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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한 25가지 교훈

조회 수 2462 추천 수 0 2007.11.15 03:14:26
 

                                    폭력에 대한 25가지 교훈 

 
                                                                                                    마크 쿨란스키의 <비폭력>에서


1. 비폭력에 해당하는 적극적인 어휘는 그 어디에도 없다.


어떤 것의 부정으로서의 어휘가 아니라 그 자체로 비폭력을 표현하는 적극적인 어휘가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실마리는 정치체제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의 사회문화적·지적 체제가 비폭력을 주변적인 가치관으로 보고 있다는 점, 사회의 핵심적 구성요소의 자리에 놓기를 극히 세련된 방식으로 거부하고 있다는 점, 중요하기는 해도 그 자체로서 하나의 본질적인 힘이라고는 여기지 않는다는 점, 그 자체가 정식 개념이 아니라 어떤 다른 것의 부정일뿐이라고 여긴다는 점에 있다. 말하자면 비폭력이 주변적 개념으로 남아 있는 이유는 대단히 위험한 혁명적 개념이자 사회의 본질을 전면적으로 바꾸어놓고자 하는 개념이며 기존질서에 대한 위협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폭력은 항상 매우 위험한 것으로 여겨졌다.

2. 국가가 예방 차원에서 군사력을 갖추면 결국에는 그 힘을 사용하고야 만다.


3. 비폭력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국가의 적으로 여겨진다.


힌두교오 간디가 주장하는 비폭력은 나약함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힘에서 나온다. 강하고 잘 절제된 사람만이 비폭력에 도달하기를 희망할 수 있다. 폭력을 쓰지 않고서는 자신을 지킬 수 없는 사람들은 적의 물리적 잔인성에 맞설 수 있는 영혼의 힘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기 자신이 나약하거나 적이 너무 잔인하기 때문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폭력을 쓰는 것이다.

4. 일단 국가가 하나의 종교를 받아들이고 장악하면, 그 종교는 원래의 비폭력의 가르침을 잃어버린다.


5. 저항하는 자는 그가 죽은 다음 성자로 만들어버리면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며, 그러면 그의 효력을 흡수해버릴 수 있다.


6. 모든 전쟁의 이면에는 항상 근본적인 거짓말이 몇 가지 있다.


스페인 사람들이 인디언을 상대로 벌인 전쟁의 의도는 정당하다. 인디언들은 혐오스러울 정도로 음탕하며 심지어 수간을 행하고 인간의 살을 먹고, 살을 먹기 위해 인간을 죽인다. 그러한 죄는 인간의 본성에 어긋난다.


- 알베리코 젠틸리 16세기 옥스퍼드대학 민법학교수, 스페인의 신세계 정복을 정당화함


7. 사람들에게 증오심을 갖도록 선동하는 자들은 예외 없이 항상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8. 전쟁을 하는 자들은 자신의 적을 닮기 시작한다.


남북전쟁은 극히 표준적인 논리로 시작되었다. 남부에서는 노예를 소유한 귀족들이 평생 노예라고는 가져보지 못했지만 다행히 조금이라도 경작할 만한 땅을 소유한 가난한 농부들을 설득하여 함께 양키에 대항하여 ‘우리의 삶의 방식’을 지키기 위해 싸우자고 말했다. 양키라는 말은 인간보다 못한 존재이자, 성스러운 땅에 침입해 들어오는 위협적인 야만인을 부르는 명칭이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북부연방군은 실제로 야만성을 발휘하여 남부를 공격함으로써 이러한 논리를 충분히 확인해주었다. 북부인이 싸웠던 대상인 남부인은 또 남부인대로 그들 나름의 범주 안에서 인간답지 못한 특성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었다.

...북부인들은 이번 전쟁이 남북 분리론자들을 막기 위한 치안활동과 같으며, 도덕적인 의무이며 남부인들은 인간이 아니라는 이유를 들었다.


