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평화교육학 및 SEL

글 수 108

종교간의 대화의 실천적 공통과제로서 생명평화운동

-·터키 민주화 워크숍-

 

박성용 박사/비폭력평화물결대표

일시: 2012.5.18.

장소: 한국불교역사기념관 내 국제회의장 2

 

인사말

한국과 터키의 종교지도자들이 함께 하는 뜻깊은 이 종교간의 대화의 자리에 말씀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개신교 목사이긴 하지만 시민사회영역에서 평화활동가이자 비폭력실천가로서 주로 활동을 하고 있어서 그 입장에서 잠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의 취지는 종교간의 대화가 실천영역에서 종교의 벽을 허물고 서로 만나지는 지점이 바로 생명평화운동의 확산이고 이것이 바로 현 시대에서 우리 종교인들을 궁극적으로 도전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라고 확신을 하고 있습니다.

새천년의 시대적 징표로서 911비극사건의 도전들

새천년의 시작에 터진 9.11의 비극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문명간의 충돌, 즉 이슬람과 기독교의 충돌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비극적 사건을 하나의 지구촌시민이 된 인류에 대한 전환적인 계기의 사건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것은 독백의 시대에서 대화의 시대로, 차별과 무시의 삶의 방식에서 존중과 배려의 삶의 방식으로 우리의 의식과 가치 그리고 삶의 스타일을 바꾸는 계시적 사건으로 이해합니다. 인종, 종교, 이념, 국가라는 경계에 의해 만들어진 의 대립과 증오를 넘어 한운명공동체로서 그리고 하나의 지구촌시민으로서 우리라는 새로운 지구공동체 비전의 형성에 대한 그 필요와 정당한 윤리적 요구는 이제 보편화되어 있고 또한 긴급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한 지구촌 시민으로서 그리고 종교인으로서 저는 9.11의 도전에 대해 다음과 같은 질문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첫째
, 우리 각 종교전통은 어떻게 타자들(인종적 타자, 신념적 타자, 종교적 타자, 가난한 타자, 생태적 타자 등)의 고통의 현실에 대해 영적이고 윤리적인 민감성을 높일 수 있는가?

, 타자의 고통이 어떻게 신의 실재(기독교와 이슬람) 혹은 해탈과 깨달음(불교)을 위한 수련의 통로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둘째, 우리 종교인들이 어떻게 세속의 갈등과 폭력의 현장에서 영적인 것이 가장 실제적이고 실천적인 해결 방식으로 효과가 있게 잘 작동되게 할 수 있는가?

, 우리가 교회, 모스크, 불당이라는 안전지대(zone of safe)에서 신을 찬미하고 예불하는 방식을 넘어 좀더 용감하게 불안과 갈등의 지대(zone of discomfort and conflict)에서 신의 영광과 붓다의 자비를 칭송하는 새로운 신앙실천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셋째, 인류가 직면한 공동의 과제들 앞에서 ?지구온난화, 무력갈등, 사회적 폭력, 지구적 빈민화, 질병의 세계화, 핵 위험의 공포 등- 우리는 어떻게 개인적 수행(individual practice)을 넘어 공동의 수행(collective practice)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 한 개인, 한 그룹, 한 종교, 한 나라로서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하고 거대한 위기의 과제들에 대항하여 인종, 신념, 종교, 국적을 넘어서 각 개인, 각 집단, 각 종교가 지닌 지혜가 서로 엮이고 공통의 지혜(collective wisdom)이 지도력을 발휘하는 방식으로 우리가 함께 사는 방식을 어떻게 새롭게 조직해 나갈 수 있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한국에서 종교간의 대화의 한 지평으로서 생명평화운동

종교간의 대화는 한국의 기독교내 에큐메니칼 진영의 신앙실천운동으로서 이미 유신독재시절인 60년대 말 크리스천 대화문화아카데미를 중심으로 현장활동의 종교인들이 시작하였고 민주화의 중요한 흐름이었습니다. 80대 말에 민주화가 되면서 이는 각 지역현장에서 생명평화운동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그 한 예가 지리산을 중심으로 기독교와 불교의 종교인들이 함께 만든 지리산생명평화결사운동입니다.

