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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평화물결의 창립10주년 회고와 앞으로 10년을 위한 발원문

- 개인 경험에 기초하여-

박성용 대표

 

1. 환영과 회고

 

저희 작은 단체의 조촐한 10주년에 함께 해주신 동료, 지인, 가족 그리고 네트워크 활동가들께 감사드립니다. 지금의 시대가 여전히 엄중하여 폭력과 지배의 힘이 여전히 사납고 평화의 길은 아직도 요원하기만 하여 저희는 단체의 10년 생존이 축하하거나 자랑할 일은 아닙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해야 할 일이 많은 이 시대에 한 것과 하지 못한 것을 성찰하고 무엇을 앞으로 해 보고 싶은 지 비전을 세워 다시금 각오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라는 염원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일이 전화하지 않고 단지 이메일과 문자로만 드렸고 저희 자리가 초대이지 강요가 아니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래서 몇 분들은 특별한 사이인데 전화도 없는가 하고 섭섭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저의 진심은 연말에 바쁜 스케쥴이 많은 이 때에 마음이 기꺼이 우러나오시는 분이 저희 초대에 응해서 함께 이 자리를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었기에 특별히 오시기를 청하지 않음을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단체는 1999년 헤이그평화회의에서 만난 두 활동가인 데이빗 하소라는 퀘이커 평화활동가 (그는 청년부터 퀘이커의 징집반대에 동참해서 군복무를 안했고 민권운동에 관심있었던 분이었습니다)와 멜 던컨이란 지역조직 운동가가 국제무력분쟁에 대한 간디의 샹티쉐나(평화군)의 이념을 실현하는 것에 마음이 맞아 조직된 Nonviolent Peaceforce Int'l(NPI)의 한국의 회원단체입니다. NPI에 여러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이 적극지지를 했지만 특히 평화상 수상 단체로는 퀘이커의 종교친우봉사회(AFSC)가 발기 단체로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데이빗 하소가 한국을 방문하여 퀘이커인 박성준 전대표를 중심으로 당시 평통사의 김승국, 부부이신 향린교회의 홍근수목사, 평화여성회의 김영목사, DMZ사진작가 이시우 선생 등께서 9.11사태이후 조지 부시의 공격적인 북한에 대한 발언에 자칫하면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는 위기의식으로 이를 막아보기 위해 만든 단체라는 설명을 박성준선생님으로부터 들었습니다. 그래서 주로 한 것이 7.27한강하구평화의배띄우기를 통해 분단선을 헤쳐보려는 시민의 대중운동을 기획하여 5년간을 해 왔고 그 도중인 85년부터 제가 들어와 일을 맡아보기도 했습니다.

 

5년 넘게 7.27평화의배띄우기는 한강하구 5개지역을 중심으로 풀뿌리시민활동으로 잘 진행되었으나 한미연합사가 해병대 뒤에 숨어서 나오지 않고, 행사비용의 문제 그리고 평화배임대의 까다로움이 있었고 게다가 전략에 있어서 새로운 것들이 창출되지 않고 막혀서 활동을 중지하게 되었습니다. 단체내에서 움직이는 평화학교라는 이름으로 박성준 대표께서 여러 곳에 퀘이커 방식으로 토킹스틱을 갖고 하는 워크숍을 하셨지만 이에 대한 전달은 내부에 없었고, 단지 유네스코의 시민사회활동을 하다가 온 저와 박선생님이 갖은 공통점은 폭력과 지배에 대한 예민한 감각의 공통점이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박성준 선생님의 리더십이 부재하면서 일부 회원들은 떨어져 나갔고 회원들중에 녹색운동에 관심하는 분들도 새로운 활동영역을 갖게 되면서 회원사업이 안되면서 비폭력평화물결은 원래의 핵심 동력이 떨어져 나가거나 분산되어 다시 방향을 새로 구축해야 하는 위기 상황을 중간에 맞이한 것도 사실입니다.

