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적 가난과 영혼의 가난으로 평화의 빛을 밝힌 마더 데레사 :: 2009/03/07 10:37
아무리 가난해도 우리가 나눌 수 있는 사랑은 언제나 풍성하다
-어둠과 누추함을 신의 사랑의 불꽃으로 밝힌 마더 데레사-

물질적 가난과 영혼의 가난이란 기름잔으로 신의 빛을 밝힌 마더 데레사(1910-1997)는 순수한 사랑과 희생의 기적을 세상에 보여주신 ‘어둠의 성인’이다. 이는 가장 가난한 자들을 섬김속에서 그들 안에서 신을 보고, 가난과 고통 그리고 어둠을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동일시함으로써 가난한 자들을 신으로 섬긴 결과이다. 전 세계 136개국에 4천개가 넘는 자선단체를 세우고 노벨평화상(1979년)을 포함한 수많은 명예로운 상들을 수상함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헌신과 기쁨, 청빈과 봉사의 실천을 살았다. 소유한 것없이 가장 넘치는 사랑의 삶을 살았던 그녀의 삶의 비결은 ‘작은 자에게 해준 것이 나에게 해준 것’이란 복음의 말씀에 따라 ‘익명의 그리스도’를 모두에게서 보고 그들 안에서 그리스도를 섬겼기 때문이다.
“애야, 예수님의 손을 꼭 잡아라. 죽을 때까지 그분과 함께 해라.”

아네스는 그녀의 어머니를 거룩한 분이셨다고 회상한다. 그래서 노나록(노나-어머니;록-영혼)이라고 불렀다. “어머니를 떠오를 때마다 ‘거룩’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말씀과 행위가 거룩했기 때문이지요.” 어머니는 힘든 생활에도 불구하고 가진 것을 곤경에 처한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과 나눌 때 큰 기쁨이 있다는 것을 가르쳤고, 말이 아니라 실제로 알콜 중독 여성, 버림받은 노파를 돌봐줌으로서 행동으로 보여주었다고 한다. 어느 날 가난한 사람들이 문가에서 음식을 청할 때 먹을 것이 모자라도 반을 떼서 주었다. “애들아, 누군가에게 좋은 일을 할 때는 말없이 하여라. 바닷물 속에 돌을 던지듯 말이다.” 아네스의 삶은 이렇게 어머니의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행위에 의해 영향을 크게 받았다.
어렸을 때 성가대를 하던 아네스는 12살 때 교회의 성모님 발아래서서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다. “너의 온 생애를 예수 그리스도에게 바치고 거룩한 수녀가 되도록 노력하라.” 이 내면의 목소리를 6년간 곰곰이 생각하고 기도하다 18세에 ‘하느님께 온전히 속하기’ 위해 선교사가 되겠다고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이 말에 어머니도 하룻 동안 홀로 기도한 후 딸에게 말하였다. “애야, 예수님의 손을 꼭 잡아라. 죽을 때까지 그분과 함께 해라. 하나님만을 위하여 살아가려무나. 성모님은 네가 하느님이 원하시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실 거다.” 그리하여 1928년 9월에 집을 떠나 1929년 5월에 다르질링 로레토 수녀원에서 정식 수련 수녀가 되었다.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

