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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과 끝이 지시하는 것

 

1:1-2:4; 21:1-7

 

물리적인 사건과 상황 그리고 비물질적인 현상의 시작과 끝을 안다는 것은 그것의 정체(아이덴티티)를 알고, 되어가는 이치를 알게 한다. , 시작과 끝은 시간적 전개의 처음과 끝에 대한 단순한 정보가 아니다. 그것은 그 실재의 운명(destiny)을 아는 것이요, 삶의 전개과정에서 올바른 방향정위를 위한 내적인 감각을, 자신의 존재가 어떤 삶을 살아야하는가에 대한 선택과 결단에 영향을 미친다. 하루살이가 자신의 시작과 끝을 아는 것과 독수리가 자신의 시작과 끝을 아는 차원은 다르고, 하루살이는 독수리의 삶을 이해할 수도 없다. 자신의 인식은 하루의 시작과 끝의 범위 안에서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인식을 삶을 어떻게 경험할지에 대해서도 제한시킨다.

 

그런 의미에서 성서에서 시작과 끝의 소개는 우주발생에 대해 신이 만들었는지 빅뱅이 그렇게 가져왔는지 시간적 서술에 대한 문제에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니다. 성서의 시작과 끝은 자기 정체성, 운명(, 섭리),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에 대한 인식론적 기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존재로서의 실재-인식론적 준거틀-윤리적 행동이 서로 맞물리며 돌아가면서 근원적인 통찰을 제공하는 전망적 사건으로서 시작과 끝을 말하는 것이다. 잊지말라. 창세기는 바벨론포로기에 수집되었고, 요한계시록은 예루살렘 성소의 파괴이후 형성되었다. 핍박과 혼란이 가득한 가장 암울한 사회적 상황에서 기록자는 신앙의 눈으로 인생의 궁극적 의미와 삶의 본질에 대한 깨달음(계시)을 공적으로 선포한다. 그 내용은 바로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시작은, 그리고 우리가 경험하는 실존적인 기반인 하늘과 땅’(1:1; 새 하늘과 새 땅-21:1)이라는 안전성의 기반은 그 자체의 현상에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이를 넘는 궁극적 실재()의 손안에 있는 것이다. 망함과 실패에서 시작을 가능하게 하고, 무너짐과 비통한 참화에서 안전함을 부여하는 것은 초월적 실재와의 연결에서 가능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그 어떤 노력의 물거품이나 성취한 것의 수포로 돌아감에 대한 좌절은 무엇이 나의 궁극적 기반이 되어왔는지에 대해 비로소 눈뜨고 자각할 때 계시적 사건으로 전환될 수 있다. 거기서 처음 시작은 열린다. 그리고 여기에 궁극적인 희망이 존재한다. 망함이 완전히 망함이 아닌 역설적인 처음 시작을 알게 하는 눈을 뜨게 해 준다.

 

둘째, 우리의 어둠은 신성의 기운을 품고 있다. “어둠이 깊은 물위에 뒤 덮여 있었고, 그 물 위에 하느님의 기운이 휘돌고 있었다.”(1:2) 이것은 내가 말하는 가장 소박한 기독교 복음의 핵심이다. 어둠위에 하느님의 기운이 있다는 것. 삶의 본질은 이러한 궁극적인 기반에 놓여있다. 좌절과 혼란, 암흑과 실패위에 어김없이 하느님의 기운이 이를 감싸고 자신의 현존에 대한 계시의 장소는 바로 그런 어둠에서 이다. 어둠(창세기)과 눈물(계시록)은 신의 임재를 불러낸다. 이것이 삶의 두려움에 대해, 그리고 심장이 파열하는 아픔 속에서도 우주적 섭리의 궁극적인 긍정에 대해 신뢰하는 이유가 된다.

 

셋째, 모든 존재는 자체의 선함(good)이 부어져 있다. 그 실재가 무엇이든 간에 신의 가라사대 사건을 통해 자신의 존재성과 개별성의 권리가 부여되고, 자기가 하늘과 땅에서 존재하는 것 그 자체가 마땅하고 선한 것이다. 왜냐하면 신이 존재하라고 개별화하였고 그 분에 의해 보시니 참 좋았다”(1)고 하셨고, “죽음, 슬픔, 울부짖음, 고통의 현실에 하느님의 임재에 대한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다(21:3-4).

 

넷째, 모든 존재의 궁극적 목표는 즉 창조의 궁극적 면류관은 안식(거룩한 쉼)에로 귀결되어 있다. 모든 창조 작업(창세기)과 구원론적인 작업(계시록 21)의 목표는 거룩한 시간 곧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쉬고’‘거룩한 날로 정하시어 복을 주는’(2:1-4) 시간과 이제는 죽음이 없고 슬픔도 울부짖음도 고통도 없을 것이다 이전 것들이 다 사라져 버리고’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드는’(21:4-5)의 시간으로 마지막을 경험하게 한다. 안전하고 거룩한 이 편안한 휴식이 우리의 마지막, 곧 모든 존재의 궁극적 상태의 모습이다. , 안식이 창조의 목적인 것이다.

 

성서 기자의 이러한 시작과 끝의 궁극성에 대한 전망으로 인해 우리는 시작이 무엇으로 채워지고 끝이 무엇이 될지를 알게 된다. 그러한 시작과 끝이 나의 의식(consciousness)에 살아있게 될 때 보시기에 참 좋은블레싱의 시간과 공간으로 채워지게 된다. 이는 지금의 사건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그는 확연히 알게 된다: “나는 알파와 오메가 곧 처음과 마지막이다. 나는 목마른 자에게 생명의 샘물을 마시게 하겠다...나는 그의 하느님이 되고 그는 내 자녀가 될 것이다.” 실재-현존-운명이 그렇게 블레싱으로 하나가 된다. 진실로 그렇다. 아멘.


(20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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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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