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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과 상처로 체면구긴 트럼프 정부와

냉전의 덫에 걸린 문재인 정부<


- 외교참사로 이어진 트럼프의 북미회담 중단의 편지 배경을 독설적으로 해석하기 -

 

 

워싱턴의 정치영역의 물을 먹지 않은 부동산계의 고수인 트럼프는 전혀 뜻밖에 자신이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매물(real estate)에 대해 흥분어린 거래에 개입하였다. 그것은 비핵화를 통한 자기 국민에 대한 안전의 확보라는 매물을 만난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본능적인 직감에 의해 이것이 큰 흥행을 가져올 수 있고 자신의 워싱턴 양복쟁이들로부터 받은 이단아인 자신에 대한 무시를 일거에 날릴 수 있는 기회임을 잘 알았다. 물론 새로운 매물은 만만치 않은 저당도 잡혀있는 조건들이 있었고 그 매물을 가진 상대방인 김정은은 자신이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작은 시골 동네의 무법자로 인식된 악명높은 사람이기도 하였다.

 

그래도 자신이 믿을 수 있는 것은 자신이 그보다는 능수능란한 경력을 갖고 시장에서 오랫동안 살아와서 주변(국제시장)이 온통 자기사람들 뿐인데다가 상대방이 자기 영역에 들어오는 상대방은 미숙하고 새파랗게 젊은 사람인데 겁날 것이 없었다. 자신이 새로 들어가게 된 회사인 화이트하우스라는 곳에서 그가 잘하는 방법은 이런 것이었다. 상대방이 자기 패를 보지 못하게 하고, 최대한 요구를 하는 압박전술을 하여서 정신없게 만들어 실수나 허점이 드러나게 하여 유리한 위치에서 협상을 하는 것이었다.

 

남들은 자신이 너무 노골적이고 다혈질이라고 비난을 하는 데 사실 이 화이트하우스라는 회사의 전직 보스들도 그럴듯한 명분과 외교적 수사를 썼지만 그들도 남의 것에 최소의 투자와 최대의 이익을 내는 것에 있어선 자신과 비슷하단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이라크... 등등의 새로운 매물들을 아주 헐값에 매입하던 유형이었기 때문에, 자신은 오히려 더 솔직하고 직접적인 언어를 쓴다는 것 이외엔 별다른 도덕적인 수치감이 생기지 않았다.

 

그가 전직 보스들이 지금까지 전략적 인내라는 이름하에 무시해온 시골구석동네의 김정은이란 작자를 상대안할 수 없게 된 사연은 독특하였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가업을 물려받은 지 몇 년이 되지 않아서 그 가계가 폐업이 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뜻밖에도 물려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상권을 새로운 상품으로 채우면서 골머리를 은근히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새 상품이란 최근 이삼년 안에 연속적으로 중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결국은 자신의 거주지로 날아 올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과 고체연료분사장치 등등의 상품개발로 자기가 누리던 판매 영역에 도전장을 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대화와 협상이란 말로 포장을 해서 모양새는 갖추었지만 내심은 상대방이 더 크기 전에 길들이기 위한 것이었다. 때마침 미국국민이라는 본처를 놔두고 러시아라는 여인과 어쩌구저쩌구한 밀당을 통해 자신이 새로운 회사인 화이트하우스에 들어오는 데 지원을 받았다는 불편하 오해도 불식시킬겸,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시골구석의 깡패가문의 새 리더인 김정은과 전직 보스들이 아무도 시도못한 일을 한다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기도 하였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노벨상수상자의 자격이 있다는 말을 듣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부동산투기자에서 전국제시장을 통솔하는 화이트하우스 회사의 보스로 올라온 것도 대단하지만, 한가지 부족한 것은 자기 신분에 대한 징크스였는데 노벨평화상 수상의 꿈까지 꿀 수 있다니 놀랍고 흥분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도 자신의 일을 이렇게 믿고 싶었다. 자신이 노벨상이 탐나서가 아니라 세상에 대해 기여하기 위해서, 인류의 평화를 위해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얼마나 명분좋은 일인가? 자신이 그렇게 싫어하던 흑인 오바마를 일격에 날리고, 부동산쟁이란 손가락질을 하던 밥맛없던 워싱톤 양복쟁이들이 자기한데 보낸 넌 안될거야라는 눈 흘김을 보란 듯이 떨쳐내는 그 흥분이란! “너희들이 지금까지 못한 것을 난 한방에 할 수 있어.”

 

그래서 그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자기 부하였던 폼페이를 연락책으로 두고 그 흥분되는 미션을 밀어붙였고 며칠 전까지만 해도 “99.9%”까지 그 시골촌뜨기보스인 김정은과의 북미회담의 긍정적인 가능성을 내비쳤던 것이다. 아니 그는 그렇게 되는 것이 좋은 명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는 것을 믿고 싶었었다. 워싱톤 화이트칼라들은 겉으로는 점잖은 방식으로 민주주의, 대의, 공공성을 말하지만 사적으로는 권력, , 섹스 등의 구린내에 깨끗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다는 것에 대해 넌더리를 치는 것은 자신이 그들의 숨은 비밀을 너무 노골적으로 직접적으로 드러내서 그런 것뿐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같은 부류의 인간이면서 다른 부류인척 하는 번드르한 가식에 대해 본때를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인류의 평화라는 말로 포장하여 전 지구적인 명예까지 걸머질 수 있다니 얼마나 황홀한 꿈이란 말인가?

