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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 섹션 갈등해결 활동가의 활동도구- 대화

(TRANSCEN 모델에 의거함)


1. 대화

'말을 통해서'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Dialogos를 어원으로 하는 '대화'는 평화활동가들의 가장 중요한 도구이다. '대화'라는 도구는 정신의학의 심리분석 같은 난해한 접근법과도 관련을 가지고 있다. 이 도구는 결국 '말(logos)'이며, 이것은 단순히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말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대화'란 상호적인 브레인스토밍이다. 훌륭한 대화는 '교류(conversation)'이다. 긴장을 푼 상태에서(바디 랭귀지를 주목하기!), 말의 흐름을 즐기는 것이다. 한사람이 한번에 긴 시간을 말하지 않고, 다툼 없이 서로 경청하며 화합한다. 또 다른 좋은 대화의 예는 학문적 세미나이다. 당신은 다른 이들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세미나에 참석하며, 세미나를 통해 결국은 다함께 어떤 통찰에 이르게 된다. 그 통찰력이란 특정한 누군가의 소유물이나 전리품이 아닌 모두의 것이며, 그로 인해 참가자 누구도 낙담하거나 수치스러움을 느끼지 않는다.

갈등/분쟁의 당사자들이 말하는 것과 그들의 진실은 아마도 그들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일 것이다. 경청하고, 질문하고, 심도 있게 파고들고, 돕고, 존경심을 보이라. 당신이 해결책을 가지고 있어서 단순히 이 정신 나가고/범죄자이며/멍청한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이 당신의 임무라 생각한다면, 여러분은 완전히 잘못 짚고 있는 것이다. 당신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말을 끝내는 능력으로 알 수 있다. '!'(단정)보다 '?'(질문)으로 말을 끝내는데 익숙하다면 잘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능력은 배우는 능력이다. 절대로 보상을 약속하거나 처벌로 위협하지 말라. 당신의 임무는 분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되도록 돕는 일이다. 그것은 그들 자신의 통찰력과 창조성이 자유로워지고 그 능력이 발휘될 때 가능해진다. 당신의 방법은 인지적이고 감성적인 것이지, 채찍(강제적)이나 당근(경제적 보상)이 아니다.

정리: 모든 일이 말과 바디랭귀지로 되는 것은 아니다. '당근/채찍'과 같은 '힘'을 통한 거친 방법들도 있다. 그러나 평화적 수단을 통한 분쟁의 전환을 추구하는 우리의 작업틀 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방법들이다.

문제점들: 여기에 두개의 위험한 함정이 있다. 하나의 위험은 당신이 보상과 처벌을 약속했을 때이다. 그것은 다시 말하면, 당신은 탈출구를 찾고 있는 그들의 마음과 영혼을 저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위험은, 당신의 '해결책'을 강요하면서 '누가 옳으냐'에 대한 토론으로 대화가 변질되었을 때이다. 당신의 임무는 사람들과 말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당신 자신의 일처럼 그들을 깊이 이해하고 그들의 진실을 이해함으로써, 수용가능하고 지속가능한 성과물을 도출해내는 것이다.

대화에서 바디 랭귀지는 중요한 부분인데, 그것은 대화가 이뤄지는 주변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꼿꼿이 앉지 않아도 되는 편안한 의자가 준비되어, 적대감, 긴장감 없이 앉아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마주보도록 의자를 놓는 것은 대결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므로 피한다. 그것보다는, 서로 편안히 눈을 마주칠 수 있는 각도로, 같은 곳을 지향점으로 볼 수 있게 나란히 놓는 것이 이상적이다.

단순한 언어적 교환이 하나의 대화가 되기 위해서는, 대화의 당사자들이 대화의 결론을 자신의 뜻대로 끌고 가려는 의도나, 나의 뜻을 타인에게 관철시키려는 바람이 없어야 한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시될 때, 대화에서 결론을 얻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러나 대화를 통해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대화를 계속하자는 바람을 나누었다면 진정한 대화가 오고갔음을 증명해주는 것이다.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낙관적인 시각으로 세션을 끝내도록 노력하라. 논쟁을 위해 대화의 형식을 차용하여, 자신의 주장을 타인에게 관철시키는 약삭빠른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실습 1>>

짝을 이뤄서 현안이 되는 주제를 하나 골라 논쟁 없는 대화를 시도해보십시오. 대화의 어떤 요소가 서로의 소통을 막는가? 어떤 요소가 대화를 증진시키는가?

2. 갈등당사자들을 개별적으로, 아니면 모두 함께?

