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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성의 체험과 개별성의 착각

존 카밧진

 

 

당신은 개를 여러 번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과연 개를 보았을 때 도대체 무엇을 보고 개라고 하는가? 개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개란 정말로 불가사의한 동물이라는 생각이 든다...아이들은 언제나 사물을 볼 때 처음보는 듯 신기해 한다.... 어른들은 자신의 눈을 통해서라기보다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통해 사물을 보려고 한다. 우리의 생각은 신선한 눈으로 사물을 보는 데 베일의 역할을 한다. 눈에 들어온 사물을 마음속에 이미 갖고 있는 어떤 생각이란 카테고리에 묶어 재빨리 그것을 개라고 판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재빠른 마음의 움직임은 눈앞에 나타난 완전하 의미의 개로 보게 하는 데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 이러한 마음은 우리의 뇌에서 라는 신호로 재빨리 처리되도록 하고 이어 개라는 지각과 생각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

어떤 사물이나 사건 혹은 과정이든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볼 수 있다. 개는 단지 개다. 한편으로는 개에게 특별한 것은 없다. 동시에 개는 매우 놀랍고 신비하다. 이것은 모두 당신이 개를 보는 방식에 달려있다. 우리는 개가 평범한 동시에 비범하다고 말할 수 있다. 당신이 개를 보는 방식을 바꾸었을 때 개가 변화하는 것이 아니다. 개는 언제나 그대로다. 이것이 개, , , 바다 등이 위대한 스승이 될 수 있는 이유다. 이것들은 당신 자신의 마음을 반영한다. 변화하는 것은 당신의 마음이다.

  

당신의 마음이 변화할 때 새로운 가능성이 드러난다. 사실 당신이 사물을 동시에 서로 다른 수준에서 볼 수 있으면, 즉 개별성과 분리성뿐만 아니라 충만함과 연결성을 함께 볼 수 있으면, 모든 것은 변화한다. 당신의 사고의 지평선이 확장된다. 이것은 심오한 자유의 경험이 될 수 있다. 이것은 당신 자신의 제한된 선입관 너머로 당신을 데려갈 수 있다. 이것은 사물을 좀 더 큰 조망으로 보게 한다. 이렇게 되면 분명히 당신이 개를 보는 방식도 달라질 것이다.

  

명상하는 방법이 공식명상 수련법이든 또는 비공식 명상법이든 마음챙김의 렌즈를 통해 사물을 관찰하면 지각의 틀이 바뀌기 때문에 새로운 방식으로 사물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 일상적으로 경험하던 세계가 갑자기 특이한 세계로 바뀌게 된다. 이것은 일상적인 것이 멈춘다는 의미는 아니다. 각각은 여전히 그대로이다. 단지 당신이 사물을 좀 더 온전히 본다는 것이다.

  

...걷기가 또 다른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걸을 수 없게 되었다면 그때서야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고귀하고 신기한가를 알게 될 것이다. 걷는다는 것은 정말로 신기한 능력이다. 이와 똑같은 예로 사물을 보는 것, 말하는 것, 생각하는 것, 호흡하는 것, 침대에서 옆으로 드러눕는 것과 같은 매우 단순한 신체활동조차도 조금만 주목하면 참으로 신기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심장, 뇌 그리고 그 밖의 신경계통은 또한 어떠할까? 이들 기관들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을 때 이들 기관의 기능에 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만약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면 어떻게 생각했는가? 언제나 비슷한 일상적인 것으로 생각되었는가? 아니면 매우 훌륭한 것으로 생각되었는가? 사물을 보는 눈의 능력이나 소리를 듣는 귀의 능력이나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팔다리의 능력이나 서 있을 때 몸 전체의 균형을 잡아주는 다리의 능력에 대해 자세히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이러한 능력들은 참으로 놀랄만큼 정밀하게 작용하고 있다. 우리 인간의 건강은 감각계통, 근육계통, 신경계통, 그리고 세포와 조직들의 통합된 기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의 신체가 가지고 있는 이 놀라운 기능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거나 무시하고 있었다. 우리의 몸은 하나의 우주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 신체는 수십조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세포 내부에는 전체로서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통제 기능이 본유적으로 갖추어져 있다. 한마디로 말해 우리의 신체는 본질적으로 자기조직력(self-organizing)과 자기치유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신체를 구성하는 모든 부분들은 피드백 고리에 의해 서로 연결되어 체내의 균형이 유지된다. 예를 들어, 달리기를 한다거나 계단을 오르려고 할 때 심장은 자동적으로 보다 많은 혈액을 몸쪽으로 밀어내어 근육이 더 잘 활동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산소를 공급해 준다. 이러한 과잉 운동이 끝나면 심장박동은 휴식상태의 수준으로 되돌아오고 근육도 쉬게 되므로 정상상태로 회복된다. 한편, 운동을 하면 그 동안 다량의 열이 발생하고 그 결과로 땀을 흘리게 된다. 땀은 체온을 정상상태로 내리는 역할을 해준다.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목마름을 느끼고 물이 마시고 싶어진다. 이 모든 과정은 피드백 고리를 통해 작용하는 상호연결된 조절과정에 의한다.