 

그런데 그가 거의 가능하지 않다고 말한 불가능한 가능성인 0.01%의 회담준비 중단의 결정을 스스로 번복하여 결정하며 급하게 발표하게 된 것은 두 가지의 현실에 직면한 부동산업자로서의 손익계산에 의한 것이었다. 첫째로는 리비아식 모델이 아닌 트럼프식 모델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로 인해 제공해야 할 반대급부가 천문학적인 계산이 나온다는 점이다. 북한을 남한의 수준만큼 잘 살게 해줄께라는 약속을 이 약속이 북한에 먹힐지는 둘째 치고, 일단 미국국민에게 좋은 명분은 줄 수 있다. 언제나 못사는 사람을 구제해 준다는 것은 거부하기 힘든 보편적인 정서 아니겠는가?- 실제로 진행하려면 도대체 북한의 핵무기, 중장거리 미사일들, 전략자산축소, 연구개발비의 포기 등의 대가에 있어서 얼마큼을 지불해야 할지 대책이 안 나온다는 것이다.

 

그가 과거의 전통 우방인 EU나 동북아 국가들에게 무역전쟁을 벌이는 이유는 자기 국가의 부채와 취약해진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할 수 없이 쓰는 미국우선주의라는 깃발 때문이었는데, 북한과의 거래는 손익계산이 전혀 계산 불가능한 과비용이 예측된다는 점이다. 그만큼 북한을 실질적으로 포기하도록 만드는 데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게 되고 그것은 감당할 수준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아이러니 한 것은 한 시골깡패로부터 미국국민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들어가야 하는 현실적인 비용이 너무 크다면 과연 그것이 합리적인 결정일까라는 의심이 계속 들어왔던 것이다.

 

둘째는 화이트하우스라는 점포 보스가 되고나서 알게 된 현실의 장벽이 문제였다. 화이트하우스가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 지 내부경영을 들여다보게 되면서 추측만 하고 있던 현실인 군산복합산업과의 공모와 네트워크 그리고 제 3세계의 수탈경제를 통해 자신의 점포가 지닌 시장경제의 지배-종속의 수백 년의 먹이 사슬위에 자신들이 삶이 걸려있다는 사실에 대한 확인이 그것이다.

 

화이트하우스라는 새 점포의 보스가 되고서 기존의 영업 권리금을 인정해 주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이 적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원래 있던 토호세력 집안의 연락책인 볼턴 보좌관과 펜스부통령을 고용하고 당신네들 기득권은 건드리지 않을께. 그러니 내가 이 동네에서 새로온 보스라는 것에 대한 체면은 세워달라는 신호를 보냈었는데, 생각보다 한반도의 거래몫에 대한 포기가 큰 손실임을 알게 되었다. 미국의 제 1 무기 수입국인 한국이 그것도 오래된 구식 무기여도 불평없이 항상 도와주어 감사합니다 형님하며 고마워하던 거래처였다- 안정된 평화체제로 간다는 것은 그동안 짭짤한 고수익 처를 잃게 된다는 주변의 만류와 저항이 생각보다 거셌던 것이다.

 

최근에 군산복합체에 연관된 강경보수측의 자신들의 영업손실에 대한 강한 저항력과 더불어 새 점포의 보스는 몇 년 뿐이지만 자신들은 영원한 토호세력이어서 향후 협조없는 재미없는 삶이 전개될 수 있다는 은근한 압력이 손익계산에 탁월한 후각을 가진 그로 하여금 자신의 입장을 철회하기로 갑작스런 결정을 하게 되었다. 물론 먹을 것이 있기는 하지만 계산이 안나오기 때문에 때마침 볼턴과 펜스에 대한 상대방의 부하들이 욕설을 쏟아낼 때 그 기회를 이용하는 게 좋은 명분을 줄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약간의 아쉬움과 미안함이 남기도 하였다. 때마침 고민을 깊게 하고 있을 때, 그리고 최고의 수위로 내부의 토호세력들의 압력을 받고 있을 때, 저 멀리 새 점포 문재인 보스가 바로 이삼일 전에 와서 형님 흔들리지 말고 자신이 도와 줄테니 굳건히 세계평화를 위해 결단을 내리세요라는 말까지 들었던 것이다. 약간의 마음이 흔들려서 생각을 다시 해 봤지만 손익계산의 비용이 그까짓 추상적인 명분보다는 훨씬 실질적인 요소로 다가왔다. 앞으로 보스자리 내주고 수십 년을 더 살 것인데 이들 토호세력으로부터 밉보이는 것은 아무래도 더 괴로울 수 있다는 현실적인 계산이 더 마음을 움직인 셈이다.