그 후 사회적 이슈가 있는 곳이라면, 즉 생명의 존립을 위협하고 폭력과 지배가 가난한자의 고통, 사회적 소수의 차별, 환경파괴의 현장에서 생명평화운동은 자발적으로 일어났습니다. 새만금과 4대강사업처럼 국가가 주도하는 악개발사업과 먹거리 문제, 용산참사, 경기도지역의 골프장 건설, 미군기지 환경오염, 제주강정마을 해군기지사업, 고리원전등 원전사업 등에 생명평화운동은 어김없이 들불처럼 일어났고 여기에는 종교지도자들의 몫이 컸습니다.

그리고 2003년 이라크 전쟁전후로 일어난 국제시민의 반전평화운동의 흐름을 타고, 이라크 전쟁반대, 아프가니스탄 등지에 긴급구호와 인도적 지원 그리고 평화캠프를 위한 생명평화운동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는 남북간의 첨예화된 이념적 대립상황에서도 종교인들은 남북대화를 주도했고 남북의 종교지도자들은 독재시절에도 남북간 종교인들의 대화를 통해 통일과 민주화를 위한 헌신을 주도해왔습니다.

9.11과 이라크 전쟁을 기점으로 한국에서는 수많은 평화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생겨났고 여기에는 종교인들이 활동가로 있고 그리고 그 운영을 위한 재정 후원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평화를 단지 염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평화를 일상화하고 내면화하는 종교인들의 갈등해결과 평화훈련에 대한 수많은 워크숍과 모델 전수 교육들이 새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분리와 갈등을 치유와 화해로 바꾸는 사역자 양성 프로그램이 지역현장과 교육계 및 시민사회영역에서 먼저는 기독교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금년부터는 불교의 조계종내 화쟁위원회에서도 생명평화운동에 대한 불교인의 참여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사회적 갈등에 대한 갈등해결에 개입하고 있고, 소위 화쟁실천가를 위한 중장기 계획도 모색되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지구촌락과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생명평화운동의 흐름을 언급하는 것은 이것이 시대가 요청하는 새로운 신앙실천운동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으며 점점 더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를 나누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생명평화운동은 직접적인 풀뿌리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공공의 선을 세우기 위한 시민사회 영역에서의 활동을 강화하는 데 수많은 접근방식들로 확산해 나가고 있습니다. 통일, 환경, 지역자치, 도농먹거리 및 생협, 학교의 평화수업, 갈등해결, 탈핵, 비폭력 실천 등의 다양한 영역 속으로 생명평화운동을 발전·분화해 나가며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장들을 여는 데는 종교인들의 중요한 몫이 기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야만성과 국가주의를 넘어: 진실의 힘과 인류의 휴매니티를 증진하기

지구촌 시민으로서 우리가 직면한 엄중한 현실인 지구온난화와 가난과 질병의 세계화 그리고 한국인으로 직면하고 있는 북미간 핵무기 위협과 원전의 안전문제에 대응하는 생명평화운동은 종교간의 대화에 있어서 매우 핵심적인 실천 과제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명평화운동이 신앙실천에 있어 중요하다 할지라고 단순히 구호, 선언, 고백을 넘어 실천적 핵심역량으로 세력화되지 않으면 이 또한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없습니다.

