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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교육학 및 SEL

글 수 108

기독교평화운동의 성찰과 분단 60년 이후의 과제

박성용/비폭력평화물결 대표

 

인간의 마음은 민주주의의 첫 번째 집이다. 거기에서 우리는 묻는다. 우리는 공정할 수 있는가? 우리는 너그러울 수 있는가? 우리는 단지 생각만이 아니라 전 존재로 경청할 수 있는가? 그리고 의견보다는 관심을 줄 수 있는가? 살아 있는 민주주의를 추구하기 위해 용기 있게, 끊임없이,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동료 시민을 신뢰하겠다고 결심할 수 있는가?

-테리 템페스트 윌리엄스 관여

 

------ 목 차 -----

- 우리의 비참한 현실로서 마음의 분단구조

- 기독교 평화훈련의 현재 상황과 그 한계

- 기독교 평화운동의 터전을 다시 세우기

- 21세기 기독교평화운동의 새로운 제자직으로서 피스빌더

- 향후 기독교평화(훈련)운동의 몇 가지 과제

- 비폭력 평화훈련을 위한 나의 실험들

-
결 론




(이 글은 7.11일 기독교회관에서 평화활동에 관련 몇 명의 기독교 활동가나 실무자들이 기독교 평화운동의 현재와 방향에 대한 논의를 위해 모이는 모임을 위한 발제문이다. 그 내용은 이미 블로그를 통해 발표한 몇 가지 글들이 아직 유효하고 내용도 중첩되고 필요한 부분이 많아 몇 가지 글들의 필요한 부분을 모으고 필요한 부분들을 새롭게 써서 완성된 것이다.)



향후 기독교평화(훈련)운동의 몇 가지 과제

 

한 국가의 정부가 통치에 있어서 핵심인력 구성, 예산, 통치기구와 제도에 대한 기획과 전략 그리고 그 실행에 대한 다층적이고 지속적이며 세밀한 밑그림을 그리고 이를 실천하듯이 이 땅에서 샬롬의 통치를 실현하는 것은 단순히 염원이나 의지 혹은 선언이나 고백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핵심역량의 형성, 그리고 부단한 훈련과 그 실천에 대한 평가와 수정의 시스템과 그 실천 공동체들이 구축되어야 하는 것이다. 존 폴 레더락의 평화구축에 있어서 응답의 수준에 있어서 관계와 하부 시스템 구축이며 시간틀 구조에서는 준비와 훈련 그리고 사회변화 기획의 영역의 중요성을 필자는 역설한 바 있다. 다음은 이를 위한 몇 가지 과제들이다.

첫째, 관계의 문제에 관련하여, 현재 기독교 평화운동 특히 평화(훈련)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현재의 비참하고 참혹한 현실을 가져오는 뿌리인 분열, 상처, 파괴, 죽임, 무질서 그리고 어둠으로 치닫게 하는 마음의 경직성에 대한 치유, 곧 파커 파머가 말한 민주주의의 집이라 할 수 있는 마음의 습관을 회복하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 마음은 한편으로는 진리와 은총으로서 삶의 신성함에 대한 감각과 다른 한편으로 우리 사회의 고통과 비참함에 대한 모순어린 긴장을 끌어안아 파편화되지 않고 오히려 열려져 분별과 혁신으로 관여하면서 생명을 부여하는 에너지를 가져오게 한다. 이 마음은 또한 활동가로서 우리가 거대한 사회적 이슈와 할 일들에 매몰되거나 자칫 저항과 맞섬에서 오는 경직성에 대해 자기 내면의 정체성, 성실성, 온전성을 지키고 심화시키는 내적 진실을 형성하게 해 준다.

둘째, 자신의 내면의 진실과 타인의 진실 및 차이가 소통되는 관계가 가능해지는 안전한 공간내에서의 일상적인 수행이다. 비난과 비판, 판단과 평가, 강제와 응보형 행위가 우리에게 주는 두려움과 수치스러움의 방식으로서 말하기와 듣기의 일상적 실천에 있어서 악과 불의에 저항하다 모르는 사이에 그 악을 닮아가는 방식과 단절하고 이해와 연민이 작동되는 방식으로 말하고 듣는 철저한 생활 실천이 중장기적으로는 범람하는 폭력의 문화를 바꿔낼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내면의 치유, 관계의 회복, 공동체의 복원이라는 건설적인 대화라는 생활양식을 체화시킨다.