 

그래도 6.12 북미회담취소는 전혀 이득이 없지 않았다.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대항해 형님께 더 잘 해 드릴께요 하며 바짝 달라붙고 있는 일본의 충성을 더 크게 얻었고, 북한에 대해서는 뭔가 포기하지 않으면 끝까지 압박과 제제가 있을 것이라는 교훈을 주게 되었다. 남한에 대해서는 뭔가 북과 거래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내 승인없이는 아무 것도 가능하지 않다는 큰 형님 눈치보도록 더욱 조심성 있는 행동을 주문하게 되었다. 게다가 세 명의 미국국민을 아무런 거래없이 북에서 빼어오는 수확을 보여서 자신이 자기 국민은 어떻게든 책임진다는 자신의 리더십을 전용기까지 보내 데리고 와서 보여주지 않았던가? 더욱 황홀한 것은 두려움의 원인인 북한의 풍계리 핵폐기장을 아무런 비용없이 게다가 자발적으로- 폭파시키게 했으니 이 얼마나 일거양득인가?

 

트럼프의 생각에 역시 자신은 거래의 고수이고 시골출신 김정은은 촌뜨기여서 세상물정을 모르는 하수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 촌뜨기가 자발적으로 풍계리 핵실험장시설을 폭파하는 같은 날에 폭격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폭파시키게 하게하고 자신은 김정은 부하들의 욕설과 비난에 참지 못해서 회담 못하겠다고 취소한 절묘한 타이밍은 마치 신의 한수처럼 보였다. 부동산업자로서 내 손실은 하나도 없으면서 거래도 하지 않고서 상대방으로부터 얻은 선물은 또한 얼마나 많은가? 약속이행에 있어서 상대방의 잘못으로 돌리고 실익은 얻되, 다음 거래의 가능성을 위해 부드럽게 아쉬움을 편지에 담아 지금은 유감스러운 상황이지만 어렵고 아쉬운 상황이 되면 연락주면 언제든지 찾아주세요라는 상투적인 문장으로 빠지면 자신의 체면은 그대로 살게 된다는 환상을 갖게 되었다.

 

최소한 거래가 안된 것은 상대방이 순진했던 것이고 자신도 순진할 뻔했지만 다행히도 그만큼 챙겨서 나온 것은 자신의 능력이 돋보인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 시장의 냉혹성을 그렇게 모르는 촌뜨기 김정은에게 한 방 먹인 셈이고, 그 옆에서 부화뇌동한 문재인 보스에게도 경종을 울린 셈이다. 감히 형님의 허락없이 쓸데없이 나대다니 스스로 자초한 결과이지 내 책임은 아닌 것이라는 자기 위로와 약속파기에 대한 체면치례를 하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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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예측 못한 6.12북미회담의 취소결정이 과연 트럼프와 그의 매파 측근들의 손익계산 방식대로 되는 것일까?

 

내 생각에는 이번 파기의 최대 피해자는 트럼프 자신이며 최대의 수익자는 오히려 김정은께로 돌아간다. 트럼프와 백악관은 계속적으로 공격을 받고 있는 수세에 몰려 있으며, 아무리 북한 핵무기보다 더 많은 핵무기 보유라는 엄포의 언급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북한을 대하는 것이 힘들어지고 대책이 없다는 사실을 반증할 정도로 밀리고 있다는 점을 세상이 알게 되었다.

 

북에 대한 전면 압박과 비핵화라는 무장해제에는 강공을 퍼 부우면서 줄 수 있는 것이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없다는 미국측의 현실이 그래서 남은 것은 오직 허세뿐이라는 사실이 앞으로 북한과의 거래에 있어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줄 수 있는 게 없는 데 무슨 공정한 거래가 가능하겠는가?

 

미국위주의 언론의 편파성으로 인해 북에 대해서만큼은 사실보다는 보고 싶어하는 기대의 수준에서 소설들을 쓰는 것으로 기사화한 수십 년의 역사로 인해 북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더군다나 평생을 미국 한나라만 대응해서 오랫동안 연구해온 북한 실무관리들과 달리 북한에 대해 잘 아는 지북(知北)파 관리가 전혀없는 트럼프의 경우에는 더욱 한계가 노출된 셈이다. 북한의 붕괴설이나 체제붕괴에 대한 신화같은 기대로 인해 압박을 하면 효과가 있다는 생각은 이미 수십 년이 지난 묵은 생각이고 오히려 더욱 체질이 강해지면서 매우 당해내기 힘든 맷집을 키우도록 도와준 꼴이 되었다.

 

그의 갑작스러운 회담취소의 결정은 미국의 영향과 우방국으로서의 한국의 역할과 미국에 한국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새로운 자각을 가져오게 하였다. 바로 직전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형님 대우를 해주었지만 돌아오는 결과는 동생에 대한 별다른 배려가 없이 자신의 손익계산에 대한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일방적인 행동의 사실과 사전조율 없이 결과에 대한 통보만 받는 이런 상황에서 중간보스로서 균형자의 역할의 무력감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이것은 특히 한국의 역사적 과제인 종전협정과 평화체제로서의 전환에 대해 스스로의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서 돌파해야 한다는 명분과 교훈을, 그리고 형님에 대한 압박과 거리두기의 독자성에 대한 필요와 자각을 한국민 정서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과거의 우방이 영원한 우방이 아니라는 국제질서의 냉혹함을 배우고 과거보다는 현재와 미래의 가능성을 여는 데 지혜와 열정을 더욱 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가져오게 되었다. 즉 남들은 우리의 분단을 통해 자신의 이득을 챙기는 존재이지 그들의 립서비스를 신뢰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은 셈이다.