 

2. 한국평화활동가들과의 만남과 단체 목표로서 비폭력평화 훈련 사업의 전개

 

2005년 중반이후부터는 박성준 선생님께서 단체활동을 못하게 되고서부터 실질적인 대표를 잇게 된 저로서는 비폭력활동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해 새로 배우고 한국의 평화활동 진영이 어떤 상태인지 알기 위해 노력을 하였던 시기였습니다. 911사태의 충격으로 자생적인 국제평화시민운동이 이라크전쟁을 시점으로 발화하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한국군의 해외 참전에 대한 국론분열이 일어나고 인간방패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소수의 국내 청년들이 해외의 무력분쟁지에서 방패막이가 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시기였습니다.

 

서너 차례 1년에 한번 열리는 한국평화활동가대회에 대한 기획과 그 진행에 함께 하면서 다양한 평화이슈를 배우기 시작하였고, 지구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GPPAC(무력분쟁방지 시민사회글로벌 파트너십)의 국내활동에도 관심을 갖게 되면서 해외 사정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활동에서 영향을 받은 것은 연구자로서 제가 바로 활동가들의 재충전, 사회변혁 도구와 전략적 기획의 필요성 등에 대한 감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단체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비폭력 활동가 훈련 단체들의 매뉴얼을 확인하면서 비폭력 영성과 실천의 이름으로 자체내 훈련 시범 프로그램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평화활동가 대회의 평가에서 나온 평화교육과 훈련의 과제에 응해서 개척자, 한국아나뱁티스트센터(지금은 한국평화교육훈련원), 푸름 등과 함께 공동진행한 학기제 훈련코스인 기독교평화아카데미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2006년에 저희 단체는 독일에서 30년간 머물다 귀국한 퀘이커 부부인 이종희, 김조년 선생과 연결되면서 퀘이커에서 평화훈련모델로 따로 독립한 삶을 변혁시키는 평화훈련(AVP; Alternatives to Violence Project")모델을 독일 AVP진행자들의 도움으로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평화훈련에 대한 감각을 익히게 되었습니다. 이 말은 그동안 몇 가지 평화교육의 이름으로 자생한 것들이 주변단체들에 있었지만 AVP는 자기발견적 배움과 서클의 방식, 그리고 팀진행자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종합적으로 알려준 경험적 학습방법 모델이었는데, 그 충격이 개인적으로 상당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계속적인 통찰과 새로운 상상력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사실상 이 AVP의 경험으로 또 다른 자매 훈련 모델인 AFSC청소년평화지킴이(HIPP: Help Increase Peace Program)”을 한국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도할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HIPP는 학교 현장과 지역아동센터등을 통해 청소년들을 만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비폭력대화(NVC)의 개인적인 학습이후 한국비폭력대화센터의 심화과정의 참여 등은 또다른 세계를 열어준 것이었습니다. 옳고 그름의 논리에서 느낌과 욕구에 따라 말하고 듣는 방식은 점진적인 깨달음과 변화 그리고 그 적용에 있어 매우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던 것입니다.저는 이것을 종교학의 분야와 접목하는 시도를 하면서 비로소 로젠버그가 주장한 실천적 영성이라는 분야에로 서서히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AVP를 먼저 경험으로 만나고 NVC도 새롭게 만나 이 두 모델이 비폭력 실천에 대한 매우 귀중한 터전과 통찰을 주면서부터 조지 레이키의 비폭력직접행동교육모델, 그리고 파트너십을 갖고 한국비폭력대화센터가 초청한 존 키니언의 조정(Mediation)" 모델, 도미니크 바터의 "회복적 서클모델 등이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되었고 이들이 갈등문제에 적극 개입하는 사회적 도구(social skills)와 지도(map)를 주면서 저 개인도 폭력과 혼란 그리고 갈등의 이슈에 대해 적극적인 동력과 여러 동료들을 얻게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적용할 실천적인 모델들만 아니라

이 모델들의 실천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배움과 돌봄의 커뮤니티들이 형성되어 나가기 시작했고 일정한 활동 자장이 형성되면서 함께 해보자 하는 분위기가 서서히 만들어져 가고 있었던 것이 큰 행운이었습니다.