  

이와 같은 상호연결성은 살아 있는 생명체 내에 본유적으로 갖추어져 있다. 피부가 상처를 받게 되면 생화학적 신호가 나와 응혈과정이 작용하여 출혈을 막고 상처를 치유하게 된다. 신체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와 같은 미생물에 의해 감염되면 면역체계가 작용하여 미생물을 격퇴시켜 버림으로서 더 이상 작용을 못하게 한다. 만약 세포들 가운데 어떤 세포가 피드백 기능을 상실하여 세포성장을 통제하지 못해 암에 걸리면 면역체계는 자연살상세포라고 부르는 특수한 형태의 임파구를 동원한다. 이 살상세포는 세포의 표면구조의 변화를 인지하여 암에 걸린 세포를 찾아내고 이 암세포가 다른 세포에 손상을 야기하기 전에 미리 파괴해 버린다.

  

세포의 분자 수준에서부터 보다 거대한 조직 수준이나 전체 유기체의 기능 수준에 이르기까지 신체의 모든 조직은 각기 다른 조직과 서로 연결되어 있고, 이 조직들 사이를 연결하는 정보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 이와 같은 조직의 연결에 의해 신체는 기능하고 있다. 신경계가 신체의 모든 기관의 기능을 모니터하고 조절하는데 사용하는 놀라운 상호연결망, 호르몬선과 신경계 자체에서 방출되어 혈액과 신경을 통해 몸 전체의 목표부위에 화학적 정보를 전달하는 무수히 많은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 그리고 며 가지 유형의 특수한 면역세포들은 신체 내의 이러한 정보흐름을 조직화하고 조절하는 데 매우 중요하고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여 우리로 하여금 통합되고 일관성 있고 전체적인 존재로 기능할 수 있게 해준다.

  

이처럼 연결성이 신체적 통합과 건강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이라면 이것은 심리적 및 사회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갖고 있는 감각기구들은 외적 현실뿐만 아니라 신체 내의 상태들을 연결시키는 기능도 한다. 이 감각기구들이 우리들에게 외부환경이나 다른 사람들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줌으로서 우리는 이 정보를 통해 외부세계에 대한 일관성 있는 인상을 만들어낼 수 있고, 이 인상을 통해 외부로부터의 정보를 자신의 심리적 공간속으로 받아들여 처리한다. 그 결과로 우리는 무언가 새롭게 배우기도 하고, 기억하기도 하고, 이유를 달기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일관성 있는 인상이 없다면 우리는 외부 세계에 대하여 반응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조차도 알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신체조정 속에는 신체적 질서로부터 파생하는 심리적 질서까지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우리 존재의 어느 개별 수준에 있어서도 각자는 전체를 갖추고 있으며 이 전체는 보다 큰 전체 속에 포함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상호연결망은 한 개인의 심리적 자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하나의 개별적 인간으로서 전체성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동시에 사회라는 보다 큰 전체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가족이나 친구나 친지와 연결되어 있고 나아가 사회나 인류 전체 그리고 지구라는 혹성과도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감각과 감정을 통해 나 자신이 외부세계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과학적 증거나 추리와 같은 방법을 통하여 알게 된 보다 큰 자연의 패턴이나 주기들과도 밀접한 연결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몇 가지 더 언급해 본다면 우리는 치명적인 자외선을 차단시켜 주는 대기중의 오존층에 의해 보호되고 있으며, 호흡에 필요한 산소는 숲이나 바다가 재생시켜 주며, 대기중 이산화탄소의 참유량이 일정한 수준으로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지구의 기온을 일정한 범위 안에서 안정시켜 준다. 가이아 가설이라는 과학적 견해에 따르면 지구 전체는 하나의 자기통제력을 가진 생명체다. 가이아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지구의 여신이란 이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가설은 인간이란 생명체는 지구 자체와 서로 연결되어 있고 또한 서로 관련되어 있다고 보는 견해로 분명한 과학적 근거에 의해 뒷받침된다. 전 세계를 통해 과거부터 잘 계승되어 온 전통적 문화권에서는 이런 견해가 잘 지켜지고 있다.

