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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커뮤니티와 위대한 사물의 은총- 메모 >
 
                                                                                                                    
파커 파머, 온전한 삶으로의 여행에서

(마음자리인문학독서모임 2013년도 2학기-"공감현존치유실현"워크숍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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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커뮤니티를 이해하는 첫 번째 단계는, 커뮤니티가 리얼리티의 본질적인 형태 혹은 모든 존재의 원형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 다음 단계는 리얼리티의 본질에서 이행하여 그 본질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인데, 우리는 우리 자신이 리얼리티와 하나의 커뮤니티를 이룸으로써 리얼리티를 인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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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떤 것을 인식할 수 있는 계기는, 우리와 리얼리티 사이의 상호연관성에서 온다. 우리의 몸이 원자처럼 깊은 곳에서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것과 공유하는 상호 연결성에서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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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진리 속에 머물게 하는 것은 결론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아니다. 그것은 대화 그 자체에 대한 책임의식이다. 관찰과 해석을 기꺼이 커뮤니티의 검증 대상으로 내놓아, 거기서 발생하는 혜택을 남에게 돌리려는 적극적인 자세이다. 진리 속에 머물기 위해서, 우리는 주어진 주제에 대하여 열정과 질서 속에서 관찰하고 반성하고 발언하고 경청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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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원 주의에서 춤을 추었네.
그 원 안에 있는 비밀은 모든 걸 알고 있었네.”(로버트 프로스트)

프로스트는 진리의 커뮤니티의 중심에 있는 주제의 초월적인 비밀을 존중했다. 그 비밀은 사물의 리얼리티를 모두 알 수 있다고 보는 절대론과 우리의 인식 이외에 리얼리티는 없다는 상대론에 의해 가려진 비밀이다. 그 주제는 그것을 알려고 하는 우리들보다 모든 것을 더 잘 알고 있다. 그 주제는 그 비밀을 계속 간직함으로써 우리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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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부르는 이 주제라는 개념은 은유이상의 것이다. 진리의 커뮤니티에서 인식자만이 적극적인 행위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 주제 자체가 인식의 변증법에 참여하는 것이다. ...

일단 우리가 그 부름을 듣고 응답하면, 그 주제는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부터 끄집어 내 깊숙한 자아의식으로 데려 간다. 가장 깊은 곳에서 인식은 우리에게 주제의 내적인 관점을 상상하라고 요구한다. 역사적인 순간, 문학적인 특성, 암석, 옥수수 열매 등의 관점에서 상상하라고 요청한다. 한 과학자는 주제의 내적인 관점을 상상하는 것을 이렇게 표현했다. “종양에 대해서 정말로 알고 싶다면, 당신 자신이 종양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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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주제의 내적인 생명을 믿어야 하고 또 공감하면서 그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만약 우리에게 내적인 생명이 없다면 그런 공감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

우리의 통찰력이 깊어지면 주제는 어떤 인식의 틀에 굴복해 오는데 이렇게 되어야 비로소 우리는 그것을 안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초월적인 주제는 언제나 우리를 놀라게 한다. 그리하여 우리를 새로운 관찰, 새로운 해석, 새로운 인식 틀, 새로운 신비 속으로 끌고 간다. 이렇게 하여 우리가 그것을 완벽하게 명명하지 못하도록 한다.

이러한 초월에의 지향은 진리의 커뮤니티를 절대론 및 상대론과는 다른 어떤 것으로 만든다. 이 커뮤니티에서 진리알기진리 말하기의 과정은 전제적이지도 무정부주의적이지도 않다. 오히려 그것은 친밀감과 거리감, 말하기와 듣기, 알기와 모르기 등의 역설이 교묘하게 뒤섞이는 복잡하면서도 영원한 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춤 속에서 인식자와 인식 대상은 협력자가 되면서 동시에 음모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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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사물의 은총

우리가 소속되어 있는 리얼리티, 우리가 알기를 원하는 리얼리티는 인간들이 서로 상호작용 하는 범위를 훨씬 넘어선 곳에 있다.” 진리의 커뮤니티를 형성할 때, 우리는 존재의 비인간적인 형태와도 상호작용을 한다. 이런 존재는 때때로 인간보다 더 중요하고 또 강력하다. 진리의 커뮤니티는 개인적인 사고와 감정의 힘뿐만 아니라 위대한 사물의 은총에 의해 지탱되는 커뮤니티이다.

