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력 훈련 사업 모델들의 중요성과 그 실천을 향하여 :: 2008/12/09 08:13
비폭력평화물결 훈련사업 후원의 밤에 부쳐서
-비폭력 훈련 사업 모델들의 중요성과 그 실천을 향하여-
일시: 2008년 12월 11일 목요일 저녁 8시
장소: 만해 NGO 센터
박 성 용

두 개의 실재가 여기에 존재합니다. 하나는 자기 생존의 미래가 불투명하며 원폭피해해결의 문제는 여러 복잡한 문제와 연루되어 해결도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무거움입니다. 이 현실적인 무거움과 달리 다른 실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거기서 자기 삶을 투신하고 여기에 내 삶이 있다고 자발적으로 그 음지 속에서 버티며 사명과 헌신이라는 부름의 실재 앞에 서있다는 것입니다. 저를 깊이 생각하게 만든 것은 이것입니다. 모두가 생존하기에 바쁜데도, 자기 삶이 아니라 보편적 책임감의 부름 앞에 서는 소수의 다른 선택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라는 질문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귀중히 생각하는 것은 항상 있어온 현실의 무거운 비극의 실재에 대해 몇몇은 특이하게, 자신의 고통이든 이웃의 고통이든 그것 때문에 다른 삶을 선택하고 희망을 위한 작은 모닥불을 밝히는 데서 다른 새로운 현실의 가능성을 읽기 때문입니다.
저나 여기 오신 분들도 같은 질문을 다음과 같이 끊임없이 하셨을 것입니다: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 99%가 착하고 선하며 평화에 대한 염원과 기대를 갖고 있는 데도 우리의 삶은 어째서 이렇게 황폐해가고 폭력적이며 참담한 결과를 지니고 있고 그 대응방식에 대해서도 속수무책인가?
이것은 3억 5천만의 인도인들이 불과 10만도 안 되는 영국군의 지배를 받는 불가사의한 모순된 현실에 대한 질문이자, 이라크전쟁에서 보듯이 소수 군사주의 엘리트들의 거짓과 음모에서 시작된 전쟁의 결과는 90%가 넘는 죄 없는 이라크 여성과 아이들의 희생만이 아니라 전 세계로 번지는 분쟁상황들에 대해 같은 질문이 해당됩니다.

폭력의 그림자는 처음에는 멀리 저 다른 곳에서 시작해서 그곳만의 일인 줄 알았는데 어느 새 그 그림자는 이런저런 모양으로 내 발치 앞까지 다가와 있다는 사실에 우린 놀라고 당황하게 되지요. 남의 문제로만 보이던 것이 문득 나의 문제가 되었다는 이 깨달음과 더불어 이 무겁고 불길한 현실에 대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아무런 대비나 방법을 모르고 있다는 충격도 있게 됩니다. 그것은 우리 자신의 관심과 에너지를 전혀 다른 곳에 쏟고 있어서-그것이 성공, 돈, 자기 안전 확보이든 간에-이런 종류의 이슈들에 대해서는 익숙하지 않았던 문외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겉으로 현상적으로 나타나는 군사적 분쟁이나 사회적 폭력들은 우리 각자가 소중히 여기고 추구하고 있는 진리에 대한 신념에 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각자에게 심각한 도전이 됩니다. 서두에 한 여성평화운동가의 예를 들었듯이 우리 모두는 생존의 위협에 대한 물질적 안전의 확보에 매우 염려하고 있기도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우리 각자의 내면에서 끊임없이 노크하고 내 양심을 두드리고 있는 진실에 대한 열정이라는 숨어있는 목소리가 존재하지요. 그리고 어쩌면 깊게 생각해보면 지금 내가 절망하고 힘들어 하는 까닭은 생존에 대한 물질적 안전의 확보보다 더 깊숙이에 자리 잡고 있는 삶의 의미와 진실에 대한 추구의 목소리를 내가 듣고 있지 않고 회피하고 있어 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비폭력 평화물결이 지난 6년 동안 여러 프로그램을 하면서 한 가지 중심점이 있다면 바로 진리에 대한 열정이요 비폭력과 평화는 이 진리에 대한 열정을 우리의 구체적인 삶에서 가장 잘 구현하는 길이라는 확신에 서있습니다. 기독교적인 언어로 말하자면 비폭력과 평화는 신을 이 땅에서 만나는 길인 것이요, 사회·윤리적인 언어로 말하자면 우리 각자가 내면에서 갖고 있는 가장 자연스럽고 강력한 욕구인 “공동관계성(inter-being)”과 “보편적 우정”을 실현하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비폭력 평화물결은 정치외교적인 관점에서 이념과 거대담론 속에 평화를 가두어두지 않고 평화를 내면화하고 생활화하여 각자가 물방울이 되어 사회변혁이라는 평화의 물길을 만들어 내는 과제를 실현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오늘 후원의 밤과 관련해서 참석한 동료들과 지인들 그리고 여러 같은 뜻을 가진 후원자들에게 평화의 내면화와 생활화 그리고 사회변혁에로의 동력화라는 과제에 대해 비폭력 평화물결이 지닌 비전을 나누고 함께 할 수 있기를 초대합니다. 그것은 평화에 대한 염원이나 그리움만으로는 안 되고, 평화에 대한 지식, 태도 그리고 기술을 지닌 평화활동가와 평화사역자들에 대한 양성과 훈련이 우리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비전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합니다.