  

개별성과 단편성에 더해서 상호연결성과 전체성을 지각하는 능력은 마음챙김 수행을 통해 개발될 수 있다. 사물을 볼 때, 우리는 이미 갖고 있는 어떤 특정한 방식의 습관에 따라 별다른 주의를 하지 않고 평소와 같은 방식으로 사물을 본다. 또한 세상의 모든 사물이나 자신에 대한 생각도 어릴 때부터 몸에 익혀 온 편견이나 신념 또는 선호에 따른다. 그러나 사물을 어떤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보려면, 다시 말해 본질적인 전체성과 내적 연결성으로 지각하려면 우리는 평소의 틀에 박힌 생각을 거두어들이고 새로운 견해로 사물을 보고 이에 접근해 가는 방법을 학습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

체계를 전체적으로 보지 못하면 새로운 견해나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을 보지 못하게 된다. 비록 열심히 한다고 해도 잘못된 선택이나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해서는 실마리를 찾기는커녕, 사태를 보다 악화시키고 해결하고자 하는 의욕마저 없어지게 된다. 그래서 이러한 경험은 욕구불만이나 불안감을 파생시키고, 자신감이 흔들리게 되면서 문제해결 능력은 더욱 손상된다. 이렇게 자기 능력을 의심하게 되면 이것이 자성예언(self-fullfilling prophecy)이 되어 스스로의 삶을 지배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스스로 설정한 사고과정에 따라 자신의 한계를 미리 설정하게 된다. 이 한계에 사로잡히면 한 치 바깥도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매일매일 자신의 내면적 대화 내용이나 신념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면 이 대화와 신념이 주어진 상황을 헤쳐나아가는 데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알 수 있다. 만약 마음챙김 명상훈련을 하지 않으면 자신에 관한 생각이나 신념에 관한 문제가 언급될 때 객관적으로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내면적 대화가 초연해지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어떤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새로 학습해야 한다거나, 새로 기계장비를 조립해야 한다거나, 낯선 사람들 앞에 나서서 연설을 해야 되는 경우, “나는 그런 것을 잘 할 수 없는데라고 말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하자. 이런 경우 하나만은 분명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나는 그것을 절대로 잘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미리 갖고 있다는 점이다. 마음속으로 나는 할 수 없어라든가 나는 잘한 적이 없어라는 스스로 하지 못한다는 자성예언이 되어버린다.

   

만약 이러한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 자기 자신에 관해 생각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언가 해야 할 기회가 왔을 때 자신의 창의성이나 가능성을 제멋대로 한정지어버리게 된다. 그러나 되고 안 되고는 막상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예를 들면, 비록 자기가 어떻게 해야 될지 잘 모르거나 자기 능력을 마음속으로 심하게 의심하더라도 긴장 없이 장난삼아 문제를 풀어보려 한다거나 어떤 새로운 방법으로 문제에 부딪쳐 본다면 틀림없이 놀라게 된다. 나는 많은 시계와 차문을 그런 방식으로 고친 적이 있다. 어떤 때는 시계와 문에 대해 공부하며 고치기도 했지만 어떤 때는 어떻게 고쳐야 할지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저 가지고 놀듯이 하다가 용케 고쳐내기도 했다.