 

문재인 정부가 계속적으로 형님대우의 결과로 얻은 몽니부리는 굴욕과 당혹감의 정서에 대해 교훈을 얻는다는 것은 더 이상 순진해서는 안 되고 미국의 매파와 국내의 보수진영의 압력에 대해 슬기롭고 인내심있는 열정과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가 그렇게 뚝심있게 나가기 위해서는 혼자의 영웅주의로는 안되고 중간층의 두터운 오피니언 리더그룹들이 형성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으로 최대의 수혜자는 아무래도 김정은 자신이다. 그는 외교참사의 직접적인 피해자이지만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회담에 대한 의지와 비난없는 인내의 표현을 통해서 김정은에 대한 국제사회의 새로운 인식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실상 그가 서방언론을 통해 비친 모습은 가장 잔인한 독재자상이었는 데 이번 평창올림픽 이후에 보여준 그의 면모는 그에 대한 두려움을 불식시키는 새로운 이미지를 남한과 서방세계에 주게 되었다. 실상 그가 3 스파이 혐의의 세 한국계 미국인 인도와 풍계기 핵실험장의 자발적인 폭파는 그의 약속에 대한 신실한 행동에 대해 일정 정도의 긍정적인 크레디트를 국제사회로부터 얻을 수 있었기에 그가 손해 본 것도 없는 셈이다.

 

회담중단의 편지내용과 그후 북한이 보여준 조심스러운 응답에 기초할 때 잠재적인 대화의 가능성이 아주 없지 않은 상황이긴 하지만 사실상 초조해지는 것은 미국의 압력의 효과로 어려운 경제살림의 부담을 갖게 될 북한이 아니다. 그들은 오랜 체질로 상시화되어서 싸울 명분만 주어지면 견디고 감내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오히려 초조해질 사람은 미국측이 아닐까? 왜냐하면 북한이 점점 핵무기를 다양화하고 전략자산을 업데이트할수록 그에 대한 협상의 보상의 몫이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 3 동맹국가와 이슬람국가에서 미국에 꿋꿋이 저항하는 북한의 주가가 올라가면서 전략무기의 소량화로 인해 이스라엘의 안전이 더욱 위험해지는 상황이 점점 가까이 오게 될 때, 미국의 핵심 엘리트인 유대정치인들이 갖고 있는 공포는 점점 커지게 될 것이 뻔하다.

 

지금까지 북미회담이라는 게임(gamble)에서 트럼프는 화려한 수사적 언어와 제스처를 쓰고 있어도 내심 초조해하고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편지로 인해 분명해졌다. 그만큼 북한의 덩치가 어린아이에서 청년으로 커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우리는 미국의 북한에 대한 일방적 포기에 대해 북이 꿈쩍도 안하며 미국도 자신의 것을 일부 희생해서 내놓아야 한다는 것에 준비를 해서 만나야 한다는 사실을 이제 알게 되었다.

 

이미 1999년에 미국무장관이었던 페리가 북한보고서를 쓸 때 매파였던 그가 북과의 전쟁의 시뮬레이션을 그 당시 했을 때도 북을 이길 수 없다는 최종 결과를 알고 북한과의 대화가 유일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공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인내라는 말로 무반응이 상책이라는 지내오게 되어서 가래로 막을 일을 트랙터로 막아야 하는 일이 되고 말았다. 이제 20년이 가까이 지난 북은 정말 미국이 생각하는 그런 정도의 만만한 상대는 아닐 정도로 좋던 싫던-키가 커버린 게 현실이다.

 

기회는 아무 때나 오지 않는다. 그리고 점점 더 미국은 거래를 늦출수록 지불해야 할 대가는 더욱 커지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시오니즘 엘리트들에게는 이스라엘도 점차 주변의 국가가 아니라 북한으로부터 오는 간접적인 위험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는 것은 끔찍한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중국도 이번에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북한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과 아무리 어려워도 북한이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기에 중국과 북한이 강한 결속을 하는 이 마당에서 북한 흔들기는 더욱 어려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기대하던 북한 붕괴설이 근거없는 수십 년 간의 환상이었음을 이해한다면 이제는 한 국가로서 대접을 하고 대화테이블에서 상호 신뢰와 상대방에게 명예로운 선택이 가능하도록 자신의 배꼽을 드러내는 것이 더욱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핵보유국이 된 북한을 괴롭혀서 자신이 기득권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은 여전히 착각에 불과하다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워싱턴의 정치영역의 물을 먹지 않은 부동산계의 고수인 트럼프는 전혀 뜻밖에 자신이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매물(real estate)에 대해 흥분어린 거래에 개입하였다. 그것은 비핵화를 통한 자기 국민에 대한 안전의 확보라는 매물을 만난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본능적인 직감에 의해 이것이 큰 흥행을 가져올 수 있고 자신의 워싱턴 양복쟁이들로부터 받은 이단아인 자신에 대한 무시를 일거에 날릴 수 있는 기회임을 잘 알았다. 물론 새로운 매물은 만만치 않은 저당도 잡혀있는 조건들이 있었고 그 매물을 가진 상대방인 김정은은 자신이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작은 시골 동네의 무법자로 인식된 악명높은 사람이기도 하였다.