 

비폭력대화 조정(Mediation)과 회복적 서클 모델을 만나기 직전에 또 하나의 모델을 만났는 데 이것도 퀘이커에서 출발한 마음비추기모델입니다. 이 모델이 저에게 준 통찰은 침묵을 허락하기, 안전한 공간을 형성하기 위한 지주들(핵심원리들)에 대한 의식적인 집중, 강요없는 초대하기라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중심(center)과 가(rim)의 변증법적 통일성, 중심을 세우기에 대한 이해의 지평이 열리면서 리더십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게 되었던 것입니다.

 

다양한 모델의 소개와 그 적용 그리고 그 실천 커뮤니티를 만드는 작업과 병행해서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제가 노력을 기울여 온 것은 광명교육연대와 연계된 지역에서 풀뿌리평화지킴이 양성에 대한 비전을 함께 해 왔다는 것입니다. 서울에서는 힘든 것이 평화훈련을 진행하고 나서는 곧장 흩어지는 뿌리없는 훈련이 계속되었다면 광명에서의 시도는 지역성이 주는 독특한 평화훈련 참여자의 지속적인 훈련 축적이 이루어지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광명교육연대와 연계된 비폭력평화아카데미의 지속적인 훈련 커리큘럼의 개발과 적용 그리고 지역활동가들의 자기 변화와 공통의 꿈을 형성해 나가는 작업이 일어나게 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 시도란 지역 모델화의 작업에 대한 비전이었고 광명을 첫 사례로 이것을 다른 곳에 점화하는 방식의 모색이 그것입니다.

 

여기에 지난 2년간 연구모임으로 사회감수성교육(SEL: Social & Emotional Literacy)라는 모임을 통해 청소년 평화교육에 있어 중요한 철학과 도구인 사회적 기술과 감정표현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활발히 제도권 교육에서 대안으로 성장하고 있는 이 큰 흐름이 아직 한국에서는 소개 안 되고 있는 것은 매우 큰 유감입니다. 그리고 또하나의 흐름으로 한국에서 이제는 임계점을 지나고 있는 활동은 회복적정의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청소년의 갈등과 폭력에 대한 처벌, 강제, 구금, 배제의 응보형 정의방식이 아닌 내면치유, 관계회복, 공동체 복원의 회복적 정의 방식(학교는 회복적 생활교육으로 소개됨)의 새로운 물줄기가 점차 확대되고 있고 이 물줄기를 확대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서 비폭력 대화(NVC), 회복적 서클(RC), 청소년평화지킴이(HIPP), 조정자훈련(또래조정포함) 등이 연대하여 진행되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델들은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을 제공하는 대안적 모델로서 그 중요성과 앞으로의 기여에 주목이 되는 것들입니다. 저는 이런 네트워크 방식을 통해 함께 일하기’ ‘공동의 비전을 창출하기에 대한 긍정적인 힘을 보았습니다.

 

3. 앞으로의 전망과 가고 싶은 길

 

제가 2005년에 들어와서 지금까지 활동을 회고해보면 지금 2012년 말 현재시점에서 몇 가지 중요한 새로운 흐름들이 보입니다.

