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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시아 6개국의 평화단체들이 함께 하는

동북아지역 평화구축 훈련센터가 시작된다

                                                                                   박성용 비폭력평화물결 대표

                                                                                             남북평화연구소 소장

한반도를 둘러싼 5개국은 전 세계 최고로 강한 군사력을 지닌 10개국중 5개 국가에 모두 들어있을 만큼 신국가주의에 부응한 첨예한 군사대치상황에 놓여있다. 그리고 몽고를 제외한 이들 국가의 젊은이들은 군대를 통해 무기와 증오, 위협과 두려움으로 상대를 죽이는 폭력의 사회화와 내면화하는 과정을 밟고 사회 속으로 배출된다. 문제는 무기의 위험성과 그 비효율성(만일의 상황을 위한 이들 무기들은 거의 사용된 적이 없이 폐기처분된다) 그리고 다른 복지들에로의 전용에 대한 기여의 무능력만이 아니다. 사회와 타자를 그리고 자신을 보는 정체성과 인식론에 있어서 병적현상에 대한 것이다. 곧 협력적 해결의 방식보다는 대결을 통한 승/패와 강자의 논리로서의 해결, 두려움과 증오의 실습, 양심과 신체의 명령에 의한 구속에 따른 자기 비하와 무능력감, 삶의 관계망에서 돌봄과 양육에 대한 무능력증, 국가주의의 폭력에 대한 무감각등의 사회적 프로그램화를 통해 이런 것들이 현실이라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밟게 한다.


이에 대한 대안적인 모색이 2010년 10월 25일부터 30일까지 일본의 요코하마에서 홍콩까지 순항하는 피스보트에서 6개국에서 온 평화단체 실무자들이 운영위원회 모임(steering committee meeting)을 통해 "동북아지역 평화구축 훈련원(Northeast Asia Regional Peacebuilding Institute: NARPI)의 내년도부터 실시하는 평화훈련 프로그램에 대한 일정과 내용을 확정하였다. 원래 일본의 피스보트는 30여개국 86일을 세계 일주를 통해 평화에 대해 배우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 NARPI 모임은 그중 첫 기착지인 홍콩까지만 함께 하면서 내년도 훈련 사업을 확정한 것이다. 내년 8월 16일부터 5일간씩 2주 6개의 훈련과정과 평화여행 3일의 프로그램을 확인하고 이를 한국에서 먼저 시행하면서 순차적으로 돌아가기로 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 내용으로는 동북아에서 평화교육 실습, 정신적 외상 치유, 갈등과 평화의 이해, 회복적 정의 등의 여러 과목들이 우선적으로 실시할 것을 확인하였고 특히 내년에는 회복적 정의 분야에서 저명한 Howard Zehr가 내한하는 등, 강사와 등록일정, 펀드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다.

이 모임에 직접 참여한 단체는 한국에서 남북평화연구소(남북평화재단), 비폭력평화물결, 한국아나뱁티스트 센터, 일본의 Peace Boat, Transcend Japan(요한갈퉁관련 단체), 중국의 Peace in China, 타이완의 Taiwan Grassroots alliance for Peace, 몽골의 Blue Banner의 단체들 대표나 실무진과 파트너 기관인 필리핀의 Mindanao Peacebuilding Institute(MPI), Mennonite Central Committee 등의 15명이 참여했다(몇몇 단체들은 시간이 어려워 불참함). 앞으로 NARPI 훈련 프로그램은 (1)동북아 지역의 무력분쟁과 지역갈등에 대한 실제적이고도 실천적인 적용을 과제로 (2) 현장 활동가들의 능력부여(empowerment)와 풀뿌리 평화운동(the bottom-up perspective)을 가시화하고 (3) 지역평화단체 및 활동가들 간에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4)가능한 지역의 훈련 인적 자원을 자체 개발하고 이들의 헌신을 강화하는 주된 방향으로 활동하게 된다.

