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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에 속하지 않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본문: 8:21-38

 

자신의 내면이 어둡고 번민이 생기며, 타인과의 관계가 어긋나고 화가 나며, 삶이 혼란스럽고 여러 것들로 부딪쳐 와서 상처를 주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을 때 우리가 이로부터 안전함의 공간을 확보하고 더 나아가서 자유로움이라는 활동을 만끽하는 내적·외적인 경지를 얻는다는 것은 가능한 것일까? 아마도 대다수는 우리에게 보여지는 현실이 그렇지 못하기에 그런 이상은 불가능한 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요한기자는 자신의 신앙공동체와 더불어 그러한 것들에 대해 이미 앞서 여러 기적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문제를 탐색해 들어가고 있었다. 예를 들면, 기쁨의 끊김(가나혼인잔치), 내면의 고뇌(니고데모), 의미의 상실과 정신적 갈증(사마리아여인), 질병으로부터 오는 절망(베짜타못가환자), 결핍과 허기짐(빈들의 오천명), 환경의 두려움(호숫가의 광풍), 거룩함이 오히려 고발자가 됨(간음한 여인) 등이 그것들이다. 우리가 만나는 실존적 한계상황들의 전개속에서 그것이 끝이 아닌 그 어떤 대안의 가능성(예수는 위로부터 보내신 하느님의 실재)을 제시한다.

그렇지만 이것들이 그대로 반갑게 수용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의 말은 불편함을 자아내고,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제자들을 떠나게 만들고, 결국은 죽이려는 사람들까지 불러들이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었다(우리 삶이 이렇게 간절히 바라는 것이 실제로 가능하다고 할 때, 오히려 못마땅해하고, 불편해지며 거부하고 저항한다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는 점에서 예수의 말은 우리의 숨은 관행을 들춰내는 불편함을 준다는 점에서 위험과 위기를 경험하게 만든다. 이것은 언제나 살아있는 큰 경종이다).

요한이 제기한 우리의 실존적 궁지는 무엇인지 오늘의 본문안에서만 확인해도 중요한 것들이 드러난다. 첫째는 자기 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죽는다’(22,24)는 것이다. 여기서 죄란 하마르티아 곧 목표를 화살이 벗어남이란 뜻이다. 자기 삶에 대한 목표를 확인하지 못하고 죽음으로 끝난다.자기 삶에 대한 주어진 본성과 천명대로 살아보지 못하는 것이다. 한번도 살아보지 못하고 죽음을 연습하며 죽음으로 끝난다. 이것이 그가 말한 죄의 노예의 상태이다.

둘째는 이 세상에 속해 있음’(23)의 상태이다. 시간의 한계와 공간의 중력과 무게로부터 벗어나 본 적이 없다. 과거라는 결핍과 두려움의 기억과 미래의 불안이라는 시간과 현재의 억압이라는 세상적임(secularity)은 원래 거룩함의 감각을 잃은 것을 의미한다. 은총이라는 시간과 공간의 중력을 넘어선 상태(시몬느베이유)의 상실이 그것이다.

셋째는 자기가 있는 집에서 끝내 살 수 없는’(35)의 상태이다. 집은 땅과 연결되어 있음과 자기자신이 수용되고 뭔가 창조할 수 있는 두려움없는 공간을 말한다. 거해서 쉴 수 있는 집(home)을 상실한 존재는 결국 주인(author)가 되지 못해서 스스로 형성하는 자유로운 실존(author-izing existence)을 박탈당한다.