  

요점은 우리는 언제나 우리의 진정한 한계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신의 신념과 태도, 당신의 사고와 느낌이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을,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이유, 당신의 이해와 신념의 한계에서 무엇이 가능한지 탐색하지 않을 이유, 문제의 전체 범위가 어떠하고 그것과 당신의 관계가 무엇인지 바라보지 않을 이유 등을 만들어낸다면 당신은 당신의 학습, 성장, 인생을 변화시킬 능력을 심각하게 그리고 불필요하게 제한하게 된다.

  

체중을 줄이고 싶다거나, 금연을 하고 싶다거나, 앞으로는 아이들을 야단치지 않겠다든가, 다시 공부를 시작하고 싶다든가, 사업을 새로 시작하고 싶다든가, 또는 인생의 기로에 서서 진정으로 자기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아 나아가려고 할 때, 당신이 사물을 어떻게 보며, 자신의 능력과 한계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며 인생 자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부가 큰 영향을 미친다....신념이나 태도, 사고와 감정은 우리들의 건강에도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 클리닉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챙김과 함께 인생살이의 여러 골칫거리에 직면하는 위험을 감수하며 그러한 도전에 잘 대처한다. 그리고 종종 그들 자신이 새로 발견한 자신의 용기와 명료성에 자기 스스로도 놀라고 가족들도 놀라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한계가 뒤로 물러감을 발견하게 되고 그전에는 결코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그들 내부에서 전체서오가 연결성을 새롭게 체험하는 데서 나타나게 된다.

  

전체성과 연결성은 모든 생명체의 가장 근본 성질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인생의 과정 동안 비록 많은 고통을 경험했더라도 태어날 때부터 갖고 나온 전체성은 여전히 그대로 갖추고 있다. 가거에 한 일이나 하지 않은 일 따위로 인해 손해 볼 필요도 없고 지금 당장 고통스런 문제가 있다손치더라도 결코 희망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고통받기 전부터 존재했고 출생할 때부터 갖고 온 전체성은 그대로 온전하게 유지되고 있다. 전체성은 태어날 때부터 갖추어져 있고 또한 언제나 갖추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본질적인 전체성과 쉽게 재결합될 수 있다. 그러므로 명상을 수행함으로써 존재의 영역과 연결되면 상처를 넘어서게 되고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외로움이나 고독감과 고통을 넘어 설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전체성이라는 새로운 시야를 가짐으로써 우리는 분열감, 공포감, 취약감, 불안감 나아가 절망감과 같은 것으로부터 뛰어넘을 수 있게 된다.


...

건강(health)"이라는 말이 전체(whole)"를 뜻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도 그렇게 놀라지는 않을 것이다. ‘전체는 통합을 의미하며, 한 체계나 유기체의 모든 부분들의 상호연결성을 의미하며, 완전함을 의미한다. 전체성이란 언제 어느 때나 존재한다. 팔다리가 잘렸다거나, 몸의 일부분이 없어졌거나, 불치의 병에 걸렸다하더라도 인간은 하나의 전체로 존재한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 전체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몸의 일부가 상실했다는 사실과 상실 이후 일어나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자기 자신이나 세상, 시간 또는 인생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 근본적으로 생각을 바꾸어야만 한다. 치유과정이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인 것이다.

  

모든 생명체는 그 자체로서 하나의 전체성을 갖고 있지만 보다 큰 전체성에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우리들의 신체도 보다 큰 전체성말하자면 외부 환경이나 지구, 우주에 속해 있다. 그리고 이 신체는 그 자체로서 하나의 전체이며 외부 환경과 끊임없이 물질과 에너지를 교환해 가고 있다. 비록 우리의 신체는 완벽하다하더라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보면 건강이란 역동적 과정, 다시 말해 한 번 얻게 되면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되는 것이다. 전체라는 개념이 건강이나 치유라는 단어의 의미에서도 발견될 뿐만 아니라(또한 전체라는 개념은 신성함이란 단어에서도 발견) 명상이나 의학이란 단어에도 그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전체성을 자연의 기본적 특성으로 간주하느 이론 물리학자 데이비드 봄(David Bohm)에 따르면 의학(medicine)과 명상(meditation)이란 단어는 라티어의 치료하다에 해당하는 ‘mederi’라는 말에서 출발하였다. mederi는 인도-유로피안 언어의 ‘measure(측정하다)’라는 단어에서 유래되었다.

