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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평화교실

글 수 16

서클로 진행되는 마음자리인문학 독서모임을 통한

영혼의 자기돌봄

 

 

마음자리 인문학 독서모임은 광명시 철산동의 동그라미와네모의 공간에서 광명교육연대가 호스트 단체로 하고 박성용대표가 진행한 프로그램이다. 이는 이미 작년초부터 새로 시도된 학기제 모임으로 저녁에 2시간 30분동안 주어진 책을 통해 자신의 삶을 살피고 참여자들이 서로의 경험을 경청하고 상호돌보는 서클진행방식의 독서모임이다. 원래 광명교육연대가 평생학습원의 프로젝트로 지원받아 파커파머의 글을 읽는 방식으로 작년 봄학기에 처음 시도되었으나 금년 가을에는 지원없이 등록비를 받아 운영이 되었다.

 

그 방식은 서클로 앉아 침묵, 시나눔, 일상경험을 돌아가며 연결하기, 텍스트가 자기에게 말 걸어온 것 -자기 영혼의 연못에 파문을 던진 것 -에 대한 소그룹 나눔활동, 전체 모임을 통한 나눔, 휴식 그리고 텍스트에 대한 심화 탐구하기, 성찰과 마무리 등으로 진행하였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말하고 듣기에 있어서 안전한 공간이 되고 무엇을 말하고 무슨 영향을 내가 전체 구성원들에게 끼치는 지 알아차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각과 배움을 위한 피드백과 열린 질문을 진행자가 준비한다. 진행자는 이렇게 안전한 공간의 확보와 유지 그리고 피드백 기술과 열린 질문을 던지기 그리고 자기 중심을 존재로 있기로 서클속에 두드러지게 있지 않고 서클속으로 들어가 서클 참여자로 그리고 때때로 진행자로 역할을 수행한다. 이끄는 자가 아닌 참여자로 그리고 연결자로 있는 게 중요한 게 마음자리인문학 서클진행자의 할 일이었다.

 

이번 봄학기는 수치심에 관해 그리고 가을학기에는 화해에 대한 로고데라피 접근방식에 관한 것과 가족화해에 대한 것을 다루었다. 마음자리인문학은 본래 텍스트를 읽어가는 방식보다는 텍스트가 자신의 삶을 읽고 말을 걸어오게 허락하는 방식으로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중요한 것은 누군가 말을 하는 것에 대해 다른 참여자들은 주의깊은 경청을 하고, 말하는 이는 자기 내면의 진실을 정직하게 표현하는 방식을 취한다. 자기 표현에 있어서 논쟁이나 주장을 하지 않고 마음을 드러내며, 이를 통해 서로 연결되는 분위기를 창조하게 된다. 이런 안전한 소통의 공간과 인문학적 삶의 통찰이 어울려서 참여자들은 자신의 영혼으로부터 나오는 목소리에 스스로 돌보게 되고, 공감과 침묵으로 들어주는 참여자들의 도움덕택에 자신에 대한 발견과 삶의 진정성에 대한 감각을 회복하게 된다.

 

서클씩 독서모임이 만든 변화는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가 평소에 하는 대화의 내용이나 방식은 자신의 내면의 진실을 서로 듣고 표현하는 데 무력하기에 경청의 힘이 확인되는 안전한 소통의 공간’(파커 파머의 용어)이 요구된다. 일상적으로 우리는 대화를 해야 할 것에 대한 정보교환, 안된 것 혹은 못한 것에 대해 변화를 끄집어 내기 위한 시도로서 말걸기, 호기심을 충족하는 일상적인 사건에 대한 파편화된 시간보내기로서의 대화들에 익숙하다. 여기에는 영혼의 접촉점이 쉽사리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서클로 하는 대화모임에서는 면대면으로 앉아 내면에 중요한 것에 대한 공통의 관심을 끄집어 내기 때문에 머리로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 있는 진실을 접촉하고 이것을 말하기 때문에 자기 자신의 내면성을 확인하는 성찰작업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남과 그것에 대한 의식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으로 전환되고 심지어 타자의 이야기도 자신의 내면을 열어 볼 수 있는 참조자원(reference)이 된다. 물론 자기 에 들어간다는 말이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 뿐만 아니라 라는 인식과 참여자의 타자성이 말걸어옴 속에서 사이(between)'에서 자기 생각의 경계선을 넘어서는 자기 초월도 일어나게 되어 사이-경험(between-experience)'이 자신의 기존의 선입관과 신념에 충격을 주고 자아 경계선을 확장하거나 모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둘째, 대화는 파편화된 일상적 경험, 특히 고통과 상처에 대해 변형으로서 재의미화(re-framing)를 가져온다. 사이-경험을 통해 자신 속으로 들어간다와 자신을 연다는 것은 대화의 참 모습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렇게 해서 관습적으로 살아온 자동반응으로서 생존하기 전략에 대해 멈춤, 주목하기 그리고 내면의 진실과 다가오는 타자의 진실의 소통, 개방 그리고 새로운 선택의 가능성을 열게 된다.

