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글 수 208

                                                        >산더러 번쩍 들려서 저 바다에 빠져라하라<

 

사순절 5주 본문: 11

 

 

지금까지 몇 주 동안 수난사화 묵상을 통해 우리는 예수의 수난예고가 철저히 탈지배체제의 비폭력적인 주의 길을 닦고 그분의 길을 고르게’(1:3)하기 위해 가시면서 길위에서(on the way)’일어난 장애와 그 길을 열기에 대한 것들임을 살펴보았다. 그분의 수난예고는 신앙의 희생, 고난의 필요성 보다는 길을 막는 실체의 정체성과 그 견고함에 대한 노출이자, 공모를 거부하는 섬김으로의 철저한 사랑의 실천에 대한 신실성의 표현이다. 텍스트의 드러난 커리큘럼(manifest curriculum) 뒤에 우리는 사람의 일이 아닌 하느님의 일’(8:33)에 대한 통찰과 아버지의 영광’(8:38)에 대한 치열한 인식의 전복(transposition)을 보여준다.

 

자기를 부정하고,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는 말은 일반 신앙인들이 오해하듯이 단순히 자기 정체성에 대한 삭제로서 자기 굴종이나 비하, 손실, 고통, 우울, 비극의 마조히즘적인 삶의 태도의 경향성으로서 십자가 포기와 세상과의 단절이라는 뒤따름은 아니다. 그분의 주의 길을 여는 행위는 이미 길위에서일어나고 있으며 그 길을 여는 것은 우리의 시야가 미치지 않은 구름뒤 하늘이 갈라지며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자녀, 내 마음에 드는 아들/자녀이다(너희는 그의 말을 잘 들으라)’(1:11; 9:7)와 기도(9:29) 그리고 하느님의 자비의 손길(10:47)이라는 하느님과의 연결속에서 일어나는 행위들인 것이다. 즉 먼저 신과의 관계라는 숨은 커리큘럼(hidden curriculum)이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숨은 커리큘럼의 수업은 이 세상 권력/가치/체제에 대항하는 어린이와 같은 작은 자(the least, the lost, the last)에로의 인식전환에서 실제적으로 가능한 것이었다. 그것은 꼴찌가 되어 모든 사람을 섬기기어린이 하나를 받아들이기처럼 작은 자/잃은 자/마지막된 자의 환대와 수용(9:35-36) 그리고 남을 섬기고 모든 사람의 종이 되기’(10:43-45)에로의 부르심이었다. 그러므로 자기부정, 십자가지기, 예수를 따름이라는 행동입자(particles)들은 그 숨겨진 커리큘럼인 신과의 연결, 영원한 생명의 수용, 하느님나라에 들어감이라는 에너지장/통일장의 드러난 표현들인 것이다.

 

그러한 명시적/숨겨있는 커리큘럼 그래서 군중이 아닌 오직 제자들에게만 그 비밀을 드러내시고 훈련시켰다-의 목적은 우리 앞에 드러난 악령들과 권력의 거대한 산이 놓여있기 때문이다. 그 산으로 인해 우리는 가는 길에 대한 시야 막힘과 의지 상실, 좌절과 포기를 하게 된다. 그 거대한 산의 위용에 직면하여 이들 명시적이며 숨겨있는 커리큘럼을 통해 우리는 마음에 의심을 품지 않고 믿으며 이 산더러 번쩍 들려서 저 바다에 빠져라’(11:23)에 대한 외침, 마음의 결단 그리고 주저없는 행동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본문 11장은 마가복음의 하느님나라 길을 가는 데 있어서 절정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이른바 예루살렘의 입성을 통해 예수의 가는 길의 공적의식(public liturgy)이 치루어진다. 그러나 이 공적의식이 우리의 인식과는 180도 다른 관점에서 이루어진다. 전통적인 메시야주의의 개선문은 이른바 백마와 승리자 장군이 전리품과 포로들을 가지고 입성하면서 수많은 고관백작들의 나열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여기서는 비군사적인 용도이자 짐을 지는 나귀그것도 어린 나귀로- 타고, 고관백작이 아니라 소작농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입성한다. 예수의 사역에 있어서 처음에는 악령축출과 치유를 통해 그리고 이번에는 거룩한 도성인 예루살렘 입성을 통해 성전체제와 성직자계급 및 권력자를 향한 하느님 나라의 비폭력의 행동이 펼쳐진다.

