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력 대화- 공감에 대한 이야기 :: 2008/10/06 12:02

 

                        <합기도를 배우는 한 학생의 이야기>



열차는 덜커덕거리며 나른한 봄날 오후 도쿄 교외를 운행하고 있었다.

한 역에서 문이 열리자 갑작스럽게 한 남자의 폭력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고함 소리로 오후의 고요함이 산산이 부서졌다. 그 남자는 비틀거리면서 우리 열차 칸으로 들어섰다. 남자는 작업복을 입었고 덩치가 컸으며, 술에 취했고 더러웠다. 그는 소리를 지르며 아기를 안고 있던 여인을 향해 팔을 휘둘렀다. 그 바람에 여인은 나이 많은 부부의 무릎 위에 넘어졌다. 아기가 무사한 것은 기적이었다.

공포에 질린 부부는 급히 일어나 열차 칸의 다른 쪽으로 갔다. 그 노동자는 도망가는 노부인의 등을 발로 차려 했으나 그녀가 허둥지둥 달아나는 바람에 실패했다. 이것이 그 술 취한 이를 몹시 화나게 했는지 그는 열차 칸 중앙에 있는 철제 기둥을 움켜쥐고 그것을 바닥에서부터 비틀어 뽑으려 했다. 나는 그의 한쪽 손에 상처가 나서 피가 흐르는 것을 봤다. 열차가 갑자기 앞으로 기울어졌고, 승객들은 두려움으로 얼어붙었다. 나는 일어섰다.

한 20년쯤 전에 나는 젊었고 체격이 아주 좋았다. 그때 나는 3년 간 거의 매일 여덟 시간씩 빡빡한 합기도 훈련을 받고 있었다. 나는 타격을 가하는 것과 격투하는 것을 좋아했고 스스로 강인하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내 무술이 실전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합기도를 배우는 학생들에게는 싸움이 허락되지 않았다.

나의 스승은 반복해서 말했다.

“합기도는 조화의 기술입니다 누구든 싸우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우주와의 연결을 깨뜨린 것입니다. 사람들을 지배하고자 한다면 이미 당신은 패배한 것입니다. 우리는 투쟁을 시작하는 법이 아니라 투쟁을 해소하는 법을 공부합니다.”

나는 스승의 말을 경청했으며 열심히 노력했다. 심지어는 역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핀볼 게임 양아치 웨이터를 피하기 위해 멀리 길을 돌아가기도 했다. 인내심은 나를 높여주었다. 나는 강인함과 성스러움을 동시에 느꼈다. 그러나 내 가슴속에서는 범죄자를 물리치고 무고한 사람을 구할 수 있는 완전히 합법적인 기회를 원하고 있었다. 나는 일어서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이게 바로 그 기회야. 사람들이 위험에 빠져 있어. 내가 재빨리 행동하지 않으면 누군가가 다칠지도 몰라.”

내가 일어선 것을 보고 그 술 취한 남자는 자신의 분노를 표출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하, 외국인이로구먼! 일본식으로 수업 좀 받을 필요가 있겠어”

그가 으르렁거렸다.

나는 머리 위의 손잡이를 가볍게 잡고 그에게 혐오를 담아 물러나라는 눈짓을 보냈다. 나는 이 쓸모없는 사내를 옆쪽으로 데려가려고 계획했는데 그러자면 그가 먼저 걸음을 떼어야만 했다. 나는 그의 약을 올리려고 입술을 오므려 무례한 키스를 보내는 시늉을 했다

“좋아! 어디 수업 좀 받아보시지.”

그는 고함을 지르며 내게 돌진하려는 태세를 갖췄다.

그가 움직이기 전, 그 1초도 안 되는 짧은 순간에 누군가가 “이보게!”하고 소리쳤다. 귀청이 찢어지는 듯했다. 마치 당신과 친구가 열심히 찾고 구하던 뭔가를 그가 우연히 발견한 것 같은 소리였다. 나는 그 이상하게도 즐겁고 경쾌한 소리의 질을 기억한다.

“이보게!”