  

그러면 측정하다라는 말이 명상이나 의학이란 말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외적인 기준에 따라 객관적 사물의 모습을 살펴보는 일반적 의미의 측정하다란 개념과 관계 지어 본다면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단어의 개념에는 플라톤의 철학적 의미가 담겨 있다. 데이비드 봄에 따르면 이 말에는 모든 사물들이, 각각을 그 자신으로 만들고 각각에 고유한 특성을 부여하는 나름의 올바른 내적 치수(right inward measure)‘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이렇게 볼 때 의학이란 기본적으로 질병이나 상처로 질서가 깨졌을 때 나름의 올바른 내적 치수대로 회복시키는 수단이다. 마찬가지로 명상이란 주의 깊고 비판단적인 자기 관찰을 통해 자기 존재의 올바른 내적 치수를 직접적으로 인식하는 과정이다. 이런 맥락에서 올바른 내적 치수란 전체성을 표현하는 또 다른 방식이다. 이렇게 볼 때 병원장면에서 명상에 바탕을 둔 스트레스 클리닉을 둔다는 것이 이해가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정확한 내적 기준이란 전체성의 또 다른 표현이다. 그러므로 스트레스 클리닉에서 명상을 중요하게 강조하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명상수련은 흔히 행하고 있는 많은 종류의 이완훈련이나 스트레스 감소기법과는 구분되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명상수련은 전체성을 직접 체험하기 위한 통로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무위(nondoing)와 존재하기(being)에 초점을 두지 않고, 유의(doing)와 어딘가 도달하려는 것에 초점을 두는 방법으로는 전체성을 체험하기가 쉽지 않다.

  

역사적으로 많은 위대한 사상가들이 전체성에 대한 개념과 자신의 삶 속에서 이 전체성을 어떻게 인식하는가에 관해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스위스의 위대한 정신분석학자 칼 융은 동양의 명상 전통을 이런 의미에서 높이 평가하였다. 그는 동양의 모험적인 사상가들은 지난 2,000년 이상을 전체성에 도달하는문제에 관심 가져왔다. 이 점에서 서양의 방법론이나 철학적 이론 등은 동양의 견해에 따라 보면 빛바랜 것에 불과하다.”라고 쓰고 있다. 융은 명상 수련과 전체성의 인식 간에는 분명한 관계가 있음을 이해하였다.

  

알버트 아인슈타인도 사물을 전체성의 시각으로 보는 것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 프린스톤 대학의 고등연구소 연구원으로 있을 당시 아인슈타인은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그들의 개인적 문제에 관해 그의 충고를 구하는 많은 편지를 받았다. 사실 그의 업적의 내뇽을 물리학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그이 업적이 혁명적인 것이라는 점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다음에 인용하는 글은 청순하고 아름다운 16세의 여동생을 잃어버린 19세의 딸에게 어떻게 위로하면 좋을는지를 상담해 온 한 아버지의 편지에 대한 아인슈타인이 써준 답장의 내용이다.

 

인간은 우주라고 부르는 전체의 한 부분으로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인간은 자기 자신이나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우주의 나머지 부분들과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일종의 의식의 착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착각은 일종의 감옥과 같은 것으로 우리 자신을 개인적 욕망이나 매우 가까운 주위의 몇 사람에 대한 애정에만 관심을 갖도록 한정시켜 버립니다.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와 자연 전체를 포함할 정도로 자비심의 범위를 넓힘으로써 이 착각의 감옥으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해방시켜야 합니다. 어무도 이것을 완벽하게 성취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성취를 향한 노력 자체가 해방의 한 부분이며 내적인 평화의 기초입니다.