 

여기서 세인들이 그리고 전통적인 유대인들(지금의 제도권 신앙인들)이 기대한 메시야 각본과 다윗 이데올로기가 전복된다. 어린나귀타기와 성전전복은 그 기대에 전적으로 180도 다른 행동이다. 성전 신앙의 정치 체제가 가난한 자들을 억압하는 현실에서 예수는 성전상인들을 쫓아내셨고그들의 의자를 둘러 없으셨다.’(11:15). 여기서 쫓아내다의 동사는 악령을 쫓아내다와 같이 사용한 단어이다. 그리고 행위없는 화려한 삶으로서 무화과나무를 저주’(베드로에게 사탄아 물러가라고 꾸짖음과 유사)한다. 무화과나무열매 철이 아님을 알고서도 한 이 행위는 결국 의도성을 지닌 상징행위라는 것을 제자들과 독자들은 이해하게 만든다. 결국은 이는 대사제들과 율법학자 그리고 원로들이 묻는 질문,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들을 합니까? 누가 권한을 주어서 이런 일들을 합니까?”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우리에게 갖다 댄다. 곧 열매없는 권위/권력에 대한 저주와 무화과나무의 말라버림에 대한 자기 삶의 이해와 결단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은 작은 자에 대한 열매의 권위에 대해 믿음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뒤따르는 자에게 물어지고 있다. 열매없는 권위의 종말을 갖지 않으려면 두 가지의 신뢰와 연민의 실천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는 기도이고 둘째는 용서이다(24-25). 이것이 우리에게 산을 들어내는 전적으로 다른힘을 가진다. 전자는 하느님과의 연결이요 두 번째는 등진 사람/작은 자와의 연결이다. 그래야 하늘 아버지가 너희의 잘못을 용서해준다. 이 용서는 소경됨과 무능력의 권력에 대한 치유이다. 그래서 믿음이 우리를 살려 눈뜨고 따라 나서게 만든다(10:52).

 

이렇게 예수의 수난 스토리는 우리의 의식에 대한 전복, 권력과 체제에 대한 전복을 불러일으킨다. 수난사화는 그러므로 우리를 치열하게 불편하도록 만든다. 한 의인의 죽음이 우리를 흔들어 깨운다. 마치 세월호사건으로 죽은 영혼들이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었던 것처럼. 잠자고 죽어있는 영혼을 뒤흔들어 두 가지 선택 앞에 서게 만든다. 첫째는 눈뜨고 따라 나설 것인지가? 아니면 이 말씀을 듣고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예수를 없애 버리자고 모의하였다”(18)처럼 뒤흔들어 깨우는 소리를 죽이고 편하게 살고자 하는가?

 

본문에 대한 나눔 질문


1. 본문의 글중 나에게 생생하게 다가오는 단어, 문장, 정서적 감각, 이미지에 집중한다. 나의 영혼을 흔드는 말걸어옴을 숙고한다. 말씀이 불꽃처럼 혹은 샘물처럼 촉촉이 오는 것을 주목한다. 나에게 무엇을 말 걸어오는 것인가?


2. 예수께서 우리에게 말한다. “맞은 편 마을로 가 보아라”(2). 당신이 신으로부터 요청받은 가기로 초대한 맞은 편은 내적 여행과 삶에서 어디이며, 거기를 막고 있는 이란 장벽은 무엇인가?