9. 폭력의 힘과 비폭력의 힘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은 도덕 논쟁이다. 만일 폭력 쪽에서 비폭력 쪽을 선동하여 폭력을 행사하도록 만든다면 폭력 쪽이 이긴 것이다.


만일 비폭력에서 폭력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자제력을 기른다면 비폭력이 이긴다. 국가는 이것을 전략적으로 이용하여 폭력을 유도해 낸다. 1942년 경찰이 베이어드 러스틴을 두들겨 팬 이유도 바로 러스틴을 유인하여 폭력으로 대응하게끔, 그래서 결국은 패배하게끔 만들기 위해서였다. 비폭력적인 적들이 폭력을 수용하는 순간, 블랙팬서가 폭력에는 폭력으로 대응하겠다고 선언하는 순간, 폭력을 수용할 수 있다고 여기는 순간, 남은 문제는 누가 보다 강력한 물리적 힘을 가지고 있는가 뿐이다. 한나 아렌트는 “폭력의 실천은 세계를 바꾼다. 그러나 아마 그렇게 하여 바뀐 세계라면 좀더 폭력적인 세계일뿐이다”라고 말했다.


10. 문제의 원인은 인간의 본질이 아니라 권력의 본질이다.


잔혹함이 없는 권력이란 없다. 만일 권력이 용서를 베푼다면 권력은 이미 스스로의 파괴를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만일 권력이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강압적인 힘을 사용하지 않고 사랑을 사용하는 것을 목격한다면 아무도 그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11. 전쟁이 오래 계속될수록 전쟁의 인기는 사라진다.


12. 국가는 군사력이 없으면 스스로 노쇠한 무기력자라고 생각한다. 물리적 힘없이는 권력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13. 최선의 그룹은 가장 큰 그룹이 아니라, 가장 정밀하게 조직화된 그룹이다.


간디는 소극적인 자세는 비겁하다고 생각했고, 행동을 취하지 않은 것은 ‘비겁함과 나약함’이라고 보았다. 그는 비폭력적으로 저항할 능력이 없는 사람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는 것보다 차라리 폭력적으로 저항하는 것이 낫다고 보았다. 그른 언제나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기력함보다는 차라리 폭력이 낫다”고 말했다. 비폭력 저항과 평화주의의 거리가 너무나 먼 것처럼 느낀 그는 자신의 신념을 나타내줄 능동적인 단어가 없다는 사실을 불만스러워했다. 아히스마, 비폭력, 폭력의 부재라는 단어는 정치적 행동이 갖는 힘과 적극적인 성격을 나타내주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진실의 힘’이라는 뜻의 ‘사티아그라하’라는 단어를 만들어 냈다.


14. 첫 총성이 울리면, 모든 논쟁이 ‘강요된 침묵’으로 순식간에 끝난다.


역사에서 반복되는 교훈은 전쟁을 추진하는 것이 평화를 추진하는 것보다 쉽고 평화를 끝내는 것이 전쟁을 끝내는 것보다 쉽다는 사실이다. 평화는 깨어지지 쉽고 연약한 반면 전쟁은 질기고 강하기 때문이다. 일단 첫 총성이 울리면 전쟁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반역자에 불과해진다. 첫 총성이 울리면 모든 논쟁은 끝나므로 총성은 언제나 논쟁을 끝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침묵은 오래가지 않는다... 항상 논쟁과 비판을 포기하면서 침묵을 강요하는 순간이 있는 데 이 순간이야말로 전쟁을 추진하는 자들에게 유리한 시점이다.


15. 총을 쏘는 전쟁은 이미 확립된 권력을 무너뜨리는 데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혁명 그 자체를 공고히 하는 데 사용된다.


16. 폭력은 결코 해결을 낳지 못한다. 폭력은 더 큰 폭력을 낳는다.