 

첫째는 비폭력이란 단어가 과거에는 낯설고 현실감각이 없는 소수의 운동가의 점유물이지 소통이 안 되는 단어였는데 이제는 임계점을 지나 억지로 소개해야 하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특히 학교 현장은 작년 말 대구여중생자살사건의 보도 이후로 매우 빠르게 비폭력평화교육에 대한 요구들이 확장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지역과 시민사회 영역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과 요청이 확대되고 있는 새로운 현실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네트워크 사업의 확대와 상호 연결과 함께 일하기에 대한 파트너십의 증대입니다. 모델간, 그리고 평화단체와 지역 커뮤니티간의 연결과 상호 협력, 프로그램 기획 등이 일상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저는 특히 NVC, AVP, HIPP, RC, 마음비추기 등을 서로에게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실제 경험한 분들은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계를 확대하거나 경계를 넘어 공통의 과제에 충실하는 새로운 움직임과 이에 헌신하는 활동가들의 공동연대가 소규모이든 단체간이든 가시화되고 있는 새로운 현실을 봅니다. 그 증거로서 제가 한국비폭력대화센터와 마음의씨앗(“마음비추기피정운영) 단체의 총회에 참석하였었는 데 이들 단체의 차기 사업중 타평화 단체와의 연대와 사업공유가 강조되어 있었습니다. 저희 단체도 제가 소개한 모델들과의 연대사업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셋째는 각 훈련 모델에서 2년 이상의 훈련을 받은 분들 중에 이제는 갈등해결과 평화훈련/활동에 전렴하며 살고 싶다는 소수의 헌신하는 분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매우 어려운 결단인데 왜냐하면 자본논리의 사회에서 생활안정이 언제나 큰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는 현실에서 가치를 위한 삶의 헌신을 생각하는 훈련된 소수의 헌신자들이 자기 염원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미래를 위한 씨앗들이어서 주목해야 할 징조들입니다.

넷째는 각 훈련 모델들 -NVC, AVP, HIPP, RC, 마음비추기-은 개인의 수요차원을 넘어 공동의 돌봄과 훈련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재생산 프로그램을 갖추면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훈련거점(training bases)로서 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공동의 작업과 집단적 수행(collective practices)의 실험을 하고 있고 그 중요한 특색이 공공영역에 -특히 현재는 사법영역, 학교영역-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헌신의 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공공영역에 말을 걸고 기여하는 베이스 캠프들이 각 모델내에서 차려지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는 각 평화훈련단체들이 지난 10년중 5년간 씨뿌리기 작업이후 이제는 싹이 나오고 있고 그 싹들을 주변에서 인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접어 들어갔다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각 싹들은 뿌리를 넓혀 공공영역에서 가치중심의 성장과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4대강사업, 핵원전, 강정마을 등의 겉으로는 국가폭력의 폭풍우에 쓸려나간 듯한 평화진영은 오히려 필자의 비유로는 외양으로 큰 나무 아닌 고구마 뿌리줄기처럼 땅밑 저변에서 보이지 않게 퍼져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억지로 소개하여 겨우 관심을 끄는 지난 세월의 상황과 달리 이제는 개인들이 스스로 찾아와 요청해오고, 지역과 단체가 관심을 갖고 프로그램 컨소시엄에 대해 논의하며, 각 모델 훈련 커뮤니티가 스스로 자기-동력화하는 현장 프로그램들의 가시화를 보면서 한국에서 비폭력평화운동도 소개에서 성장으로의 임계점을 돌파했다는 긍정적인 희망을 갖습니다.

 

이러한 임계점 돌파의 상황은 앞으로 저와 제 단체의 활동의 방향에 대한 새로운 도전과 비전을 세우도록 시대적 상황들이 압박하고 있습니다. 원래 책상에 앉는 것이 체질이었던 연구가 기질의 제가 평화활동에 몸을 담으면서 조직가와 훈련가로 새로운 방향을 틀고 이제는 이것으로 오직 사는 실험을 해야 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이에 대해 저는 몇 가지 비전을 새롭게 구상하고 앞으로 이를 위해 헌신하고 싶습니다.