갈등 대상자 '집단들' 모두를 테이블로 데려오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언젠가는 그들을 다 만나야 하겠지만, '모두를 테이블 앞으로 데려와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얽매이지 말라. 여기 그것에 대한 수많은 이유 중 일부가 있다.

(1) 그 자리는 언어적 무기로 벌이는 전쟁의 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리적 폭력이 언어적 폭력으로, 고함으로, 근원적 갈등이 변질된 갈등의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2) 당사자들 모두 협상에 대한 중압감을 두 배로 안게 될 것이다. 우선은 상대방 집단과 협상해야 한다는 부담일 것이고, 협상주최측이나 지역 주민들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이 또 다른 부담일 것이다.

(3) 이런 환경에서는 깊이 있는 사고나, 창조적 시도들은 연약함으로 비춰지기 때문에 그러한 노력들이 살아남기 힘들게 된다.

(4) 가장 큰 위험은, 거대권력 같은 제3세력이 약소 세력을 지배하기 위해 이것을 활용할 때이다. 여기서 이뤄지는 것은 결국 강제적 힘의 논리가 언어적 수단을 통해 적용되는 것이며, 제3세력은 이런 언어적 전쟁터에서 의장자리를 맡고 있는 경우가 많다.

(5) 이런 자리는 참가자들 간에 마음에도 없는 자기비난과 실현 가능성 없는 제안들을 경쟁하는 위선적인 공간이 되곤 한다.

(6) 분리나 한 쪽 집단의 변화로 갈등이 증발해버릴 수 있고(1989년 동구권 몰락처럼) 그것이 더 나은 대안일 때조차, 양쪽 집단의 공존을 해답으로 가정하고 논쟁이 진행되곤 한다.

그것보다는, 갈등해결 활동가가 한번에 한 그룹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좋다. 협상이 아니라, 함께 탐색하고, 미래를 상상해보는 것이다. 여러분의 임무는 그들을 이해하고 그 집단의 창조력이 살아나게 하는 것이다. 이때 다른 집단의 존재는 이 과정을 더디게 할 것이다. 한번에 한 집단과, 결국 모든 집단과 이러한 시간을 가져야 하며, 그 각각의 모임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서는 다수의 갈등해결 활동가가 필요할 것이다.

정리: 힘 있는 의장 아래, 당사자들을 모두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이는 것은 여러 방법들 중의 하나일 뿐이다. 비유하자면, 타협을 목적으로 하는 '기브 앤 테이크'식의 거래는 '은'이고, 창조성을 통한 '초월'은 '금'이다. 서로에 대한 증오심에 휩싸여 있거나, 약해보이는 것을 두려워하는 대립 집단들이 서로를 마주하고 있을 때는, 협동적이고 창조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기가 쉽지 않다.

문제점 - 어떤 쪽에서든 이런 질문을 할 것이다. "다른 쪽에서는 이 제안에 어떻게 반응했나요?" 당신은 셔틀처럼 두 집단을 왕복하거나, 직접 접촉해보라고 권유해볼 수도 있을 것이고, 그 질문에 직접 대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상대편이 원하지 않는 한, 절대로 그러한 내용들을 발설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경계하는 것은 너무 일찍 당사자들을 테이블 앞으로 모이게 하는 것이다. 그들은 아직 테이블을 마주할 준비가 안 되어 있을 수도 있다. 가족치료 상담가들이 집단 치료 이전에 가족 개개인과 따로 상담하는 것도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테이블 앞에 모인다는 것은 무슨 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환상을 줄 수 있고, 소중한 기회가 제공된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독백들을 늘어놓는 무대가 되기 쉽고, 흔히 폭력적이고 타성적으로 흐를 수 있다.

또 다른 면에서 봤을 때, 테이블 앞에 모두 모인다는 것은 그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참가자들에게 시각과 청각으로 가감 없이 경험하게 해준다는 면에서 이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복도에서든 어디에서든 한꺼번에 만나게 되는 것이나, 다툼을 피하기 위해서는, 경험 많은 갈등해결 활동가의 역량이 필요하다.