위대한 사물은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 그 주위에 모여드는 주제이다. 여기서 위대한 사물은 이러한 주제를 연구하는 어떤 학문, 그 주제에 대해서 말하는 텍스트, 그 주제를 설명해 주는 이론 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물 자체를 말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생물학의 유전자와 생태계, 철학과 신학의 상징과 지시 대상, 문학에서 다루어지는 배반, 용서, 사랑, 상실 등의 원형, 인류학의 유물과 가계, 엔지니어링의 재료가 갖고 있는 한계와 잠재력, 경영학의 조직 논리, 음악과 미술의 형태와 색채, 역사학의 패턴과 특이함, 법에서 다루어지는 정의 등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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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사물의 은총에 의한 훌륭한 교육 커뮤니티 만들기:

- 우리는 교육 커뮤니티에 다양성을 가져 온다. 이런 다양성이 정치적으로 균형 잡힌 행동이기 때문이 아니라, 위대한 사물의 다양한 신비가 다양한 관점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 우리는 애매모호함을 포용한다. 우리가 혼란스럽거나 우유부단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불충분한 개념이 위대한 사물의 광대무변함을 포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우리는 창조적인 갈등을 환영한다. 우리가 분노나 적개심을 느끼기 때문이 아니라, 위대한 사물의 본질에 대한 우리의 오해와 편견을 시정하기 위해 그런 갈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우리는 정직을 실천한다. 우리가 서로 정직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우리가 본 것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위대한 사물의 진리를 배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우리는 겸손을 경험한다. 우리가 싸우다가 패배했기 때문이 아니라 겸손이라는 렌즈를 통해야만 위대한 사물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단 위대한 사물에 대해서 알게 되면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는 겸손뿐이다.

- 우리는 교육을 통해서 자유인이 된다. 우리가 특권을 주는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모든 전제적인 형태는 위대한 사물의 은총에 호소함으로써 극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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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위대한 사물에게 그 자체의 삶을 부여할 때에만 비로소 위대한 사물의 위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우리에게 조금도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사물, 존재 혹은 기능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위대한 사물에게 내면성, 정체성, 성실성을 부여해야 한다.

...우리가 위대한 사물을 이런 무시할 수 있는 카테고리로 격하할 때, 그 사물에서 그것이 자아의식과 목소리를 빼앗아버리는 것이 된다.

모든 위대한 사물은 우리가 먼저 말을 걸면 우리에게 대답한다. 이처럼 위대한 사물이 내적인 삶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결코 싸구려 신비주의가 아니다. 문학 텍스트는 이러한 목소리의 아주 분명한 사례이다. 그 목소리는 시간과 공간의 거대한 간격을 뛰어넘어 아주 명징한 상태로 우리에게 도착한다. 반면 제3제국의 역사(히틀러 치하의 독일 1933-1945)는 악의 목소리로 말한다. 만약 내가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면, 내 영혼 속에서 그 목소리의 반향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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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결론은 분명하다. 우리 자신이 곧 위대한 사물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면, 우리는 우주의 위대한 사물을 알지 못할 것이다. 절대론과 상대론은 이 세상의 사물뿐만 아니라 우리의 인식하는 자아도 파괴시켰다.

* 인식하기와 신성한 것

이 장에서 핵심 사항이 되는 인식하기의 이미지는 진리의 커뮤니티, 위대한 사물의 은총, 초월적인 주제, ‘중심에 앉아서 모든 것을 아는 비밀등이다. 내가 볼 때 이런 이미지는 리얼리티를 신성한 것으로, 혹은 신성한 것을 리얼한 것으로 경험할 때 발생한다. 인식하기, 가르치기, 배움 이외의 것들은 신성이 아닌 다른 출발점에서 시작해도 비슷한 결과를 가져 올 것이다. 그러나 인식하기, 가르치기, 배우기는 신성한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에 교사로서의 소명의식을 새롭게 하려면 신성한 것에 대한 감각을 배양해야 한다.

모든 범속함의 뿌리는-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범속함을 포함하여- 존경할 만한 타자를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다.

가르침은 진리의 커뮤니티가 실천되는 공간을 창조하는 것이고, 진리의 커뮤니티의 핵심은 심리적인 친밀성도 사회적인 정체성도 실용적인 책임성도 아니다. 진리의 커뮤니티의 핵심은 리얼리티는 관계의 연결망이며, 우리는 그 연결망 속에서 일체감을 획득할 때 리얼리티를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진리의 커뮤니티를 형성할 때 우리는 존재의 비인간적인 형태와도 상호작용을 한다. 이런 존재는 때때로 인간보다 더 중요하고 또 강력하다. 진리의 커뮤니티는 개인적인 사고와 감정의 힘뿐만 아니라 위대한 사물의 은총에 의해 지탱되는 커뮤니티이다. 위대한 사물은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 그 주위에 모여드는 주제, 즉 사물 그 자체를 말하며, 교육 커뮤니티의 핵심적인 연결축이다. 우리가 최선의 상태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이런 위대한 사물의 은총 때문이다. 그것이 우리 내부로부터 훌륭한 교육 커뮤니티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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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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