 

첫째, 그동안 비폭력 평화훈련 모델들의 소개와 여러 프로그램의 워크숍을 중심으로 살아왔던 저에게 새로운 도전은 비폭력과 평화라는 단어는 화두와 염원을 넘어 새로운 삶의 가치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각 평화훈련 모델들은 삶의 단순한 가치의식만이 아니라 그보다 더 근원적인 경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것이 바로 비폭력과 평화는 단순히 윤리적 가치만이 아니라 존재의 경험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실재(reality)의 핵심이요 존재의 작동원리이자 우주가 자신을 전개해 나가는 비밀이라는 존재의 체험이라는 각성에로 더 나아가고 싶습니다. 평화활동가들이 대부분 윤리적 당위(should)나 가치영역에서 활동하였다면 이제는 존재의 능력에서 나오는 기쁨, 환희, 웃음, 가벼움, 생생함의 경험이 요구되어집니다. 저는 이러한 존재의 능력으로, 윤리적 가치로서, 그리고 일상과 삶의 이슈에 적용하는 기술로서 존재-가치-기술이 접목된 온전한 비폭력평화활동가로서의 성장에 대한 비전 앞에 서고자 합니다.

 

둘째, 비폭력과 평화가 존재의 능력으로 그 힘을 발휘하고 여기서 우리가 폭력과 지배에 대응하는 근원적인 힘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을 보호하고, 양육하며 성장시키는 수단은 서클(circle)의 방식입니다. 이미 AVP, HIPP, 마음비추기 등에서 안전한 공간의 유지(holding)와 서클 리더십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만, 저는 앞으로 지혜를 얻는 배움과 갈등해결에 대한 모든 방식을 서클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통전적인 접근방식(holistic approach)을 익히고 증거하고자 합니다. 서클은 연결, 포함, 평등, 참여, 공동성의 가치만을 표현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공동의 지혜를 발휘하게 하고 참여적이고 돌아가는 리더십, 강요나 설득이 아닌 초대하고 기여하게 하는 리더십을 보여줍니다. 나는 이것이 가장 심층 민주주의(deep democracy)가 작동되게 하는 핵심이라고 생각하고 이것이 가족, 공동체, 단체, 국가에 가장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되고 새로운 혁명적인 방식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이미 연구프로젝트를 통해 서클 프로세스에 대한 탐구를 지난 6개월간 해왔고 단계별로 현장에 적용하고 이를 전달하는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에 대한 확신은 그것이 너무나 쉬워서 자본주의의 가장 큰 장벽인 계급으로서 전문성(professionalism)에 대해 도전할 수 있는 보통의 사람으로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작동방식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존중과 진정성 그리고 배려가 작동되는 분위기를 어떤 형태든 만들면 배움, 관계, 화해가 저절로 일어나게 되는 이 서클 프로세스에 대해 저는 깊은 매력을 갖고 있으며 이것이 생명의 자기조직화의 자연스러면서도 매우 강력한 도구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서클 프로세스로 내면의 통찰, 배움의 방식, 조직의 운영, 시스템의 구축에 대해 적용하는 방식을 탐구하고 경험하고 전파하는 데 노력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가능하면 더 나아가 성숙한 시기가 되면 정치경제적인 영역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것입니다.

 

셋째,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실험입니다. 그동안 시민사회영역은 민주화라는 저항과 분노에 따른 카리스마있는 인물이나 비저너리들의 이끄는 리더십에 의존해 왔습니다. 제가 앞으로 시도하는 것은 이끄는 리더십이 아닌 함께 하는 서클 리더십의 적용에 대한 매력입니다. 저는 제가 몸담고 있는 단체의 회원수 증가나 저희 단체의 우월한 독특성을 공고히 하는 확장의 개념이 아니라 네트워크를 통해 같이 꿈꾸고 같이 일하는 방식의 네트워크 리더십을 그동안 확인해왔고 이에 대한 긍정적인 가능성의 경험을 얻었습니다. 여러 모델들이 비폭력평화물결을 통해 소개했지만 스스로 자생해서 잘 나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서클 리더십의 핵심으로서 초대하기” “기여하기그리고 공동의 지혜가 통치하기라는 세 요소를 핵심으로 생각하며 이를 타 단체나 지역의 활동가들과 함께 하면서 그들이 리더십을 갖는 방식으로 활동할 것입니다. 공통의 관심있는 과제, 공공의 선에 대한 초대하기, 나의 지혜와 노력 그리고 당신의 지혜와 노력을 기여하는 방향으로 일하기, 그리고 의사결정의 주체가 나의 의견이나 너의 의견이 아니라 공동의 지혜가 작동하는 방식으로 결정하기가 제가 활동가로서 언제나 의식하며 염두에 두고 할 내면 작업입니다.