대화 테이블 주위에 둘러앉은 많은 집단들은 한명의 의장에 의해서 '관리'될 것이고, 곧 그는 자연스럽게 '분쟁 관리자'라는 명칭으로 불리게 될 것이다. 반면에 갈등해결 활동가들과 여러 집단들이 각각 대화를 나눌 경우에, 그들은 자기집단과 같은 수의 평화활동가를 대화 파트너로 요청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때, 활동가들은 공감 수준에 따라 자신이 맡은 집단에 대해 깊이 있게 파고들 수 있다. 이런 상황은 모든 집단들이 동시에 대화를 시작함으로써, 차례차례 대화를 시작할 때 생길 수 있는 오해나 불신(처음 집단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틀을 짠다는)을 제거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 다른 이점은 집단들에 대해 더 잘 알게 된다는 것이다. 갈등해결 활동가들은 분명, 팀으로 활동해야 할 것인데, 이때 서로의 지혜를 나누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3. 대화 자리에 관한 조언

기본적으로 어디든, 언제이든 상관없다. 이상적으로는, 기분을 가볍게 하고, 시각(너무 어지럽게 꾸민 것은 지양), 청각(시끄럽지 않고 너무 조용하지도 않은, 편안한 음악이 더해져도 좋음), 후각, 미각적으로 즐거워야 한다. 좋은 음식과 음료를 함께 나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고, 함께 하는 산책도 마찬가지이다. 조심스럽게 진행된다면, 모든 갈등 집단들과 갈등해결 활동가들을 함께 부르는 것도 좋지만 그 전에 그들이 이런 만남에 준비가 되었는지, 그들의 대화가 충분히 오고갔는지를 반드시 살펴야 한다.

집중이 기본 원칙이며, 상대방의 목소리와 내면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을 주의 깊게 경청하라. 상대방의 생각들이 '성숙' 했는지, 그것을 나눌 때가 되었는지 알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시간제한은 없는 것이 좋다. 명확한 시간제한은 피한다. 이것은 정해진 시간을 생산적으로 채우지 못했을 때, 상대방에게 실패감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인들이 동석해있다면(주최자, 조직위원이나 학문적 목적을 위해 함께 있는 사람 등), 대화 상대방은 그들이 누구이고, 왜 그곳에 있는지 알 권리가 있으며, 방해가 된다고 여겨질 때는 떠나 달라고 요청할 권리 또한 갖고 있다. 사고의 제약이 없는 교류를 지향하는 우리의 대화에서, 외부인들의 존재는 방해가 되기 쉽다. 대화 파트너들의 상상력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자유로운 분위기여야 하며, 외부인들을 위해 인위적 포즈를 취해야 한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기자든, 박사학위를 위한 연구자든지 대화에 방해가 된다면 대화 셋팅에서 제외시켜야 하며, 노트 필기나 녹음 등도 피해야 한다.

정리: - 사고의 자유로운 흐름을 촉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쉽게 떠오르게 하기.

- 논쟁으로 퇴보하는 것을 지양하고, 다른 집단이나 외부인들을 의식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려야 한다는 중압감이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으므로, 작은 아이디어라도 축하하고 격려하기.

일반적으로, 변화(transformation) 국면에서는 협상 테이블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치워놓아야 합니다. 그리고 주변 환경을 너무 아름답게도 만들지 마십시오. 장식이 기분을 좋게 하고, 성취감을 줄 수도 있으나, 환경이 너무 압도적이면 가장 중요한 맥락에 대한 주의가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내부 집단들과 활동가들이 함께 있으면서 브레인스토밍이나 세미나식 기법을 사용할 때, 몇 가지 단순한 기술적 도구들이 유용하게 쓰인다. 화이트보드나 종이들을 벽에 붙이고, 충분한 필기도구를 준비한 다음, 사회자만이 아닌 모든 이들이 작성할 수 있게 하십시오. 그리고 대화가 시작되면서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그것을 적게 하십시오. 우리의 머리는 한번에 생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두뇌의 역량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이 기법을 잘 활용하십시오.

아이디어들을 분류하고, 숫자를 붙이거나 화살표시 등을 함으로써, 그 아이디어들 간의 관계를 체계화하고 확장시킬 수 있다. 아이디어들을 카드에 적으면, 작업이 물리적으로도 가능해집니다. 예를 들어, 정치가와 갈등해결 활동가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카드를 분류하고 있는 것을 상상해본다. 혹은 테이블을 사용할 수도 있다.

<<실습 2>>

- 소그룹 활동: 좋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만한 훌륭한 대화 장소를 상상해 보라. 단순하고 검소하면서도 매력적으로 디자인 해보라.

- 전체 그룹 활동: 더 나은 디자인을 위해, 전체 그룹과 이에 대해 대화를 나눠 보십시오. 칠판과 플래시 카드 등을 이용해서 아이디어들을 조직화해보십시오. 미리 해봄으로써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하십시오. 현장에서 갈등상황이 격해졌을 때는 시간이 별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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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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