동북아 지역에서는 2000년 초에 코피아난이 제시한 시민사회의 무력갈등에 대한 책임성과 관여에 대한 호소에 의해 지구적으로 GPPAC(Global Partnership for Prevention of Armed Conflict; 무력갈등 방지를 위한 글로벌 파트너쉽)이 나라별 권역별로 진행하였고 2005년 뉴욕에서 세계대회로 총화하면서 사람을 죽이는 실습을 훈련받는 젊은이들이 평화를 구축하는 피스 빌더(peacebuilders)로서 대안적 삶을 모색하는 훈련에 대한 강조와 이를 위한 훈련센터의 중요성이 제기되어왔다. 이에 참여했던 한국의 평화훈련단체들을 중심으로-비폭력평화물결, 개척자들, 한국아나뱁티스트센터 등등) 평화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필리핀의 MPI와 미국의 Summer Peacebuilding Institute를 모델로 동북아 지역에서 훈련과 상호연대를 위한 평화구축센터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아이디어가 MCC에 프로포절로 수용되어 미화 10만불이 착수금으로 지원되었다. 2007년부터 KAC가 간사단체로 일하면서 실무와 해외에서의 설명과 단체들의 접촉을 통해 운영위원회 모임이 몇 차례 진행되면서 가시화 되고 이제 피스보트 선상에서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지음으로서 꿈이 현실로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전쟁을 지원하는 국가예산, 대학의 학위 프로그램, 전략 연구소들의 홍수속에서 젊은이들을 피스빌더로 세우고 현장으로 파견하는 새로운 대안적 삶의 가능성을 NARPI를 통해 작은 수이지만 창조적인 소수를 키워내는 일을 함께 하게 되었다. NARPI가 다른 곳의 평화구축 훈련센터들과 다른 독특한 점은 한 나라나 한 단체의 주관이 아닌 동북아 지역의 평화단체들의 네트워크로 진행된다는 점이고, 국가라는 영토의 경계선을 넘어 범-아시아 정체성(pan-Asia Identity)를 강화하여 국가별 정체성이 아닌 동북아 지역의 정체성을 심는다는 것이다. 또한 한 나라의 한 곳에서 열리는 것이 아니라 돌아가며 훈련과정이 열려서 매년 호스팅 하는 나라의 평화활동가들을 위한 능력부여 프로그램이 함께 공존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공통적인 것은 풀뿌리 평화운동을 지원하는 평화활동가의 능력개발과 재훈련 그리고 미래 활동가의 양성을 통한 사회변화를 목표로 한다는 점이다.

피스보트에 탄 700여명의 승객들 중 400여명이 NARPI의 출범에 대한 소개 모임에 참여해서 큰 관심을 가져 주었고, 피스보트에서 자체로 진행중인 "Global University" 프로그램에도 본인을 포함한 몇 명이 공동 진행팀으로 평화 워크숍 모델을 보여줌으로서 참가자들의 긍정적인 관심을 받게 되었다. 내년도 한국에서 평화훈련 프로그램에 기대되는 것은 이를 통해 한국사회에 평화가 단순히 염원만으로는 오지 않고 훈련과 양육을 통해 온다는 명제에 따라 정규적이고 지속적인 훈련과정을 공급받게 되었다는 것과 이제는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청소년 평화학교와 더불어 지역적인 평화훈련센터의 상호 시너지 효과를 통해 평화운동은 이제 한 개인의 카리스마적인 실천을 넘어 공동의 훈련 시스템을 통한 새로운 평화활동가들을 배출하는 구조적 장치가 마련되고 있다는 청신호를 우리가 보게 되었다.

폭력과 어둠의 역사가 있는 전선에서 몇 사람의 헌신과 투지로 이루어진 각종 캠페인과 연대운동으로서 전선운동은 현 보수정권하에서 곳곳에서 무너지고 있다. 통일부는 잠을 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북과의 교류를 앞서서 막고 있고, 그 많던 통일단체들은 정부의 지원중지로 거의 휴업상태로 동면하고 있으며, 4대강 사업의 흐름을 뒤바꾸는 운동은 전 국민 80%가 지지를 하고 있어도 그 힘을 못받고 강행 처리되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다. 보이는 나무의 견고함은 그 보이지 않는 뿌리내림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전선운동을 지원할 수 있는 후방의 기지건설, 공장의 곳곳에 건설하는 일이 이제는 현실적인 과제이다. 일본과 한국 등의 민주화운동을 한 나라의 활동가들이 거의 고령화되고 후배들이 없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해준다.