셋째, 하부 시스템의 구축과 관련하여서는 아무도 개인으로서 내적 진실을 강화할 순 없다. 진실과 차이가 존중되는 이해와 연민의 안전한 소통 공간이라는 실천 공동체의 구축이 필요하. 이 실천 공동체내에서 남의 심리적 공간을 침범하지 않는 방식으로 즉 강제나 지시 대신에 초대로, 상대 비난이나 판단이 아닌 자신의 진실을 노출하는 대화방식으로, 자신의 중심이 상대의 중심에 다가가는 방식의 소통의 안전한 공간을 확보하고 이를 지켜 유지한다. 이것은 바로 차이와 내적 진실이 존중되는 신뢰와 돌봄의 서클이라는 방식으로 자신이 소속한 자발적 실천 공동체(동아리, 단체, 연대회의)의 운영을 이끌어 가는 것이다.

넷째, 냉전논리와 구조 그리고 분단문화를 양상하는 것은 지배 권력이 가진 시민의 사회화라는 또 다른 유형의 훈련 시스템에 의한 것이듯이, 정의와 진실, 평화와 자비가 실천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생애 전반에 걸친 훈련과 적용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핵심역량이 길러지게 된다. 이 훈련에서 중요한 것은 강의나 강연의 한 비저너리의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가르침과 배움의 방식이 아닌 공동의 지혜(혹은 공동지성)’가 수렴되는 자기 발견적 학습, 능력부여(empowerment), 학습자를 주체화하기, 스토리텔링을 통한 자기 경험을 통한 작은 이야기와 큰 이야기를 서로 엮기의 방식이다.

현재 평화영성과 비폭력 실천의 영역에 있어서 한국에서는 살렘의 기도모델, AVP/HIPP의 비폭력의 힘과 그 작동원리, 기독교평화전통과 간디계열이 합류한 비폭력 영성과 직접행동, 생활의 영적 실천으로서 조정중재 및 갈등전환(해결), 마음비추기의 자기 영혼안에 있는 내면의 교사와 신뢰의 공동체 구축, 서클 프로세스의 존중과 협력의 문화 그리고 마음의 일치, 갈등상황에서 관계의 구축을 위한 회복적 실천(서클) 등의 다양하고 중요한 훈련 모델이 각각 발전해가고 있고 일부는 서로 다른 모델에 대한 배움과 통합적인 적용이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훈련 모델들은 기독교 평화실천가들이 주목해야 할 평화 자산들이다.

다섯째, 사회 변화의 기획과 관련하여서 우리는 개인의 내적 진실이라는 샘을 파고, 타자와 공동체의 관계에서 치유와 화해의 영역을 넘어서 공공영역과 국가의 지배권력에 말을 거는 데 있어서는 사회안보에 대한 비전과 이를 실천할 상호지원의 핵심역량의 양성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는 무기와 권력이 아닌 비폭력 통치라는 사회적 비전과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민중안보에 대한 국가권력의 침해에 대한 저항을 어떻게 답보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사회적 기획의 측면과 더불어 이를 지속하고 확대할 수 있는 헌신적인 전문 역량들(예를 들어, 영역별 전문실천그룹이나, 행동지원을 위한 어피니티 그룹 affinity group)이 필요하다.

여섯째, 사실상 민중의 피로 지켜온 수많은 사회재산들이 소수의 탐욕어린 지배 엘리트의 권력남용에 의해 하루 아침에 파괴와 손실로 이어져 온 것은 강정마을이나 4 대강 사업 그리고 원전개발 등에서 뼈아픈 교훈으로 남는다. 여기서 사회적 기획의 중요한 특징은 단순히 현장에 가 있어서 시위의 세력화에 머물지 않는다. 한 예로서 강정의 경우 핵심 의사결정권자들은 뒤에 숨어있고 현장에는 그 지시를 따르는 하부 명령수행자들과의 전면 대치는 방어를 넘어선 다른 사회적 기획, 즉 의사결정권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기획이 무엇이겠는가에 대한 고민을 가져온다. 현재와 같이 보수진영이 똘똘 뭉쳐있는 사회에서 사회적 압력을 어떻게 형성하며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고 사회적 합의라는 프로세스를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이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조정중재능력의 연대단체나 기관을 어떻게 -3자개입방식으로- 형성할 수 있는가도 과제이다.

