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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 평화구축 신학을 향하여-

                                                                                                                                  박성용

------ 목차 ------

머리말

1. 위기와 전환의 시대에 있어 신학의 자리매김

2. 복음의 핵심으로서 샬롬의 통치

3. 지배체제의 분별과 샬롬 통치의 변혁성

4. 평화의 제자직과 혁명적 복종

5. 오늘의 제자직의 새 영역으로서 평화구축

6. 평화구축을 위한 작은 시도의 사례: 평화훈련을 통한 관계와 시스템 구축

결론


지배체제의 분별과 샬롬 통치의 변혁성

그리스도인들은 주 예수가 위탁한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른 평화(요14:27)를 위임받아 이를 통해 살고, 세상의 평화와 주의 평화의 차이에 대한 예민한 감각을 지니며 세상의 평화에 대항하여 주의 평화를 이루기 위해 산다. 로마가 법과 무기의 위엄을 통해 보여준 제국의 평화가 아니라 탈-지배와 비폭력 그리고 평등과 약한 자에 대한 배려, 섬김과 친교를 통해 이룩되는 평화에 대해 헌신한다. 에스겔이 받았던 "나는 그들과 평화의 계약을 맺으리라...”(겔34,25-29)라는 하나님의 약속은 이제 원시그리스도공동체에서는 그 샬롬의 실현을 위해 살아가는 존재와 위탁명령에 대한 헌신의 공동체 일원으로 자신을 인식하며 살아간다. 이들에게 있어서는 도래하고 있고 현재에 침투하면서 실제 삶에서 작동하고 있는 하나님의 샬롬의 통치에 의해 이 세계가 변화되고 다시 새롭게 될 수 있으며 그렇게 틀림없이 되고야 말리라는 강한 인식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인식은 현상의 질서에 대한 변화를 태동시킨다. 따라서 이 땅에서의 샬롬의 통치는 필연적으로 변혁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전통적으로 개인적이고 내면적인 영역으로 다루어져 온 죄와 죄악과 용서의 구속론적인 교회 전통의 제한성을 넘어서 샬롬의 통치는 존재(존재의 용기로서 은총), 윤리(비폭력적 관계), 구조(탈지배 체제)의 포괄적인 영역에 대해 통전적인 이해와 헌신에 대한 응답을 요청한다. 그리고 이러한 샬롬의 통치를 수행하기 위해 그리스도인에게 요구되는 것은 이를 막는 것에 대한 분별(discernment)이다. 그 장애는 바로 지배 체제(system of dominance)이다. 바울은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제공한다:

속임수를 쓰는 악마에 대항할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주시는 무기로 완전무장을 하십시오. 우리가 대항하여 싸워야 할 원수들은 인간이 아니라 권세와 세력의 악신들과 암흑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의 악령들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하느님의 무기로 완전무장을 하십시오. 그래야 악한 무리가 공격해 올 때에 그들을 대항하여 원수를 완전히 무찌르고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엡 6:11-13)

하느님의 샬롬의 통치의 도래는 하느님의 탈지배적인 자유의 주권성이 우리의 삶과 제도에서 실현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의 적은 혈과 육의 인간이 아니다. 오히려 타락한 영과 전도된 가치의 어둠과 혼돈의 질서인 "권세와 세력의 악신들과 암흑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의 악령들"이며 이들을 삶에서 분별해 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들 영적인 힘들은 "이 땅위에 존재하는 구조와 기관들 혹은 체제들의 내면성"이자 "죽음의 왕국의 조수들"이다. 월터 윙크에 따르면 이런 권세들의 정체는 형이상학적인 진술로가 아니라 현상학적으로 다루어서 생명과 평화를 주도록 세워진 거룩한 소명을 배신한 제도와 구조의 실제적 영성으로서 악신 그리고 이 세계를 지배체제 속에 가두어 두는 정신성을 사탄으로 이해하기를 제안한다. 그럴 때 권세, 세력의 악신, 암흑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의 악령들은 인격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물리적이고 역사적인 제도의 내면성을 하늘의 스크린에 투사한 것으로 이해할 때 더욱 의미가 있다고 한다.