 

그동안 가슴에 담겨온 고통이 억누름이나 회피에서 다시 주목하고 알아차림을 통해 이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경청자들로부터 판단이나 조언이 없이 들음으로 그것을 화자가 다시 받을 때 묘하게도 파편화의 상처들은 새로운 의미로 다시 모이게 되고 - 여기서 다시 모임 gathering again이란 대화 dialoguedia(through)+logue(logos=meaning), 의미의 흐름의 시발적 사건이 된다- 이는 타자의 자기내면의 응답을 통해 의미의 집약적 실존(빅터 플랭크의 용어)으로 현존하면서 의미의 흐름이 일어나면서 뭔가 고착되어 왔던 것으로부터 떨어져 나감이나 혹은 떨어져 보게됨으로서 그 시발적 사건은 의미의 현전이라는 개방적 사건으로 돌파의 경험을 가져온다- 그것이 미묘하게 작던 전 존재를 흔드는 경험이든 간에.

 

셋째, 들음과 주목하기, 자기 표현과 침묵이 어울려 진실이 직조(weaving)되고 이는 다시 지성과 헌신(용기를 내어 나아가기)에 대한 자각을 가져온다. 자기 변화는 문제가 되는 여기를 버리고 가야할 이상적인 저기에 대한 다가섬이나 자기 부정에서가 아니다. 오히려 지금여기의 자각과 수용에서 일어난다.

 

참가자들이 텍스트가 말을 자기에게 걸도록 텍스트에 경청하고 자기 삶의 맥락(컨텍스트)가 자기에게 말하는 텍스트로 전환되도록 재경청의 작업을 하게 될 때, 이 들음과 주목하기는 그 내용이 어떠하든지 - 그것이 상처, 폭력의 경험, 분리됨이든 간에 - 자기에게 주는 선물이 된다. 경청이 세상에 내던져짐 혹은 분리된 정체성으로서 소외됨에 대한 자기 판단과 자기 비난 혹은 세상에 대한 분노와 무력감에 대해 따사로운 연민으로 감쌀 수 있는 영혼의 공간을 허락받는다. 이것은 의지가 아닌 그렇게 출현되어 발생하는 은총의 공간 - 3의 것의 선물 -이 되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과거의 고통, 가정에서 폭력 -심지어 딸로서 아버지로부터 어렸을 때 당한 성폭력의 경험도 있었다-, 파트너와의 심각한 갈등과 분리감을 노출했고, 정직하게 이에 직면했으며, 그것을 표현함으로써 공감어린 경청을 받고 자신의 마음을 '거울비추기(mirroring)'함으로써 진실의 직조(weaving)와 따사로운 연민이 일어남을 목격하였다. 외부의 전문가의 도움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일상의 주부로서 이들은 경청과 주목하기 그리고 스토리텔링의 힘에 의해 자각과 자기 수용(혹은 삶의 수용)을 하게 된 것이다.

 

넷째, 서클의 연결됨속에서 개인이 홀로-더불어라는 역설이라는 모순의 자기동일성 작업을 통해 새로운 갱생을 경험한다. 서클은 홀로의 내면화 작업을 위한 충분한 공간을 형성하면서도 결코 그 홀로가 스스로 되지 못하고 더불어라는 경계의 형성안에서 일어남을 안다. 타자의 타자성과 차이가 간극과 사이를 만들어내면서 영혼작업이 가능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영혼은 그러한 안전한 공간의 지원과 영혼작업의 공간으로서 컨테이너(안전한 작업분위기로서의 장)가 요청되기 때문이다. 그럴 때 타자는 선물이 되고 사회적 역할과 기능 그리고 심리적 딱지(라벨)과 기대감이라는 마스크 뒤의 깨지지 않은 온전한 존재에 대한 감각- 이것은 명료한 지식이나 개념이 아닌 직관적 감각의 경험이다 -이 일어나면서 펼쳐진 실재에 대한 통로로서 자신을 자각하게 된다.

 

여기서 역설이 일어난다. 그토록 힘들었고 괴롭힘을 당했던 사건들, 관계들, 그리고 상황들이 잃어버릴 것이 없는 자기 정체성의 구성요소로 긍정적인 수용으로 전환된다. 고통이 통로가 되고, 아픔과 추락이 날개를 얻는다. 의미 없었던 혼란(카오스)에 새로운 질서(코스모스)가 출현한다. ‘아님로 바뀌어지는 것은 논리적 연관과정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마치 양자역학처럼 혼돈에서 진동과 움직임이 그리고 갑작스러운 도약이 일어남과 같다. 그 전환은 기대하지 않은 선물이다.

 

 

마음자리 인문학 독서 모임 진행자로서 깨달은 중요한 것 한 가지는 인간은 누구나 할 것없이 스스로 자기치유와 자기방향성을 가진 존재이고 이것은 안전한 소통의 공간이 허락되어지고 조언이 아닌 경청과 주장이 아닌 표현이 있는 곳에서는 자생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것은 생명이 본래 지닌 힘이자 지혜이다. 그리고 각자는 서클안에서 그것을 목격하는 자가 된다.

 

서클이 주는 평등과 연결, 돌아가는 리더십, 자기-중심과 원-중심에 동시에 존재하기, 성찰과 연결하기, 3의 것에 자기를 개방하기, 전체성이 자기를 통해 흐르도록 허락하기 등이 그러한 역동적인 신비를 일으킨다. 여기에 평화가 실재(reality)로서 현존한다. 고통과 갈등, 문제상황이 거세된 상태가 아니라 그것들이 신비로운 변형을 한 존재자로 참여하면서......우리는 단지 목도하고 자신을 열고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이 지루하고 힘든 여정에서 위로와 힘을 얻으면서 감사할 수 있게 된다.

 

(2014.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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