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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더가 갖기 쉬운 다섯 가지 그늘

출전: 파커파머, <삶이 내게 말을 걸어 올 때>



지도자로서 그늘보다 빛을 더 많이 드리우고 싶다면 내면의 어떤 괴물을 타고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그것들이 만들어낸 그늘을 탐험하고 우리 자신의 영적 생활에 뛰어들 때 찾아오는 변화를 경험해야 한다.

그런 괴물 다섯 가지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겠다. 내게 있어 이 다섯 가지는 이론적인 게 아니다. 나는 우울증으로의 하강을 경험하는 동안 개인적으로 그것들 각각과 친해졌다. 그것들은 또한 내가 각계각층의 리더들인 CEO, 목사, 부모, 교사, 시민, 이상주의들을 후퇴시켜 공통의 땅을 향한 내적 여행을 시작하도록 인도할 때 함께 작업하는 괴물들이다.

그늘을 드리우는 첫 번째 괴물은 자기 정체성과 존재 가치에 대한 불안이다. 많은 리더들이 외향적인 성향을 작고 있어서 이 그늘은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외향성은 때로 자기 불신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발전되기도 한다.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 아니면 단지 그 문제를 피하기 위해 외적활동으로 뛰어든다. 이것은 특히 남성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증후군으로 나타난다. 자기 정체성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어떤 외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이다. 그러다 그 역할을 빼앗기면 우울증에 빠지고 심지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불안을 느낄 때면 자기 정체성을 지키려는 방편의 하나로 다른 사람의 정체성을 빼앗는 환경을 만들어낸다. 이것은 가정 내에서도 언제나 일어나는 일이어서 부모들은 자녀들을 존중하려 들지 않는다. 또한 이것은 사무실에서도 흔한 일이다. 각계각층의 조직에는 다수의 정체성을 빼앗아 소수가 자신의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역학이 작용한다.

예를 들어 교실로 가보자. 불안한 교사는 학생들에게 자기의 지식 창고를 수동적으로 받아 적을 것을 강요한다. 여기서 교사의 자아의식은 더욱 강해지고 상대적 약자인 학생들의 자아의식은 약해진다. 또, 병원을 보라. 의사들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방편으로서 ‘410호 별실의 콩팥’하는 식으로 환자들을 물건 취급한다. 바로 그 때에 약자인 환자들은 절실하게 자기 정체성을 필요로 하고 있다.

물론 상황이 늘 이런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들의 정체성을 빼앗는데 의존하지 않는 사람들이 리더로 있는 환경이나 단체도 있다. 만약 당신이 그런 가정이나 사무실, 학교나 병원에 있다면 당신의 자아의식은 자기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알고 있는 리더 덕분에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런 리더들은 내적 여행을 떠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선물을 가지고 있다. 즉 정체성이란 우리가 수행하는 역할이나 그것이 우리에게 주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지배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님을 아는 것이다. 정체성은 우리가 신의 자녀라는 간단한 사실에 달려 있다. 리더가 이것을 알고 있을 때 가정이나 사무실, 교실, 병원에서는 그 일에 관련된 모두에게 생명을 전해주는 일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많은 사람들의 내면에 있는 두 번째 그늘은 세상은 전쟁터이며 사람에게 적대적인 곳이라는 믿음이다. 일, 특히 회사 일에 대해 얘기할 때 우리가 얼마나 자주 전쟁의 이미지를 사용하는지 생각해 보라. 전술과 전략, 아군과 적군 얘기를 하고 승리와 패배, ‘죽기 아니면 살기’라는 식의 얘기를 한다. 그러한 이미지는 우리가 사는 세상은 본질적으로 넓은 전쟁터이기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지 않는다면 틀림없이 패배하고 말 거라는 상상에 빠지게 한다.

불행히도 인생은 ‘자기 예언’에 의해 이루어지는 일들로 가득하다. 패배에 대한 두려움은 사람들이 마치 전쟁터에 사는 것 같은 느낌을 갖고 살아가게 한다. 세상은 경쟁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대개는 우리 스스로가 그렇게 만들어 가는 것이다.

최근에 회사에서부터 변화대행사, 학교에 이르기까지 정신적으로 앞서가는 몇몇 단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들은 사업을 하는 데 경쟁이 아닌 또 다른 방법, 합의를 이루고 협동하며 공동으로 일을 추진하는 방법이 있음을 배우고 있다. 즉, 그들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예언을 성취하며 다른 현실을 창조하고 있는 것이다.

내적 여행의 과정에서 우리가 받는 선물은 세상은 영원히 함께 작용함을 깨닫는 통찰력이다. 현실이라는 구조는 전쟁의 구조와 다르다. 현실은 사람을 잡아먹는 곳이 아니다. 물론 죽음이 있긴 하지만 그것은 생명 사이클의 일부이다. 우리가 그 사이클에 순응하게 되면 우리 인생에는 위대한 조화가 찾아온다. 근본적으로 현실의 본질을 이루는 것은 전쟁이 아니라 조화라는 영적 진실이다. 이것이 리더십의 그늘을 바꾸어 놓을 수 있으며, 우리의 단체들을 바꾸어 놓을 수 있는 것이다.