덴마크는 무력으로 저항하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판단하고 독일의 점령에 수동적으로 복종했으나, 국가의 명예를 걸고 작업 속도를 늦추고 수송을 지연시키고 장비를 파괴하고, 무엇보다도 독일군이 쫓고 있는 인물을 보호하기 시작했다. 덴마크 정부는 반유대주의적인 법령을 제정하는 것도 거부했다. 1943년 10월 독일이 모든 유대인은 덴마크에서 강제 추방하겠다고 선포하자 덴마크 사람들은 6,500명에 달하는 대부분의 유대인을 숨겨 주었다. 그 중 1,500명은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온 망명자였다...덴마크인들은 정부에서 치밀하게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도 아우슈비츠로 보내지지 않았다. 51명이 병으로 죽었으나 덴마크에 있던 나머지 유대인들은 살아남았다. 이 사태를 프랑스와 비교해 보자. 프랑스는 기록상으로 보면 더 우수하고 조직화된 무력저항군이 있었으나 35만 명의 유대인 가운데 26퍼센트를 잃었다. 네덜란드에서는 무력저항에도 불구하고 14만 명의 유대인 가운데 4분의 3이 죽었다. 폴란드에서는 폴란드인들로 구성된 저항집단과 유대인의 무력봉기가 있었는데도 330만 명의 유대인 가운데 90퍼센트가 죽었다.


17.  전쟁은 평화주의자를 낳는다. 참전군인 가운데 일부는 평화주의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18. 두려움 때문에 움직이는 사람은 제대로 행동하기 어렵다.


대체로 사람들은 산업체에서나 시민들의 공개 논쟁에서나 자신이 바보스러워 보일까봐 간디의 전략을 받아들이는 것을 다소 주저한다. 사실 비폭력은 평범한 물리적 싸움보다도 훨씬 더 수준 높은 형태의 용기와 헌신을 필요로 한다.

19. 잔인하게 핍박당하는 사람들에게 죽기를 각오하고 압제자에게 반항하라고 설득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반면 잔인한 폭력에 대해 비폭력적으로 저항하라고 설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20. 만일 순수하게 자발적인 직업군인들로만 전쟁을 수행할 수 있다면, 일반 대중 전체에게 전쟁을 확산할 필요가 없다.


21. ‘사람을 죽이는 일’은 일단 시작하면 끝도 없이 ‘점점 더 깊이’ 빠져 든다.


22. 폭력은 항상 그럴듯한 이성적인 설명을 동반한다. 오로지 폭력이 실패했을 경우에만, 그 설명은 비이성적이었음을 드러나면서 사라진다.


23. 폭력은 전염성과 장악력이 강한 바이러스다.


운동과 운동의 적대자들은 모두 폭력이 그룹에 이식되면 급속히 확산되며 궁극적으로는 그 운동을 파괴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리처드 그레그는 이렇게 경고했다. “철혈정책을 쓰는 통치자는 비폭력적 저항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이른바 ‘앞잡이’를 은밀하게 고용하여 비폭력적 저항자 사이에 보내, 마치 같은 비폭력주의자인 척하다가 점차 폭력적인 행위를 하도록 유도한다...”


24. 전쟁은 권력의 본질에서 비롯되는 것이지 인간의 본질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영화, 책, 텔레비전, 장난감, 빌딩에 걸린 액자, 공원의 기념비, 학교에서 배운 교훈, 부모의 격려가 전쟁터에서 사람을 죽이는 일을 미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대하는 사람 대다수가 살인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기적이라 할 수 있다. 분명히 사람은 다른 사람을 죽이는 일에 적합하도록 선천적으로 타고난 존재는 아니다. 기본적인 군사 훈련의 목적은 이 선천적 특성을 말끔히 지워버리고, 신병을 새로운 유능한 킬러로 탈바꿈하는 데 있다.


25. 전쟁을 끝내고자 하는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었다.


20세기 초 프랑스 소설가 아나톨 프랑스는 이런 글을 썼다. “전쟁이 비로소 사라지는 때는 인간이 폭력과 관련하여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을 때, 폭력을 자제함으로써 어떤 고통이 닥치더라도 기꺼이 견뎌낼 준비가 되었을 때다.” 그리고 윌리엄 펜이 17세기에 말한 것처럼 “누군가는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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