비폭력 평화물결은 그동안 스스로를 평화활동가 혹은 평화사역자로 칭하든 안하든 간에 최소한 평화를 의식적으로 살고 생활화하는 사람을 양성하기 위한 비전을 실현해 왔습니다. 저희들이 후원을 요청하는 훈련 사업들은 그 용어가 일반 대중들에게는 아직 낯설기는 하지만 국제사회의 분쟁과 갈등 현장에서는 매우 높은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 문화적 편견이 거의 없으며 삶에서 실제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훈련모델들입니다. 그것들 모두는 주제에 있어서는 진지하지만 재미있고, 거리에서 소리치지 않고 조용히 일하지만 부드럽고 변화를 위한 명료한 목표와 강력한 에너지를 갖고 있는 모델들입니다.


이들 두 모델은 국내에 비폭력 평화물결이 처음 소개한 것이지만 참여자들의 후속모임에 대한 열정이 매우 높아서 AVP는 훈련공동체를 구상중이고, 직접행동 참여자 일부는 저희 국제 비폭력 평화물결의 모델인 ”훈련받은 국제시민에 의한 갈등개입과 평화구축이라는 제 3자 개입 모델“을 자체 훈련 모임을 만들어 2주에 한 번씩 모여 배우고 있습니다.
또한 간디와 마틴루터킹 계열의 훈련모델인 “비폭력 영성과 실천”모델도 저희 자체 프로그램인 비폭력평화아카데미와 다른 평화교육단체와 공동주관하는 기독교평화아카데미에서 학기제로 소개되고 있으며, 여기에 참여한 몇 분들은 해외 평화교육 기관에 연계되어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2년간 꾸준히 해오는 “비폭력 대화” 모델도 여러 차례 입문과정을 진행하였을 뿐만이 아니라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비폭력 대화를 통한 부모 되기 모델도 두 번 진행하였으며 이젠 어느 정도 세간에 인지도를 갖고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내년에는 심화과정과 학교현장에서 비폭력 대화과정도 새로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비폭력 평화물결이 소개한 훈련 사업들은 단순히 꿈만 꿔온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국내에 소개하여 참여자들이 맛보았고 그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주었습니다. 앞으로 이 모델들이 한국에서 잘 퍼져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모델들로서 이미 현장으로부터 기대가 있고 싹이 나서 성장하고 있는 모델들입니다. 단지 물을 조금 더 주고 거름을 주면 저절로 성숙할 나무들을 이미 보고 있습니다. AVP는 내년 가을이면 첫 국내진행자가 15명이 배출되고 일정이 순조로우면 3년 후 50명의 AVP활동가가 감옥, 학교, 공동체와 단체에서 활동하게 됩니다. 5년 후면 최소 100명이 넘는 숫자로 불어나게 됩니다. 비폭력 평화물결이 이런 실제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모델들을 도입한 것은 비폭력 평화물결의 전유물이 아니라 함께 공유하고 함께 그 모델들을 사방에 퍼지도록 하기 위해 협력적인 네트워크를 저희 단체가 사용하기 때문에 그 의사결정에서 평등성과 타 단체에 대한 개방성 그리고 현장의 욕구에 대한 실제적인 효과가 있기에 가능한 것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