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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교육학 및 SEL

글 수 108

기독교평화운동의 성찰과 분단 60년 이후의 과제

박성용/비폭력평화물결 대표

인간의 마음은 민주주의의 첫 번째 집이다. 거기에서 우리는 묻는다. 우리는 공정할 수 있는가? 우리는 너그러울 수 있는가? 우리는 단지 생각만이 아니라 전 존재로 경청할 수 있는가? 그리고 의견보다는 관심을 줄 수 있는가? 살아 있는 민주주의를 추구하기 위해 용기 있게, 끊임없이,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동료 시민을 신뢰하겠다고 결심할 수 있는가?

-테리 템페스트 윌리엄스 관여

  ------ 목 차 -----

- 우리의 비참한 현실로서 마음의 분단구조

- 기독교 평화훈련의 현재 상황과 그 한계

- 기독교 평화운동의 터전을 다시 세우기

- 21세기 기독교평화운동의 새로운 제자직으로서 피스빌더

- 향후 기독교평화(훈련)운동의 몇 가지 과제

- 비폭력 평화훈련을 위한 나의 실험들

-
결 론

(이 글은 7.11일 기독교회관에서 평화활동에 관련 몇 명의 기독교 활동가나 실무자들이 기독교 평화운동의 현재와 방향에 대한 논의를 위해 모이는 모임을 위한 발제문이다. 그 내용은 이미 블로그를 통해 발표한 몇 가지 글들이 아직 유효하고 내용도 중첩되고 필요한 부분이 많아 몇 가지 글들의 필요한 부분을 모으고 필요한 부분들을 새롭게 써서 완성된 것이다. 여기서는 기존의 블로그에 올린 부분을 제외하고 나머지를 소개한다.)




비폭력 평화훈련을 위한 나의 실험들

 

비폭력평화운동에 관련된 한 단체에 2005년에 대표자로서 삶의 공간을 바꾸면서 복잡한 과제들에 나는 직면하게 되었다. 이 영역에 문외한이면서도 일을 해야 한다는 것과 폭력과 갈등의 거대한 이슈들의 쇄도 앞에서 무엇을 어떻게해야 하는지에 대한 당황스러움을 직면한 것이다. 그 와중에 4년간 준비와 진행에 참여하면서 한국평화활동가대회를 통해 알게 된 평화단체 실무자들과 활동가들의 고민을 이해하기 시작하였다. 그 상황이란 4~5년 이상을 버티지 못하는 파김치된 활동가들, 소수 인원의 과대한 과제들, 내면의 힘의 고갈, 관계문제와 갈등에 대한 해결능력부족, 목표와 전략의 부재, 승리 없는 결과의 모호함, 단체의 재정과 생활안정의 불안 등이 몇 가지 예이다.

 사실 자신들의 폭력에 대한 의문보다는 오히려 비폭력이라는 말에 대한 그 효율성을 설명하라고 물어오는 힘든 상황에서 금방 앞에서 진술한 평화단체들의 힘든 상황을 똑같이 겪고 있던 나 자신의 근본적인 문제의식은, 평화활동이 진행되는 현장을 추스르고, 그 현장에서 버티며 그 현장을 가꾸는 일꾼을 세우고, 그 일꾼이 일할 수 있는 신념과 사회적 도구를 지닌 훈련 모델이 나의 역할로 다가왔다. 사실 지금까지의 삶이 조직가이기보다는 연구자로서 살아왔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 어떤 전략이 존재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직감적으로 폭력에 대응하여 폭력적인 수단(신념, 언어, 관계, 구조에 있어서)을 어떻게 배제하며 살 것인지, 안정보다는 비전과 가치에 중심을 두기, 공동적인 지도력, 진실어린 소통, 개인성장과 사회변화를 동시에 추구하기와 같은 몇 가지 원칙들에 서서 네트워크 단체들과 개인들과 더불어 공동의 지혜가 작동되는 방식을 취하기 시작하였다.

각 단체의 텃밭은 침해하지 않고 스스로 관리하되 우물은 같이 만들고 각자의 텃밭에 물을 가져다 주자라는 공유된 목표인 활동가 양성과 훈련이라는 우물에 사람들과 단체들을 초대하였다. 그 처음이 2006년에 맛보기로 시작한 삶을 변혁시키는 평화훈련(AVP; Alternatives to Violence Project)’이었다. 40명이 모여 시작한 AVP는 독일 진행자들의 도움으로 2010년에 첫 훈련가 과정을 마친 최종 14명으로 시작하여 이제는 20여명이 AVP활동가모임이라는 배움과 돌봄의 AVP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그 과정을 밟고 있는 사람들만도 70여명에 이른다.

