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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근본문제로서 눈뜸

본문: 9:13-41

 

9장은 아름다운 문장으로 시작한다. “예수께서 길을 가시다가...” 길을 간다는 것, 영혼의 길을 간다는 것은 신앙에 있어서 아브라함이 고향, 친척, 아비의 집’(12:1)을 버리고 떠나면서 모든 기독교인들이 따르는 여정이다. 그리고 우리는 무언가, 누군가를 만나고 그것에 대한 의미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 여정의 의미를 승화시킨다. 그런데 앞서 진술하였듯이 이번의 여정에서 만나는 것은 나면서부터 눈먼 소경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만남에서 삶의 의미를 묻는다. 사실상 어떤 질문을 우리가 하는가는 어떤 결과를 맞이하는가와 연관되어 있다.

 

제자들의 질문이 예수의 답변을 통해 잘못된 질문임이 밝혀진다. 태어나면서 눈먼 상태는 누구의 잘못인가? 자신의 죄인가 아니면 부모의 죄인가? 이 질문은 두 가지점에서 잘못되었다. 하나는 그 질문이 삶의 풍성함에 기여는커녕 오히려 비난의 대상을 찾는 속죄양만들기의 구실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삶의 본질을 뚫는 통찰을 얻고자 우리의 한계상황이 주어졌는데 이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질문이라는 것이다. 예수의 대답은 낯설면서도 적합한 것이었다. ‘저 사람에게서 하느님의 놀라운 일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해가 있는 동안 보내신 분의 일을 해야 한다.’ 예수는 불행의 인과론이라는 덫에 걸리지 않으시고(성전에서 무리들이 간음한 여인에 대해 율법에 의하면 돌로 치라고 했는데 어떻게 할까요라고 질문을 맞이한 것처럼) 은총의 논리를 주었다. 그 어떤 상황과 상관없이 그대의 본래적 소명이라고 다가오는 삶의 감각에 주의를 집중하고 그것에서 오는 것을 신뢰하여 행동을 하라는 것이었다.

 

지난 번 본문을 넘어 오늘 본문으로 들어서면 색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예수의 요란한 치유행위(침을 흙에 개어 눈에 발라 실로암못가에서 씻기)를 통해 눈이 떠진 소경을 보고 하는 담론들이 펼쳐지는 의견들의 세계이다(그리고 하필이면 그 날은 안식일이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눈을 뜬 경위를 묻고 그 눈뜬 소경이 대답하는 장면이 펼쳐진다. 그 과정에서 장면은 서로 맞서고 의견이 엇갈리며 욕설이 나오는 상황으로 악화되어진다. 우리는 여기서 관찰자로서 기적의 현상에 대한 의미와 그 한계 그리고 우리의 의식에 대한 이해에 대한 통찰을 얻게 된다.

 

절대적인 비참함의 상황-나면서부터 눈먼 소경-의 치유라는 기적을 통해 무엇이 펼쳐지고 있는가? 놀랍게도 그리고 기이하게도 치유된 자에 대한 공유되는 기쁨이 아니라 논쟁이 시작되고 이로 인한 불편함이 가중된다. 요한기자가 제시한 일련의기적의 신호들은 몸의 기갈과 배고픔, 삶의 슬픔에 대한 전환의 의미가 아니었다. 그것은 사실상 그 한계상황을 넘어 삶의 본질을 보도록 초대하는 수단이자 신호였고, 그 이상을 지시하는 창문으로서의 구실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무리들과 가르치는 자들과 제자들 자신도 그 기적들의 의미영역인 실재성(말씀이라 부르는 신적실재로서 로고스의 활동)에 대해 깨닫지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까지 기적들은 본문의 나면서 눈먼 소경의 고침을 포함하여 실상은 실재로의 눈뜸에 대한 일관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눈뜸 자체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예수가 일부러 하는 치유행위과정(침을 진흙에 바르고 실로암 연못에 가서 씻음)을 통해 관찰자나 청자들이 깨닫도록 해준다.

 