도전적인 시대의 위기 상황 앞에 서서 우리가 실천적 핵심역량을 구축하여 사회적 변화를 가져 오는 도구는 각 종교가 지닌 진실의 힘을 끌어 올리는 것과 그 진실을 소통시키는 대화의 변혁적인 힘을 신뢰하는 것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간디의 진리 실험으로서 신앙의 모델은 종교간의 대화에 큰 통찰을 줍니다. 신앙인으로서 그는 두 가지 명제를 자기 삶으로 증명해 내었습니다. 하나는 진리가 신이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진리는 일치시킨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직면한 지구적 야만성과 배타적 국가주의에 대항하여 신앙인으로서 우리는 진리가 신이다라는 실천적 명제를 다시 중요하게 성찰할 때입니다. 교리나 신념, 의견을 넘어 진리/진정성을 궁극적 의지처로 삼고 진정성을 영혼에서 끌어내고 자신의 전통속에서 진리의 경험을 끌어올리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진리는 일치시킨다는 것은 우리 각자는 모두 진리의 조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갈등해결에서 있어서 진리가 작동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입장을 수정해 나가면서 서로를 일치시킬 수 있습니다. 대화는 이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 방법으로는 먼저, 각자의 진리가 드러내는 방식으로 자신의 진리를 말하고 상대의 진리를 듣습니다. 둘째, 상대방의 진리에 의해 내가 수정될 수 있도록 자신을 개방합니다. 셋째, 드러난 더 큰 진리에 자신을 세웁니다. 마지막으로, 그 더 큰 진리에 대해 복종하고 같이 일할 것을 약속하고 신의로 실행합니다.

이렇게 나의 진리를 드러내기, 너의 진리를 온전히 듣기, 우리의 진리를 확인하고 이를 위해 같이 일하는 방법을 찾는 방식으로 대화가 진행될 때, 대화는 그 자체가 혁명적 사건이 되고 변혁의 에너지를 품어냅니다. 그러므로 대화는 그 자체가 실천이 되고, 진리를 경험하는 궁극적인 길이 됩니다. 그래서 대화없이는 진리를 경험할 수 없고, 이런 대화를 통해 타자는 나를 풍성하게 하는 선물 수여자(gift-giver)’가 됩니다. 이런 형태의 종교간의 대화는 서로를 상생시키고 진리에로 헌신케 하며 동료로 함께 손잡고 일할 수 있게 합니다. 믿음이 같아서가 아니라 차이가 오히려 더 큰 진리를 배우게 하고, 공통의 과제가 우리를 부르기 때문입니다.

 

생명평화운동을 통한 각자의 신앙실천에 다시 말걸기

지금까지 말씀드린 새로운 신앙수련의 방식으로서 생명평화운동을 좀더 명료화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생명평화운동은 우리의 신앙실천에 다음과 같은 도전과 과제를 요청합니다.

첫째, 신앙인으로서 우리는 어떻게 우리가 직면한 비참한 현실을 경전/텍스트로 말을 걸고 신의 실재나 다르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가?

둘째, 한 개인이나 소수의 카리스마적인 지도력이 아닌 모두의 공동의 지도력 혹은 공동의 지혜가 작동되는 방식으로 사는 결사체적 혹은 배움과 돌봄의 실천 공동체(practice community)를 핵심역량으로 어떻게 형성할 수 있는가?

셋째, 진실이 소통되고 실수로부터 배우는 긍정적인 피드백이 가능하도록 진리를 배우고 진리가 서로를 풍성하게 하는 안전한 공간으로서 진실한 대화를 어떻게 우리가 지속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가?

넷째, 당위에 대한 구호, 선언, 그리고 고백을 넘어 실제로 갈등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변화의 실천적인 일치와 화해의 신앙전통의 지혜들을 어떻게 익혀서 폭력의 폭풍우라는 사회 이슈 속으로 개입해 작동원리로 실천할 수 있는가?

다섯째, 진실과 자비가 존재의 기반이자 인식의 틀로 주어져서 타자가 더 큰 진리를 아는 선물 수여자가 되고, 함께 공동의 선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건설적인 신앙실천 프로그램을 어떻게 가질 것인가?

