가 다 나이가 많았다.

8.어느 날 즈가리야는 자기 조의 차례가 되어 하느님 앞에서 사제 직분을 이행하게 되었다.

9.사제들의 관례에 따라 주님의 성소에 들어가 분향할 사람을 제비뽑아 정하였는데 즈가리야가 뽑혀 그 일을 맡게 되었다.

10.안에서 즈가리야가 분향하고 있는 동안 밖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11.그 때에 주님의 천사가 즈가리야에게 나타나 분향 제단 오른쪽에 서 있었다.

12.이것을 본 즈가리야는 몹시 당황하여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13.그 때에 천사가 이렇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즈가리야. 하느님께서 네 간구를 들어주셨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아들을 낳을 터이니 아기의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

14.너도 기뻐하고 즐거워할 터이지만, 많은 사람이 또한 그의 탄생을 기뻐할 것이다.

15.그는 주님 보시기에 훌륭한 인물이 되겠기 때문이다. 그는 포도주나 그 밖의 어떤 술도 마시지 않겠고 어머니 태중에서부터 성령을 가득히 받을 것이며

16.많은 이스라엘 백성을 그들의 주 하느님의 품으로 다시 데려올 것이다.

17.그가 바로 엘리야의 정신과 능력을 가지고 주님보다 먼저 올 사람이다. 그는 아비와 자식을 화해시키고 거역하는 자들에게 올바른 생각을 하게 하여 주님을 맞아들일 만한 백성이 되도록 준비할 것이다."

18.이 말을 들은 즈가리야가 "저는 늙은이입니다. 제 아내도 나이가 많습니다. 무엇을 보고 그런 일을 믿으라는 말씀입니까?" 하고 말하자

19.천사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나는 하느님을 모시는 시종 가브리엘이다. 이 기쁜 소식을 전하라는 분부를 받들고 너에게 와 일러주었는데,

20.때가 오면 이루어질 내 말을 믿지 않았으니 이 일이 이루어지는 날까지 너는 벙어리가 되어 말을 못하게 될 것이다."

21.그러는 동안 사람들은 즈가리야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가 성소 안에 오랫동안 머물고 있으므로 이상하게 여겼다.

22.드디어 그가 밖으로 나왔으나 말을 못하는 것을 보고 그들은 즈가리야가 성소에서 무슨 신비로운 것을 보았음을 알게 되었다. 벙어리가 된 즈가리야는 말을 못하고 손짓으로 시늉만 할 뿐이었다.

23.즈가리야는 사제 당번의 기간이 끝나서 집으로 돌아왔다.

24.그 뒤에 그의 아내 엘리사벳은 아기를 가지게 되어 다섯 달 동안 들어앉아 있으면서

25."마침내 주님께서 나를 이렇게 도와주셔서 나도 이제는 사람들 앞에 부끄럽지 않게 되었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26.엘리사벳이 아기를 가진 지 여섯 달이 되었을 때에 하느님께서는 천사 가브리엘을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동네로 보내시어

27.다윗 가문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28.천사는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은총을 가득히 받은 이여, 기뻐하여라. 주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하고 인사하였다.

29.마리아는 몹시 당황하며 도대체 그 인사말이 무슨 뜻일까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30.그러자 천사는 다시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 너는 하느님의 은총을 받았다.

31.이제 아기를 가져 아들을 낳을 터이니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32.그 아기는 위대한 분이 되어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이라 불릴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에게 조상 다윗의 왕위를 주시어

33.야곱의 후손을 영원히 다스리는 왕이 되겠고 그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하고 일러주었다.

34.이 말을 듣고 마리아가 "이 몸은 처녀입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자

35.천사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성령이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감싸주실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나실 그 거룩한 아기를 하느님의 아들이라 부르게 될 것이다.

36.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아기를 낳지 못하는 여자라고들 하였지만, 그 늙은 나이에도 아기를 가진 지가 벌써 여섯 달이나 되었다.

37.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안 되는 것이 없다."

 

성서본문 묵상:

 

1. 심신을 고르고 편안히 한다. 깊이 숨을 몇 회 천천히 들이마시고 내쉰다. 가장 편안하고 고요한 상태가 되었을 때 다시 홀로 성서의 본문을 천천히 읽어내려간다. 다가오는 본문이 있으면 소가 되새김을 하듯 그 문장에 머물러 있는다. 그리고 다시 천천히 다음을 읽어내려간다. 그렇게 본문을 만나라. 아니 본문이 그대를 만나게 하라. 무슨 생각이 떠오르는지를 성찰한다.

 

 

2. 정치적인 사건 (“헤로데가 유다의 왕이었을 때”)과 상황에서 사적이고 개인적인 일에서 하늘의 일이 고지된다. 변하지 않는 구조적 억압 체제속에서 지극히 작은 사적인 일에서 새로운 그 무언가가 꿈틀거린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3. 인생에서 끝장 난 이 (늙은이부부-즈가랴와 엘리사벳 )로부터 새로운 소식(복음)이 시작된다. 끝장난 이이지만 끝장내지 못하고 품고 있는 것을 통해 일어난다. 끝장난 개인이 품고있는, 그리고 개인의 사적인 것이지만 그것이 공적인 것에 연결되어 있는 그 품고있는 것 -개인의 진실성과 전체성이 연결되어 있는 것-을 통해 무언가가 일어난다고 성서는 증언한다. 나에게는 품고있는, 끝장낼 수 없는 기다리는 그것은 무엇인가? 아니, 그것이 존재하는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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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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