이 첫 모델이 준 통찰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텍스트로 사용하기, 경험먼저 그리고 그 경험으로부터 원리를 뽑아내어 일반화하고 재적용하기, 자신의 절망과 희망이 담긴 감정을 표현하고 이를 전체가 들어주기, 팀 진행을 통한 공동의 지도력을 구축하기, 상대의 말에 대한 대응이 아닌 자신의 진실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말하기와 듣기의 안전한 공간 형성하기, 공유된 가치와 목적에 대해 자발적인 헌신과 몸으로 생활하기, 서로 격려하고 지원하는 돌봄과 배움의 커뮤니티의 필요성과 이를 실제로 구축하기 등이 그것이다.

자발적인 배움과 돌봄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에 대한 나의 시도는 그 후 계속되었다. 그 예는 다음과 같다. 40여개 단체가 모였던 비폭력평화 세계 대행진캠페인(2009), 7~8개 단체들이 결성한 회복적정의 네트워크’(2009년 말부터 시작), 마찬가지 숫자의 평화교육단체들이 모인 평화교육네트워크’(2011), 여러 다양한 20명의 개인들이 모인 어린이청소년평화지킴이(HIPP; Help Increase Peace Program)’(2010) 훈련 과정의 개시와 이를 위한 성인진행자배출(2013)과 탈학교학생을 중심으로한 청소년 진행자의 양성 시작(2013), 또 다른 20여명의 개인들이 모인 한국회복적 서클(RC; Restorative Circle)’ 모임(2012) 그리고 학교폭력에 관한 회복적대화모임’(2012), ‘사회적·감정적 배움’(SEL; Social& Emotional Learning)연구모임 (2011)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여러 훈련 매뉴얼들을 자체내 번역하거나 만들었는 데, 위에서 언급한 모델의 매뉴얼들만 아니라 비폭력대화(NVC), 비폭력영성과 실천, 시민활동가와 교사를 위한 중심세우기, 비폭력 직접행동 등의 매뉴얼들이 내부 훈련용으로 만들어져 사용되고 있다.

2년간 한시적이었던 비폭력세계대행진캠페인만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모델들은 주로 평화활동가 양성 훈련과 관련된 모델들이고 자생적으로, 지속적인 배움과 상호 돌봄을 위한 결사체적인 커뮤니티 성격을 갖고 활동 중에 있다. 어떤 것은 처음부터 각각의 다른 단체의 활동가들이 공유된 목적으로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것도 있지만, 평범한 시민으로서 점차적으로 공유된 가치를 세우고 평화의 비전에 헌신하려는 목적에서 형성된 커뮤니티들도 있다. 각 모델들은 그 나름의 성격들이 다르게 존재하지만 유사한 진행의 공통점들은 다음과 같다:

- 조용히 적극적인 광고 없이 그리고 점진적으로, 상업적이지 않는 방식으로 공유된 목적과 동의된 가치들을 중심으로 모임들이 자발적으로 진행되어 나간다.

- 대화의 방식에 있어 자신의 내면에 있는 중요한 것을 표현하고 그것을 중도개입 없이 듣는 경청의 방식을 차용하고, 자신의 좌절과 희망 등의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게 하고 상대방이 듣는다는 신뢰의 분위기를 지닌다. 이것의 한 예는 체크인, 체크아웃의 시간을 처음과 끝에 갖고 서로의 내면을 돌보는 시간을 갖는다..

- 의사결정에 있어서 강요 없는 초대, 다수결투표 없는 동의과정을 통한 소수자의 목소리를 드러내고 듣기, 의견의 차이를 주목하고 그 논점의 뒤에 있는 의도와 욕구를 듣기, 결정된 것을 다시 명료화하는 절차를 거친다.

- 사회와 진행을 특정 개인에게 맡기지 않고 돌아가며 하고 자원의 원칙을 하고, 각자의 진실을 모으며, 공동의 지혜가 최대한 소통되고 발휘될 수 있도록 의식을 하며 내 말하는 의도와 말하는 것의 전체에 대한 영향 그리고 참여한 구성원 전체의 복지를 생각하며 말한다. 그 예로서, 상상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평가없는 브레인스토밍 시간을 갖고, 거기서 가장 좋은 동의된 최선을 선택하고 다른 의견에 대한 기회를 다시 준다.

- 주최단체로서 각 모델의 기득권과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고 공유 시스템을 구축한다. 자발성과 신뢰를 중심으로 원하는 방향에 대해 무엇이 장애인가 보다는 무엇이 가능한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때때로 모호해도 직감에 맡긴다.

 

위와 같은 방식들은 처음에는 한 두 모델에서 좋은 피드백을 통해 나온 긍정적이고 유효한 것들을 자연스럽게 하나둘씩 점차적으로 적용해가며 대화의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가던 경험적인 것들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이것들이 바로 서클 프로세스라는 방식에 의해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것이라는 이론을 접한 후에는 각 모델의 특성은 달라도 보편적으로 이러한 서클 프로세스와 소시오크러시(sociocracy-번역어가 아직 없어서 그 의미를 동의에 의한 관계적 민주주의라고 부르고자 한다)의 방식을 적용하면서 지속되어 발전하고 있다.