데레사에게 결정적인 전환점이 있게 되는 때는 바로 36세인 1946년 9월 10일이었다. 이것이 바로 그녀의 ‘사랑의 선교회’의 출발점이자, ‘부름속의 부름’이라고 데레사가 지칭한 사건이다. 피정을 위해 콜카타의 로레토 수녀원을 떠나 삼등 열차에 몸을 싣고 다르질링을 향해 가는 도중에 복음서 마태 25장 31절을 읽다가 이 말씀들이 폐부를 꿰뚫는 감전되는 듯한 메시지로 다가왔다. 어거스틴이나 마틴 루터가 성서의 말씀에 의해 극적인 체험을 가진 것처럼, “저 역시 성마태오의 거룩한 말씀의 광채에 멈추어 서서 주님의 목소리를 듣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라고 데레사는 고백하였다.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말랐을 때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나그네 되었을 때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다. 또 헐벗었을 때 입을 것을 주었으며, 병들었을 때 돌보아 주었고, 감옥에 갇혔을 때 찾아와주었다....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
그녀는 성서를 덮고 묵상기도 속에 잠겨 들어갔다.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 그리하여 자신의 위로조차 포기하고 비참하고 불행한 한 사람 한 사람 안에 살고 계신 사랑하는 임(그리스도)을 사랑하고 그를 위해 일하고 그를 돌봐드려야 한다는 내적인 목소리를 듣고, 대주교의 길고 어려운 허락의 과정을 통해 마침내 1948년 4월에 교황청으로부터 허락을 받아 8월 18일에 수녀원을 등지고 의지할 자 없이 홀로 집도 없이 가난한 자를 찾아 나서게 된다. 잠시 성가정병원에서 단기간 의료교육을 받고서 수도복을 벗고 콜카타 청소부로 일하는 여성들이 입는 하얀 사리를 입고 물질적 가난과 영혼의 가난과 싸우는 새로운 생이 시작된다.

“참된 거룩함은 하느님의 뜻을 기쁘게 행하는 데 있습니다”

어느 날 질병에 고통 받는 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필요한 약품목록을 갖고 큰 약국에 도착하여 데레사는 매니저에게 간청한다. ““선생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이 약품들을 주신다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그들에게 커다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제게는 돈이 없습니다.” 매니저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요? 뭔가 잘못알고 있는 것 같은데, 여기는 약을 파는 데지 공짜로 주는 데가 아니오. 내 말 알아듣겠소? 바빠 죽겠으니 성가시게굴지 마시오.” 데레사는 성모님을 온전히 신뢰하며 약국 바깥에 앉아 조용히 묵주기도를 드렸다. 얼마 후 매니저가 나왔다. “여기 부탁한 약이 있습니다. 우리 약국에서 주는 선물이라고 여기고 받아주십시오.”
어느 날 저녁 수녀들이 겨우 먹을 수 있을 만큼의 쌀이 있었다. 그런데 며칠 동안 쌀 한톨도 구경하지 못한 가난한 사람들이 찾아왔다. 그들은 기꺼이 가지고 있던 것을 모두 내준 다음 정작 자신들은 저녁을 먹지 않은 채 잠자리에 들려고 했다. 이 수녀들은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 수녀원에 들어오기 전에는 굶은 적이 한번도 없었다. 마더 테레사는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한 그들을 저녁도 먹이지 않고 침실로 보내는 게 무척이나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성당으로 가서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다. 그리고 마음이 편안해지자 방으로 돌아왔다. 잠시 후 누군가 문들 두드렸다. 나가보니 낯선 이가 손에 가방을 들고 서 있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데레사는 줄 게 아무것도 없으면서도 미소를 지으며 물어 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나그네는 미소로 답하며 말했다. “수녀님, 가방안에 쌀이 조금 있는 데 받아 주시겠습니까?” 마더 데레사는 그것을 고맙게 받았다. 그리고 양철 컵으로 재보았더니 수녀들이 한 끼 먹을 수 있을 만큼이었다. 이렇게 그녀는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자비에 의해 이불, 음식, 숙소를 얻었다.

