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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평화교실

글 수 24

분리된 삶으로부터 뫼비우스 띠 위의 삶으로

 

 

우리는 분리되지 않고 부족한 것 없이, 온전한 채로 이 세상에 온다. 그러나 우리는 자기 내면에 있는 것들을 보호하려 하거나 주위 사람들을 속이려 하면서 내면과 바깥의 삶 사이에 벽을 세운다. 그리고 우리 대부분은 분리된 삶에서 비롯된 고통을 참기 어려워졌을 때에야 비로소 분리되지 않은삶을 찾아 내적인 여행을 시작한다.

.......

처음에 나는 세상의 공격으로부터 내 취약한 자아를 숨기기 위해 벽이 필요했다. 그러나 낯선 이들에게 감춰진 자아는 곧 가까운 이들에게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직장에서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튼튼하게 둘러쳤던 벽은 가족과 친구들의 모임에서도 쉽사리 부서지지 않았다. 나는 그것을 의식하지 못한 채 직업 세계에서와 마찬가지로 사적인 삶에서도 참자아를 계속 숨기기 시작했다. 그 다음에는, 어쩔 수 없이, 나 자신으로부터도 내 진실을 감추기 시작했다.

바로 여기에 분리된 삶의 역설이 존재한다. 벽 뒤에 살아라. 그러면 네가 숨기려는 참자아가 너 자신의 시야에서 사라진다! 벽과 그 바깥 세상이 네가 아는 전부가 된다. 결국 너는 벽이 있다는 것조차 잊는다. 그리고 벽 뒤에 숨은 그것은 라고 부르는 또 다른 누군가다.

.......

어떻게 해야 벽 뒤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영혼과 역할 사이의 벽이 우리의 깨달음을 도울 수 있는 외부의 자극을 모두 차단했을 때, 우리가 세상과 참자아로부터 분리되어 있는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우리가 노력만 하면 참자아는 우리를 구해줄 것이다. 분리된 삶은 병든 삶이고, 그래서 항상 증후군이 생겨난다. 그 증후군을 인정한다면 그 질환도 다룰 수 있다....

 

원의 형태로 들고 있는 종이 띠를 다시 잡고 두 끝을 약간 떼어놓은 다음, 한쪽 끝을 반쯤 비틀어 두 끝을 다시 이어보라. 방금 당신은 뫼비우스 띠라고 부르는 주목할 만한 형태를 만들었다.

 

그 띠의 두 끝을 붙여 한 손으로 잡고, 다른 손의 손가락으로 띠의 바깥 면으로 여겨지는 곳을 따라가보라. 당신의 손은 어느새 이음매도 없이 띠이 안쪽 면으로 여겨지는 곳에 있을 것이다. 띠의 안쪽 면으로 여겨지는 곳을 계속 따라가보라. 그러면 이음매도 없이 띠의 바깥 면으로 여겨지는 곳에 도달해 있을 것이다.

 

뫼비우스 띠의 역학이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뫼비우스 띠에서는 바깥도 없고, 분명 두 면이 계속 서로를 만들어 가는 까닭에 여겨지는 곳이라는 말을 반복해서 써야 했다.

뫼비우스 띠가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우리 내면에 있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이 계속 밖으로 흘러나가 세상을 이루는 데 일조하고, 우리 바깥에 있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은 계속 안으로 흘러 들어와 우리의 삶을 형성하는 데 일조한다는 것이다. 뫼비우스 띠는 인생 그 자체와 같다. 여기에서는 궁극적으로 하나의 실재가 존재할 따름이다.

 

 

우리는 우리의 벽 뒤에 진실을 감추거나, 아니면 우리에게 맞지 않는 것들을 거르기 위해 진실을 이용한다고 믿으면서 자신을 속이려 들지 모른다. 그러나 알든 모르든,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우리 모두는 늘 뫼비우스 띠 위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숨을 곳이 없다. ‘저기 바깥에있는 것들과 여기 안에있는 것들이 끊임없이 교환하면서 우리는 조금씩 더 나아지기도 하고 조금씩 더 나빠지기도 하는 현실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내면이 삶과 바깥세상,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 개인적인 측면과 전문가적인 측면을 분리하는 문화에서는 대부분 사람들이 단순한 진리조차 무시한다. 예를 들어 내가 대학 교수들이 모인 자리에서, 교사는 자신의 신념에 열려 있고 솔직해야 한다며 신념에서 벗어난 가르침은 신화에 불과하다고 비판하면, 개인적인 신념을 교실로 끌어들이는 건 비전문가적행위라고 믿는 이들에게 반박을 당한다....

무대 위와 무대 뒤 삶의 관계 4단계에서는 [여기 뫼비우스단계에서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뫼비우스 띠 내외면의 상호작용을 폭넓게 받아들이고 자신과 다른 이들 모두에게 생명을 주고 함께 창조하는 방식으로 띠 위를 깨어서 걸어가거나, 아니면 위험할뿐더러 우리의 관계에, 선한 일에, 희망에 종종 죽음을 초래하는 방식으로 졸며 걸어갈 수밖에 없다.

 

모든 위대한 영적 전통들은 우리가 삶의 현실을 상호 창조하고 있음을 일깨워주고자 한다. 그 전통들은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내면에서 바깥세상으로 무엇을 내보내고 있고, 그것이 저 바깥에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세상이 우리에게 무엇을 주고 그것이 여기 안에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이렇게 우리는 끊임없이 자아와 세상의 진화에 참여하고, 그러면서 순간순간 생명을 주는 것과 죽음을 초래하는 것 사이에서 선택한다.

......

우리는 우리와 세계를 형성하는 내/외면의 끊임없는 교환과 그것에 대해 우리가 지닌 선택 능력을 깊이 깨달으면서 어른됨의 한가운데에서 살고, 더 나아가 성장할 수 있다. 우리가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뫼비우스 띠 위에서 민첩하고 우아하게 삶을 처리하는 영혼의 지혜를 맞아들일 공간이 필요하다.

 

 

파커 파머, <온전한 삶으로의 여정> 60-73쪽중 일부 발췌

-마음자리인문학독서모임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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