 

3. 다음이 당신의 영혼과 삶에서 일어난다고 상상하고 음미해보라: “제자들은 새끼 나귀를 끌고 예수께 와서 자기들의 겉옷을 그 위에 얹어 놓았다.” 이것을 나는 ...을 가지고 와서 ...예수의 가는 길위에 펼쳐 놓는다로 바꾸어 당시 상황을 지금의 가슴응답으로 한다.

 

4. 다음 상황과 그대의 영혼이 연결되어 있으라. “예수께서 성전 뜰 안으로 들어가 ...쫓아내시며..을 둘러 엎으셨다.”(15). 당신의 영혼의 성전에서는 무엇을 그렇게 예수께서 하셔서 영혼의 치유나 무력감이 없애도록 허락할 수 있겠는가?

 

5. 다음의 질문을 당신 자신의 영혼과 삶에 묻는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들[선택,행동]을 합니까? 누가 권한을 주어서 이런 일들을 합니까?[당신의 의지, 생각, 행동, 선택이 발원되는 터전은 어디서부터 나오는 것입니까?]

 

엮인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종교개혁 500주년 기독교 평화사역 세미나로의 초대 10월 24일 평화세상 2017-10-13 9833
공지 평화서클교회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신앙 세미나 예고-2017.10.24. 평화세상 2017-09-13 10213
공지 2017 평화서클교회여름피정-"마크네포와 요한기자에 따른 내면작업 워크숍" 2017.7.30(일)-8.1(화) file 평화세상 2017-07-08 12060
공지 「평화성서학세미나」에로의 초대/3월 7일(화)-10일(금) 저녁7시-9시반 (연속 4회) 평화세상 2017-02-12 15553
공지 2016년여름피정-혼란과 상처로부터 정신적·정서적 웰빙을 위한 '돌봄과 회복의 서클' 워크숍 평가와 사진 file 평화세상 2016-08-18 16714
공지 2016년여름피정-혼란과 상처로부터 정신적·정서적 웰빙을 위한 '돌봄과 회복의 서클' 워크숍 평화세상 2016-07-03 16498
공지 서클에서 공간의 마술적인 힘 평화세상 2016-03-21 16603
공지 2016 평화서클교회 여름피정 일정 공지(8/11-8/14) 평화세상 2016-02-29 16814
공지 대림절4주: 징조의 출현/마이스터에크하르트 '존재는 하느님의 가장 독특한 현존이다' 평화세상 2015-12-20 17440
공지 대림절2주: 끝에서 하는 시작/마이스터에크하르트 설교 평화세상 2015-12-06 17072
공지 새로움은 어디서 오는가? 외 마크네코 "신에게로 돌아가는 길" 평화세상 2015-01-04 18739
공지 대림절 제 4주 예언과 환희 그리고 복 평화세상 2014-12-21 18329
공지 대림절묵상자료: 평화를 꿈꾸기와 잉태하기 평화세상 2014-12-14 20612
공지 대림절 두번째 묵상자료: 주목하기, 길떠남 & 경배하기 평화세상 2014-12-14 18365
공지 대림첫주일 묵상자료: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평화세상 2014-11-30 18995
공지 11/16 성서본문나눔과 성찰: "결국 드러나는 것은?" 평화세상 2014-11-30 18794
공지 움직이기와 접촉하기 -말씀나눔 자료 평화세상 2014-09-21 19419
공지 분단의 비참함과 장벽의 강고함속에서 원하는 미래로 나아가기 평화세상 2014-08-10 19853
공지 흉측함을통한 신탁 그리고 창조적 변용의 삶 평화세상 2014-07-20 20111
공지 말씀묵상자료: 정체성과 행위, 마크네포-원숭이와 강물 평화세상 2014-07-13 20458
공지 위험을 통한 본질로 들어가기 평화세상 2014-06-15 21581
공지 하나님 나라 및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서 묵상글 평화세상 2014-06-08 22412
