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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가지의 근원적 행위: 넘어짐과 일어섬

 

(본문:9:1-19)

 

인간의 삶에서 가장 큰 에너지를 불러일으키고 우리의 의식을 집중시키는 것중의 대표적인 것은 추구함이다. 그 어떤 목표의 설정과 그것을 향해 나아가기 그리고 여기에 의식과 노력을 집중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인 것처럼 보인다. 이는 마치 성실한 인간이라면 그리고 책임적인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야하는 길로써 다가오고, 추구함이 없는 삶은 마치 의미를 상실하고,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삶의 유형으로 다가온다.

 

그러한 추구함에 있어서 신앙이 가세된다면 그 추구함의 확실한 목표와 에너지로 인한 강도는 몇 배가 된다. ‘신의 이름으로그 어떤 추구함에 발동이 걸리면 그 목적, 방향 그리고 모든 움직임과 의도에는 정당한 당위를 얻게 된다. 그래서 그에 대한 에너지의 집중도도 훨씬 강렬하다. 그 추구함은 신성한 의미를 갖는다 생각하기 때문에 그로부터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린다는 것은 이탈이 되고, 오로지 집중시키는 과제로 다가오게 된다. 물론 여기서 열정과 기쁨, 소망과 헌신이 강렬하게 타오르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확신에 찬 자기 주장과 신념의 행동이 강화되면서 자기-궤도에 따른 운동력이 생기게 된다. 그렇게 5년 혹은 10년 이상의 삶을 살게 되면 과연 남들이 따라 올 수 없는, 구별된 자기만의 독특한 정체성과 리더십도 형성되고, 자기 나름의 독특한 삶의 스타일도 형성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자기 활동 영역에서는 소수의 뛰어난 인물로 칭해지기도 한다. 이는 마치 중력으로 끌어당기는 땅으로부터 도약상승의 날개를 단 인생처럼 공중으로 도약해 오르는 전형적인 삶의 모습이다.

 

나는 주위에서 40, 50대의 참여자들과 내면작업을 하면서 그 추구함의 논리를 가졌지만, 정작 자신의 인생은 흔들리고, 지쳐 쓰러지거나 생채기에 넘어진 사람들의 자기 고백을 많이 듣는다. 그리고 뭔가 추구해야 하는 데 하지 못한 자신의 처지를 불안해하며 지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보게 되는 것이다. 한 마디로 땅바닥에 고꾸라져 넘어진 상태의 자기 모습에 대한 좌절의 군상을 만나게 된다. 어느 사람은 공황장애나 우울증이 깊은 상태이기도 하다.

 

그런데 만일 우리가 바닥에 넘어짐을 우리로 하여금 원래의 현존(Original Presence)’에 대한 다가감이나 교정으로 볼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추구함이 아니라 자신을 뒷바쳐준 근원에로의 재연결로 본다면 무슨 일이 발생할 것인가? 갓난 아기가 추구함이 아니라 땅바닥에 넘어짐일어남의 반복된 행위 그 자체를 즐기며 거기서 삶의 실재(what-is)에 대한 감각과 자기 정체성(who-I-am)을 배우는 것처럼 바닥(the bottom/the grounded-ness)을 인식하고 거기서 넘어짐과 일어섬에 대해 주목하며 산다면 무엇이 일어나게 되는 것일까? 바닥-경험이 신성한 것이라면?

 

나는 그중의 한 가지 귀중한 선물은 추구함이 아니라 안내받음(being guided by)’의 경험이라 생각한다. 신성한 목소리에 대한 감각을 되찾는다. 이는 두 가지로 일어난다. 첫째는 내 안에서 영혼의 진정한 물음이 일어난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그리고 신성한 영적 실재의 목소리에 대한 감각이다. “사울아, 사울아, 네가 왜 나를 박해하느냐?” 내 안의 영혼(the Soul)이 말을 걸어오고 신성한 영적존재(the whole)의 말걸어옴에 대한 감각을 되찾는다. 둘째는 타자(the Others)로부터 안내받음이다. 해를 끼치거나 위협을 주는 타자에 대한 두려움이 내 일어섬을 지원하고 안내하는 자로써 나에게 출현한다. “그분이 나를 보내시며 당신의 눈을 뜨게 하고 성령을 가득히 받게 하라고 분부하셨습니다.”


근원적 현존의 바닥에로 넘어짐과 그로부터 일어섬을 배움으로써 추구함이 주지 못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그것은 그러자 곧 사울의 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떨어지면서 다시 보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는 다시 그 자리에서 일어나 세례를 받은 다음 음식을 먹고 기운을 회복하”(9:18-19)는 삶이 전개된다. 다시 보고 기운을 회복하게 되는 삶으로 변화(transformation)가 일어난다. 그렇다면 넘어져 보지 않는 삶이란 역설적으로 얼마나 불행한 삶이겠는가?

 

추구함에 있어서 하나의 당황스러운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자신의 추구가 신적 실재를 박해하는-놀랍게도, 그것도 신앙의 이름으로- 상태에 있었다고 하는 사실을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건 말에서 낙마하는 것 이상의 보다 더 근원적인 형이상학적 충격이다.

 

인간(human being)이란 원래 땅을 뜻하는 humus로부터 온다. 흙으로 사람을 지었다함이 그 의미이다. /근원/바닥에 넘어짐 그리고 거기로부터 일어섬. 그 시원적 반복을 통해 우리는 내가 누구이고 무엇에 안내받고 있는지를 비로소 알아차린다. 넘어짐으로 제정신을 차리고 다시 보게 된다.’

 

다시 보게 되고 기운을 차리는 것’-이것이 인생의 가장 신비로운, 그러나 우리가 진정으로 놓친 근원적 경험임을 우리는 언제야 알아차리게 되는 것일까?

 

놀랍게도 신은 저 위(upon there)에 있지 않고 바닥(the bottom)에서 자신을 현시한다. 바닥은 당신을 흔들지 않는다. 바닥에로의 연결, humus는 겸비(humility)의 신앙을 통해 신성함을 드러낸다.

 

 

거룩한 텍스트 묵상과 성찰 질문

1. 성서 텍스트를 천천히 읽으며 단어가 풍기는 정서적 힘과 에너지 그리고 이미지를 받아들인다. 이를 위해 천천히 읽어가며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단어나 문장을 받아들여서 말하도록 자신의 가슴에 빈 공간을 허락한다.

 

2. 당신의 삶의 여정에서 추구함이 가져온 결과를 나열해보라. 그리고 바닥에 넘어짐의 경험들과 그 결과들을 나열해보라. 어떤 차이와 통찰이 일어나는가?

 

3. 당신이 사울처럼 길을 떠나 다마스커스로 가는 인생의 여정을 살고 있다면, 도대체 길을 떠나는 동기가 무엇이고, 어떤 길을 가고 있으며 당신의 도착 목표인 다마스커스는 무엇인가?

 

4. 거룩한 영의 역사의 한 증거는 일상에서 동료나 타자가 나의 안내자가 되는 경험을 자주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부담스럽거나 방해하거나 박해하거나가 아니라 지원하고 안내하게 하여 전체성(the whole)을 보게 한다. 이런 경험이 얼마나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무엇이 원인이라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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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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