또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구제(charity)의 관점에서 가진 돈이나 물자를 지원하는 일은 일시적으로는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아프리카나 남미 등 제 3세계 빈민국에서 벌어진 일은 세계은행과 아시아 은행 등 혹은 국제기구들의 소위 "인도주의적 지원"이 오히려 그들 자신의 운명에 대한 자기 결정권과 정치적 자율성을 무력화하면서 급속도록 사회를 해체시키는 증거들을 보여주어 왔었다. 전선에서 선명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거나,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자비의 마음으로 물자의 공급은 그 지속적인 장기적 차원에서 현실을 변화시키지 못한다. 자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풀뿌리 훈련을 통한 현장을 책임질 수 있는 헌신적인 활동가의 양성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양성과정은 시간이 걸리고 남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작업이다. 그러나 우리가 토대를 구축하여 집의 건축물을 세우지 않거나 뿌리내리지 않고 열매를 수확하려는 일이 그 얼마나 힘든 결과를 초래하는 지는, 지난 10년간의 민주정부에서 진보인사들이 정치판에 들어가 현장을 버림으로써 그 부메랑이 어떻게 돌아오고 있는지를 우리는 지금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다.

군사적 전쟁은 우리 내면의 전쟁구조와 가치관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전쟁과 구조적 폭력에 대해 깊은 절망과 분노가 있다면, 일상에서 여러 형태의 지배의 실습, 강제와 상대에 대한 비난, 각종 힘(영향력, 명예, 지위, 재물)에 대한 숭배와 그 향유, 분노와 비난 그리고 처벌에 의한 타자의 징벌의 합리화, 적대자를 미워함으로 같이 닮아가기 등등의 신념적이고 무의식적인 폭력의 실천에 대해 알아차리는 분별력 기르기와 가슴의 무장해제를 훈련해야 한다. 왜냐하면 언제나 우리의 행동과 말 그리고 그에 의한 외적인 관계규정은 언제나 내적인 것의 투사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평화형성은 과학적 훈련이기도 하다. 철저한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신념과 의식의 새로운 입력(input)이 들어가는 만큼 그 변화의 결과(output)는 나오게 되어있다.

정직하게 말하자면, 우리는 대부분이 아직도 일종의 기복신앙인들이다, 투자한 것 없이 우연한 요행과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학을 믿지 않는다. 고통과 불만족한 것에 대한 주목과 인식, 원인에 대한 성찰, 대안에 대한 방법과 자원의 발견, 그리고 변화를 위한 실천(자극하기, 교육하기 그리고 조직하기)의 순환적 시스템을 이해하고 이를 구축하는 것이 과학이다. 그러면 그 확률의 강화에 따라 새로운 실재는 출현하게 된다. 한국전쟁 60여년이 지났는데도 어느 종교기관, 교육기관, 정치단체도 평화나 통일에 대한 구호와 대회는 수없이 있었어도 사회적 상처, 정신적 외상에 대한 치유와 회복을 위한 구조적 훈련 시스템에 주목하는 데가 없다. 참으로 놀랍고도 가슴 쓰리는 일이다. 투자 없이 우연적인 수확을 바라는 평화와 통일진영의 이러한 주술적 기복행위는 미래가 없다.

매년 이십 오륙 만 명의 팔팔한 젊은이들이 죽이는 연습을 2년간 하고 사회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데 전국에 걸쳐 기껏해야 몇 백 명도 안 되는 의식적인 신념적 평화활동가의 활동이 어떤 큰 차이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자본주의 공식인 투자-소득에 대한 기초적인 인식도 평화진영에서는 아직도 그 인식이 어려운 원시인의 단계에 우리는 살고 있는 셈이다. 불공정한 것과 불의에 대해 화가 나는가? 당신의 인간성이 그런 고통의 현실에 의해 고통을 느끼고 있는가? 그러나 당신의 인간성이 분노와 고통을 느낀다는 것과 평화활동가 곧 피스 빌더(peace-builder)가 된다는 것은 매우 큰 거리감이 있다. 빌더(builder)는 단순히 느끼는 것을 넘어 대안적인 상상력과 평화의 능력에 대한 자기의 의식과 시간과 재물을 투자하고 끊임없이 성찰을 통해 자기의식과 몸을 평화의 도구로 벼리며 만든다. 바다의 물을 부패하지 않게 만드는 것은 오직 2%이내의 소금의 기여가 있기 때문이다. 창조적 소수(creative minority)의 헌신이 전체의 복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우리의 유일한 재산과 희망은 오직 한 가지에 달려 있다: 우리는 장차 어떤 세상을 보기를 진정으로 원하는가? 이 희망이 우리를 살려내고 에너지를 공급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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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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