 

그래도 자신이 믿을 수 있는 것은 자신이 그보다는 능수능란한 경력을 갖고 시장에서 오랫동안 살아와서 주변(국제시장)이 온통 자기사람들 뿐인데다가 자기 영역에 들어오는 상대방은 미숙하고 새파랗게 젊은 사람인데 겁날 것이 없었다. 자신이 새로 들어가게 된 회사인 화이트하우스라는 곳에서 그가 잘하는 방법은 이런 것이었다. 상대방이 자기 패를 보지 못하게 하고, 최대한 요구를 하는 압박전술을 하여서 정신없게 만들어 실수나 허점이 드러나게 하여 유리한 위치에서 협상을 하는 것이었다.

 

남들은 자신이 너무 노골적이고 다혈질이라고 비난을 하는 데 사실 이 화이트하우스라는 회사의 전직 보스들도 그럴듯한 명분과 외교적 수사를 썼지만 그들도 남의 것에 최소의 투자와 최대의 이익을 내는 것에 있어선 자신과 비슷하단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이라크... 등등의 새로운 매물들을 아주 헐값에 매입하던 유형이었기 때문에, 자신은 오히려 더 솔직하고 직접적인 언어를 쓴다는 것 이외엔 별다른 도덕적인 수치감이 생기지 않았다.

 

그가 전직 보스들이 지금까지 전략적 인내라는 이름하에 무시해온 시골구석동네의 김정은이란 작자를 상대안할 수 없게 된 사연은 독특하였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가업을 물려받은 지 몇 년이 되지 않아서 그 가계가 폐업이 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뜻밖에도 물려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상권을 새로운 상품으로 채우면서 골머리를 은근히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새 상품이란 최근 이삼년 안에 연속적으로 중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결국은 자신의 거주지로 날아 올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과 고체연료분사장치 등등의 상품개발로 자기가 누리던 판매 영역에 도전장을 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대화와 협상이란 말로 포장을 해서 모양새는 갖추었지만 내심은 상대방이 더 크기 전에 길들이기 위한 것이었다. 때마침 미국국민이라는 본처를 놔두고 러시아라는 여인과 어쩌구저쩌구한 밀당을 통해 자신이 새로운 회사인 화이트하우스에 들어오는 데 지원을 받았다는 불편한 오해도 불식시킬겸,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시골구석의 깡패가문의 새 리더인 김정은과 전직 보스들이 아무도 시도못한 일을 한다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기도 하였다. 왜냐하면 사람들로부터 노벨상수상자의 자격이 있다는 말을 듣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부동산투기자에서 전국제시장을 통솔하는 화이트하우스 회사의 보스로 올라온 것도 대단하지만, 한가지 부족한 것은 자기 신분에 대한 징크스였는데 노벨평화상 수상의 꿈까지 꿀 수 있다니 놀랍고 흥분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도 자신의 일을 이렇게 믿고 싶었다. 자신이 노벨상이 탐나서가 아니라 세상에 대해 기여하기 위해서, 인류의 평화를 위해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얼마나 명분좋은 일인가? 자신이 그렇게 싫어하던 흑인 오바마를 일격에 날리고, 부동산쟁이란 손가락질을 하던 밥맛없던 워싱톤 양복쟁이들이 자기한데 보낸 넌 안될거야라는 눈 흘김을 보란 듯이 떨쳐내는 그 흥분이란! “너희들이 지금까지 못한 것을 난 한방에 할 수 있어.”

 

그래서 그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자기 부하였던 폼페이를 연락책으로 두고 그 흥분되는 미션을 밀어붙였고 며칠 전까지만 해도 “99.9%”까지 그 시골촌뜨기보스인 김정은과의 북미회담의 긍정적인 가능성을 내비쳤던 것이다. 아니 그는 그렇게 되는 것이 좋은 명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는 것을 믿고 싶었었다. 워싱톤 화이트칼라들은 겉으로는 점잖은 방식으로 민주주의, 대의, 공공성을 말하지만 사적으로는 권력, , 섹스 등의 구린내에 깨끗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이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다는 것에 대해 넌더리를 치는 것은 자신이 그들의 숨은 비밀을 너무 노골적으로 직접적으로 드러내서 그런 것뿐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같은 부류의 인간이면서 다른 부류인척 하는 번드르한 가식에 대해 본때를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인류의 평화라는 말로 포장하여 전 지구적인 명예까지 걸머질 수 있다니 얼마나 황홀한 꿈이란 말인가?

 

그런데 그가 거의 가능하지 않다고 말한 불가능한 가능성인 0.01%의 회담준비 중단의 결정을 스스로 번복하여 결정하며 급하게 발표하게 된 것은 두 가지의 현실에 직면한 부동산업자로서의 손익계산에 의한 것이었다. 첫째로는 리비아식 모델이 아닌 트럼프식 모델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로 인해 제공해야 할 반대급부가 천문학적인 계산이 나온다는 점이다. 북한을 남한의 수준만큼 잘 살게 해줄께라는 약속을 이 약속이 북한에 먹힐지는 둘째 치고, 일단 미국국민에게 좋은 명분은 줄 수 있다. 언제나 못사는 사람을 구제해 준다는 것은 거부하기 힘든 보편적인 정서 아니겠는가?- 실제로 진행하려면 도대체 북한의 핵무기, 중장거리 미사일들, 전략자산축소, 연구개발비의 포기 등의 대가에 있어서 얼마큼을 지불해야 할지 대책이 안 나온다는 것이다.