이런 도전적인 질문들에 대한 응답으로서 생명평화운동을 신앙실천의 화두로 갖고 타신앙인들을 우리가 만날 때, 대화가 영혼의 진정성을 불러일으키고, ‘신음 지대/위기의 지대에서 진리와 자비의 실재를 경험하는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폭력을 폭력으로 막거나 해결할 수 없다면 방향은 명확합니다. 평화는 오직 평화에 의해 이룩됩니다. 진실은 진실에 의해 세워집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종교간의 대화도 그러한 진실과 평화의 힘을 가져오는 실천적 신앙수련으로 이해될 때 의미가 있다는 게 제 확신입니다.

성서의 그리스도안에 죽고 다시 부활하여 의의 종이 되고 꾸란의 믿음에 의거하여 선을 행하는실천적 신앙수행이 오늘날 우리에게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영적 전통의 지혜가 갈등과 폭력의 한 가운데서 실제적으로 유효하게 작동되는 방식으로 나타나도록 우리의 헌신을 긴급하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시대적 부름에 서로의 지혜를 배우고 서로 격려하며 용기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저의 작은 생각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엮인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The Re-focusing and Main-streaming of Dignity and Respect into Education for Peace and Human Rights 평화세상 2014-07-28 15522
107 학교폭력, 현재 진행중인 서원초의 비극에 대한 성찰 평화세상 2015-07-07 3331
106 존엄과 존중을 통한 평화·인권 교육의 재설정과 주류화하기 평화세상 2014-07-28 4128
105 평화서클교회 나눔 자료-큰 기쁜 소식의 고지 (2013.12.15) 관리자 2013-12-15 4293
104 세계교회협의회(WCC) 10차 총회 “한반도 평화․통일에 관한 성명서” 전문 관리자 2013-11-12 4404
103 정전 60주년 통일교육의 문제점 그리고 그 향후 방향-통일안보교육에서 평화통일교육으로- 메인즈 2013-08-08 5243
102 비폭력 평화훈련을 위한 나의 실험들 (기독교평화운동의 성찰과 분단 60년 이후의 과제) 메인즈 2013-07-05 4426
101 기독교 평화훈련의 현재 상황과 그 한계 메인즈 2013-07-05 4359
100 기독교평화운동의 성찰과 분단 60년 이후의 과제-향후 기독교평화(훈련)운동의 몇 가지 과제 메인즈 2013-07-05 4235
99 비폭력실천가/기독교화해사역자의 눈으로 보는 성서: 윤리적 응과응보를 변혁시키기 메인즈 2013-01-26 4221
98 평화훈련-변화의 출현을 위한 역동적 시민단체 조직 세우기 메인즈 2012-06-13 4004
97 비폭력평화훈련 - 평화로운 모임과 회의진행 방법 익히기 메인즈 2012-06-05 4144
» 종교간의 대화의 실천적 공통과제로서 생명평화운동 메인즈 2012-05-18 4185
95 분단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민주시민윤리의 재성찰 -민주적인 시민역량을 위한 한 평화활동가의 성찰과 작은 시도 메인즈 2012-05-01 4352
94 평화훈련가 양성/ 청소년평화지킴이 HIPP 진행자 입문 워크숍 5월 12일(금)-14일(일) 안내 메인즈 2012-03-14 4033
93 비폭력의 힘-작은 희망의 징조들 메인즈 2012-03-05 4047
92 시민사회단체 실무자 능력강화 워크숍 메인즈 2012-02-01 4341
91 평화교육: 학문적 배움과 사회심리적 배움(SEL)간에 연결하기 메인즈 2011-09-29 4236
90 제주 해군기지 건설은 무용하고 통일염원에 장애가 된다-강정마을로 본 평화학강의?- 메인즈 2011-08-25 4221
89 평화 교육(SEL)- 사회적, 정서적 그리고 정치적 배움 메인즈 2011-07-21 4250
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