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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력의 작동방식과 그 해체



지배체제(domination system)는 보이지 않게 작동할 때 가장 그 효과가 크다. 그리고 그것이 삶의 그러한 바이자,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겨질 때 그 효과는 극에 달한다. 문제는 지배체제가 겉으로 악마의 탈을 쓰고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식과 당연함이라는 관행적인 실천이 이를 유지하고 확대시키며 더욱 견고하게 한다.

본래 거짓말이요 실재가 아닌 신화(myth)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에 대해 길들여져 있고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보아온 것이어서 의심없이 동조하게 된다. 이런 사회화의 과정을 통해 지배체제는 견고하게 되고 악순환을 겪게 되면서 확산된다. 다음을 우리에게 상식이 된 몇가지 신화의 예들이다.

- 폭력은 다른 사람들을 구원할 수 있는데, 즉 간악한 원수들이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언어다.

- 통치와 관리는 모든 사회적 기능들 가운데서 효율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다.

- 고통은 상대방의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중요한 교훈을 준다. 그러므로 필요할 때 적절한 고통은 상대가 이쪽을 무시하지 않게 하는 수단이 된다.

- 갈등을 해결함에 있어서 옳고 그름의 문제는 중요하며, 내가 옳다면 상대방이 내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하지, 뭔가 양보한다는 것은 굴욕과 수치를 스스로 당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북관계의 긴장이나, 학교나 직장에서 동료와의 갈등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위의 몇 가지 신화들이 작동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상대를 변화시키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지는 구원하는 폭력(redemptive violence)이 효과가 있다는 선입관은 너무나 우리의 일상생활과 생각에 붙어있어서 그것을 의심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그렇다면 다음의 사례를 보면서 그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 지 진실로 성찰해 보기로 하자.

사례 1: 무장갈등에 있어서 사례

폴랜드의 한 지하조직의 단원이 독일침공하에서 유태인들을 몰래 지하 조직망으로 안전한 해외로 빼돌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게슈타포 서너명이 한 대령의 인솔하에 갑자기 문을 박차고 들이 닥쳤다. 그 순간 거실 책상에서 작업하던 부부는 놀라서 꼼짝 못하고 서 있었다. 책상위에는 빼돌리는 유태인 명단과 연락망 조직도가 놓여 있었고, 책상 아래 칸의 서랍에는 권총이 들어 있었다. 그러나 총을 여럿이서 들이밀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것도 할 수 없었다.

사례 2: 파크에서 있었던 일

뉴욕의 한 도서관에서 늦은 오후 마감시간에 책들을 대출한 한 젊은 여성이 공원을 가로질러 주변에 인기척이 없는 지름길을 택해서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때마침 누군가 흑인 한 청년이 모자를 쓰고 멀리서 뒤따라 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아직 공원을 벗어날 시간은 많이 주어졌고 아무도 도움을 청할 사람이 주위에 없었다. 내 수중에는 아무런 나를 방어할 그 어떤 무기될만한 것이 없다. 물론 지금처럼 핸드폰이 있는 시기도 아니었다. 그 수상한 젊은이는 점점 빠르게 주변을 둘러보면서 빠르게 그 여인의 뒤에 바짝 다가가고 있다.

사례 3: 집에서 생긴 일

어느 날 새벽 빌라에서 사는 한 여인이 침대에서 잠을 자다가 갑자기 무거운 중압감을 느껴

눈을 떴다. 거기에는 믿기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으니 그것은 바로 누군가 한 남성이 집에 침입하여 자기 위에서 누르며 있는 것이었다.

사례 4: 전철에서 생긴 일

사람들이 그리 붐비지 않을 정도의 숫자가 별다른 소음이 없이 조용한 분위기로 한 전철이 운행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 정거장에서 한 남성어른과 어린 아이 세 명이 타고나서는 분위기가 매우 달라졌다. 아이들은 주변을 아랑곳하지 않고 서로 재잘대면서 시끄럽게 큰 소리로 떠들고 있어서 그 소음이 같은 칸에 탄 저 멀리에 앉은 사람들에게까지 신경이 거스릴 정도였다. 그런데 앉아 있는 그 남성은 주변이 그 소음으로 시끄러움을 느끼는 것에는 상관하지 않고 멍하게 있는 상태였다. 전혀 통제를 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어서 마치 주변의 눈초리에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한 모습이었다. 아이들의 심한 장난과 시끄러운 소리로 인해 참고 있던 한 중년 여인이 좀 거리가 떨어져 놀고 있는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보호자로 보이는 남성에게 다가가서 뭐라고 말하였다. (..중략...) 그러자 모두의 분위기는 바뀌고 주변의 사람들은 그 남성와 아이들을 용납하기 시작했다

( 이 중략에서 무엇이 도대체 일어났길래 분위기가 180도 달라지게 되었을까?)

질문:

1. 위의 4가지 사례는 장소, 시기, 대상이 각각 달라도 뭔가 공통점들이 존재한다. 모두가 대결구조였고 상대는 더 힘이 많거나 더 많은 숫자였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그들은 희생자가 될 뻔한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 할 수 있었을 것인가? (이 모든 사례는 실제 사례임).

2. 위 사례들을 공통적으로 꿰뚫는 것은 힘의 작동 방식에 관한 것이다. 어떤 힘의 작동방식이 각각의 사례에서 그들을 궁지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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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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