중병으로 25년을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한 한 환자는 오른손만 가까스로 움직일 수 있었는 데 그가 누릴 수 있는 유일한 위로는 가끔씩 담배를 피우는 것이었다. 그는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수녀님, 일주일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모은 돈을 보내드립니다.” 거기엔 15달러가 들어있었다. 그것은 그다지 큰 돈이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대단한 포기와 희생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이렇듯 주는 일에는 커다란 기쁨이 있고 엄청난 희생에서 오는 고통과 함께 또한 말할 수 없는 기쁨이 솟아난다는 것이 마더 데레사의 변함없는 신조였다.
멜컴 머거리지라는 앵커가 BBC 다큐멘터리 “하느님을 위한 아름다운 것(Something Beautiful for God)”라는 이름으로 데레사와 그녀의 사랑의 수도회 활동을 소개하면서 물었다. “망설임이나 거리낌 없이 이런 봉사를 할 수 있는 부르심이나 영감을 어디에서 얻는가?” 그녀는 간단히 대답했다. “물론 하늘에서, 우리가 하루도 빠짐없이 받아먹는 성체에서, 살아계시는 그리스도에게서 그리고 기도에서 얻지요.” 가난한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허락한 BBC의 데레사 활동에 대한 방송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마침내 1950년 10월 교황청에서 사랑의 선교회를 인가하게 되면서 인도 전역과 세계 곳곳에서 지원자들이 콜카타로 몰려들었다. 이에 대해 단지 데레사는 이렇게 기도한다. “주님을 온전히 신뢰하나이다. 주님 자비에 모든 희망을 두나이다.”
“고통이 크고 어둠이 짙을수록 하느님을 향한 제 미소는 더욱 상냥합니다”

이러한 사랑의 실천에는 예수님을 구유에서만 아니라 코를 막지 않고는 다갈 수 없는 그런 사람들 가운데서 발견해야 한다는 그녀의 가난한 이들과 그리스도의 동일시에 대한 신앙적 체험이 그 중심에 있었다. “나병환자든 죽어가는 사람이든 불구자든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이든, 소외된 사람이든 그 누구든지 간에 그 사람은 우리에게 가장 가난한 사람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취하신 그리스도님이다.” 또한 그녀는 말한다. “하느님은 우리를 통해 사람들에게 자신의 사랑을 드러내신다. 반면에 우리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 봉사함으로써 하느님께 바치는 사랑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바꾸어 보여 드린다.”
사랑의 수녀회에 지원자가 들어오면 데레사는 그 사람의 오른손을 잡고 손가락을 다 펴게 한 다음, 하나하나 꼽으면서 다음 ‘손가락 복음’의 다섯 단어를 말한다. “그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 (You did it to me)"(마25:40) 지원자와 데레사는 그 다섯 단어를 함께 반복하고 함께 웃는다. 이 말은 구역질이 날 정도로 더러운 사람들을 만지고 씻어주고 섬길 때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반감을 없애주는 만병통치약이 된다. 그리고 그들이 가진 것은 묵주, 십자가, 접시, 사리 세벌뿐이지만 이 다섯 손가락 복음은 그들에게 사랑과 즐거움의 무한한 원천이 되어 고통받는 가난한 자들을 섬기게 된다.
이 다섯 손가락의 복음은 데레사 자신의 영적 어둠의 경험인 ‘버려짐’과 ‘메마름’에 대한 인도자가 되고 그 내적 어둠은 결국은 정화되고 깊이를 얻게 되었다. 데레사는 단순히 인간 사회에서 짓밟히고 내버려진 이들을 돌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들의 물질적 고통과 영적 고통을 나누었던 것이다. 특히 외적으로는 항상 미소와 명랑을 잃지 않았음에도 내적으로는 고통스러운 내적 경험인 십자가에 달리시는 그리스도의 고난, 즉 ‘아무도 원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고 돌보지 않는’ 목마름에 대한 고통을 간직하고 있었다. 결국 종국에 가서 그녀는 채워지지 않은 신비스런 고통이 자기 영혼에 새겨진 그리스도의 고난임을 알게 되었다.

“나는 하느님의 손안에 있는 몽당연필에 불과합니다. 그분이 쓰시고, 그분이 생각하시고, 구분이 결정하십니다. 나는 그분의 손안에 있는 작은 몽당연필입니다.”
“미소를 활짝 지으며 예수님께서 주시는 것은 무엇이든 받아들이고 가져가시는 것은 무엇이든 드리세요.”
“저는 당신의 것이며 당신께서 저를 조각조각 내신다 해도 그 조각 하나하나가 모두 당신만의 것입니다.”
“우리는 잘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단순한 한 가닥의 미소가 할 수 있는 그토록 큰일에 대하여.”
(변호사 저널 2009년 3-4월호 기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