흥미있는 것은 처음에는 각 훈련 모델들은 각자의 고유영역에서 발전하고 서서히 성장하고 있지만 한 모델의 경험자는 위에서 말한 서클 방식의 다른 모델들에 대해 참여하고 그로부터 배움, 가치와 의미의 명료함, 헌신의 방향, 관계의 질적 향상 등에 있어 상호 시너지 효과를 얻는 일들이 점차 늘어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또한 자체 내에서 구체적인 현장의 개발, 핵심역량의 배분, 파트너십의 확대를 서서히 도모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예로서는 비폭력평화훈련센터를 몇 몇의 지역에 뿌리내리는 일을 직접 기획하거나 자문하고 연대하여 세우는 노력을 하고 있다. 광명에 비폭력평화훈련센터-동그라미와 네모가 개소하고, 인천, 고양 그리고 제주도에 각각 광명과 비슷한 훈련센터를 건립하는 일에 함께 하고 있다. 또한 회복적 서클도 광명, 인천, 광주, 음성, 제주도에 각각 진행자를 양성하고 입문, 심화과정을 뿌리내리는 활동도 진행 중에 있다. 이런 것들은 생명의 자기조직화 이론과 같이 스스로 발전하고 방향을 찾고 소통하며 그물망처럼 뻗어나가는 자발적인 생명력을 갖고 있다. 비록 지금은 시초이지만 향후 5년 이후에는 지금 성장하는 싹들은 매우 크게 가시화되고 있을 것이다.

이들 모델의 구성원 대부분은 처음부터 사회변혁의 그 어떤 깃발을 세우거나 열정을 품은 사람들은 아니다. 오히려 많은 이들이 평범한 일상을 살지만 고통스러운 현실에 대한 자기 경험과 희망을 나누는 과정 속에서 그리고 각 모델이 갖고 있는 평화로운 소통의 안전한 공간을 통해서 의식들이 깨어나고 함께 하기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진정성과 자비로움의 대화방식을 통해 뭔가 공유된 목적을 향해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걷는 행렬에 동참하는 과정 중에 있게 된 것들이다. 내가 깨달은 것은 기존의 활동가를 평화 마인드로 전환시키는 훈련 기간보다 오히려 평범한 지역 사람을 훈련시켜 평화 활동가로 세우는 것이 기간이 대략 더 짧다는 사실이다(광명의 경우 3년 정도 걸림). 이것은 의외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희망이기도 하다.

2013년에 들어와 새롭게 달라진 나의 태도와 집중하는 초점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으로서 평화의 능력을 체험하고 이것을 자기 삶에 적용하는 쉽고 실제적인 방식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래서 도달한 결론은 배제나 우월성이 없는 관계, 일치, 평등, 주체성의 원리가 작동되는 서클 프로세스를 모임과 회의에 강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새롭게 시도하는 것은 첫째가 기존에 다니던 교회를 나와 서클 프로세스 원리에 기반한 평화서클교회를 소수의 활동가들과 시작했고, 마음자리 인문학독서모임을 통해 파커파머의 책 4권을 이 방식에 의거하여 한 학기 15회기 진행하였으며, 새로운 교육공간에서 회의를 이 방식에 의거하여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파머가 말하는 진리가 소통되는 안전한 공간의 체험과 그 힘을 몸에 배이도록 함께 노력하고 있다. 작은 시도이지만 내면의 진정성과 진리가 소통되는 안전한 공간으로서 서클 프로세스 실천 공동체는 참여자는 작은 숫자이지만 실제로 그 힘이 있고 공동지혜와 자발성이 서로를 격려하며 돌보는 방식으로 서서히 작동하는 것을 눈으로 보고 이 방법이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최근에 다시 확인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실 돌이켜 보면 아쉬운 점도 많다. 평화관련 수많은 중요한 해외자료들을 함께 탐구할 수 있는 연구진의 부재(실제로 많은 연구역량이 있는 사람들이 안정되지 않은 수입으로 인해 집중하지를 못하고 있다), 그리고 개인간의 갈등해결이나 그룹간의 문제 해결에는 신경을 썼지 공공부분의 갈등, 그리고 정부의 권력에 의한 지배적 힘에 의한 통치를 넘어 비폭력 거버넌스와 통치에 대한 중장기 비전과 그 전략적 실천에 대해 역량이 세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를 위해서는 지금의 하는 훈련 워크숍이나 수많은 기획회의로 나가는 시간으로 인해 절대적인 개인 성찰과 연구 시간이 부족하여 자료는 보이지만 들여다 볼 시간이 나지 않고 있다. (201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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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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