 

그가 과거의 전통 우방인 EU나 동북아 국가들에게 무역전쟁을 벌이는 이유는 자기 국가의 부채와 취약해진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할 수 없이 쓰는 미국우선주의라는 깃발 때문이었는데, 북한과의 거래는 손익계산이 전혀 계산 불가능한 과비용이 예측된다는 점이다. 그만큼 북한을 실질적으로 포기하도록 만드는 데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게 되고 그것은 감당할 수준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아이러니 한 것은 한 시골깡패로부터 미국국민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들어가야 하는 현실적인 비용이 너무 크다면 과연 그것이 합리적인 결정일까라는 의심이 계속 들어왔던 것이다.

 

둘째는 화이트하우스라는 점포 보스가 되고나서 알게 된 현실의 장벽이 문제였다. 화이트하우스가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 지 내부경영을 들여다보게 되면서 추측만 하고 있던 현실인 군산복합산업과의 공모와 네트워크 그리고 제 3세계의 수탈경제를 통해 자신의 점포가 지닌 시장경제의 지배-종속의 수백 년의 먹이 사슬위에 자신들이 삶이 걸려있다는 사실에 대한 확인이 그것이다.

 

화이트하우스라는 새 점포의 보스가 되고서 기존의 영업 권리금을 인정해 주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이 적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원래 있던 토호세력 집안의 연락책인 볼턴 보좌관과 펜스부통령을 고용하고 당신네들 기득권은 건드리지 않을께. 그러니 내가 이 동네에서 새로온 보스라는 것에 대한 체면은 세워달라는 신호를 보냈었는데, 생각보다 한반도의 거래몫에 대한 포기가 큰 손실임을 알게 되었다. 미국의 제 1 무기 수입국인 한국이 그것도 오래된 구식 무기여도 불평없이 항상 도와주어 감사합니다 형님하며 고마워하던 거래처였다- 안정된 평화체제로 간다는 것은 그동안 짭짤한 고수익 처를 잃게 된다는 주변의 만류와 저항이 생각보다 거셌던 것이다.

 

최근에 군산복합체에 연관된 강경보수측의 자신들의 영업손실에 대한 강한 저항력과 더불어 새 점포의 보스는 몇 년 뿐이지만 자신들은 영원한 토호세력이어서 향후 협조없는 재미없는 삶이 전개될 수 있다는 은근한 압력이 손익계산에 탁월한 후각을 가진 그로 하여금 자신의 입장을 철회하기로 갑작스런 결정을 하게 되었다. 물론 먹을 것이 있기는 하지만 계산이 안나오기 때문에 때마침 볼턴과 펜스에 대한 상대방의 부하들이 욕설을 쏟아낼 때 그 기회를 이용하는 게 좋은 명분을 줄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약간의 아쉬움과 미안함이 남기도 하였다. 때마침 고민을 깊게 하고 있을 때, 그리고 최고의 수위로 내부의 토호세력들의 압력을 받고 있을 때, 저 멀리 새 점포 문재인 보스가 바로 이삼일 전에 와서 형님 흔들리지 말고 자신이 도와 줄테니 굳건히 세계평화를 위해 결단을 내리세요라는 말까지 들었던 것이다. 약간의 마음이 흔들려서 생각을 다시 해 봤지만 손익계산의 비용이 그까짓 추상적인 명분보다는 훨씬 실질적인 요소로 다가왔다. 앞으로 보스자리 내주고 수십 년을 더 살 것인데 이들 토호세력으로부터 밉보이는 것은 아무래도 더 괴로울 수 있다는 현실적인 계산이 더 마음을 움직인 셈이다.

 

그래도 6.12 북미회담취소는 전혀 이득이 없지 않았다.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대항해 형님께 더 잘 해 드릴께요 하며 바짝 달라붙고 있는 일본의 충성을 더 크게 얻었고, 북한에 대해서는 뭔가 포기하지 않으면 끝까지 압박과 제제가 있을 것이라는 교훈을 주게 되었다. 남한에 대해서는 뭔가 북과 거래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내 승인없이는 아무 것도 가능하지 않다는 큰 형님 눈치보도록 더욱 조심성 있는 행동을 주문하게 되었다. 게다가 세 명의 미국국민을 아무런 거래없이 북에서 빼어오는 수확을 보여서 자신이 자기 국민은 어떻게든 책임진다는 자신의 리더십을 전용기까지 보내 데리고 와서 보여주지 않았던가? 더욱 황홀한 것은 두려움의 원인인 북한의 풍계리 핵폐기장을 아무런 비용없이 게다가 자발적으로- 폭파시키게 했으니 이 얼마나 일거양득인가?