 

아인슈타인은 이 답장에서 우리는 너무나도 쉽사리 자신의 사고나 감정에 사로잡혀 맹목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의 사고와 감정은 우리의 삶이나 욕망이 개별적으로 분리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은 이러한 분리감을 가질 때 경험하는 고통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고립된 생활에 지나치게 빠져들면 현실의 보다 근본적인 수준을 무시해 버린다고 말하고 있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우리는 모두 조직화된 에너지의 집합체로 이 세상에 태어나고 또한 사라져 간다. 아인슈타인은 우리에게 개별성보다 전체성이 더 근본적임을 상기시켜준다. 그는 우리가 자신을 개별적이고 영속하는 존재로 경험하는 것이 착각이며 결국은 우리 스스로를 감옥에 가두게 한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고 있다.

  

물론 우리의 삶이 시간적(생애)인 것과 공간적(신체)인 것으로 한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서로 분리되어 있다. 우리는 각각 독특한 느낌이나 생각 그리고 독특한 인간관계와 애정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관계의 연결이 깨질 때, 특히 어린 생명이 죽게 디었을 때 우리가 크게 고통 받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흘러가는 물의 순간적인 작은 소용돌이 속에, 혹은 전체성의 바다에서 잠시 일어나는 파도 속에 왔다가 사라지는 존재라는 것도 또한 사실 아닌가? 소용돌이와 파도로서 우리의 삶은 특정한 독특함을 갖지만, 이것은 또한 궁극적으로 우리의 이해의 범위를 넘어서는 방식으로 드러나는 더 큰 전체성의 한 부분이다.

  

아인슈타인은 우리가 전체성과 연결성의 조망을 무시할 때 생명의 단지 한 부분만 보게 됨을 상기시켜주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나의인생, ‘나의문제, ‘나의손해, ‘나의고통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확대시킴으로써, 분리되지 않고 독특하지 않은 우리 존재의 매우 실재적인 또 다른 차원을 보지 못하게 된다. 우리가 자신을 영속적이고 고정된 자기(self)"로 동일시 할 때, 아인슈타인에 따르면, 이것은 의식의 착각으로 자기를 감옥에 가두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인간의 진정한 가치는 주로 자기로부터 해방된 정도에 의해 결정된다.“라고 기술한 적이 있다.

  

아인슈타인은 소아(small self)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의 착각과 독재의 딜레마에 대한 치료를 위해서는 의도적으로 모든 생명에 대한 자비를 수행하고 우리 자신과 모든 살아 있는 생명을 자연 세계의 한 부분으로 인식함으로써 이러한 의식의 착각의 감옥으로부터 탈출하는 것이라고 하였으며, 이것을 그의 인생에서 수없이 예시하였다. 아인슈타인이 자유와 내적 평화에 이르는 방법을 제시할 때 단순히 낭만적으로 혹은 철학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들 자신의 사고습관의 감옥으로부터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형태의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또한 이러한 작업이 내재적으로 치유적임을 알았다.

 

... 전체성의 눈으로 본다는 것은 어떠한 것도 고립돼서 일어나지 않으며,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전체 체계의 맥락에서 보아야 함을 깨닫는 것이다. 이와 같이 볼 때, 우리는 우리의 경험의 밑바탕을 이루는 상호연결성의 내재적 그물망을 인식할 수 있고 그것과 하나가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본다는 것이 바로 치유다. 이것은 우리가, 우리에게는 생애이지만 사실은 짧은 순간 동안에 일어나고 사라지는 더 큰 전체의 한 부분이고, 바다의 물결이며, 특별할 것이 없는 존재라는 관점을 잃어버리지 않으면서 동시에 우리 자신이 비범하고 신비한 존재라는 관점을 깨닫도록 도와준다.

 

<마음챙김 명상과 자기치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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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평화능력을 위한 의식변화실습 <내면작업 4일> 평화세상 2018-04-20 534
28 평화능력을 위한 의식변화실습 <내면작업 3일> 평화세상 2018-04-19 530
27 평화능력을 위한 의식변화실습 <내면작업 2일> 평화세상 2018-04-19 560
26 평화능력를 위한 의식변화실습 <내면작업 1일째> 평화세상 2018-04-18 596
25 삶의 흐름을 강화하는 3 가지 응답: 예, 아니오 & 대안 평화세상 2018-02-11 908
24 길을 막고 있는 것이 길이다-마크 네포 글 묵상 평화세상 2017-10-01 1363
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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