일곱째, 공공영역을 통해 정치에 대해 말을 걸고 변화를 끌어내는 작업을 위해서는 실제로 수많은 지역현장에 있어서 실천공동체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야 한다. 기독교에서는 수많은 에큐메니칼 단체들이 존재하고 있고 연대 기관들이 있으나 실무자중심의 소수인원으로 있어서 실제로 행동함에 있어서는 거의 항상 이슈는 달라도 현장에 나오는 사람은 정해져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것은 핵심역량의 풀뿌리화라는 사회적 기획에 대한 기본적인 원칙을 우리가 실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힘은 민중으로부터 나온다.”

지역 현장 (혹은 부문현장)을 다시 일구어내고 뿌리내리며 거기서 민주형 지도력이 나오고 지역이나 단체를 넘어선 공공의 선을 위한 연대와 조직을 구성하는 사회적 기획은 풀뿌리화하는 데 최소 3년 이상 그리고 그것이 연대체로 발전하는 데는 또한 그만큼의 시간이 걸리는 장기적인 사회적 기획인 것이다. 이것이 안되기 때문에 새로운 지도력이 부재하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연대회의나 네트워크 활동은 소수에게 과중한 힘이 부과되거나 노력에 과중한 부화가 걸려서 쉽게 지치고 에너지가 딸리게 된다.

여덟번째, 인력의 부족에 대한 문제만이 아니라 평화훈련에 있어서 또 하나의 문제는 가치운동을 하는 모든 단체들이 힘들어하는 안정적인 재정수급 문제도 걸려있다. 이를 극복하는 한 방법은 평화를 지향하는 교회들 몇 개가 지역현장 혹은 평화훈련단체와 사회선교를 위해 결합하면서 인력과 재정을 함께 만들어가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것은 사회적 기획을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지속가능한 방식을 어떻게 시스템으로 구축할 수 있겠는가의 문제이다. 혹시 재정의 역량있는 기독교 단체나 재단이 자신의 사업과제로 이것을 기독교평화단체와 연결고리를 갖고 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 필요성을 지닌 기독교평화단체들이 서로 결합하여 재정과 인력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훈련과 사회적 기획을 같이 하는 느슨한 연대체를 구성하는 것에 관심이 있는지가 관건이다.

아홉번, 훈련과 사회적 기획의 중장기 과제를 실현하는 한 방식으로는 현재 개척자, 비폭력평화물결, 그리고 한국평화훈련원이 함께 논의하고 있는 시민평화대학(평화를 중심으로 한 풀뿌리시민대학)의 세우기가 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이것은 이미 과거 3~4년간 기독교평화아카데미로 기독성을 지닌 평화훈련단체들의 학기제 운영을 통해 서로의 신뢰와 협력속에서 진행해온 바가 있었다. 비록 그 때 당시는 아직 평화에 대한 감각이 약하고 참여자의 숫자가 나중에는 적어서 모집의 어려움으로 중단되었지만 상호 연대와 프로그램 공유에 있어서는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지니고 이 경험이 다른 연대활동에 디딤돌이 되어왔다. 여기에는 기독교 에큐메니칼 진영, 평화를 지향하는 교회들, NGO 그리고 평화교육네트워크와 회복적정의네트워크 등에서 상호 필요성을 공유하고 공동의 가치가 확인되면 이것을 진행하는 것에 비전을 가질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통일교육에 대한 평화교육자들의 관심이 시급하다. 현재 통일교육은 분단 60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교육학적 방법론이나 통일사회를 향한 인간론이 없는 소위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우월성과 북한주민의 열등화, 통일후 부국강병의 폐쇄적인 민족주의적 색채가 정통을 이루고 있다. 통일을 위한 갈등전환, 평화로운 문제 해결 등에 대한 승승의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아무런 방법이나 실습이 없다. 평화 운동가들이 지구적 시각에서 나온 보편적 시각과 적용 도구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평화학이 적용되는 삶의 자리로서 우리의 구체적인 삶의 맥락인 분단현실에 등한시 한다는 것은 평화운동이 한국적 맥락과 아직 접촉점을 갖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더군다나 분단논리가 전쟁의 위협이나 다양한 폭력에 대한 문화적, 구조적 배경이 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때, 평화운동의 통일운동에 대한 접목과 이에 대한 관여의 필요성이 점점 제기되고 있다.

  (201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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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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