 

트럼프의 생각에 역시 자신은 거래의 고수이고 시골출신 김정은은 촌뜨기여서 세상물정을 모르는 하수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 촌뜨기가 자발적으로 풍계리 핵실험장시설을 폭파하는 같은 날에 폭격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폭파시키게 하게하고 자신은 김정은 부하들의 욕설과 비난에 참지 못해서 회담 못하겠다고 취소한 절묘한 타이밍은 마치 신의 한수처럼 보였다. 부동산업자로서 내 손실은 하나도 없으면서 거래도 하지 않고서 상대방으로부터 얻은 선물은 또한 얼마나 많은가? 약속이행에 있어서 상대방의 잘못으로 돌리고 실익은 얻되, 다음 거래의 가능성을 위해 부드럽게 아쉬움을 편지에 담아 지금은 유감스러운 상황이지만 어렵고 아쉬운 상황이 되면 연락주면 언제든지 찾아주세요라는 상투적인 문장으로 빠지면 자신의 체면은 그대로 살게 된다는 환상을 갖게 되었다.

 

최소한 거래가 안된 것은 상대방이 순진했던 것이고 자신도 순진할 뻔했지만 다행히도 그만큼 챙겨서 나온 것은 자신의 능력이 돋보인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 시장의 냉혹성을 그렇게 모르는 촌뜨기 김정은에게 한 방 먹인 셈이고, 그 옆에서 부화뇌동한 문재인 보스에게도 경종을 울린 셈이다. 감히 형님의 허락없이 쓸데없이 나대다니 스스로 자초한 결과이지 내 책임은 아닌 것이라는 자기 위로와 약속파기에 대한 체면치례를 하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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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예측 못한 6.12북미회담의 취소결정이 과연 트럼프와 그의 매파 측근들의 손익계산 방식대로 되는 것일까?

 

내 생각에는 이번 파기의 최대 피해자는 트럼프 자신이며 최대의 수익자는 오히려 김정은께로 돌아간다. 트럼프와 백악관은 계속적으로 공격을 받고 있는 수세에 몰려 있으며, 아무리 북한 핵무기보다 더 많은 핵무기 보유라는 엄포의 언급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북한을 대하는 것이 힘들어지고 대책이 없다는 사실을 반증할 정도로 밀리고 있다는 점을 세상이 알게 되었다.

 

북에 대한 전면 압박과 비핵화라는 무장해제에는 강공을 퍼 부우면서 줄 수 있는 것이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없다는 미국측의 현실이 그래서 남은 것은 오직 허세뿐이라는 사실이 앞으로 북한과의 거래에 있어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줄 수 있는 게 없는 데 무슨 공정한 거래가 가능하겠는가?

 

미국위주의 언론의 편파성으로 인해 북에 대해서만큼은 사실보다는 보고 싶어하는 기대의 수준에서 소설들을 쓰는 것으로 기사화한 수십 년의 역사로 인해 북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더군다나 평생을 미국 한나라만 대응해서 오랫동안 연구해온 북한 실무관리들과 달리 북한에 대해 잘 아는 지북(知北)파 관리가 전혀없는 트럼프의 경우에는 더욱 한계가 노출된 셈이다. 북한의 붕괴설이나 체제붕괴에 대한 신화같은 기대로 인해 압박을 하면 효과가 있다는 생각은 이미 수십 년이 지난 묵은 생각이고 오히려 더욱 체질이 강해지면서 매우 당해내기 힘든 맷집을 키우도록 도와준 꼴이 되었다.

 

그의 갑작스러운 회담취소의 결정은 미국의 영향과 우방국으로서의 한국의 역할과 미국에 한국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새로운 자각을 가져오게 하였다. 바로 직전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형님 대우를 해주었지만 돌아오는 결과는 동생에 대한 별다른 배려가 없이 자신의 손익계산에 대한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일방적인 행동의 사실과 사전조율 없이 결과에 대한 통보만 받는 이런 상황에서 중간보스로서 균형자의 역할의 무력감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이것은 특히 한국의 역사적 과제인 종전협정과 평화체제로서의 전환에 대해 스스로의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서 돌파해야 한다는 명분과 교훈을, 그리고 형님에 대한 압박과 거리두기의 독자성에 대한 필요와 자각을 한국민 정서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과거의 우방이 영원한 우방이 아니라는 국제질서의 냉혹함을 배우고 과거보다는 현재와 미래의 가능성을 여는 데 지혜와 열정을 더욱 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가져오게 되었다. 즉 남들은 우리의 분단을 통해 자신의 이득을 챙기는 존재이지 그들의 립서비스를 신뢰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은 셈이다.