공지 일상에서 무제약적인 갱생의 현현 평화세상 2014-06-01 22170
공지 잔치로서 일상과 그 깊이를 맛보기 평화세상 2014-05-25 22297
공지 부활에 대한 성서묵상질문 & 사랑의 눈으로 본다는 것 -마크 네포 평화세상 2014-05-11 23160
공지 의지를 여의기 무를 통해 인성의 고귀함 경험하기 & 하나님이 일하시게 하기 평화세상 2014-05-04 23334
공지 죽음-신앙-부활, 토마스머튼 글 하나 평화세상 2014-04-27 22871
공지 존재로서 하느님, 영혼, 그리고 복 -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평화세상 2014-04-03 23170
공지 두번째 평화영성일일피정-신앙의 내적탐구와 온전한 삶으로 나아가기 평화세상 2014-03-27 22881
공지 평화영성- 밤을 통한 연금술, 메리올리버 "괜찮아" 평화세상 2014-03-23 23399
208 의식변형실습으로서 요한복음읽기 8:21-38: 이세상에 속하지 않기 평화세상 2018-09-16 22
207 의식변형실습을 위한 요한복음읽기 요8:1-20: 판단을 넘어 증언하기 평화세상 2018-09-09 18
206 의식변형실습으로서 요한복음읽기 7:1-24: 진리의 드러남과 감추임 그리고 이를 분별하기 평화세상 2018-09-09 9
205 의식변형실습을 위한 요한복음읽기 요7:25-52: 그리스도를 안다는 것의 위험성과 장벽들 평화세상 2018-09-09 13
204 의식변형실습으로서 요한복음읽기 6:34-71 무엇이 지금 네가 나를 찾게 만드는가 평화세상 2018-08-12 100
203 의식변형실습으로서 요한복음읽기 6:16-33 흔들리는 터전에서 무제약적 근거를 세우기 평화세상 2018-07-22 202
202 의식의 변형실습으로서 요한복음읽기 6:1-21: 결핍을 넘어서 실재의 풍성함으로 들어가기 평화세상 2018-07-15 249
201 의식변형실습으로서 요한복음읽기5:19-47 진리를 증언하는 삶(let the truth speak to your life) 평화세상 2018-07-08 271
200 의식변형실습으로서 요한복음읽기 5:1-18-누음에서 일어나 걸어가기 평화세상 2018-07-01 321
199 의식변형을 위한 요한복음 묵상 4:1-42: 자신의 삶의 갈증으로 영적인 것에 들어가기 평화세상 2018-06-24 341
198 의식변형을 위한 요한복음 묵상 3:22-36: 앎을 넘기 위한 방편으로 스승과 그 증언을 의지해 나가라 평화세상 2018-06-17 381
197 의식변형실습으로서 요한복음읽기3:1-21 실존의 궁지를 넘어서: 죄인의 판결을 넘어 빛으로 나아가기 평화세상 2018-06-10 429
196 의식변형실습으로서 요한복음읽기 2:1-12: 삶의 목적은 기쁨과 풍성함으로의 초대이다 평화세상 2018-06-10 420
195 의식변형실습으로서 요한복음읽기 2:13-25: 너의 마음의 성전을 허물라 그리고 다시 세우라 평화세상 2018-06-03 477
194 요한복음1:1-18 & 도덕경 1장 평화세상 2018-05-06 565
193 부활주일->부활의 의미: 에케 호모(이 사람을 보라)-영혼들이 일어서다< 평화세상 2018-04-01 646
192 고난주간: 비아 돌로사(십자가의 길) 평화세상 2018-03-25 674
» 사순절 5주: 산더러 번쩍 들려서 저 바다에 빠져라 하라 평화세상 2018-03-18 700
190 사순절 4주: 세 번째 수난예고와 새 제자직의 비전 평화세상 2018-03-11 759
189 사순절 3주: 두번째 수난 예고와 영혼의 길 평화세상 2018-03-04 799
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