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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에서 동반자와 함께 걷기

 

본문: 로마서 6

 

우리가 대림절, 성탄절 그리고 주현절을 거치면서 신앙의 영적 여정으로써 안내받음에 대한 여정을 계속 진행해왔다. 그동안 안내받음의 신호가 무엇인지 어디서 그런 접촉이나 만남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신성의 자기출현의 장소와 그 의미, 그리고 안내하는 대상과의 관계와 여정의 목적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안내받는다는 것은 안내를 모르고 그냥 걸어가는 것이 주는 시간낭비, 여정에서의 경험의 질, 만나는 것의 차이, 그리고 최종 도달한 목표지점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자기정체성에 대한 이해의 차이도 결정한다.


인간의 여정은 한자의 사람인()혹은 인()이 말해주는 것처럼 홀로가 아닌 만남과 함께함이 존재하며, 생의 가장 큰 선물은 동반자(companion)를 만나는 것이다.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 예수와 하나가 된 우리’(2)는 그리스도(신적생명)와 하나로서 걷는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양심(conscience)의 토대이다. 양심이란 함께(con=together)’ ‘본다(science=see)’는 뜻이고, 이는 그리스도의 눈과 더불어 내가 보는 경험을 할 때 일어나는 초-에고적인 자아의 경험이다. 양심은 자기 스스로 결정이라는 독립성(independence)이 아니라 상호의존성(co-dependence)에서 일어나는 신성한 존재와의 공동결정에서 나온다.


그러한 동반자와의 함께함 혹은 하나됨으로써의 여정은 매우 강력해서 흔히 말하는 오류와 잘못, 유혹과 충동, 벗어나게함과 포기, 파괴와 죽임의 총체적 증표로서 죄의 권세죄의 지배’(10,12)에 대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놀라운 것은 이론이나 개념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다음과 같은 새로운 현상이 출현하게 된다: “여러분이 전에는 죄의 종이었지만 이제는 진실한 가르침을 전해 받고 그것에 성심껏 복종하게 되었으니 하느님께 감사할 일입니다.”(17) 억지춘향의 노력에 의한 의지의 결정이 아니라 성심껏 자발적으로 하게 되고 감사가 품어져 나온다.


놀라운 것은 그러한 여정에서 숨 가쁜 한 고개를 넘어 그동안 보이지 않은 새롭게 펼쳐진 세계가 눈에 들어온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이것이다: “그 결과로 여러분은 거룩한 사람이 되었고 마침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의식에서 낯설던 그리워는 하지만 실제로 가능한 실재라고는 믿어지지 않았던- 새로운 차원이 실재(reality)로서 보여지고 내가 그것을 누리는자가 되는 감격을 맛본다. ‘하느님께서 거져주는 선물’(23)로서 거룩한 사람, 영원한 생명의 새로운 현실성을 보고 또한 내가 맛본다. 그리고 당연시 되었던 과거의 것들이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운 일들로 자각되는 성숙함과 이전 것이 떨어져 나감이라는 새로운 존재의 경쾌함과 생생함을 얻게 되었다. ‘제멋대로 놀아났던’(20) 과거가 나의 안내받는 여정(guided journey)’에서 물러나고 은총의 지배’(15)이 내 삶의 현실성으로 맞이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제는 제대로 눈에 들어와 가슴에 꽂히는 현실이 있다(17). “진실한 가르침을 전해받는 감각이 살아난다. 성심껏 복종하는 절제된 훈육(discipline)이 자발적이게 되고 쉬워진다. 그리고 감출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것은 이유도 근거도 없이 하느님께 감사할 일이 수시로 많아지는 것이다. 나는 여정의 거의 종착지에서 여정의 길이 끝이 아니라 내 인생의 여정시간이 거의 끝남에 따라 내가 깨닫는 것은 이것이다. 목표가 아니라 과정에서 영원한 생명이 숨겨져 있었고 내가 그것을 현실로 맛보고 살아왔음을. 보상이 끝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과정에서 이미 주어지고 있었음을. 나의 누림이 보상이었다는 것을 또한 반대로 그 누림이 없음 그 자체가 심판이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고 감사하게 된다


(2017.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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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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