 

문재인 정부가 계속적으로 형님대우의 결과로 얻은 몽니부리는 굴욕과 당혹감의 정서에 대해 교훈을 얻는다는 것은 더 이상 순진해서는 안 되고 미국의 매파와 국내의 보수진영의 압력에 대해 슬기롭고 인내심있는 열정과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가 그렇게 뚝심있게 나가기 위해서는 혼자의 영웅주의로는 안되고 중간층의 두터운 오피니언 리더그룹들이 형성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으로 최대의 수혜자는 아무래도 김정은 자신이다. 그는 외교참사의 직접적인 피해자이지만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회담에 대한 의지와 비난없는 인내의 표현을 통해서 김정은에 대한 국제사회의 새로운 인식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실상 그가 서방언론을 통해 비친 모습은 가장 잔인한 독재자상이었는 데 이번 평창올림픽 이후에 보여준 그의 면모는 그에 대한 두려움을 불식시키는 새로운 이미지를 남한과 서방세계에 주게 되었다. 실상 그가 스파이 혐의의 세 한국계 미국인 인도와 풍계기 핵실험장의 자발적인 폭파는 그의 약속에 대한 신실한 행동에 대해 일정 정도의 긍정적인 크레디트를 국제사회로부터 얻을 수 있었기에 그가 손해 본 것도 없는 셈이다.

 

회담중단의 편지내용과 그후 북한이 보여준 조심스러운 응답에 기초할 때 잠재적인 대화의 가능성이 아주 없지 않은 상황이긴 하지만 사실상 초조해지는 것은 미국의 압력의 효과로 어려운 경제살림의 부담을 갖게 될 북한이 아니다. 그들은 오랜 체질로 상시화되어서 싸울 명분만 주어지면 견디고 감내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 오히려 초조해질 사람은 미국측이 아닐까? 왜냐하면 북한이 점점 핵무기를 다양화하고 전략자산을 업데이트할수록 그에 대한 협상의 보상의 몫이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 3 동맹국가와 이슬람국가에서 미국에 꿋꿋이 저항하는 북한의 주가가 올라가면서 전략무기의 소량화로 인해 이스라엘의 안전이 더욱 위험해지는 상황이 점점 가까이 오게 될 때, 미국의 핵심 엘리트인 유대정치인들이 갖고 있는 공포는 점점 커지게 될 것이 뻔하다.

 

지금까지 북미회담이라는 게임(gamble)에서 트럼프는 화려한 수사적 언어와 제스처를 쓰고 있어도 내심 초조해하고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편지로 인해 분명해졌다. 그만큼 북한의 덩치가 어린아이에서 청년으로 커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우리는 미국의 북한에 대한 일방적 포기에 대해 북이 꿈쩍도 안하며 미국도 자신의 것을 일부 희생해서 내놓아야 한다는 것에 준비를 해서 만나야 한다는 사실을 이제 알게 되었다.

 

이미 1999년에 미국무장관이었던 페리가 북한보고서를 쓸 때 매파였던 그가 북과의 전쟁의 시뮬레이션을 그 당시 했을 때도 북을 이길 수 없다는 최종 결과를 알고 북한과의 대화가 유일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공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인내라는 말로 무반응이 상책이라는 지내오게 되어서 가래로 막을 일을 트랙터로 막아야 하는 일이 되고 말았다. 이제 20년이 가까이 지난 북은 정말 미국이 생각하는 그런 정도의 만만한 상대는 아닐 정도로 좋던 싫던-키가 커버린 게 현실이다.

 

기회는 아무 때나 오지 않는다. 그리고 점점 더 미국은 거래를 늦출수록 지불해야 할 대가는 더욱 커지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시오니즘 엘리트들에게는 이스라엘도 점차 주변의 국가가 아니라 북한으로부터 오는 간접적인 위험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는 것은 끔찍한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중국도 이번에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북한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과 아무리 어려워도 북한이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기에 중국과 북한이 강한 결속을 하는 이 마당에서 북한 흔들기는 더욱 어려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기대하던 북한 붕괴설이 근거없는 수십 년 간의 환상이었음을 이해한다면 이제는 한 국가로서 대접을 하고 대화테이블에서 상호 신뢰와 상대방에게 명예로운 선택이 가능하도록 자신의 배꼽을 드러내는 것이 더욱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핵보유국이 된 북한을 괴롭혀서 자신이 기득권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은 여전히 착각에 불과하다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아쉽게도 여전히 한반도의 문제의 핵심 축은 북미간의 관계에서 일어나며 남북의 문제는 보조축임을 여실히 이번 사건이 보여주었다. 남한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있어서 보조축이 해야 하는 일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쪽이 만나고 대화할 명분과 소통의 공간을 끊임없이 제공하되 비판적 견인차의 역할을 하기 위한 노력과 지혜를 내오는 것이다. 그러려면 독자적인 목소리에 대한 강한 신념과 인류의 공공선에 대한 비전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가 지치지 않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으려면 눈앞의 손익계산의 방식이 아니라 좀더 보편적이고 포괄적인 공동선에 대한 이해와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모두에게서 덜어내는 승승의 방식의 해결책이 필요하다. 물론 그것은 단순히 전략적인 방법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민주화를 통한 시민사회의 갱신된 역량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재인 대통령 자신과 측근 몇 명의 선한 노력을 넘어 남은 몇 년간에 민주적인 리더십을 세우는 강력한 드라이브가 있어야 할 것이다. 리더는 혼자 깃발을 세워서 앞으로 가는 행동대장이 아니다. 오히려 활동 공간을 만들어주고 사람들이 스스로 서도록 공간을 형성하는 일이 더욱 큰 사명이다. 돈과 권력이 있게 되면 금방 보수화와 안전지향으로 회귀한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지 않고 사람을 키우고 실천 공간을 다각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2018.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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