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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얼리티와 권력 vs 권위

    

 

리얼리티와 권력 vs 권위는 지난 주 89일간 지방회 목회자들따라 성지순례로 따라간 요르단과 이스라엘의 여행경험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느껴지는 핵심 통찰이다. 사막과 광야, 산지, 바위, 건물, 국경선, 폐허가 된 유적, 복원된 터와 건물, 성지로 불리는 장소와 그렇지 않은 장소. 00기념교회... 이것들 틈속에서 무엇이 진실로 일어났는가’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 ‘무엇이 이야기되어 가시화되고 무엇이 숨겨지는가?’ ‘왜 그 대상, 인물, 그 사건이 지금, 우리에게 중요시되는가?’에 대한 질문들이 끊임없이 일어났다.

 

허구와 실재, 과거와 지금, 그들의 이야기와 나의 정체성이 혼용되며 돌아가면서 특정 종교적 신념들과 가치들이 어떻게 성자/성지라는 이름으로 나타나는지를 보게 되었다. 어떤 리얼리티를 본다는 것은 실제로 무엇을 보고자하는가에 의해 결정되고 무엇을 보고자하는가에 있어서는 순수한 자기인식의 렌즈가 형성되기도 전에 이미 우리는 옳다고 하는 힘, 곧 권력이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그 권력이란 리얼리티에 대한 해석의 힘을 가진 세력과 그 가치판단을 대변하는 입장들을 말한다. 누가 여기서 자기 정체성과 입장에 대한 지지를 받고 있고 누가 배제되고 있는가를 그 권력은 판단을 내린다. 이스라엘(순수 유대인)과 이방인, 하나님(참신)과 이방신(거짓신), 유대교와 카토릭에서 재생시킨 성지의 구획들과 복원된 건물들(00기념교회, 누가무엇을 했던 기념관[그런 장소로 추정된 곳]) 그 권력은 승리와 패배에 대한 정의를, 목적과 실패의 구분을, 그리고 무엇을 얻어야 하고 무엇을 희생해야 할지를 말해준다. 이 권력의 힘은 역사성, 혹은 객관성이란 포장을 통해서나 아니면 종교적 전통이란 이름으로 행사된다. 그래서 이 권력이 하는 역할은 선택된 나, 선택된 그룹/백성의 집단적 (종교적) 정체성이나 시오니즘과 같은 국가주의를 유지시킨다.

 

리얼리티에 대해 무엇을 보아야 하는지를 말해주는 권력(the Power)에 의해서, 그 권력의 지향과 맞는 방향을 선택한 그룹이나 그런 삶을 지향하는 것에 대해서는 무엇이 소중하고 확신을 주는 것인지, 혹은 그와 반대로 그런 삶에서 일어나는 그 어떤 희생도 무가치한 것이 아니고 보상을 주는 것인지 그리고 누구의 이야기에 손을 들어주어야 하는지를 결정하도록 그곳으로 방문하는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동화되어진다. 내가 한국에서는 종교적 신념과 정치는 별개라고 느껴져 왔었는데 여기서 보면 유대교(이스라엘), 기독교(로마 카토릭 및 정교회) 그리고 이슬람(중동국가)가 펼치는 종교적 신념과 정치권력의 긴밀한 정치적 긴장관계가 얼마나 역동적인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매우 두려울 정도였다.

 

네가 있는 곳이 거룩한 곳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는 말을 들은 모세의 엘로힘(장소의 하나님)에서 야훼하나님(역사의 하나님)의 경험과 예수가 말했던 장소가 아니라 하느님은 영적이시니 영적으로 참되게 예배드려야 한다는 자유의 경험을 개인의 삶에서 살기에서, 창시자를 기억하고 재생하기로 바뀌면서, 내적 권위가 아닌 외부 권력에 우리의 신앙을 의존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큰 도전이자 큰 깨달음이었다. 그러한 기억과 재생의 스토리가 결국은 자기 방어와 승리의 이념적 역할로 신념에서는 정치에서든 권력을 휘두르게 만든다.

 

각자의 내면적 공간을 침해하지 않고 자신의 깊은 영혼의 자각에서 솟구쳐 나오는 힘으로서 권위(authority-원래 이 말은 author 곧 자신이 서 있는 시대적 상황의 굶주림과 요구에 대한 자기 스스로의 주체적인 결단으로서 내면의 진실성의 발현을 말한다)는 각 종교의 근원적 생명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전등록은 등불(깨달음)에서 등불(깨달음)으로 법통의 이어짐을 이야기 하였고, 키에르케고르는 이것을 존재에서 존재에게로의 가르침이라하여 단독자라는 영혼의 비약을 말하곤 했던 것이다. 그리고 존 웨슬리는 성령의 내적증거라는 유일한 권위에 대해 그리고 조지 폭스는 내면의 신성한 빛에 대한 권위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것이다.

 

성지 순례를 통해 다시금 확연해지는 것은 마음의 자리(locus of the Mind)의 문제이다. 그 마음이 어떤 리얼리티를 현전시키는가? 각자는 자기 인생의 순례에 대해서 어떤 리얼리티체험을 할 것인지 그리고 그것에 대한 나침판으로서 무엇에 의존할 것인지에 대해 최소한 그 의존처가 권력이 아닌 내적 권위로서 와야 한다는 것을 깊이 자각하게 만들었다. 과거에 죽어없어져야 할 스토리들이 다시 재생되면서 미래를 향한 스토리의 탄생을 방해하고 있었다. 나는 오히려 사막과 광야의 그 불모에서 그리고 돌과 바위의 그 뜨거운 불볓의 열기속에서 물을 찾고 보존하는 그 야성적인 전경에서 아직도 꿈틀거리는 거룩의 스토리들이 어떻게 살아 일어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그리고 그러한 사막 종교와 숲의 종교인 불교, 힌두교, 도교, 유교의 통찰은 또한 어떻게 서로의 스토리들이 접합되고 거룩을 새롭게 잉태할 공간이 어디서 나타날지 염려와 호기심이 생긴다. 염려가 되는 것은 지금의 제도적 환경은 모든 것이 권력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호기심이 있는 것은 결국 에크하르트 톨레처럼 기독교와 불교의 핵심인 마음에서 개인의 창조성에 의해 새롭게 미래가 열려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16.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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