 

넷째, 사람에 대한 소중함, 사람을 키우는 헌신에 힘을 다하는 것입니다. 제가 앞으로 할 일중에 에너지를 쏟아야 할 또 하나의 영역은 비폭력과 평화에 대해 자신을 헌신하고자 하는 분들을 발견하고, 그가 내 활동 영역에 함께 있든 아니든 간에 그들이 적재적소에서 일할 수 있는 상황과 현장을 만들어 내는 일입니다. 이른바 지역거점이나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이 이것입니다. 저는 소수이긴 하지만 뜻밖에도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이 성공과 자기표현보다 공공의 가치에 헌신하고자 하는 특히 비폭력과 평화, 갈등해결 등의 영역에서 차츰 자신의 삶을 걸고자 하는 소수의 분들을 최근에 알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들이 그 어떤 곳에든 그런 비폭력과 평화를 위해 살고자 하는 염원이 실제로 직업으로서 살 수 있도록 현장을 개발하고 그들을 소개하는 데 대한 관심을 집중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것은 참으로 조심스럽고 부끄러운 데 그동안 이곳저곳 마음 한 구석에 기웃거리면서 좀더 안정적인 직업에 대한 희구가 있었는 데 그것을 내려놓고 오직 한 길인 비폭력평화 훈련과 그 실천가들의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데 전념할 생각을 굳히면서 기독교 평화전통의 맥락에서 한 가지를 받아들이도록 나를 허락한한 생각이 있습니다. 그것은 기독교 전통에서 오랫동안 잊혀진 평화의 사도성(apostleship)’에 대한 직면과 이를 성육시키는 것입니다. 이 단어는 참으로 쓰기가 조심스러운 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는 이유는 이것이 평화의 제자직을 넘어서는 독특한 책임과 위엄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남으로부터 존중받는 일을 넘어 자신이 자신의 정체성과 직무에 대한 스스로의 존중과 경외로서, 내면적 위엄으로서 사도성이란 단어를 씁니다. 이는 최근에 희미하지만 자꾸 가슴속에 맴돌면서 새롭게 다가와 손짓하는 형상없는 형상으로서 저를 부르고 있습니다. 제가 그런 단계에 도달할 수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자꾸 손짓하고 부르는 이 보이지 않는 부름이 저를 요즈음 신열이 나도록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솔직한 심정은 조그만 빛이라도 쬐고 싶고, 그 길이 무엇이든 걸어가보고 싶은 충동이 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진술한 저의 회고와 그간의 활동 그리고 앞으로 나가고 싶은 희망에 대한 피력이 족쇄가 될지 아니면 새로운 전환의 기점이 될지는 향후의 회고에서 다시 보아야겠지만 지금의 가장 솔직한 심정이라는 점은 사실입니다. 저는 동료, 지인 그리고 네트워크 동료 활동가들과 더불어 나의 개인이야기를 나눔으로써 내가 무엇을 원하는 지 좀더 분명해지고 이를 글로 씀으로서 거울이 되어 마음자리를 살피고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를 결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 이렇게 이야기를 나눕니다. 평화로운 기운이 함께 하시기를...

 

(2012.12.27. 비폭력평화물결 10주년 비전세우기 행사의 환영사를 대신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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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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