리더들에게 흔한 세 번째 그늘은 모든 일에 대한 최후의 책임이 우리 인간의 몫이라는 믿음이다. 이것은 이 땅에서 어떤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면 그 일을 일으켜야 할 존재가 바로 우리라는 무의식적인 믿음이다.

이 그늘은 삶의 모든 단계에서 병을 일으킨다. 그것은 우리 의지를 남에게 강요하도록 하며, 관계를 지나치게 압박해서 때로는 단절에까지 이르게 한다. 종종 세상이 우리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그 사실에 화가 난 나머지 탈진이나 우울증, 절망으로 끝나기도 한다.

이러한 ‘기능적 무신론’은 또한 집단 광란을 유발하는 그늘이다. 그것은 왜 보통의 그룹이 단 15초의 침묵도 참지 못하는지를 설명해준다. 우리는 어떤 소리라도 내지 않고 있을 때는 아무런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으며 뭔가 죽어가고 있는 거라고 믿는다.

내적 여행에서 우리가 받는 선물은 세상에는 우리만 활동하고 있는 게 아님을 알게 되는 것이다. 세상에는 다른 활동이 있기만 한 게 아니라, 그 중 어떤 것은 우리보다 더 낫다. 스스로를 해방시키고 그들에게 힘을 부여함으로써 모든 짐을 우리가 져야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음을 알게 된다. 때로는 짐을 내려놓고 홀가분함을 누릴 수도 있다. 우리를 이끄는 거대한 공동체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만 맡기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들에게 맡긴다.

우리 내면에 있는 네 번째 그늘은 두려움, 특히 인생의 혼돈에 대한 두려움이다. 상당수의 부모와 교사, 최고경영자들은 세상에서 그런 혼돈의 잔여물을 없애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우리는 세상을 완벽하게 정돈하고 배열하여 다시 혼란스러움이 일어나 우리를 위협하지 못하게 하려 한다. 여기서 말하는 혼란의 의미란 의견 차이, 혁신, 도전과 변화를 의미한다. 가정, 학교, 종교, 기업에서 이 그늘은 규칙과 절차를 엄격하게 하여, 권한 부여가 아닌 구속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물로 그러고 나면 우리가 가두어 놓은 혼란은 구속을 깨고 나오려고 발버둥친다.

내적 여행에서 우리는 혼돈이 창조성의 전조라는 통찰력을 얻게 된다. 모든 창조 신화에 있듯이 인생도 무(無)에서 나온 것이다. 이미 창조된 것도 때때로 혼돈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그래야 더욱 생기 있는 형태로 다시 살아난다. 리더가 혼돈을 진정으로 두려워해서 그것을 없애려 든다면 그 리더가 접근하는 모든 것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울 것이다. 인생의 혼란에 대한 최후의 해답은 죽음이니까 말이다.

리더가 드리우는 그늘에 대한 마지막 예는, 역설적이지만 죽음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때로 어떤 것을 그 수명이 다하기 전에 죽이는 경우도 있지만, 또 모든 것은 정해진 때가 되면 죽게 마련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며 살기도 한다. 이런 부정을 따르는 리더들은 종종 주변 사람들에게 이미 죽은 것을 부활시키라고 요구한다. 오래 전에 끝냈어야 할 과제와 프로그램이, 죽음을 자기 눈으로 보고 싶지 않은 리더의 불안감을 달래기 위해 계속 살아 있게 되는 것이다.

죽음을 부정하는 심리 내면에는 또 다른 두려움이 숨어 있다. 바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실패는 해고 통지서를 의미한다. 비록 그 실패가 지고한 목적을 수행하다가 나타난 결과라 해도 말이다.

흥미롭게도 우리 문화에서 그토록 존경받는 과학은 이런 종류의 두려움을 초월한 것처럼 보인다. 훌륭한 과학자는 가설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실패’는 진리에 이르는 데 필요한 길을 더 분명하게 입증해주기 때문이다. 때로는 성공한 하나의 가설보다는 더 많은 사실을 알려 주기도 한다. 모든 환경에서 최고의 리더는 실패가 뻔한 일이라도 해도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위험을 무릅쓴 사람들에게 포상을 한다. 이런 리더들은 죽음이 언제나 새로운 배움의 원천이라는 걸 알고 있다.

내적 여행에서 우리가 얻는 선물은 결국 모든 것에는 죽음이 다가옴을 알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죽음이 끝은 아니다. 생명이 다한 어떤 것을 죽게 함으로써 새로운 삶이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을 창조할 수 있는 것이다.

