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글 수 7

창조영성과 자비

조회 수 2775 추천 수 0 2008.04.23 07:46:52
 

창조영성과 자비  




매튜 폭스의 창조영성에 있어서 자비는 치유와 축제 그리고 정의를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고 이를 생활양식에서 구현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비는 기독교 신비주의 전통, 페미니즘, 생태주의간의 교차점의 핵심이며, 살아있는 우주론 형성과 대안적이고 지속가능한 삶이 가능하게 하는 존재론적이고 실천적인 에너지원이자 원리로 파악된다. 즉, 자비는 일반적인 이해처럼 심리적이고 사적이며 감상적이고 도덕적이며 이타적 성격을 넘어선다. 곧 자비는 정의를 실천하고, 공적이며, 우주적이고, 지성을 받아들이고, 신적인 에너지의 흐름이자 자기-사랑과 타자-사랑이 하나로 어울린 상호의존적이며 실천적인 영성의 핵심인 것이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인간다움의 구성요소(생활방식)이자 사회변혁의 정치원리(행동방식)이다. 자비의 결여의 예는 식량과 에너지 문제, 의학의 비인간화, 실직과 불필요한 사치품의 증가, 삭막한 관료주의, 저속한 경제학, 메마른 일과 교육활동 등에서 볼 수 있다. 그리고 자비는 특히 ‘바닥’과 ‘주변’의 사람들에 대한 우선적인 배려와 평등성을 추구한다.1)



자비가 양육, 돌봄 그리고 땅스러움(earthliness)을 축으로 하는 비억압적, 비 계급주의적 구조의 특징을 갖는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매튜 폭스는 두 개의 상징, 곧 ‘야곱의 사다리 오르기’(창세기 28장)와 ‘사라의 원형 춤’을 예를 들어 설명한다.2) ‘사다리 오르기’는 지금까지의 서양 영성의 역사의 주류흐름이다. 이는 영적 진보를 위를 바라보고, 정상에로의 상승으로 가르친다. 여기에서는 플라톤식 실재 경험에서 동기 되어지며, 반면에 히브리인들은 하느님을 위에계심 (upness)가 아니라 함께하심(amongness)로 이해한다. 야곱의 사다리가 상징하는 영성의 결과는 예배를 위로 향하는 우러름으로 이해하고, 영웅, 성자, 성공과 으뜸을 숭배하는 지주숭배(pedestal pieties) 교육을 주입함으로서 평등의 역학을 차단한다. 또한 사다리 꼭대기에 있는 사람이 정의에 대한 규정을 함으로서 심판의 의미를 갖게 되어 정의와 자비가 분리되었다. 이밖에도 사다리 오르기는 위계적이고 경쟁적인 엘리트적인 질서,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의 분리되는 유신론의 특징을 가진다.



‘사라의 원형 춤’(창세기 18장, 21장)은 웃음과 기쁨의 영성이며 낳음, 창조, 다산을 상징한다. 이는 힘들게 의지에 의존하여 오르는 것이 아니라 춤추고 경축하며 위·아래가 아니라 안·밖의 역학, 즉 안의 신비주의와 밖의 예언을 경험한다. 여기에는 수고함보다는 만족하고 대지에 접촉하며, 환희를 공유한다. 여기에서는 승자와 패자가 없다. 단지 타인도 함께 춤추는 무용수가 된다. 따라서 소수의 엘리트의 생존자와 승자가 아니라, 생존에 부적합한 이들도 환영하는 민중의 영성을 지향한다. 따라서 우러러보지 않기에 민주적이고 비폭력적이며 평등의식이 존재한다. 개인간에 독립적인 경향보다 상호의존과 상호협조를 통한 삶, 양육과 친밀감, 땀과 웃음의 교환, 손과 손의 만남이 존재한다. 여기서 삶은 굽고 둥근 에너지와 하나가 되며, 우리 안에 하느님의 내재라는 만유내재신론적 관계가 형성되며,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이 관통되어진다.



자비의 영성이 구현된 사라의 원형 춤에 대한 실례들은 식탁에 둘러앉아서 하는 대화속에서, 연령, 성별, 직업의 장벽을 넘는 포크댄스에서, 자신의 약점을 나누고 힘을 얻는 그룹토의(여성의 자각모임, 마약중독자 모임, 기도모임)속에서 발견될 수 있다. 여기에는 비-경쟁, 탈-엘리트주의, 대지와 삶에 충실함, 개방과 따사로움, 협력이 존재한다. 교회에서 팀 목회를 통한 서로 의지하고 위계를 탈피하는 목회, 사제중심에서 하느님 백성중심으로의 목회도 사라의 원의 변형이다. 의·식·주를 공동으로 이용하는 협동조합, 자연에너지의 분배 등이 사라이 원의 적용에 해당한다.  사다리 오르기가 마천루와 성공을 위한 폭력을 합법화함으로서 가학과 피학증을 심화시키는 지배하는 힘(power-over)에 근거한다면 사라의 원은 공유하는 힘(power-with)에 근거한다. 전자가 지배, 굴욕, 탈취를 지향하는 문화는 불안에 맞서는 안정을 권력, 소유, 명예의 추구를 통해 이룩하는 강박증을 낳게 된다. 그러나 자비는 함께 기쁨을 나누고 배려하며 그대로 둠, 삶의 변증법이 일어나게 한다. 이는 통제가 아니라 축제, 우울한 영성이 아니라 웃음의 영성이다. 축제속에서 에너지가 방출되고, 사랑과 정의의질서가 있는 세계를 재창조하게 된다.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 세포(몸)이 지닌 지성을 통한 생태 영성 10 계명 메인즈 2012-11-10 2693
6 우주적 그리스도에 대한 시-우리 위, 아래, 옆, 안에 계신 그리스도 메인즈 2008-05-21 2413
5 창조 영성과 우주 기독론 file 관리자 2008-04-23 2628
» 창조영성과 자비 file 관리자 2008-04-23 2775
3 창조영성에 이르는 수행의 길 file 관리자 2008-04-23 2961
2 창조영성, 그 의미와 내용 file 관리자 2008-04-23 2791
1 창조영성-기존의 '타락-구속' 패러다임을 넘어 file 관리자 2008-04-23 2500
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