권세와 악신으로 표명된 물리적이고 역사적인 제도/기구의 내면성이라는 지배체제는 "폭력을 통해 힘있는 자들과 특권을 누리는 자들을 떠받쳐주기 위하여 일종의 종교", 즉 "폭력 그 자체가 궁극적 관심, 만능약, 기분 좋은 자극, 중독성 도취, 관계의 대용물이 되는 종교"가 되어 억압을 거룩한 합법성으로 위장하고 권력을 신비화하여 우리에게 주어진다. 대중은 이들 권력과 억압기구들이 주는 안전, 성공, 풍요와 부라는 구원의 약속에 의해 흡수당한다. 따라서 지배체제는 한 인간 혹은 한 집단이 전체에 강요하기 보다는 전체의 동의에 의해 자발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국가안보체제, 계급주의, 성차별 등등의 "소외시키고 소외된 정신(ethos)"를 뜻하는 체제(system)이 권력에 의해 구조화되면서 지배체제는 우리에게 무엇을 믿어야 할지 무엇이 가치있는 것인지 또한 무엇을 보아야 할 것인지를 가르치면서 사회화하는 작동을 하게 된다.

우리 삶의 현상학적으로 존재하는 악, 혼돈 그리고 우상이라는 지배체제에 대한 영적 분별과 더불어 바울은 변혁의 도구로서 하나님의 무기로 온 몸을 단련하기를 동시에 제안한다. 예수와 바울은 구약의 예언자들이 지닌 영적 분별의 역할만이 아니라 실천적 과제인 투쟁을 위한 공적인 노력과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예수에게 있어서는 지배가 아닌 섬김(꼴찌의 자리), 평등, 비폭력(남에게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주기), 악령축출, 아웃사이더 포함하기의 식탁 등의 사역을 통해 샬롬의 새로운 질서를 개시한다. 바울은 그리스도안에서 정의의 종으로 살기, 화해, 사랑, 하나님의 전신갑주 등의 언설속에서 나타난다. 샬롬의 통치를 실현하기 위해 저항과 투쟁을 지속적으로 벌이는 것이 중요해지고 그것이 예수의 제자를 불러 모으기와 바울의 교회 세우기의 역할이었다. 도래하는 하느님의 샬롬의 통치가 기존의 비인간화하고 소외시키는 권세의 우상화와 치열한 싸움을 필연적 것으로 보며, 여기에는 악마화하는 것에 대한 영적 분별(discernment)과 변혁에로의 참여(engagement)가 이 하느님 나라운동의 중심 원리로 작동하게 된다. 월터 윙크의 다음 도표는 탈지배의 대안적 질서가 기존의 지배체제와 어떻게 다른 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사회적 형태

지배 체제

하느님의 탈지배적 질서

성별(gender)의 차이

가부장적: 서로 다르다는 것은 우월/열등을 의미함

성의 평등: 서로 다르다는 것은 전 문화에 이르게는 하지만 지위의 차이에 이르게 하지는 않음

권 세

군림하는 권세: 사람의 생명을 주무르는 권세, 통제, 파괴

서로 나누는 권세: 베풀고 생명을 베풀고, 지원하고, 양육함

정치

정복, 독재정치, 권위주의적, 관료주의적

외교, 민주정치, 권능을 부여함, 탈중심적

경제

착취, 탐욕, 특권, 불평등

나눔, 충분함, 책임성, 평등

종교

남성 신-시샘, 분노, 처벌, 율법을 줌

여성신-포용적인 신의 형상

어머니/아버지, 사랑/심판

동정적임/매정함 자비로운/강요하는

관계

지위를 세움

지배를 위한 위계설정

노예, 계급주의, 인종차별주의

우리들/그들 경직됨

연결을 꾀함

실현을 위한 위계설정

기회의 균등

우리들/우리들 유연함

변혁의

형태

폭력, 강제, 전쟁

비폭력적 대결, 협상, 포용

이 변혁에로의 참여에 있어서 그 과제는 단순히 적대자에 대한 물리침의 싸움이 아니다. 바울에게 있어서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은 이방인과 유대인간의 적대감이 아니라 둘을 하나로 만들어 평화를 이룩하면서 하나의 새로운 사람으로 창조하여 상대로부터 선을 이끌어 내어 모두가 하나의 하나님의 거룩한 성전을 이루는 데로 나갈 수 있게 하는 협력적 파트너쉽의 회복(엡 2:14-21)을 적대자로부터 끌어내는 데로 투신한다(엡4:3-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의 하나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 이 전적인 투신은 심지어 "여러분 자신을 산 제물로 바치는"(롬12;1) 정도로 단순히 지적인 동의를 넘어서 하느님의 뜻을 분별하여 이를 위한 적극적인 개입의 전인격적인 활동이 요구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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