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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감 & 빛과 동반자

 

 

 

오늘의 본문; 요한1:1-7;2:7-17

 


길을 가는 이유는 그 뭔가 가슴을 적시는 생명어린 것에 눈뜸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경험을 통해 자신이 진정으로 살아있음을 경험한다. 신앙의 길도 마찬가지이다. 그것은 마치 이 세상의 즐거움을 버린 중세 수도원의 금욕적인 것 혹은 극기의 실천이나 희생과는 사뭇 다르다. 그것은 일상의 즐거움을 넘어선 근원적인 생명과의 접촉에서 오는 살아있음의 경험과 같다. 성서 기자는 이를 다르게 표현할 수 없어서 영원한 생명’(2)이라는 함축적인 언어로 표현하였다

 

그러한 영원한 생명의 체험은 길을 감은 실상 목적(goal)과는 다르게, 길을 가는 과정 그 자체의 자각, 평화, 기쁨에서 일어난다. 아니 목적은 수단적인 것이고 실상 과정이 본질적이다. 목적이 설정되면 실상 노력이 요구되고, 완성인 거기, 그것에 대한 지금, 여기의 결핍에 대한 의식이 생겨서 그대는 생명은커녕 굶주림과 에너지의 소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영원한 생명이 아니라 영원한 굶주림에 목말라 거기와 그것에 대한 끊임없는 정보탐구와 결핍감정으로 인한 수많은 행동이 발생하게 된다. 길을 감에서 영원한 생명의 경험은 본질적으로 다른 방향에서 온다.

 

첫째는 빛의 체험이다. 그대는 행동이 아니라 존재로서 이미 그 자체로의 충분함을 그리고 자기 자체로의 블레싱의 빛을 경험한다. 그것은 전적으로 주어지는 선물이지 당위나 의무와 상관없다. 길을 가는 이에 대한 가장 큰 희열은 바로 이 ’(5)의 경험 그 자체이다. 내 존재로 쏟아지는 빛살이 세포하나하나마다 흔들며 온통 전 존재를 물들일 때 그대는 충만한 기쁨’(4)이 무엇인지 머리가 아닌 전신으로 안다.

 

둘째는 동반자가 있음에 대한 자각이다. 그대는 홀로가 아니라 길을 함께 걷는 거룩한 동반자(companion)가 항상 있는 경험으로 인해 충만한 기쁨을 느낀다. 그 길을 열어주는 동반자는 산과 바위, 초목과 바람, 야생동물과 같은 보이는 동반자만이 아니다. 그들을 넘어, 보이지 않은 신적생명(그리스도)이 그대의 걸음과 함께 한다는 감각이 생생해진다. 그리하여 사귐(fellowship)이 생기고 결국은 신적생명과의 사귐(“예수 그리스도와 사귀는 친교”-3)이 형성된다. 그것은 그대의 정체성과 삶의 실재를 다르게 보도록 눈을 열어주고, 걷는 발걸음에 생명력을 공급한다.

 

셋째는 길을 갇는 자에게 펼쳐지는 새로운 삶의 감각이다. 그것은 새로운 현실의 펼쳐짐이다. 기존의 어둠, 미움, , 쾌락, 소유, 정욕의 세상적인 것에서 새로운 실재의 문이 열린다. 그 새로운 실재는 빛, 사랑, 용서, 악마로부터의 승리, 그리고 세상의 정욕에서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10-17) 새로운 현실성이다.

 

신앙은 길을 가는 것이다. 그것은 노력과 추구의 세계가 아니라 누림의 현실성이라는 신비의 문을 연다. 여기서 우리는 빛, 동반자 그리고 이를 통한 영원한 생명을 경험한다. 시간의 무거움과 공간의 압박을 넘어, 사랑하고 용서하며 악을 이겨내고, 무엇보다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17) 생명을 부여받는다. 그것도 노력없이 선물로... 단지 그대가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을 열어놓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자각한다. 그대는 존재로 충분하고 그 충분함에 충만한 기쁨을 감사할 준비를 하라.

 

충분함에서 충만함으로 그리고 영광됨으로 변화되리니, 영광에서 영광으로 우리는 변화되어간다. 그리하여 신의 영광을 우리가 대면하게 될 것이다, 자비의 모습으로 나타난 신의 영광을.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셨는데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그것은 외아들이 아버지에게서 받은 영광이었다. 그분에게는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였다.”(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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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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