공동체에서의 내면 활동

리더십에 수반하는 내면의 문제 해결을 서로 도와줄 수 있을까? 도와줄 수 있다. 그리고 도와야 한다. 우리가 리더로서 우리의 내적 생활을 다루는데 자주 실패하면 너무 많은 개인과 단체를 어둠 속에 방치하게 된다. 가정에서부터 기업, 정치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이 내가 지적한 바 있는 그늘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다. 거기서 빠져 나올 방법은 없으니 그 안으로 뛰어들어야만 한다. 서로 도와서 우리 내면의 삶을 탐험해야 한다. 그런 도움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내면 활동(inner work)'의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 내면 활동‘이라는 말이 가정이나 학교, 종교 단체에서 평범한 말이 되어야 한다. 적어도 내면 활동이 외적 활동과 마찬가지로 실제로 있다는 것부터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활동에는 일기 쓰기, 책읽기, 명상과 기도처럼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부모들이 지금까지 그 부분에 대해 잘 몰랐다 해도 자녀들에게 알려줄 수는 있다. 내면 활동에 소홀한 사람은 외적 활동 역시 어려움을 겪게 되리라는 점 말이다.

두 번째로, 우리는 내면 활동이라는 말을 널리 퍼뜨려야 한다. 내면 활동은 매우 개인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반드시 비밀스런 일일 필요는 없다. 내면 활동은 공동체를 통해서 도움 받을 수도 있다. 정말이지 내면 활동을 함께 하는 것은 혼자 하는 것과는 결정적인 대조를 이룬다.

그러나 이것을 그냥 두면 사람들이 잘못을 고쳐줄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들지 모른다. 우리 주변에는 온통 ‘서로 바로잡아 주기’를 실천하는 공동체들이 많다. 하지만, 극단적인 전체주의적 실천은 수줍음 많은 영혼을 더 깊이 숨어들게 만든다.

하지만 공동체가 어떻게 그런 도움을 줄 수 있는지가 중요한 문제이다. 다행히도 공동의 통찰력과 지원에 대한 다른 모델이 있다. 예를 들면 이 책의 앞부분에서 언급했던 퀘이커 공동체의 명료화모임 같은 것이다. 개인적 문제를 이 소그룹에 가지고 오면 위원회에서는 당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도와준다.

그러나 ‘고쳐야 할 점’에 대한 제안이나 조언은 금지되어 있고, 다만 세 시간 동안 정직하고 개방적인 질문을 통해 당신 스스로 자신의 내적 진실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런 공동의 절차는 침범이 아니라 지원이다. 이런 절차는 섣부르게 판단하는 것을 막고, 내면에서 울려나오는 의식의 탄생을 돕는 산파 역할을 한다. 그리하여 우리가 가진 문제와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을 도와준다.

이런 형태의 공동체를 이루는 비결은, 관계를 맺되 그 안에서 서로 혼자일 수 있는 권리를 보호하는 역설을 유지하는 것이다. 우리는 함께 살되, 그 방식은 영혼의 고독을 존중해야 한다.

또 우리가 남을 구하려 들 때 흔히 범하는 무의식적인 폭력을 피해야 한다. 그 신비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의 삶을 지탱하도록 돕는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리고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우리 자신의 필요를 채워 달라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이 그런 방식으로 함께 사는 것을 일상생활에서 확인하기란 어렵지만 가능하기는 하다. 나의 경우 병적 우울증을 통한 내 여행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몇몇 사람들이 내 영혼의 순결함을 해치지 않으면서 내게 다가오는 방법을 찾아냈을 때 경험했던 치유의 효과에서 나는 그것을 확인했다.

그들이 나에게 보여 준 행동은 나를 ‘고치거나’ 서로를 포기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나온 게 아니었다. 그러기에 나에게 인간 세상으로 돌아오게 하는 생명의 끈이 되어줄 수 있었다. 그 생명선은 가장 심오한 형태의 리더십을 만들어 냈다. 고통 받는 사람을 죽음 같은 삶에서 다시 삶으로 인도한 것이다.

세 번째로, 우리는 서로에게 두려움이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지배적인 역할을 상기시켜줄 수 있다. 그리고 우리의 능력을 가로막는 두려움이 어떤 방법을 즐겨 사용하는지도 모두에게 인식시켜줄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전통적인 지혜의 말씀이 두려움을 언급하고 있음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 모든 지혜의 말씀이 인간이 이 오래된 적을 이겨내기 위한 싸움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지혜의 전통은 엄청난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말씀으로 통합된다.

“두려워 말라.”

두려움을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나는 자칫 그 뜻이 왜곡되어 ‘완벽’이라는 기운 빠지는 충고를 만들어내지 않기 위해, 그 말씀들을 주의 깊게 읽었다. 두려워 말라는 말은 두려움을 가져선 안 된다는 뜻이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두려움을 갖고 있다. 그리고 내면에서 리더십을 발견한 사람들은 종종 더 많은 두려움에 빠지기도 한다.

이 말이 가진 의미는 우리가 발견하게 되는 두려움에 빠질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두려움의 공간으로부터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는 없다. 그렇게 하면 오히려 그 때문에 두려움이 증폭되는 세상을 만들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내부에 두려움의 공간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신뢰와 희망, 믿음이라는 이름을 가진 또 다른 공간들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그 공간들 중 하나를 선택해서 거기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우리가 그런 공간들 중 하나에 서 있을 때에도 두려움은 가까이 있고 우리 영혼은 아직도 떨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우리를 지탱해 줄 단단한 땅 위에 서 있다. 우리는 이 땅에서 시작해서 더 믿을 만하고 더 희망차고 더 충실한 존재의 길로 다른 사람들을 인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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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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