나는 왼쪽으로 돌았고, 취한 사내는 오른쪽으로 휙 돌아섰다. 우린 둘 다 작고 늙은 일본 남자를 내려다보게 되었다. 일흔 남짓 되어 보이는 작은 신사는 깨끗한 기모노를 입고 앉아 있었다. 그는 나에게는 시선을 주지 않고 그 남자에게만 가장 중요하고 가장 반가운 어떤 비밀을 나누듯이 환하게 미소를 보내고 있었다.

“나 좀 보시오. 나랑 얘기 좀 해요.”

그 노인은 술 취한 이를 손짓해 부르며 말했다.

덩치 큰 남자는 마치 조종을 받듯이 그 말을 따랐다. 그는 노인 앞에 호전적으로 버티고 서서 덜컹거리는 바퀴 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고함을 쳤다.

“제기랄, 왜 내가 당시노가 얘기해야 하지?”

술 취한 이는 이제 내게 등을 보였다. 만약 그의 팔꿈치가 1밀리미터만 움직였어도 나는 그를 넘어뜨렸을 것이다. 노인은 계속해서 그 남자에게 환한 얼굴을 보였다.

“무슨 술을 마셨수?”

흥미롭게 반짝이는 눈으로 노인이 물었다.

“정종을 마셨수. 그런데 그게 당신하고 무슨 상관이야!”

남자가 고함치자 노인에게 그의 침이 튀었다.

“아, 그거 좋지. 정말 좋아. 나도 정종을 종아한다우. 내 아내는 일흔 여섯인데, 매일 밤 나와 아내는 작은 정종 한 병을 데워서 정원에 가지고 나와 낡은 나무 벤치에 앉곤 해요. 우리는 해가 지는 것을 바라보고 우리 감나무를 살피지요. 내 증조부께서 그 나무를 심었는데 작년 겨울 진눈깨비를 맞은 후에 영 못쓰게 되어서 잘 회복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거든. 우리 나무는 생각보다는 잘 자라고 있지만 토양이 좋은지 특히 잘 살펴야 해요. 정종 한 병을 가지고 나와서 저녁을 즐기며 바라볼 수 있는 건 참 고마운 일이요. 비가 오는 날조차도요.”

노인은 눈을 반짝이면서 그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노인의 말을 들으려고 애쓰면서 술 취한 이의 얼굴은 부드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는 주먹을 천천히 풀었다.

“그래요. 나도 감나무를 좋아해요.”

그의 목소리가 서서히 작아졌다. 노인이 미소를 지었다.

“그래요. 그리고 틀림없이 당신한테도 좋은 아내가 있을 거예요.”

“아니, 내 아내는 죽었어요.”

아주 부드럽게 열차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면서 그 큰 사내는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나는 아내도 없고, 집도 없고, 일자리도 없어요. 내 자신이 너무 창피해요.”

눈물이 그의 뺨에 흘러내렸고 절망의 경련이 그의 몸에 잔물결을 일으키며 퍼졌다.

이제 내 차례였다. 잘 닦인 수순함과 세계에 민주주의를 구현하겠다는 정의감으로 그곳에 서 있는 내가 갑자기 그보다 더 불결하게 느껴졌다. 그때 열차가 내가 내려야 할 역에 도착했다. 문일 열릴 때, 나는 노인이 공감하며 혀를 차는 소리를 들었다.

“저런. 저런. 그것 참 어려운 상황이네요. 여기 앉아서 나한테 그 일에 대해서 얘기 좀 해봐요.”

나는 고개를 돌려서 마지막을 그쪽을 보았다. 남자는 몸을 펴고 거의 눕듯이 해서 노인의 무릎에 머리를 묻고 있었다. 노인은 더럽고 헝클어진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열차가 떠나고 나서 나는 벤치에 앉았다. 내가 근육으로 하고자 했던 것을 부드러운 말이 대신 성취했다. 나는 합기도가 실전에서 사용되는 것을 그때 막 보았으며 그 핵심은 사랑이었다.     

(출전: 로저 월시, 7가지행복 명상법 164-1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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