요한 기자가 텍스트의 등장인물들로 소개하는 사람들은 성, 나이, 종족, 지위가 다 다를지라도 그 어떤 의식 상태를 대변하는 인물들로 등장한다. 우리는 그 모두를 에고라는 의식의 실존적인 인간적 얼굴들이라 부를 수 있다. 그리고 그 에고는 요한기자에 따르면 세상무게의 중력을 느끼는 현실인식으로서 옳고 그름, 나와 너의 분리됨, 인과관계의 필연성, 노력의 중요성이라는 논리로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현실의식으로서 무리들의 논리는 나면서 태어난 소경은 첫째 불행의 인과관계가 분명 있어야 하며, 그 어떤 속죄나 보상의 가능성은 무언가 무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이 있어야 공정한 것이며, ‘거지노릇한 사람은 나/너의 분리속에서 무언가 가르칠 수 없는 신분이자 교정받아야 하는 땅의 사람의 부류여서 거룩한 직무를 책임지는 신분으로부터 말을 들어야 한다. 특히나 안식일에 대한 율법의 규정을 어겼다면 당연히 그 어떤 행위도 정당하거나 옳지 않기에 이는 판단받아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빛(신성)을 가장한 현실 의식으로서 에고의 작동은 거룩함의 옷을 입고 이미 치유된 자를 심판하고 공동체로부터 분리시키는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그러한 상황에서 눈을 뜬 자는 자신의 증언을 이어간다. 첫째 내 눈을 직접 뜨게 해 주셨음을 내가 경험하였고, 자신이 믿기에 하느님을 공경하고 그 뜻을 실행하는 사람의 청은 들어주신다는 과감한 증언을 현실인식을 가진 에고의 무리에게 말하지만 그 말은 먹히지 않는다. 요한기자의 진술에 의하면 그러한 자기증언이 진실이기는 하지만 그것으로 치유의 목적이 끝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앉아서 구걸하던 거지노릇하던 자였기에 눈을 떴어도 자신의 변호가 먹히지 않는다. 요한 기자의 궁극적인 제안은 치유되고 나서 최종적으로는 신적실재와의 일치를 통해 실재의식에 머물러 있는 것이라는 것이다. 본다는 것은 이렇게 에고에 의한 현실의식을 치유하고 이것은 다른 기적들보다 더욱 힘든 과정이 필요할 정도로 어려운 과제이다- 신적실재와의 연결을 통해 실재의식 아버지와 나는 하나이다. 나는 그 아버지로부터 보냄을 받은 아들/딸이다. 나는 그분이 보낸 일을 낮에 해가 있을 때 행한다-에 도달하는 것임을 소개한다.

 

예수는 말한다. “내가 이 세상에 온 것은 보는 사람과 못 보는 사람을 가려, 못 보는 사람은 보게 하고 보는 사람은 눈 멀게 하려는 것이다”(39). 세상의 종살이로부터 자유로운 사람(8:34-35)으로의 변화는, 혹은 그 어떤 구원의 사역이든 간에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보는 것이다. 보는 것이 치료의 목적이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기적의 선물들 모두가 그러한 눈을 떠 보도록 하기 위한 초대이다. 그 눈의 떠짐을 통해 생명의 빛을 얻는다’(8:12).

 

한 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하느님과 함께 있었던’(1:2) 말씀/로고스에 대한 각성과 눈뜨임은 우리를 빛을 증언’(1:8)하는 자로 우리를 부르고 이를 통해 혈육과 육정이나 욕망이 아닌 하느님으로부터 난 자로 우리를 변화시켜 은총과 진리가 충만한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영광을 보게 된다(1:14). 그러한 궁극적인 실재로의 의식의 변형을 위한 눈뜸이 요한기자가 지시하는 복음과 신앙의 핵심이다. 자유는 그러한 실재의식에서 하나됨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그것이 지금까지 계속적으로 여러 기적이야기를 통해 깨닫게 하려고 했던 일관된 교훈이었다. 이렇게 눈을 뜨는 것은 에고라는 현실의식이 제대로 보이고 또한 로고스라는 신적실재와의 연결과 속함을 통해 일어난다. 우리는 다음 장부터 이제 배척/소속(일치)의 상황들을 계속해서 확인하면서 이것의 중요성을 알아가게 될 것이다.

 

 

탐구를 위한 질문

본문을 각자 읽어가며 성서(text)가 내 삶(context)에 말을 걸어오는 부분에서 묵상하며 가슴을 열어놓는다. 무엇이 오늘 내 존재를 움직이게 하고 있는가?

 

예수께서 길을 가고 있다가 그 어떤 만남들 한계상황들-의 인간적 사건들을 만나서 다른 대응을 하셨다. 당신은 어떤 인생의 길을 깊이에 있어서- 가고 있고 요즘 어떤 만남들을 경험하고 있고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이를 통해 자신에 대해 무엇이 발견되어지는가?


3. 당신의 실존적인 눈먼 상태가 무엇인지 다시 확인해 보라. 그리고 다음의 문장을 다시 이에 대비해 내면작업을 해보라 무엇이 보이는가? “너희가 내 말을 마음에 새기고 산다면 너희는 참으로 나의 제자이다. 그러면 너희는 진리를 알게 될 것이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8:31-32)

4. 우리가 만나는 사건, 사람, 관계, 상황들이 그 어떤 현실의식, 에고의식의 투사로 만나는 손님들이라면 실재의식(로고스 의식, 아버지와 하나됨의 의식)에로의 접촉에 관해 당신에게는 무엇이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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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용박사 | ecopeace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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