예수가 말한 이 세 가지는 점차 상대방을 끌어당기며 우리의 실존적 궁지에로 내몬다. 내면에서 의미와 목표의 상실로 인해 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탄생과 죽음의 사이클에서 자기 일생이 마감된다. 그렇게 되면 세상이라는 주변 환경이 나를 지배하게 된다. ‘이 세상에 속한인생이 되어 보이는 현실에 따라 보이는 것을 말하고 그 안에서 의식하며 그 의식으로 예측하고 투사하여 보이는 현실을 그대로 재복제하여 그것을 강화한다. 초월 혹은 은총의 경험이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결국은 거주할 을 잃어버린다. 이것은 영혼이 거하는 공간의 상실을 말한다. 낯설은 것들이 자신을 지배하면서 자기의 본래적인 것의 드러남이라는 집(home)을 상실한 떠도는 자로 전락한다. 집은 안식 곧 아무 것도 안하고 관계를 맺거나 힘을 얻는 공간인데 그 집을 잃는다는 것은 계속적인 노력과 해야 할 일로 채워진 일터나 계속 움직여 나가는 여행자로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예수는 우리의 실존적인 궁지에 대해 다른 대안의 가능성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가는 곳곧 위로부터 왔기에 위로 가는 삶에 대해 말한다. 태어나서 죽는 것이 아니라 위로부터 와서 위로 가는 존재로서의 삶이다. 그 위는 보내신 분(아버지)과의 본래적 관계를 뜻한다. 이것이 죄에서 벗어남세상에 속하지 않음의 비밀이다. 위는 공간의 거리가 아니라 실존의 차원을 말하는 것으로 그 위에 계신 분은 나를 보내신 분이기도 하고 내가 돌아가야 뵈어야 할 분이다. 왜냐면 그분은 참되시기’(26) 때문이다. 그 참됨이란 실재로 있는 것(“what-is-real”)과 진정한 것(“what-is-true”)의 차원이다. 그 위와 그곳에 계신 아버지는 실재하고 진정하다. 그리고 목표와 의미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죄에 빠지지도 세상에 속하지도 않을 수 있다.

더 나아가 우리는 그분과의 하나됨(unity), 곧 실존의 개별성으로는 다르지만 마음의 연결에서는 하나됨을 통해 우리는 개별성이 아닌 사람의 아들높이 들어 올려진’(28)이후에야 우리는 자신이 진실로 누구인지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게 된다. 세상을 벗어난 후에야 자신의 정체성과 하는 일이 아무것도 내 마음대로 하지 않고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것만 말하고 있다는 것”(28)나를 보내신 분은 나와 함께 계시고 나를 혼자 버려두시지 않는다. 나는 언제나 아버지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29) 이러한 올리워짐과 함께 있음의 자각이 영원한 생명의 본질이다. 세상에 있되 세상에 있지 않고 들리워 올려져 아버지와 함께 거하는 상태 그리고 아버지의 기쁨이 내가 행동할 때 공명되며 일이 아버지의 기쁨과 조율되어 퍼지면서 영원한 생명은 추상이 아니라 그대로 실재(reality)로서 존재-인식-행동에 일관되게 작동한다.

이 메시지를 깊이 이해하고 이에 연결되어 산다면 너희는 진리를 알게 될 것이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32). 그러한 진리라는 실재가 나라는 몸의 개별성을 떠난 아버지와의 관계성안에서의 삶의 인식으로 작동한다면 그대는 이제 노예가 아니라 자유인으로서 이 세상에서도 집을 얻는다. 그 자유인은 영원히 그 집에서 살 수 있는’(35) 존재력과 삶의 중심을 얻는다. 자신의 아들됨(자녀됨)의 본성적 일치가 품어져 나오는 존재력인 자유가 펼쳐지므로 가는 곳마다 집이고 그래서 영원히 집에 거하게 되어 세상의 지배를 더 이상 받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두 가지에 있어서 존재와 인식 그리고 행동이 일치하고 일관성의 힘을 얻기 때문이다. 그 하나는 존재(being)로서 나를 보내신 분은 나와 함께 계시고 나를 혼자 버려두시지는 않는다.” 또 하나는 행위(doing)로서 나는 언제나 아버지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자기 존재가 거룩함의 감각(아버지가 함께 하시는 공동존재성)을 찾고 행하는 것에 나를 넘어선 초월의 기쁨이 계속적으로 출현하기에 내가 있는 곳마다, 하는 것마다 드러나는 것은 (아버지)’이다. 이렇게 인식하는 것(아버지와 함께 있음의 실존적 상태)과 행하는 것에서의 기쁨은 결국 존재하는 것의 실재(아버지)를 가리킨다. 나의 인식과 행위는 존재 이후에 온다. 존재가 내 앎과 행동에 대해 우선적이다. 치유는 여기에 있다. 나의 실패, 어긋남, 좌절이라는 행위영역은 실재가 아니고 존재가 실재이며 이 존재는 나의 인식과 행위 앞에 시작 전에 이미 있다. 있음의 선재성(내가 태어나기 전에 있음)이 우리를 살린다. 우리는 이미 완전함으로부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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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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